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29화 (229/296)

00229  2011-12 올스타전(All-Star Weekend)  =========================================================================

영재는 어빙을 제쳐버리고 덩크를 찍을까 싶었지만 6번째로 뽑혔다는 것에 한창 불이 오른 월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영재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영재는 큭킄 웃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퉁-!

[공을 던져 백보드를 맞춘 영재 윤! 공은 하늘 높이 솟구치고 그에 맞춰 존 월이 뛰어오릅니다!]

한 바퀴 몸을 돌리면서 뛰어오른 존 월은 360도를 순식간에 돌아버리고 림 한참 위에서 공을 오른손으로 잡았다.

콰앙!!

...

JOHN WALL!!!

JOHN WALL!!!

관중들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함성소리. 존 월의 이름이 암웨이 센터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BANG!]

[날렵하고 우아한 360도 스핀 이후의 허니딥 슬램! 대단하네요!]

허니딥 덩크. 손으로 림을 잡는 것이 아닌, 손이 림 안으로 공과 같이 빨려 들어가고, 팔꿈치를 림에 걸쳐서 더욱 파워풀한 움직임을 과시하는 덩크였다. 실전에선 거의 쓰이지 않지만 쇼맨십을 위한 덩크라고 하면 절대로 빠지지 않는 빈스 카터의 허니딥은 NBA 에서도 가히 최고 수준의 화려함을 자랑한다고 할 정도였다.

[단 한 장면만 떼어놓고 보면 우아한 덩크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빈스 카터 저리가라 할 정도로 GEORGIOUS한 허니딥 슬램입니다!]

빈스 카터에 견줄 정도로 아름다운 허니딥 덩크를 찍은 존 월은 림에서 내려오지 않은 채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영재는 존 월이 잘 보도록 백보드 뒤편까지 뛰어가서 존 월에게 엄지를 치켜세워 주었다.

"나이스!"

팔 힘을 과시하듯 온 몸을 오른팔 팔꿈치로 지탱하다 못해, 체중을 팔꿈치만으로 끌어올려 몸을 올리는 존 월의 기겁할만한 근력에 관중들은 놀랐고, 그 이후에 익살스런 표정으로 영재에게 왼손을 뻗으면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존 월의 세레모니에 케빈 할란과 크리스 웨버, 레지 밀러는 하하! 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하! 빈스 카터의 허니딥 덩크 이후 세레모니까지 완벽하게 재현하는 존 월!]

[그 이후에 곧바로 림에서 내려와 샤킬 오닐에게 손짓하는 존 월! 카이리 어빙보단 자신이 더욱 뛰어나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세레모니입니다!]

샤킬 오닐은 허허 웃어버리더니 존 월에게 미안하다는 듯 양 손을 포개 마치 비는 듯한 모습으로 존 월에게 미소를 지었고, 존 월도 그 사과를 받아주는 듯, 샤킬 오닐의 포즈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백코트했다.

역시나 라이징 스타 챌린지 게임은 축제의 장이다 보니 관중의 눈이 즐겁고, 관중이 즐거우니 함성소리가 커지고, 그 함성소리에 선수들은 온 몸이 짜릿한 쾌감을 느끼면서 더욱 힘을 내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었다. 올스타전 본 게임만큼은 아니지만, 스킬 챌린지나 덩크 콘테스트 같은 전야제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게임다웠다.

[1쿼터도 어느덧 3분여가 남았네요. 점수는 44 대 54. 팀 척이 10점차 리드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다시금 양 팀이 스타팅 멤버를 기용합니다. 존 월에게 고전했던 카이리 어빙은 독한 표정으로 걸어나오는데요?! 그에 비해 존 월과 영재 윤은 즐기는 표정으로 코트 위로 올라옵니다.]

[팀 샤크는 어빙을 시작으로 루비오, 필즈, 그리핀, 먼로입니다. 팀 척은 월, 윤, 조지, 윌리엄스, 커즌스가 출격하는군요!]

영재는 월의 소원대로 슈팅을 몰아주었다. 물론 월에게만 100% 패스를 몰아주었다기보다는 구석구석 빈틈을 만드는 선수에게 패스를 찔러주었지만, 월에게 조금 더 패스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영재는 20분 중에서 12분 남짓을 뛰면서 6득점에 그쳤지만 어시스트가 벌써 10개, 리바운드 4개, 스틸 3개, 턴오버 1개로 월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었다. 영재는 득점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딱히 욕심을 내는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이벤트 게임에서는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퉁퉁-

하지만 계속 패스 위주의 플레이만 하다보니 심심하긴 했다. 하이라이트 필름을 계속 만들어 낼 정도로 영재와 월의 호흡은 찰떡궁합이었지만, 왠지 주인공으로 너무 월을 띄워주었다는 생각에 영재는 자신도 조금은 점수를 내 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리키 루비오, 우측 윙에서 하이포스트로 파고드는데요?!]

루비오와 어빙이 동선을 의도적으로 겹치게 움직이자, 월과 영재도 수비 로테이션이 살짝 꼬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둘은 암묵적으로 스위칭을 하기로 하곤 루비오에게 월이, 어빙에게 영재가 붙는 모습으로 상대방을 틀어막았다.

[자! 스위칭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첫 스위칭인 것 같습니다! 루비오의 앞을 가로막는 월! 루비오가 힘으로 월을 밀어내긴 무리죠?]

루비오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스무스한 스텝백을 밟고 월과 거리를 벌리더니 반대편 윙에 자리잡고 있던 어빙에게 안전한 패스를 뿌렸다.

투퉁!!

[카이리 어빙! 엄청난 속도로 파고듭니다! 하지만 어빙의 스텝에 속지않고 빠르게 그 앞을 가로막는 영재 윤! 오늘 어빙은 월과 윤 두 명의 수준급 수비수를 상대로 매우 고전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공격과 수비 아니겠습니까?! 카이리 어빙의 날카로운 드라이브 인, 그리고 그를 놓치지 않고 쫒아가는 영재 윤의 능숙한 백스텝!]

"..."

서로 간에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쓰던 그 순간, 월이 어빙의 전진속도를 살짝 늦추기 위해 하이포스트 안으로 잠깐 들어왔다. 그러자 루비오에게 순식간에 외곽 찬스가 났고, 어빙은 고개를 우측으로 휙 돌리면서 공을 드리블하던 오른손을 바깥으로 밀어낼 듯, 공을 고쳐 쥐었다.

"윽!"

월은 어빙이 루비오에게 패스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손을 뻗었지만, 공은 날아오지 않았다. 오른팔을 쭉 뻗었던 어빙은 공이 손을 떠나기 직전, 오른손을 확 틀어서 공을 낚아채고는 그대로 림을 향해 달려들었다.

[와우! 카이리 어빙!!! 엄청난 페이크! 저런 페이크에는 그 누구라도...]

탁!!

와아아아아!!!!!

[안 속는 선수도 있네요! Y13! Y13 의 스틸입니다!! 루비오도, 어빙도 그의 벽을 넘지 못합니다!]

영재는 공을 다시 가져오는 그 순간, 어빙의 손에 들린 공을 왼손으로 걷어냈다. 공은 뒤로 데구르르 흐르더니 외곽에 있던 루비오의 손에 들어갔고, 루비오는 공격시간에 쫒겨 막무가내 3점을 쏘아올렸다.

텅!

[루비오의 3점 실패! 멀리 날아오는 공은 영재 윤이 잡아냅니다!]

영재는 잠시 템포를 조절하기 위해 천천히 하프라인을 넘었고, 존 월과 패스를 주고받았다. 존 월은 리딩을 하기 위해서 습관처럼 눈앞에 서 있는 어빙을 노려보며 낮게 드리블을 쳤지만, 탑에 서 있던 월은 우측 윙 부근에서 공을 달라고 제스쳐를 취하는 영재를 보면서 어디 한 번 해보라는 듯 공을 넘겨주었다.

퉁- 퉁-

[리키 루비오와 영재 윤의 맞대결! 오늘은 리딩에 집중하는 영재 윤의 플레이 덕에 윤의 아이솔레이션은 처음인 거 같습니다! 원래도 스크리너를 활용한 2:2를 즐기는 선수이지, 아이솔레이션은 극도로 자제하는 선수거든요?]

영재는 익살스런 미소를 짓더니 루비오를 농락하듯 잔스텝을 밟으며 몸을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이익!!"

끼긱- 끼긱-

루비오는 영재의 돌파 방향을 읽어내려 애썼지만, 워낙 낮은 자세로 좌우 이동이 빠른 영재의 움직임 탓에 계속 영재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 결국은 한 박자 늦으면서 영재에게 돌파를 허용하고 말았다.

영재는 어느덧 하이포스트까지 파고들었고, 순간적으로 드리블하던 손을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바꾼 뒤 시계방향으로 180도 휘릭 돌아 루비오를 떨궈냈다.

[아!! 굴욕이네요! 리키 루비오!]

[곧바로 드라이브 인! 휘청이는 루비오를 바람처럼 지나가는 영재 윤! 그의 앞에는 이제 그렉 먼로 뿐입니다!]

영재는 싱긋 미소를 짓더니 그렉 먼로와 단 한 발자국 거리까지 깊이 파고들었다. 그렉 먼로는 영재를 막기 위해 양 팔을 벌렸지만, 영재는 그 순간 공을 양손으로 잡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린 채 있는 힘껏 양 팔을 왼쪽으로 뻗었다.

"?!"

먼로는 자신도 모르게 한 발 앞으로 내딛으며 영재가 바라본 방향으로 오른손을 뻗었다. 하지만 영재는 곧바로 공을 품으로 끌어안더니 앞으로 한 걸음 쭉 내뻗었다.

"핫!!"

원 스텝은 조금 짧게, 하지만 투 스텝은 최대한 길게 내뻗어 코트를 디디고, 끝까지 힘껏 박차고 오른다. 먼로를 유연하게 스쳐 지나간 영재는 아무도 막지 않는 림에 뛰어올라 그대로 양 손을 림에 힘껏 내리꽂았다.

콰앙!!

[OHHH!!! YES!!! THAT'S IT!!!]

[카이리 어빙이 실패했던 페이크를 그대로 성공시키는 영재 윤! 뒤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던 카이리 어빙, 뭐 씹은 듯한 표정입니다! 오늘 짬밥의 차이를 제대로 보여주는 영재 윤의 플레이입니다!]

영재는 가볍게 림에서 착지하더니 에밀리가 있는 곳을 보면서 양 손의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하트를 만들었다. 그 하트는 영재의 머리 위로 높게 올라갔고,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영재가 보는 관중석 쪽을 찍었다.

[하하! 사랑의 세레나데 입니까?! 영재 윤!]

[아! 워킹데드에 출연중인 배우 겸 가수, 에밀리 키니가 암웨이 센터에 와 있군요! 하하! 정말 보기 좋은 커플이네요!]

관중석의 맨 앞줄에 앉아 경기를 보던 에밀리는 자신의 모습이 카메라에 찍혀 나오는 것을 보고는 수줍게 손을 흔들었고, 영재의 어설픈 하트 세레모니에도 관중들은 후끈 달아올랐다. 그렇게 달아오른 1쿼터가 끝나고, 올랜도의 암웨이 센터는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에 맞게 화끈한 이벤트로 관중들의 호응을 더욱 이끌어내고 있었다.

"자!! 키스 캠의 첫 번째 커플은 누구일까요??!!"

키스 캠. 다정한 커플들을 투샷으로 찍고, 투샷에 걸린 커플들은 키스를 하는 이벤트였다. 진한 키스를 할수록 많은 상품을 주는 것이 특징으로, 종종 열리는 이벤트이기도 했기에 관중들은 그다지 거부감이나 낮선 느낌이 없었지만 지금처럼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엔 제격인 행사였다.

첫 번째는 가볍게 어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남녀. 아들은 헤헤 웃으면서 엄마의 품에서 뽀뽀를 했고, 주변에선 박수를 쳐 주었다. 두 번째 커플은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20대 초반의 커플인 듯 보였고, 둘은 수줍게 서로를 힐끗힐끗 보더니, 이내 여자가 와락 달려들어 남자친구의 입술에 거의 들이박듯 키스를 했다.

"하하! 저러다가 앞니가 다 부러지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어쨌든 두 분의 첫 키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MC의 외침에 암웨이 센터의 관중들은 깔깔 웃으면서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보내주었고, 두 사람은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키스 전에는 손도 못 잡던 두 사람이 어느덧 손을 잡고 어깨를 맞댄 채 미소를 짓는 것을 보며 관중들은 두 사람의 앞길에 축복이 있기를 바래주었다.

세 번째, 네 번째까지 모두 진한 키스가 끝이 나고 MC는 마지막 커플을 물색하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음?'

그 순간, 저 멀리서 보이는 범상치 않은 외모의 여자를 발견한 MC는 카메라맨에게 사인을 보냈고, 카메라맨은 씨익 웃으면서 MC가 알려준 곳으로 카메라를 고정시켰다.

"자! 마지막 커플 등장입니다!!"

"에?"

카메라에 잡힌 사람은 다름 아닌 에밀리였고, 타이밍 맞게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아, 저, 저는..."

에밀리는 당황한 나머지 뭐라고 말을 하지 못했고, 영재는 라커룸에서 나오자마자 전광판에 큼지막히 나오고 있는 에밀리를 보면서 당황한 나머지 헉!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Kiss... cam?'

우측 하단에 쓰여진 글씨는 분명 키스 캠. 영재는 어찌해야 하나 머뭇댔고, 에밀리도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부채질을 할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벤트 경기다보니 경기는 화려함 위주가 되네요. 정식 경기에서 보기 힘든 장면들 위주로 묘사해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벤트들도 말이지요. 영재와 월의 1-2번 조합이면 11-12시즌 기준으로도 30개 구단 최강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2년차 이하의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 샤크의 가드들로는 어떻게 조합해도 감당이 안 되죠. 그리핀이 르브론이나 레너드처럼 가드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묵혼乃님/// 오오 빠르십니다 ㅎㅎ

랑고님/// 이벤트니까 뭐 기분만 다운되는 정도일 겁니다. 정규시즌이나, 플레이오프에서 저러면 정말 몇 달은 멘탈 박살날 겁니다.

사라질영혼님, 오마리온님, misscherry님, 파이넨시아님, -DarkANGEL-님, 이동석동님/// 코멘 감사합니다!!

울트라10님///11-12와 12-13시즌까지 2년간은 이렇게 샤크와 바클리 팀이 대결하고 13-14시즌은 힐과 웨버가 대결합니다. 그리고 14-15시즌은 미국 팀과 비미국 팀이 붙습니다. 나름 변화를 계속해서 줘보는 걸 보면 인기나 화제성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거 같기도 합니다.

ㅎ0ㅎ님/// 하하, 뭐 샤킬 오닐이야 예능 느낌으로 선수들을 뽑아서 하는 것이니까요. 자신을 도발해도 가볍게 응수해주더군요.

파란가오리님/// 하하, 칭찬 감사합니다. 일상이 안들어가고 경기만 들어가면 또 너무 단조롭다보니 말이죠. 애정신은... 가벼운 조미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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