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28 2011-12 올스타전(All-Star Weekend) =========================================================================
- 이번 라이징 스타 챌린지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매치업 중 하나이죠. 카이리 어빙과 영재 윤입니다. 영상을 보시죠. -
2011년 1라운드 1픽의 초특급 포인트가드 유망주 카이리 어빙. 대학 1학년 때 부상으로 고작 11경기만을 뛰고도 압도적인 평가를 받고, 프로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드랩 당시에는 폭넓은 시야와 좋은 패싱을 가진 퓨어 포인트가드로서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정작 프로에서는 스킬풀한 스코어링 포인트가드로 활동하고 있는 상태였다.
- 하지만, 상대인 영재 윤과 비교할 바는 아닙니다. 당장 어빙은 작년 영재 윤의 루키 시즌과 비교해도 우위를 점하기 힘들죠. 카이리 어빙만큼의 화려함은 부족하지만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선수죠. 당장 윤은 이번 올스타에 뽑힌 선수이고, 어빙은 아직 멀었습니다. 이번 라이징 스타 챌린지에 나오는 선수 중 블레이크 그리핀과 영재 윤은 이미 다른 선수들과는 급이 다른 선수입니다. 1년차 선수들이 대적하기는 벅찬 상대죠. -
그 이후에 영재의 모습이 TV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영재는 카이리 어빙의 무브먼트에 집중하다가, 자신의 경기장면이 나오자 쑥쓰러웠는지 애꿎은 에밀리의 머리를 만지작거리고, 허리를 쓰다듬었다.
"잘 보고 있는데 왜?"
"쑥쓰럽잖아, 내가 내 모습 보고 그러는 거. 연습이나 훈련, 내가 못하는 장면도 아니고."
"에이~ 뭐가 부끄러워? 알았어. 그러면 코난쇼 틀자."
에밀리는 리모컨으로 코난쇼를 틀으면서 말했다.
"윤은 카이리 어빙 같은 선수가 무서워?"
"아니. 그런 선수들은 차라리 쉽지. 스킬풀한 선수들은 딱 나한테 최적인걸. 어려운 건 탱크 같은 선수들이지."
"탱크 같은? 아, 르브론 제임스나 러셀 웨스트브룩 같은 선수들 말하는 거야?"
영재는 오~ 이젠 완전 전문가 다 되었는데? 라면서 에밀리를 기특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고, 에밀리는 '내가 무슨 애기도 아니고!' 라면서 영재의 손에서 벗어났다.
"어우, 벌써 11시네. 일단 자야겠다."
영재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나서 방의 불을 껐다. 에밀리는 이제 자면 되겠다 싶어서 베개에 머리를 댔다. 어둡고 조용해서 참 좋다고 생각했던 에밀리는 갑자기 영재가 옆이 아닌 자신의 위로 올라와서 에밀리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대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거렸고, 이내 영재와 바로 눈 앞에서 서로의 눈을 마주치자, 에밀리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윤..."
"그냥 잘까?"
...
잠깐의 정적. 영재도 엄청나게 긴장한 표정으로 에밀리를 바라보면서 살그머니 에밀리의 어깨에 오른손을 올려놓았다.
"늑대라고 해도 좋아. 이런 것 만으로 에밀리, 자기를 기다린 것도 아니지만..."
"으음..."
하지만 영재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래에 누워있던 에밀리가 영재의 목을 양 손으로 감은 채 지그시 입술을 맞댔기 때문이다.
2월 24일. 올랜도 암웨이 센터.
영재는 2년째 이 곳에 서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굉장히 즐거웠다. 작년처럼 처음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두 번째로 맞이하는 축제의 주연 중 하나로 코트위에 선다는 건 정말로 짜릿한 일이었다.
앞서서 관중들과 같이 이벤트를 즐기고, 유명한 가수들과 해설자가 나와서 노래도 하고, 해설도 하는 것을 보면서 영재도 옆에 있는 선수들과 몸을 들썩였다. 특히 작년에도 봤던 존 월과 드마커스 커즌스는 구면이라서 그런지 세 사람은 의외로 쿵짝이 잘 맞으면서 축제를 즐겼다.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BBVA RISING STARS CHALLENGE(라이징 스타 챌린지) 가 펼쳐지겠습니다!"
관중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고, 선수들은 그런 함성소리에 양 손을 들어 관중들에게 흔들어 주었다.
"각 팀의 감독인 샤킬 오닐, 찰스 바클리와 잠시 인터뷰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오닐? 오늘 경기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당연히 화려함도, 실력도 팀 샤크의 압승이라고 생각해요. 블레이크 그리핀, 카이리 어빙의 원투 펀치를 비롯해서... 나머지 선수들도 어디 하나 빠지는 곳 없는 탄탄한 구성입니다. 지고 싶어도 지기 힘들죠."
샤킬 오닐의 당당한 말투에 바클리는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고 샤킬 오닐의 말을 묵묵히 듣더니, 마이크가 오자 어깨를 살짝 으쓱거렸다.
"오닐이 아직까지도 꿈을 꾸는 거 같네요. 자랑은 아니지만 사실만 말해 보자면, 팀 샼은 밸런스가 들쑥날쑥이에요. 그에 비해 팀 척의 선수들을 뽑을 때 저는 계속 그걸 생각했죠. 밸런스가 얼마나 좋은가를요. 존 월, 영재 윤, 폴 조지, 데릭 윌리엄스, 드마커스 커즌스. 얼마나 완벽한 1~5번인가요? 이 선수들을 한 팀에 모아놓는다면 이들은 왕조를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클리의 균형론에 샤킬 오닐은 '저 재미없는 양반이.' 라고 끼어들었다가 바클리의 분노를 살 뻔했지만, 샤킬 오닐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맞붙었다.
"경기를 해 보자고!"
"기다리던 바다! 당장 코트로 나와!"
"이야~ 분위기가 뜨거워집니다! 그러면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라이징 스타 챌린지!"
진행자의 외침과 동시에 카메라는 해설진이 있는 곳으로 넘어갔고, 그 자리에는 TNT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케빈 할란, 그리고 크리스 웨버, 레지 밀러가 앉아 있었다.
[반갑습니다, 2012 라이징 스타 챌린지! TNT에서 생중계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캐스터에 케빈 할란, 해설에는 크리스 웨버와 레지 밀러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케빈. 정말 기대가 되는 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이번 년도부터 라이징 스타 챌린지로 이름이 바뀌고, 팀 구성 방식도 변경되어서 샤킬 오닐과 찰스 버클리, 두 분이 직접 한 팀씩 이끌어서 경기를 펼치게 됩니다. 특이한 것은 NBA룰이 아닌, NCAA처럼 1, 2 쿼터 각 20분 씩 총 40분 동안 경기가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코트나 판정 룰은 그대로 NBA룰에 따릅니다.]
양 팀의 선수들이 모두 코트 위로 올라오자, 케빈 할란은 능숙한 진행솜씨로 양 팀의 스타팅 라인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각 팀 스타팅 라인업입니다. 팀 샤크는 카이리 어빙을 시작으로 브랜든 나이트, 랜드리 필즈, 블레이크 그리핀, 마지막으로 그렉 먼로입니다.]
[샤킬 오닐이 기세등등하게 승리를 예상했지만 조금 균형이 아쉽기는 합니다. 먼로가 유일한 센터기는 하지만, 림 프로텍팅이 안 되는 선수인데 그리핀, 톰슨, 모리스같은 포워드들도 수비가 안 되는 선수들이죠. 더불어서 카이리 어빙을 뽑았음에도 리키 루비오, 켐바 워커, 노리스 콜을 뽑은 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포인트 가드만 무려 4명을 뽑고, 슈팅가드가 그나마 가능한 건 브랜든 나이트 뿐이네요.]
[그래도 올스타전이 그렇게 수비를 많이 필요로 하는 경기가 아니죠. 다들 소프트하게 즐기는 경기다보니 그렇게까지 큰 단점은 아니라고 봅니다. 라이징 스타 챌린지는 거의 130~150점이 나올 정도로 서로가 죽자사자 수비하지는 않거든요.]
레지 밀러의 평에 크리스 웨버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케빈 할란은 기세를 이어가서 팀 척의 스타팅 라인업도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 팀 척은 존 월을 시작으로 영재 윤, 폴 조지, 데릭 윌리엄스, 마지막으로 드마커스 커즌스입니다.]
[확실히 균형은 팀 척이 우세합니다. 존 월이 워싱턴에서 뛰는 바람에 좀 고생을 하고 있죠. 그래서 무려 6번째에 뽑혔습니다. 어빙이나 루비오에 비해 낮게 평가되었다는 소리인데, 월이 좀 불타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재 윤이야 그리핀과 함께 양 팀의 에이스급이고, 폴 조지나 윌리엄서, 커즌스 역시 공수가 잘 조화된 선수들입니다. 다만 카와이 레너드가 당일 부상으로 불참을 통보해서 1명이 적은 9명으로 뛰는 것과, 커즌스를 받칠 센터가 없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티아구 스플리터가 있었지만, 부상으로 그저께 데릭 페이버스가 대체선수로 뽑혔거든요.]
크리스 웨버의 설명까지 모두 끝나자,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자리를 잡았고, 드마커스 커즌스와 그렉 먼로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점프볼을 준비했다.
삐이익!!
[점프볼로 경기 시작합니다! 점프볼은 역시나 팀 척이 가져갑니다.]
드마커스 커즌스의 점프볼로 경기가 시작되었고, 관중들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특히 관중석에서 그 모습을 보던 에밀리는 누가 봐도 댈러스의 팬인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파란 티셔츠에 매버릭스의 상징인 망아지 모양의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은 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경기를 보고 있었다.
[2분여가 지났는데 벌써 0대 8이네요. 팀 샤크의 감독인 샤킬 오닐의 표정이 썩 좋진 않은데요?]
[맞습니다. 아무래도 야심차게 뽑은 카이리 어빙과 브랜든 나이트의 조합이 상대편인 존 월, 영재 윤에 비하면 빈약해 보일 정도입니다. 월과 윤이 워낙 수비가 좋은 선수들인데다가 자존심 때문인지 유독 열심히 막아내고 있거든요?]
부상 없이 화려하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는 경기라지만 수비가 강점인 선수들이 수비를 포기할 리가 없었다. 공식 경기만큼 터프하게 하지 않는다는 정도였다. 게다가 월 같은 경우는 어빙과의 자존심 싸움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하고 있었다.
"헤이, 월. 원 없이 슛 쏴 보라고."
"오~ 오늘 들은 말 중에 가장 기분좋은 말인데? 그러면 원 없이 패스 해 봐."
휙-
존 월과 영재는 찰떡궁합의 호흡을 보이면서 경기 중에 농담도 나눌 정도로 여유가 있었는데, 상대하는 어빙과 나이트는 도무지 두 사람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월과 영재는 서로 친하면서도 서로의 경기 영상을 열심히 분석할 정도의 라이벌이었던 탓에 같은 팀인가 싶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패스란 말이지."
영재는 나이트를 앞에 둔 채 탑에 우두커니 섰다. 슬쩍 골밑을 보니, 영재의 시선과 마주친 커즌스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슬슬 움직이다가 그대로 그렉 먼로를 떨쳐내고 앞으로 내달렸다.
훅!
[영재 윤! 탑에서 그대로 엘리웁 패스! 드마커스 커즌스, 그렉 먼로가 손쓸 틈도 없이 뛰어오릅니다!]
콰아앙!!!
"오오!!"
[WHAT A BEAUTIFUL SLAM!]
[분위기를 계속 끌고 가는 팀 척! 영재 윤 TO 드마커스 커즌스의 엘리웁 플레이가 일품입니다!]
그리핀은 존 월과 영재, 그리고 커즌스를 보더니 이내 허탈한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이런 날엔 힘 좀 빼고 하라고."
그리핀은 상대 코트로 넘어가면서 영재에게 슬쩍 흘리듯 말을 했고, 영재는 그런 그리핀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싫어."
샤킬 오닐은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 브랜든 나이트 대신 리키 루비오를 투입시켰다. 영재는 졸지에 루비오와 맞상대를 하게 되었고, 존 월은 '바꿔 줘?' 라고 농담을 던졌다.
"카이리 어빙이나 잘 막으세요. 넌 어빙을 막아야 더 불타오를 거 같아."
"허! 불타오르긴 무슨."
존 월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지만, 더 이상 별 다른 대꾸를 하진 않았다. 블레이크 그리핀이 사이드 라인에서 리키 루비오에게 패스를 건네주었고, 영재를 앞에 놓은 루비오는 우측 윙에서 슬슬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투퉁!!
오른손으로 공을 드리블하다가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면서 오른손으로 쥔 공을 등 뒤로 돌려 왼 손으로 옮기는 일련의 동작. 영재는 루비오의 과감한 돌파를 보면서 내심 놀랐지만, 그간 맞상대 했던 데릭 로즈나 크리스 폴에 비하면 훤히 보이는 무브먼트였다.
[오! 루비오!!!]
[저런 드리블 재간을 보여줍니까?! 영재 윤, 그대로 루비오에게 뚫리는 것 같은데...]
탁!
...
우,
우와아아아!!!
[STEAL!!! Y13 FOR STEAL!!!]
[하하! 잔인하다고 해야 하나요? 뚫린 게 아니라 뚫려준 거네요! 뒤로 공을 돌리는 그 순간 손을 넣어서 공을 스틸하는 영재 윤! 공을 쥐자마자 곧바로 앞으로 달려나갑니다!]
영재는 엄청난 속도로 상대의 림을 향해 달려갔다. 영재의 옆에는 스피드로는 어디서 밀리지 않는 존 월도 같이 달리고 있었고, 그 둘의 앞에는 오로지 카이리 어빙만이 탑에서 자세를 낮춘 채 수비를 하기 위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투퉁!
[오옷!! 리키 루비오와 똑같은 스킬을 구사합니다! 영재 윤!!]
어빙은 큭! 소리를 내면서 공을 스틸하기 위해 오른손이 아닌 왼손이 있는 쪽으로 손을 뻗었다. 공을 뒤로 돌렸다면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옮겨질 것이고, 그 순간 스틸을 하기 위해서였다.
휙-
"뭐?!"
[와우! 와우!! 리키 루비오의 스킬을 그대로 차용한 게 아니라 한 단계 발전시킨 모습을 보여주는 영재 윤!! 오른손에 있는 공을 등 뒤로 돌려 왼손으로 옮기게 하는 척, 하다가 그대로 다시 오른손으로 공을 가져와서 어빙의 스틸 시도를 무안하게 만들어 버리네요!]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야호86님, 배틀로얄님 후원 쿠폰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어제 졸업시험 준비를 하느라 빌린 책을 최대한 정리해야 했기 때문에 쓸 시간이 없었네요. 늦었지만, 양해부탁드립니다. 즐독하세요^^
성주성표동생들님/// 코비가 스스로를 아직 인정하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전성기를 워낙 그런 식으로 보냈던 선수라 더 안타깝네요.
울트라10님///올시즌에는 받자마자 그대로 올라가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구요. 게다가 리딩을 다른 가드들에게 맡기다보니 패스횟수는 급감했고 말이죠. 돌파가 안되니 킥아웃 패스도 거의 없어졌고...
은신설야님, -DarkANGEL-님, 파이넨시아님, misscherry님, 이동석동님, 사라질영혼님, 오마리온님/// 코멘 감사합니다!!
흙곰12님, ㅎ0ㅎ님/// 으음, 이 정도만이 잘린...차기작부터는 그럴까 생각중입니다 ㅋㅋ 실존 인물을 쓰려니 좀 어렵네요.
Luscinia님/// 저희도 다 알아듣는 건 아니고, 장면을 보고 그냥 웃는 겁니다. 너무 어이없는 장면들만 모아놓은 거다보니 말이죠 ㅋㅋ
야베스님/// 그렇겠네요 ㅋㅋ. 다음에는 좀 더 강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봐야겠습니다
goimosp님, 파란가오리님/// 오랜만의 등장이죠. 에밀리는 항상 자기가 누나이고 연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을 겁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