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8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5점 차이의 리드를 지켜낸 댈러스 매버릭스. 칼라일 감독은 이번 공격을 잘 틀어막은 것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다. 한 경기로 본다면 고작 24초짜리 공격 하나일 뿐이지만, 10점 차 리드에서 5점까지 좁혀낸 골든스테이트의 끈질긴 추격을 한 풀 꺾은 것이었다. 모든 스포츠에는 기세라는 것이 있고, 그것에 따라 언제든지 타오를 수도 있고 꺼져버릴 수도 있었다.
[계속해서 뛰어주던 숀 매리언 대신 제이슨 테리가 투입됩니다.]
[스피드를 살려 상대방과 달리기 싸움으로 가자는 것이죠. 골든스테이트가 스몰포워드 에이스가 없기 때문에 브루어로도 충분하죠.]
영재가 공격 시에는 리딩을 전담하는 형태로 바뀌고 테리가 슈팅가드, 브루어가 스몰포워드로 옮기면서 테리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칼라일 감독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라인업이었다. 영재의 슛감이 최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매리언과 브루어가 같이 코트에 있으면 스페이싱이 되기 힘들었다.
퉁퉁-
하프라인을 넘어온 테리가 영재에게 공을 뿌렸고, 영재는 탑에서 잠시 브랜든 러쉬를 상대하다가 좌측 윙에서 3점라인을 중심으로 꾸준히 움직이는 브루어에게 살짝 공을 건네주었다. 브루어는 도렐 라이트를 앞에 놓은 채 섣부른 드리블 대신 영재가 러쉬를 달고 탑에서 하이포스트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안쪽으로 바운드 패스를 찔러넣었다.
[코리 브루어! 그답지 않은 바운드 패스네요!]
[하하! 썩 괜찮은 패스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브루어가 저런 패스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항상 공만 잡으면 슈팅과 돌파밖에 안 하는 선수인데 의외의 장면입니다.]
영재는 낮고 빠르게 깔려오는 바운드패스를 어렵게 잡아내긴 했지만 공을 지키기 위해 러쉬를 등진 채 하이포스트에서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끼긱- 끽-
[왼발을 축으로 등진 러쉬에게 오른발로 피벗을 구사합니다! 움찔거리는 게 언제든지 위협적인 돌파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영재 윤! 그리고 피벗 하나하나에 곤두선 채 갈피를 못잡는 브랜든 러쉬!]
영재는 두어 번의 피벗으로 전체적인 코트를 둘러볼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난 속도로 림을 향해 컷인을 하는 선수를 보자마자 영재 역시 순식간에 축발을 오른발로 바꾸고는 시계방향으로 휘릭 돌아나갔다.
[스핀무브! 엄청난 스핀무브가 작렬합니다! 브랜든 러쉬, 이번에도 피벗이라고 생각한 겁니까? 너무 안일한 플레이네요!]
[그대로 뛰어오르는 영재 윤! 자세를 보면 플로터 같습니다만 거리가 너무 먼데요? 자세가 플로터라고 보기도 좀 애매합니다!]
훅!
공이 영재의 오른손을 떠나기 직전까지는 플로터 자세가 맞기는 했다. 오른손을 최고점까지 뻗어올리고 오른손으로 가볍게 받치고 있던 공을 손목의 스냅만으로 띄워올려 마치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연상시키듯 낙차가 상당한 티어드롭을 구사한다고만 생각할 정도로 그의 폼은 영락없는 플로터였다.
"으아아아!!!"
코리 브루어가 솟구치기 전까지 말이다.
[플로터 비슷한 막슛 같았지만 앨리웁 패스였습니다!!! 가볍게 띄워 올려주는 영재 윤의 WONDERFUL PASS!!!]
정점까지 솟구친 브루어는 자신의 양 손에 공이 쏙 들어오는 것을 느끼고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속공에서만큼은 그 누구도 그의 스피드를 주체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민첩성을 바탕으로 뛰어오른 브루어를 감히 따라가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골든스테이트의 선수들. 그리고 오늘따라 너무나도 큼지막하고 아름다워보이는 붉은 원형의 림.
콰아아앙!!!!
[KABOOOOOM!!!!]
[림을 잡아먹을 듯 두 손으로 움켜쥔 코리 브루어!!! 그리고 흠 잡을 데 없는 영재 윤의 퍼펙트 패스! 브루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림에 매달려 양 손으로 림을 마구 흔들어댑니다!]
[둘이 연습이라도 한 마냥 딱딱 들어맞는 움직임이었습니다. 보통 저런 상황에서 앨리웁 플레이가 나오기는 쉽지 않거든요?!]
영재 역시 온 몸이 찌르르 울릴 정도의 쾌감으로 흥분을 주체하기 어려웠지만, 아직 경기는 끝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평점심을 유지하고는 림에 매달린 브루어에게 엄지를 슬쩍 들어주는 것으로 흥분을 가라앉혔다. 브루어는 신난 아이마냥 림에서 내려와 영재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하나, 아니 두개만 더 띄워주라, 어?' 라고 말하면서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전력차를 여실히 느낀 골든스테이트는 결국 4쿼터 중반까지도 점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2포제션 차이는 어느덧 3포제션 차이로 벌어지고 말았다. 역전이라는 것은 수비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었다.
[86 대 93! 어느덧 점수는 7점차이로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커리와 엘리스 조합이 공격에서는 40, 50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합이지만 수비에서 상대를 막아내기엔 어려운 조합입니다. 게다가 주전 센터인 안드리스 비에드린쉬의 부상으로 인해 리바운드까지 제대로 단속하지를 못하고 있죠. 엑페 우도와 데이비드 리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클러치 타임에는 항상 팀의 베스트 라인업이 나올 수밖에 없죠. 선수들의 자존심 문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슛감이 좋지 않아도 서로의 수비 집중력이 높아지는 4쿼터 후반에는 커리와 엘리스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로빈슨이나 러쉬, 탐슨은 벤치에서 효율이 나오는 선수들이지 주전들과 맞붙을 수 있는 수준은 절대 아닙니다.]
몬타 엘리스는 오늘 고작 3/10, 스테픈 커리는 3/8의 야투 성공률로 답이 안 나오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댈러스의 백코트 수비 호흡이 워낙 좋은 탓이었다. 게다가 엑페 우도가 공격력이 없는 탓에 챈들러가 여유있게 골밑을 지켜주는 바람에 골밑돌파도 여의치 않았다. 오늘 골든스테이트의 페인트존(골대 근처) 야투율은 40%도 되지 않을 정도로 처참했다.
"천천히."
댈러스 역시 4쿼터가 후반으로 접어들자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남은 시간은 기껏해야 5분이었고, 점수 차이를 생각하면 주전들의 체력을 아낄 여유가 없었다. 3점이 좋은 팀을 상대로 기세를 내주면 순식간에 역전당할 수도 있었다.
[영재 윤, 탑으로 슬슬 접근하면서 주변을 살핍니다.]
[올 시즌은 제이슨 키드가 클러치 타임에 벤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부상과 노쇠화로 인해 공수가 모두 무뎌졌고, 영재 윤이 급성장해 테리와 백코트 파트너를 이루고 있습니다. 공격에서는 영재 윤이 1번의 롤을 소화해내고, 제이슨 테리가 슈팅가드로 나서서 오프 더 볼 무브와 스코어링에 집중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대로 수비에서는 키가 작은 테리가 커리를 막고, 윤이 엘리스를 막고 있죠. 테리가 사이즈의 한계로 식스맨으로 출전하는 선수인데, 키드나 윤처럼 포인트가드가 상대 슈팅가드를 막아주면 충분히 수비에서도 문제가 없는 선수입니다.]
영재는 잠시 탑에 서서 고심했다. 영재도 바보가 아닌 이상 테리의 언행이 자신에게 썩 호의적이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테리도 팀이 잘 나가고 있는 만큼 개인스탯을 위해 크게 무리하지는 않았다. 본인이 클러치 슈터라는 자존심 때문에 슈팅이 많기는 하지만 팀플레이를 망각하지는 않는 선수였다.
'테리가 오늘 슈팅이 좋지 않기는 하지만 어차피 나를 제외하면 테리와 노비츠키를 최대한 활용하는 수밖에 없지. 매리언과 챈들러는 슈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들은 아니니까.'
샷 크리에이팅이 되지 않는 선수들은 공을 돌리다가 찬스가 날 때 활용하는 것이지, 그들에게 슛찬스를 만들어주기 위해 무언가를 할 수는 없었다. 영재는 챈들러와 눈빛을 교환했고, 슬슬 드리블을 치더니 눈앞의 몬타 엘리스를 흔들기 시작했다.
[앞뒤로 흔드는 영재 윤의 부드러운 무브먼트, 몬타 엘리스의 수비력으로 과연 영재 윤을 제어할 수 있을까요? 엘리스는 스틸은 좋은 선수지만 매치업 상대 야투율은 리그 하위권인 선수거든요.]
그 순간, 영재는 다리 사이로 드리블을 두어번 치더니 점점 더 큰 동작으로 다리 사이로 드리블을 치기 시작했다. 잘게 드리블을 치던 동작은 어느새 어깨선까지 팔을 치켜들면서 몬타 엘리스의 애간장을 태우더니 허리를 앞으로 한번 크게 숙였다.
"?!"
끼기긱-
왼발을 크게 내딛으며 허리를 앞으로 숙였지만 그 순간 브레이크를 걸 듯 우뚝 멈춰선 뒤 왼발을 잘게 앞으로 내딛어 축발로 삼은 뒤 그대로 오른쪽으로 상체를 숙이곤 반대방향으로 튕겨나갔다.
"억!"
[엄청난 크로스오버! 몬타 엘리스, 오늘 영재 윤에게 굴욕을 많이 당합니다! 게다가 뒤에서 슬금슬금 다가온 타이슨 챈들러의 환상적인 스크린에 그대로 막혀버립니다!]
영재는 앞을 막는 선수가 없다는 생각에 그대로 달려들었고, 골밑을 지켜야 할 엑페 우도가 챈들러를 따라나가 커버를 들어온 도렐 라이트를 힐끗 본 영재는 순간적으로 판단했다. 돌파 후에 선택을 머뭇거리는 선수는 슬래셔로서 실격이다.,
'노비츠키나 챈들러...아니야.'
역시나 슈팅감각이 좋았던 노비츠키에겐 데이비드 리가 딱 달라붙어 있었고, 픽앤롤을 수행해야 할 챈들러도 수비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던 엑페 우도가 패스루트를 막고 있어서 모험을 걸어야 했다.
"..."
영재는 결심을 한 모양인지 결연한 표정으로 자신의 드리블을 멈추더니 오른발을 코트에 힘껏 내딛더니 앞으로 쏠리는 몸을 간신히 멈추고는 빠르게 왼발을 뒤로 뺐다. 영재를 막기 위해 자세를 낮추던 도렐 라이트는 순간적으로 영재가 뒤로 사라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스텝백을 구사해 버리니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영재 윤, 스텝백 점퍼!!!]
마크맨과 확실한 거리를 벌리고 노마크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스텝백 점퍼는 스윙맨들에게 필수적인 스킬이었다. 그리고 풀업보다도 거리재기가 쉬운 탓에 성공률도 괜찮은 편이었다.
손끝까지 공에 집중해서 착실하게 긁어낸다. 스텝백은 상대가 반응이 늦으면 본인의 감이 문제일 뿐, 수비수의 방해는 의미가 없다.
슉-
[PUT'S IN IT!!!!]
[스텝백 점퍼!! 엄청납니다, 영재 윤!!! 중요한 타이밍에 빅샷을 꽂아줍니다!]
삐이익-!!
[작전타임! 골든스테이트!]
영재는 그제야, 오늘 경기에서 처음으로 환하게 웃으면서 검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그렇지!!! 바로 그거야!!!"
브루어와 파슨스, 롸이트는 본인의 일 처럼 환호성을 내지르면서 영재에게 달려왔고, 영재는 가볍게 팀원들과 껴안으면서도 들어올린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내리지 않았다. 마치 오라클 센터에 온 모든 팬들이 자신의 검지손가락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삐이익
[경기 끝났습니다. 댈러스 매버릭스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107대 96으로 승리를 거둡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의 부진을 씻어내고 점점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서부 컨퍼런스 3위를 지켜내는 데 성공합니다.]
[영재 윤은 19득점 4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더블더블에 성공했죠.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플레이스타일을 변화한 듯한 모습입니다. 아직 야투율은 완전히 정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만 변화를 통해 제몫을 해주고 있죠. 덕 노비츠키도 24득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제이슨 테리의 야투율이 좋았다면 쉽게 갈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커리와 엘리스가 막히면 패배하는 공식을 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백코트가 에이스인 팀의 아쉬운 점이죠. 게다가 두 선수 모두 빠른 수비수를 만나면 고생하는 스타일이죠. 결국 승리를 위해서는 빅맨진의 분발이 필수입니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다음 경기는 워싱턴 위저즈,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다음 경기는 LA 클리퍼스입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내일과 모레는 연재가 늦을 수도 있습니다. 팀플 과제가 끝나고 집에 오면 자정이나 자정을 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장님이 열혈이셔서;;
마케렐레님, goimosp님/// 그렇죠. 저 때 커리는 분명 슛은 좋았으나 볼핸들링이 최상급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유리몸이었죠. 3점도 지금처럼 어떻게 막냐... 정도도 아니었으니, 참 꾸준히 발전해온 선수죠. 지지난 시즌부터 본격 올스타급이 되었고, 바로 지난 시즌에 MVP. 물론 팀 성적 때문에 좀 논란이 있긴 합니다만, 좋은 선수들을 모아놔도 67승 팀으로 만든 에이스가 MVP인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광환마룡님/// 감사합니다^^ 슬럼프나 부진하는 장면이 필요하다 싶어서 넣는데, 넣을 때마다 좀 힘들긴 합니다. 그래도 코멘 열고 쓰는데 모든 댓글이 다 좋은 댓글일 수가 없는 건 당연한 거죠 ㅎㅎ.
-DarkANGEL-님, 사라질영혼님, 이동석동님, 파이넨시아님///코멘 감사합니다!! 월요병 피하고 좋은 한 주 되세요~~
ㅎ0ㅎ님/// 슬슬 반동해야죠 ㅎㅎ. 슬럼프가 길지는 않을 설정인지라.
Lazze님/// 커리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ㅋㅋ. 14-15시즌에야 터졌으니...
야베스님/// 넵. 커리도 팀 디펜을 잘 이용하는 편이죠. 물론 커리는 여전히 대인수비 자체가 좀 떨어지는 편이라 탐슨이나 그린의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고, 영재는 수비력이 최소 지난 시즌의 클레이 탐슨이나 대니 그린급은 됩니다.
잠.자.비님///맞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울트라10님/// ㅎㅎ 바쁘셨나 봅니다. 다시금 일어서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