소설리스트

Y13-244화 (244/296)

00244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칼라일 감독은 반쯤은 예상한 듯하면서도 당황스러운 얼굴로 대답했다. 굳이 따지자면 현재 팀에서 가장 약한 포지션이 포인트가드 때문에 그 포지션의 선수들을 예상했지만, 그게 이 선수들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내쉬와 론도라... 솔직히 말씀드려서 당장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이네요. 큐반 구단주의 의향인가요?"

하지만 그 당황스러운 감정은 머지않아 칼라일 감독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포인트가드 포지션이 가장 약하기는 하지만 슈팅가드가 영재와 테리로 구성된 댈러스에 내쉬와 론도는 그리 좋은 조합이라고 볼 수 없었다. 볼 점유율이 리그 최고 수준인 포인트가드들.

라존 론도는 수비가 좋고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여주는 대신 슈팅, 특히 점퍼와 자유투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고 자신의 주장, 즉 에고가 너무 강해 팀워크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내쉬의 경우는 론도에 비해 공격적은 능력은 만능이라고 해도 아깝지 않았지만 수비적인 능력이 부족하고 나이가 많아 도박적인 성격이 짙었다.

이런 두 선수가 영재나 테리와 조합하면 현재의 키드보다도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보기 어려웠다. 게다가 그 둘은 팀 전술의 중심이길 원하고, 그렇게 써야 최고의 효율이 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시즌 중간에 팀 전술을 바닥부터 갈아엎어야 했다.

"그렇습니다. 저도 그렇게 큰 이득을 볼 거라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큐반은 키드 트레이드 이후 우승한 것처럼 내쉬와 론도가 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가 최고급 포인트가드를 보유하고 싶어하는 열망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겠지만요."

큐반 구단주의 포인트가드 사랑은 예전부터 상당했다. 특히 패스 위주의 퓨어 포인트가드 열망 때문에 키드를 좋아해서 댈러스의 팬이 되었고, 그 댈러스를 사들인 뒤 결국 나이든 키드를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다행히 작년 우승을 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데빈 해리스라는 젊은 올스타 가드를 버린 셈이 되버렸을 것이다.

"딜이 엎어진 게 다행이라고 해야할지....그러면 하루 남은 시간에도 딱히 트레이드는 없는 겁니까?"

"아마 그럴 겁니다. 그 외에 스테판 잭슨이나 데빈 해리스, O.J 메이요 등이 시장에 나와 있지만 굳이 그들을 현 전력을 소비해서 영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이달 말까지인 바이아웃(상호협의 후 계약 해지) 시장을 차라리 노려볼까 합니다. 분명히 우승을 노리는 베테랑 만기계약자들이 바이아웃 시장에 나올 거예요."

3옵션 이하의 벤치에이스 내지는 조력자들은 당장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도니 넬슨은 그렇게 이번 트레이드 시장의 구단의 방향을 칼라일 감독에게 설명하고는 매물로 쓰일 세 명의 상황을 물었다. 칼라일은 잠시간 생각한 뒤 말을 골라가며 신중하게 대답했다.

"보브아는 무언가 될 듯 하면서도 안 됩니다. 폭발력은 있지만 기복이 심하고, 슈터로도, 포인트가드로도 2% 부족합니다."

보브아의 경우, 칼라일 감독에겐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다. 분명 그 재능은 확실했고, 착실하게 커 나가면서 칼라일 감독의 플랜에 들어가 있던 선수였다. 허나,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있듯, 보브아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나 많은 시련을 겪고 말았다. 프랑스 대표팀에서의 새끼발가락 골절, 그리고 부친상. 부상도 잘 견뎌내고 현실에 순응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던 보브아에게 부친상은 견뎌내기 어려운 시련이었다.

"보브아... 정말 아쉽군요."

도니 넬슨 단장 역시 그의 운명이 너무나 기구하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코리 브루어 역시 수비에 비해 슈팅의 기복이 너무 심합니다. 그를 벤치 에너자이저로 데려 온 것은 좋지만, 생각보다 슈팅의 기복이 너무 심합니다. 저는 전술을 잘 짜주고, 그에 선수가 맞춘다면 충분히 선수의 야투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는데, 브루어는 그에 못 미칩니다."

3년 7M, 마지막 해는 팀 옵션이라고 해도 벌써 2년째인데 적응속도가 더뎠다. 수비야 워낙 정평이 나 있기 때문에 상대의 에이스를 막아내는 역할을 해 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긴 하지만 칼라일의 복잡한 전술을 장시간 소화해 내기 힘든 BQ와 더불어 속공옵션 외에 공격옵션을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음."

"마힌미는 공격에서는 좋은 모습이지만 수비는 도저히 봐줄 수가 없는 정도입니다. 센터가 헷지 앤 리커버리를 해야 하는 타이밍을 아직까지도 이해하지를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왜 샌안토니오에서 포기했는지 알겠더군요. 우리 팀이나 샌안토니오같이 전술 이해도가 높아야 하는 팀에서는 그는 쓰기 힘듭니다. 그는 재능농구를 하는 팀에 가는 게 그를 위해서도 나을 겁니다."

"하긴, 마힌미는 정말 아쉽더군요. 그 좋은 피지컬을 가지고 왜 그것밖에 못하는지. 롸이트와 마힌미는 좋은 인사이드 조합이 될 수 있는데 말이죠. 스위치가 가능하고 기동성과 높이까지 갖춰서 노비츠키-챈들러를 든든히 받쳐주리라 기대했는데 말입니다."

"마힌미는 기대를 거의 접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헤이우드를 백업 센터로 써야할 것 같습니다. 연봉 대비 아쉬운 점이 많지만 이제는 치고 올라가야하는 만큼 마힌미와 보브아를 더 이상 배려할 여유가 없습니다."

"이른 얘기지만, 결국 헤이우드는 내년에도 끌고갈 수밖에 없겠군요. 마힌미가 성장하면 헤이우드를 사면하고 챈들러-마힌미의 센터진을 유지하려 했는데 말이죠. 내년 FA시장에 센터는 맥스급 대어 아니면 미니멈급 선수들밖에 없어요. 즉 트레이드가 아니면 현 센터진을 그대로 가져가야 합니다."

칼라일 감독은 3명의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를 마치더니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은 짙은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한숨이었다. 특히나 보브아는 큐반이 애지중지하는만큼, 자신도 재능을 인정하고 있었기에 많은 훈련을 같이 했고, 출전시간도 적잖게 보장해주었다. 하지만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주전 가드로 뛰기에는 수비적인 면이나 슈팅과 패스의 안정성이 부족했다.

아쉬운 건 너무나 많았지만,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떤 명단장이나 명감독도 영입전략이 100% 성공한 적은 없었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칼라일 감독과 도니 넬슨 단장이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표정은 도무지 숨길 수 없었다.

"음... 이렇게 놓고."

19일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밤에 댈러스로 도착한 영재는 공연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막 끝내고 온 에밀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촬영하는 감독님도 없이 이렇게 찍어도 돼?"

두 사람은 곧장 집으로 와서 그간 못 나누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그러던 에밀리는 미소를 짓더니 자신의 가방에서 캠코더 하나를 꺼내 들었다.

"걱정 안 해도 돼. 이래 봬도 내 손으로 만들고 싶어서 캠코더랑 촬영에 관해선 대학생 때부터 배워왔거든. 그리고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한 자작곡이라 감독님도 없어. 내가 감독님이라고!"

에밀리는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서 '지금부터 촬영을 시작할테니 배역에 신경 써 주셔야 합니다!' 라며 영재에게 말했다.

"네! 감독님. 그러면 전 뭘 하면 될까요?"

영재가 적절하게 쿵짝을 맞춰주자 에밀리는 한껏 신이 난 표정으로 자신이 부른 노래를 틀었다.

- Do you have my blue toothbrush? (내 파란 칫솔을 혹시 가지고 있니?) -

- I left it near the bathroom sink. (화장실 세면대 근처에서 잃어버린 거 같아) -

- It's been a couple years, I think. (아마 1~2년은 된 거 같아.) -

영재는 역시나 사근사근하고 듣기 좋은 에밀리의 목소리에 취해 눈을 감고 들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중반부에 접어드니 한 연인이 얼마나 달콤한 추억을 나누었는지 속삭이기 시작했다. 힘들 때 힘이 되어주는 것 부터 시작해서 같은 주방에서 요리를 해 먹고, 서로의 일자리를 찾아가 깜짝 놀래켜주고,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만 나눠도 좋고, 가볍게 입맞추고 별 것 아닌 것에 웃는다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나갔다.

- If you don't want my blue toothbrush. (만일 당신이 내 파란 칫솔을 원치 않는다면) -

- I'll take it back on we next me. (다음에 나에게 그 칫솔을 건네 줘.) -

영재는 마지막까지 노래를 들은 뒤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뭔가, 연인이 서로 사랑을 하다가 헤어지는 그런 거야? 파란 칫솔이 에밀리고, 어떤 못된 남자가 에밀리를 싫어하게 되서 칫솔을 다시 주는 거지? 같이 밥 먹고, 같이 웃고 떠들고 울던 모든 추억도 다 건네주면서?"

"음... 그런 가사로 쓰긴 했었어."

영재는 에밀리의 높은 콧대를 꾹 누르더니 '거 못된 남자네! 눈이 삐었어!' 라면서 에밀리에게 장난스럽게 말했고, 에밀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신이 사용하는 휴대용 녹음기를 꺼내들었다.

"나, 아직 마지막 가사를 아직 못 정했어. 그냥 말하듯이 한 마디를 읊조리는 형식으로 노래를 마무리짓고 싶은데 나는... 윤이 말해 줬으면 좋겠어."

영재는 소파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에밀리를 내려다보았고, 에밀리는 영재의 품 안에서 아기처럼 영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영재는 잠시 에밀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에밀리가 눌러 준 녹음기를 손에 쥐곤 입을 열었다.

- Don't worry. (걱정하지 마) -

- The Blue Toothbrush is mine. (그 파란 칫솔은 내 꺼야.) -

- And... You too. (너도 마찬가지야.) -

"어때? 노골적이지도 않지만 확실하게 남자의 생각을 전달해 준 거 같고 좋지?"

에밀리는 대답 대신에 영재의 목을 양 팔로 감싸고는 가볍게 키스를 해 주었다.

"나... 무리한 부탁 한 건 아닌지 모르겠어."

에밀리는 아무리 자신의 촬영분량을 모두 찍은 뒤에 영재와 같이 찍고 싶은 마음에 부탁하긴 했지만 단축 시즌 중에 빡빡한 일정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염려했던 것이다.

"그냥 집에서 쉬는 모습을 평상시처럼 찍기만 하는 거라면서. 그러면 전혀 상관 없지. 뷰투브(ViewTUBE)의 대스타 에밀리 키니의 뮤직비디오에 잠깐 나오는 건 굉장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래도, 이것만 찍고는 또 다시 드라마 촬영을 가야 하잖아. 윤 힘들 때 옆에 있지도 못하고."

"그런 생각 하지 마. 그래도 에밀리가 나를 계속 챙겨준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어. 흔들리는 나를 잡아주는 중심처럼 말이야. 그리고 플레이오프 때 나 응원해 주려면 일 빨리 끝내놔야 하잖아?"

"그건 당연히 그럴 거야! 플레이오프 때는 나도 응원해주고 싶으니까... 그래도 미안한 건 어쩔 수가 없는걸."

영재는 정말로 괜찮다면서 에밀리를 달래주었고 두 사람은 짐 정리와 캠코더, 녹음기 까지 모두 정리하곤 한 침대에 같이 나란히 누웠다.

"피곤하지?"

"안 피곤하다면 거짓말이지. 그래도 요즘이 제일 좋아. 나도, 윤도 하는 일이 잘 되고 있는 거 같아서."

영재는 에밀리의 기특한 말을 듣더니 그 귀여움을 참지 못하고 에밀리를 꽉 껴안았다. 영재의 품속에서 바둥바둥 거리던 에밀리는 어느새 영재를 같이 껴안았다.

"자기. 샤워할 때 어떤 거 써?"

수수한 비누 향이 좋아서인지 에밀리는 슬쩍 물어보았고, 영재는 '아이보리 (Ivory) 라고 짧게 말해 주었다.

"진짜? 아이보리?"

"응. 싸고 은은한 향도 나고. 그래서 좋아해."

운동선수라서 외모나 그런 데에는 별 신경을 안 쓸 수 있었지만 영재의 경우 외모도 그렇고 피부도 탱탱한 게 뭔가 관리를 하는 외모라고 생각했던 에밀리였기에 아이보리라는 단어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다른 건 안 써?"

"어... 선물 들어오면 가끔씩 팩? 버리긴 아까우니까."

에밀리는 젊은 게 좋구나 싶어서 약간 심통이 났지만, 그래도 그런 영재의 수수한 멋이 에밀리에겐 가장 매력적이었다.

"나도 아이보리 쓸래."

"좀 줄까? 사놓은 거 있는데."

에밀리는 그렇게 영재와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윽고 잠이 들었다.

"..."

영재는 한참이나 잠 든 에밀리의 표정을 바라보더니 자신도 슬며시 눈을 감은 채 잠이 들었다.

"촬영 끝!"

아침훈련을 하는 영재를 마지막으로 뮤직비디오 촬영을 끝낸 에밀리는 만족스러운 촬영물이 나왔는지 해맑게 웃었고, 영재도 어디 보자며 에밀리가 들고 있는 캠코더를 보기 위해 다가갔지만 에밀리는 끝까지 캠코더를 꽁꽁 숨기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다 만들면 보여줄래!"

"아, 알겠어. 알겠어. 다 만들면 보여 줘."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사르딘님 후원 쿠폰 감사합니다!!

@아...... ㅅㅂ 조아라. 후기 및 리코멘 다 날라갔네요. 8분에 등록 눌렀는데,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메시지 크리......... 본편이야 한글에서 탈고하는지라 날라가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만, 허탈하네요.

@원래 후기에 오늘 르브론 빡쳐서 벤치들어간 거나 큐반이 이벤트전에 나가는 거 등등 썼는데, 날라가버리니 쓸 의욕이 사라졌습니다. 그냥 리코멘만 다시할게요.

천사의사정님, 파차늣님/// 빠른 코멘 감사합니다!!

흑월화야님///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ㅎ0ㅎ님/// 자영업이나 연구원하시는 분들이 주로 불금, 불토를 못 보내더군요 ㅠ.ㅠ

goimosp님, 아이라마님/// 커리가 2017년에 9년차라서 샐러리캡 105M(예상치)의 30%가 맥시멈이므로 31.5M이 맥시멈입니다. 반즈와 15~18M사이에 계약하면 탐슨, 그린과 합치면 거의 80M이 넘어갑니다. 에질리와 재계약하거나 주전 센터를 영입하면 거의 샐러리가 찰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궈달라, 리빙스턴, 스페이츠 등 기존 선수들과 버드권한을 이용한 재계약을 하지 않는 이상은 미니멈과 미드레벨 계약밖에는 안되죠. 무엇보다 2016년 이후에 새 CBA협상이 있으므로 이 샐러리캡 예상치는 단순 예상에 불과합니다.

이동석동님/// 응팔은 제가 공감하기엔 좀 예전 ㅠ.ㅠ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주가 정은지나 고아라만큼의 매력이 보이질 않네요.

-DarkANGEL-님/// 커리 계약이 효자계약이 되버렸죠. 언더아머의 커리 전용 신발 덕에 부상이 거의 없어진 데다가 아직도 실력이 늘어난다는 게...

야베스님///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초반인지라 함부로 재단하기는 어렵지만요. 개인적으로는 72승 이상 달성 가능성은 아직은 20%이하로 보고 있습니다.

사라질영혼님, 오마리온님, 파이넨시아님, misscherry님, 칼파님/// 코멘 감사합니다!! 새로운 한 주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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