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41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타이슨 챈들러, 덕 노비츠키. 드와이트 하워드까지 7풋의 거구 세 명이 공 하나를 위해 뛰어올랐다. 숫자로 보면 챈들러나 노비츠키가 걷어내야 하는 리바운드이지만, 그 둘을 비집고 엄청난 탄력으로 솟구치는 드와이트 하워드는 마치 흑색탄환처럼 백색의 장벽을 반으로 찢어버리듯 공중에서 몸싸움으로 두 거구를 밀쳐내더니 기어이 공을 잡아냈다.
콰아아앙!!
엄청난 높이까지 솟구쳐 정점에 이르른 상태에서 공을 잡고 중력이 이끄는 대로 떨어지면서 림을 양 손으로 움켜쥐곤 공을 우겨넣는 괴물과도 같은 슬램!
[...]
한 순간 해설진도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덩크가 작렬한 것이었다.
[Oh, OH!!!! MY GODNESS!!! D.HOWARD NASTY SLAM!!!]
[저런 풋백 덩크를 내리찍을 수 있는 선수는 앤드류 바이넘을 제외하면 드와이트 하워드뿐이죠! 덕 노비츠키와 타이슨 챈들러의 압박을 양쪽에서 견뎌내고, 두 선수를 갈라놓듯 비집고 솟구쳐서 공을 잡아내 림을 부셔버릴 듯 찍어내리는 풋백 덩크!!! 드와이트 하워드!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샤킬 오닐 이후로 20득점 10리바운드가 가능한 공수가 완벽한 빅맨. 르브론과 비슷한 가치를 지닐 수 있는 리그 유일의 선수. 골밑의 지배자 드와이트 하워드였다.
MVP!
MVP!
올랜도 매직의 홈 경기장인 암웨이 센터를 가득 채우는 수만의 MVP 챈트. 댈러스 선수들, 특히 챈들러와 노비츠키는 허탈한 표정과 함께 고개가 절로 가로로 저어졌지만, 영재는 피식 웃으며 공을 심판에게 던져주고는 챈들러의 엉덩이를 툭툭 쳤다.
"뭐해요. 그런 표정은?"
"어?"
"그래봤자 고작 2점이에요. 점수는 아직 우리가 이기고 있어요. 3쿼터 이제 3분 지났고, 60 대 62로 이기고 있잖아요. 하워드가 저러는 거 한두 번 본 것도 아니고, 하워드가 제아무리 날뛰어봤자 혼자에요."
영재의 간단한 논리에 챈들러와 노비츠키는 눈을 마주치더니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 보면 말이지, 너 건방져."
표정이 풀린 챈들러는 영재의 머리를 툭툭 건드리면서 지나갔고, 노비츠키는 평온한 표정으로 심판에게 공을 받아들어 영재에게 패스해주었다.
[자, 드와이트 하워드에게 불의의 일격을 얻어맞은 댈러스 매버릭스, 기세에서 밀린 거 같은데 이번 포제션이 중요합니다. 이런 박빙의 승부에서는 기세가 꺾이면 두 자릿수 점수 차이도 순식간에 날 수 있거든요.]
[챈들러와 노비츠키가 7풋 빅맨이라고는 하지만 탄력에서 하워드를 당해낼 수는 없습니다. 하워드는 샤킬 오닐 이후 가장 강력한 센터이자 홀로 인사이드를 지키고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죠. 그렇기 때문에 내년 FA에서 모든 구단이 하워드에 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겠죠.]
[물론 하워드의 계약은 내년까지지만, 올 시즌이 끝나면 옵트 아웃(opt out;계약기간 중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을 할 수 있죠. 올랜도 프런트와 사이가 많이 틀어졌고, 우승에 목마른 선수이기에 하워드가 옵트 아웃을 할 것이라는 것은 거의 확정적입니다.]
댈러스도 지난 시즌 챈들러, 바레아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샐러리를 비울 플랜을 고민했었다. 2011년을 만기계약자들로 채워 버티고 데론 윌리엄스-드와이트 하워드를 2012년에 동시에 잡으려는 계획에 망설이긴 했지만 결국 기존 선수단을 유지해서 리핏(2연패)을 노리기로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즉 이제 댈러스는 챈들러를 트레이드하지 않는 이상은 하워드를 영입할 수 없는 상태였다.
칼라일 감독은 드와이트 하워드에게 기습적인 풋백 덩크를 본 후 잠시 상황을 지켜보았다. 다행히도 분위기가 크게 넘어가진 않은 채 2점씩 계속 쌓아가는 양상으로 흘러가자 칼라일 감독은 멤버를 대거 바꿔주며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왔다.
[자, 댈러스 매버릭스는 제이슨 키드, 숀 매리언, 덕 노비츠키가 빠지고 J.J 바레아, 챈들러 파슨스, 브랜든 롸이트가 나왔습니다. 올랜도 매직 역시 제이슨 리차드슨, 히도 터글루, 드와이트 하워드가 벤치로 가고 J.J 레딕, 얼 클락, 글렌 데이비스가 들어옵니다.]
[댈러스는 이렇게 되면 바레아, 윤, 파슨스, 롸이트, 챈들러 라인업으로 경기를 꾸려가게 되고, 이에 맞서 올랜도는 자미어 넬슨, J.J 레딕, 얼 클락, 라이언 앤더슨, 글렌 데이비스의 라인업으로 댈러스를 맞상대 합니다. 하워드의 백업이 변변찮은 올랜도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워드가 워낙 오랜 시간을 뛰는데다가 데이비스가 워낙 힘이 좋아 센터를 충분히 볼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하워드를 제외한 정통 센터가 2년차 다니엘 오튼 뿐이라는 것은 좀 아쉬운 점이죠. 마신 고탓이 있을 때는 참 든든했었는데 말입니다.]
2010년 겨울 하워드의 백업으로는 과분했던 마신 고탓을 피닉스로 보낸 이후 올랜도의 백업센터는 계속해서 무주공산이었다. 정통 센터가 매우 희귀한 상황이기에 올랜도로서는 매우 아쉬울 수밖에 없었지만, 2-3번 주전 라인업의 보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다.
"윤!"
하워드의 일격을 뒤로한 채 복수에 나선 댈러스. 영재는 자신에게 오는 공을 받아내고는 천천히 공을 드리블하기 시작했다. 키드가 벤치에 들어가고 바레아가 나온 이상 게임 플랜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휙-
[영재 윤, 침착하게 하프라인을 넘기 전 바레아에게 패스를 건넵니다.]
[바레아가 코트에 선 댈러스는 바레아가 없는 시간의 댈러스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변합니다. 윤이 돌파가 되는 선수기는 합니다만, 바레아는 미칠 듯한 돌파를 반복하는 선수거든요. 강골답게 컨택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죠.]
외곽이 약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드는 바레아가 코트에 나서면 영재는 보조리딩과 오프 더 볼 무브에 치중했다. 영재가 볼을 오래 잡으면 바레아는 잉여나 다름없게 되기 때문이었다. 탑에 위치한 바레아는 앞에서 자세를 낮춘 자미어 넬슨을 보더니 슬슬 드리블을 치기 시작했다.
"..."
바레아는 하워드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워드가 있을 때의 인사이드는 바레아로서는 함부로 덤벼들기 힘들었지만 앤더슨-데이비스의 인사이드 조합이라면 바레아가 충분히 휘저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영재의 손짓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 바레아는 슬슬 공을 드리블하더니 왼손으로 공을 치면서 오른쪽 어깨를 넬슨에게 거칠게 집어넣었다. 넬슨 역시 단신에다가 수비가 약한 선수였기에 바레아를 제대로 막아낼 수는 없었다.
[J.J 바레아! 변칙적으로 잘 쓰지 않는 왼손으로 드리블을 하면서 넬슨을 상대합니다! 넬슨도 당황할 수밖에 없죠!]
[양손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건 가드라면 기본적인 소양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자신이 선호하는 손은 있기 마련입니다. 바레아의 경우 오른손일텐데 순간적으로 왼손으로 공을 치면서 드라이브 인을 구사하는 모습이 썩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하지만 바레아는 단 투 스텝만에 왼손에 가지고 있던 공을 옆으로 뿌렸고, 그 공은 좌측 윙에 위치해 있던 영재에게 정확히 전달되었다.
"애송이가..."
레딕은 영재가 공을 잡기를 벼르고 있었다. 영재에게 꽁꽁 묶여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슈팅 0/5, 자유투 단 2점을 제외하고는 팀에서 기여한 게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체력이 좋은 탓에 영재의 오프 더 볼 무브는 잘 막아내는 편이었지만 공을 잡은 영재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탓이었다.
[레딕과 윤의 맞대결! 윙에서부터 터프하게 파고듭니다!]
[오늘 윤의 컨디션이 좋아보입니다. 본래는 아이솔레이션을 즐기지 않는 선수인데, 오늘은 아이솔레이션 위주의 공격이 많이 보이네요. 챈들러나 롸이트를 불러내지 않습니다.]
[올랜도의 가드진들이 수비가 안 좋고 발이 느려서 발이 빠르고 스텝이 좋은 윤이라면 아이솔레이션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뚫어낼 수 있긴 합니다만, 그리 좋게 봐줄 선택은 아니네요. 픽을 타는 능력이 좋은 선수가 픽앤롤 수비가 약한 선수들을 상대로 2:2 플레이 대신 아이솔레이션을 택한 것은 어떤 좋은 결과를 내더라도 자만심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아이솔레이션을 즐기는 영재를 보며 해설은 쓴소리를 내뱉었다. 충분히 5의 힘으로도 10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가 10의 힘을 들여 10의 결과를 내는 것은 체력낭비였다. 게다가 골밑 공간을 많이 잡아먹는 챈들러와 롸이트를 외곽으로 빼내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스크리너로 부르지 않는 것은 해설의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등을 진 척 하다가 다시금 레딕을 마주보며 드리블. 왼쪽 어깨를 넣고 레딕의 가슴을 거칠게 밀어붙이다가 그 속도를 주체하기 힘들 정도가 될 때 쯤.
탁!
"?!"
영재는 슬쩍 속도를 죽이고 뒤로 살짝 물러났다. 레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아직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에 영재에게 빠르게 붙기 위해 앞으로...
훅-
[영재 윤! 엄청난 드리블, 그리고 스텝!! 그야말로 엄청납니다! 레딕이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죠!]
레딕의 옆을 스쳐지나갈 듯하던 영재는 다리가 꼬인 레딕을 전부 벗겨내지 않고 다시금 뒤로 살짝 물러났다. 상대방을 미치게 만드는 인앤아웃, 그리고 기본기가 탄탄한 드리블링과 스텝에 기반을 둔 잽스텝과 백스텝. 워낙 낮게 깔리는 드리블 등등, 레딕은 어떻게든 작전에 맞게 영재의 돌파루트를 제어하려 했지만 그것마저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
스텝이 꼬여버린 레딕이 버둥거리는 동안 영재는 다시금 앞으로 투 스텝을 밟으며 우직하게 파고들며 레딕의 가슴팍에 어깨를 밀어넣었다.
"큭!!"
쿵!
결국 레딕은 무게중심을 제대로 잡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러 엉덩방아를 찧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레딕은 그런 굴욕에도 굴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어떻게든 영재를 림 안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고, 글렌 데이비스는 작전에 맞게 달려나왔다. 슈팅 레인지가 짧은 두 명의 빅맨을 투입한 댈러스이기에 가능한 수비전술이었다.
하지만 영재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타이슨 챈들러를 상대로 챈들러를 보며 막는 것이 아니라 몸을 정면으로 둔 채 자신을 힐끗 보는 데이비스의 시선을 읽어냈기 때문에.
[WOW! WOW!!!]
그래서 영재는 오른발을 앞으로 쭉 뻗어내며 오른손에 쥔 공을 등 뒤로 돌리고 비하인드 백 드리블로 응수했다. 순간적으로 공이 사라지자 데이비스는 우선 영재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드리블에 현혹되지 않으려 했지만, 분명 왼손으로 받았어야 할 공이 다시 오른손으로 가 있는 모습에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보셨습니까?! 비하인드 백 드리블 이후 등 뒤에서 공을 다시 한 번 오른손으로 건네는 영재 윤의 엄청난 플레이!!! 글렌 데이비스, 영재 윤이 왼손으로 드리블 칠 것이라 생각했는지 상체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영재 윤은 너무나도 가볍게 오른손으로 공을 든 채 솟구칩니다!!!]
영재는 당황하는 표정으로 올려다 볼 수밖에 없는 글렌 데이비스를 내려다보며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잠시 동안이지만 데이비스는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굴욕감이 치솟았지만, 이 플레이는 도무지, 도무지 데이비스가 뭐라 할 수 없는 완벽한 영재의 압승이었다.
슉-
[BUCKET!!!!]
[영재 윤! 정말 대단합니다! 리드를 놓치지 않는 댈러스 매버릭스!! 레딕의 1차 방어를 뚫어내고 글렌 데이비스마저 단 한 번의 비하인드 백 드리블로 가볍게 걷어 낸 영재 윤! 안전한 레이업으로 2점을 올려놓지만 이건 단순한 2점 그 이상의 레이업입니다!!!]
[아까 하워드가 풋백 덩크로 기세를 가져오려던 것을 그대로 갚아주는군요. 화려한 플레이로 올랜도 선수들의 진을 빼놓습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나저나 드디어 맥헤일이 경질됐네요. 휴스턴이 반등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시즌 중에는 명장들이 잘 안온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독대행체제로 보내는 것이 맞긴 한데, 당장 성적을 내야하는 팀이므로 명장들을 잘 꼬시던가 적당한 감독을 단기로 쓰거나 할 것 같네요. 일단은 탐 티보듀나 제프 밴 건디를 데려오겠다고는 하는데... 티보듀는 올 시즌을 쉬겠다고 했고, 제프는 이전 휴스턴에서 모리 단장과 충돌해서 해임되었죠. 두 감독 모두 올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노비는 오늘도 노예처럼 뛰면서 팀내 최다득점을 했고, 던컨은 오늘도 효율적인 스탯을 찍어주네요. 이 노인네들은 늙지도 않아... 내일 클리블랜드는 밀워키의 5할 본능을 이겨낼 수 있을지!!
goimosp님, 잉킹둘님/// 허리 부상은 웬만한 빅맨들에겐 치명상이죠. 포스트업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버티는 수비도 약해집니다. 참 올랜도 시절 하워드를 생각하면 부상이 안타깝습니다.
ㅎ0ㅎ님/// 하하 영재 스펙이 캐사기가 아니기 때문에 고난 방법은 많습니다.
울트라10님/// 루이스는 10년도 겨울에 길버트 아레나스와 맞트레이드되어 워싱턴으로 갔습니다. 고비용 저효율끼리의 트레이드라고 해야 하나... 워싱턴이 시즌을 포기하고 계약기간이 더 긴 루이스를 받아준 트레이드죠.
휴스턴은 팀 케미스트리를 수습하지 않으면 플레이오프도 간당간당해보입니다.
이동석동님/// 저도 소주한잔이 끌립니다 ㅋㅋ 주말에는 한잔 하렵니다.
-DarkANGEL-님///여러 글에서 그랬나 보군요. 여하간 조아라 시스템;;;
뜨락에서님/// 부상은 아닙니다. 대신 한 장면에서 쳐발립니다 ㅋㅋ
사라질영혼님/// 하아. 저희 실수입니다. 이게 저희가 한 사람이 쓰고, 한 사람이 수정하다보니 저런 실수가 가끔 나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misscherry님, 오마리온님, 파이넨시아님/// 코멘 감사합니다^^
야베스님/// 올 시즌에 노비가 탭패스 어시스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조금 장면은 다를 테지만요.
kingofking님///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 완료했습니다^^ 117편을 수정했어요. 67승은 말씀하신 5팀에다가 68승의 보스턴을 추가해서 역대 공동 6위입니다. 혹시 제가 다른 편에서 다른 순위를 적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