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24화 (224/296)

00224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영재는 공을 받자마자 앞으로 달려들었다. 거의 다 따라온 아프랄로는 다시 앞으로 달려드는 영재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 황급히 발을 뒤로 물리면서 영재에게 들러붙었고, 덩달아 영재의 슈팅 감각이 환상적이라는 걸 인식한 조던 해밀턴마저 파슨스를 버리고 영재에게 순간적인 더블팀에 들어갔다.

"핫!"

하지만 영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이포스트에서 뛰어올랐다. 설마 더블팀 상태에서 뛰어오를까 싶었던 아프랄로와 해밀턴은 깜짝 놀라 뒤늦게 뛰어올랐지만, 영재는 이미 손목으로 가볍게 스냅을 주면서 플로터를 쏘아올렸다.

[영재 윤의 플로터! 유려하게 포물선을... 아! 긴데요?! 너무 깁니다! 역시 무리였나요?!]

[아닙니다! 저건 플로터가 아니고 앨리웁 패스입니다! 조던 해밀턴이 비워놓은 챈들러 파슨스가 그대로 솟구칩니다!!!]

콰앙!!

[OH MY GOD!!! Y13 TO PARSONS!!!]

[저겁니다! 바로 저겁니다! 영재 윤, 역시 승부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습니다! 타이 로슨의 환상적인 앨리웁 패스를 보고 곧바로 앨리웁으로 보복하는 영재 윤! 정말 저주만큼 지독한 실력입니다!]

영재와 정반대로 뛰어 들어온 챈들러 파슨스. 심지어 아무도 파슨스를 막지 않는 상황이라면 앨리웁 덩크를 얻어맞아도 할 말이 없었다.

"나이스!"

파슨스는 짜릿하게 원핸드 슬램을 내리찍어서 그런지 밝은 표정으로 영재와 하이파이브를 했고, 댈러스 홈 팬들 중에서 여성 팬들은 두 훈남의 하이파이브에 꺄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하하! 키, 외모, 실력, 매력,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네요! 댈러스의 대표 훈남들의 하이파이브에 댈러스 여성 팬 수가 더 늘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인데,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정말 부럽군요. 흠흠. 경기로 돌아옵시다. 부러우면 지는거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어찌되었든 외모에 걸맞는 나이스한 플레이로 점수는 37 대 24! 13점 차이가 좁혀지지 않습니다!]

[오늘 어마어마한 고득점 경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득점을 주고받는 화끈한 화력쇼가 재밌겠지만, 일방적인 화력쇼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댈러스의 얼굴마담이라고 불리는 영재와 파슨스의 짜릿한 앨리웁 플레이 이후 덴버와 댈러스는 서로의 점수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유지하기 시작했다. 특히 제이슨 키드와 영재의 백코트 조합은 굉장한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덴버의 백코트 진을 그야말로 유린해 버렸다.

[영재 윤이 좌측 윙에서 잠시 공을 소유한 채 선수들에게 움직임을 주문하네요.]

로테이션이 돌다보니 윌슨 챈들러가 영재를 수비하게 된 상황. 오늘 댈러스의 선수들은 대부분이 평균 이상의 슈팅감각을 뽐내고 있으니 윌슨 챈들러가 제한적으로 영재의 앞을 가로막을 땐 굳이 스코어링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었다.

맨 뒤에서 슬슬 조깅하듯 탑에 도착한 키드. 그와 동시에 키드에게 바짝 붙으려 했던 타이 로슨이 브랜든 롸이트의 스크린에 턱 걸려버렸다.

툭-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풍처럼, 공을 쏘듯 탭패스를 뿌리는 영재 윤! 탑에 도착한 키드에게 너무나도 쉽게 연결됩니다! 앞에서 키드를 막아야 하는 타이 로슨이 브랜든 롸이트에게 그대로 묶여버립니다! 챈들러와 롸이트는 정확한 위치에서 좋은 타이밍에 스크린을 걸어줄 줄 알죠! 로슨같이 평균 이하의 수비수는 픽 한방이면 그대로 벗겨집니다!]

[KIDD FOR THREE!]

키드는 앞이 탁 트인 것처럼 아무런 방해도 없이 편안하게 탑에서 솟구쳐 올랐다. 오늘따라 잘 긁히는 공은 유려한 포물선을 그리더니 아름답게 림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BINGO!!!]

[이로써 2쿼터 후반까지 3점슛 3/4 를 기록하는 제이슨 키드! 고감도의 슈팅 정확도를 선보입니다!]

덴버는 안드레 밀러와 네네가 뛸 때 그나마 정신차린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타이 로슨과 코스타 쿠포스가 뛸 때에는 산만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아직 젊은 선수들인 탓인지 분위기와 기분에 휩쓸리는 경향이 강했다.

[2쿼터 마지막 공격입니다. 타이 로슨, 다시 힘을 내 보는데요?]

[빠르게 치고 들어갑니다, 교체로 들어온 바레아가 끈덕지게 따라붙지만 타이 로슨의 드리블 돌파는 정말 빠릅니다! 바레아가 힘겹게 따라붙습니다!]

어느덧 좌측 윙을 향해 돌진하는 타이 로슨. 바레아 한 명으로는 로슨을 제어하기 힘들었고 결국 골밑을 지키던 노비츠키와 마힌미 마저 앞으로 딸려나올 수밖에 없었다.

"마힌미!"

로테이션에 따라 한 명이 헷지를 나오게 되면 다른 한 명은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 하지만 마힌미는 로슨과 가까이 있던 노비츠키가 바깥으로 나왔음에도 동시에 튀어나와 한순간 골밑이 비어버렸고, 노비츠키는 깜짝 놀라서 마힌미의 이름을 크게 외쳤지만 더 이상 무언가를 할 수 없었다.

퉁-

[타이 로슨의 감각적인 바운드 패스! 오늘 무득점에 그치고 있지만 특유의 돌파능려과 패스플레이로 팀에 공헌하고 있습니다!]

[로슨은 점퍼와 수비력이 약점이 있지만 어시스트/턴오버 비율이 3이 넘을 정도로 꽤 안정적인 선수죠. 돌파를 주력으로 하는 선수가 이 정도의 안정성을 가지는 건 그 선수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죠.]

바운드 패스는 정확하게 노비츠키와 마힌미의 사이로 빠져나갔고, 베이스라인을 따라 돌파하던 네네의 손에 정확히 들어왔다.

"윽!"

하지만 그런 꿀패스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버벅거리는 네네. 노비츠키는 기회가 생겼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네네에게 타이트하게 밀착마크를 했다.

[네네! 저런 패스를 어떻게 못 받을 수 있습니까!]

[원래 저런 선수가 아니지만 네네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제대로 몸을 못 만들어서 초반에 많이 허둥대던 베테랑 중 한 명이었죠. 그 여파가 아직까지 있나 봅니다. 간혹 가다 저런 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턴오버성 플레이가 나오는데, 노련한 베테랑이 할 법한 플레이는 절대로 아니죠!]

네네는 어떻게든 공격을 성공하기 위해 공을 어거지로 퍼올려 원핸드 슬램을 찍어내리기 위해 뛰어올랐지만, 노비츠키는 노련하게 뛰어오르지 않고 손만 뻗은 채 반칙을 범하지 않았다.

휘익-!!

그리고 공은 제대로 손바닥에 올려놓지도 못했고, 당연히 공은 림이 아닌 백보드 위를 솟구쳐 뒷 쪽 관중석까지 멀리 날아갔다.

[HOMERUN!!! NENE!!!]

[멋진 만루홈런! 역시 거포 네네 답습니다! 하지만 여긴 농구 코트 위죠!]

[하하! 이거 참, 샤킬 오닐이 본다면 정말 비웃겠습니다! 샼은 이번주에 즐겁겠는데요?! 샼틴어풀 (Shaqtin a fool : NBA에 우스꽝스러운 턴오버를 희화화하여 샤킬 오닐이 직접 진행하는 TNT의 프로그램 중 하나.)이 참으로 풍성해 지겠습니다!]

네네는 표정을 와락 구겼지만, 본인의 실수를 어디에 대고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노비츠키는 의연한 척 심판이 건네준 공을 받았지만, 이안 마힌미를 보는 시선이 고울 순 없었다.

삐이-

[결국 2쿼터는 54 대 40, 14점 차이로 종료됩니다. 하프타임 이후 3쿼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덴버는 너무 산만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댈러스도 상대의 슛감이 좋지 않은데도, 너무 쉽게 골밑득점을 내주고 있죠. 서부 컨퍼런스 상위시드(1~4위)팀간의 경기라기에는 조금 질이 떨어지는 경기입니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정신 차리고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좋을 텐데요.]

덴버 선수들은 단 24분 만에 기세를 뺏긴 것 때문인지 표정에서부터 짜증이 묻어나고 있었고, 그에 비해 댈러스의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밝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수비를 펼친 이안 마힌미와 릭 칼라일 감독의 표정만은 즐거울 수 없었다. 마힌미의 수비BQ가 나쁘다는 것은 한두 번 본게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려니 넘어갈 수는 없었다.

"전반전은 전체적으로 잘 해 주었다."

라커룸 밖에서부터 들려오는 홈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소리와 이벤트를 진행하는 소리가 선수들의 귀를 땅땅 때렸고, 칼라일 감독은 한 숨 돌리는 선수들을 둘러보면서 입을 열었다.

"저 소리 들리나?"

"네."

"저게 바로 우리를 기대하는 팬들의 목소리다."

...

"이기고 있다고 해서 금방 역전당하고, 설렁설렁 뛰는 건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 다들 프로 선수들이니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칼라일 감독의 일침에 선수들은 한 순간이지만 풀어졌던 긴장감을 다시금 조이면서 칼라일 감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후반에는 우리도 템포를 올린다. 충분한 점수 차이를 유지하는 덕분에 시간배분에 여유가 생겼다. 다들 체력을 아끼기보다는 자신이 코트 위에 있는 시간에 에너지를 쏟아붓는다는 생각을 가져라. 체력이 떨어지면 어련히 교체할 테니까."

칼라일 감독은 이야기를 계속 해 나갔다.

"물론 중간중간 템포를 바꾸기는 할 것이다. 특히 상대가 밀러가 나와서 공격을 조율할 때에는 우리도 그에 맞춰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곽보다는 조금 더 골밑 비중을 늘릴 수 있도록 한다. 상대의 속공은 위력적이니 키드와 윤은 탑보다는 윙에서 공격 전개를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선수들은 끄덕이면서 칼라일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칼라일 감독의 미소는 금세 사라졌고, 이윽고 그의 시선은 마힌미에게 다다랐다.

"..."

이미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칼라일 감독은 모든 선수들 앞에서 한 번 더 지적을 해야 할지, 아니면 이대로 넘길 것인지 살짝 고민하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고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박수를 쳤다.

"덴버의 숨통은 머지 않아 끊긴다. 하지만 산소호흡기를 달아줄 것인지, 아니면 남은 숨 마저 끊어버릴지는 여러분들의 플레이에 달려 있다. 덴버의 숨통을 끊을 수 있겠는가?"

"네!"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다시금 무장하고 라커룸을 나섰다. 하지만 마힌미는 마지막까지 나가지 않고 칼라일 감독 앞에서 우뚝 서서 뒷짐을 진 채 칼라일 감독이 말을 할 때 까지 기다렸다.

"할 말 있나?"

"저, 저는..."

마힌미는 자신을 추궁하지 않은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칼라일 감독은 당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마힌미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이윽고 한숨을 내쉬더니 칼라일 감독은 그의 등을 툭툭 토닥이면서 말했다.

"사람은 항상 실수를 반복하지. 마힌미, 자네가 얼마나 조급한 기분인지 잘 알아. 하지만 자네는 계속해서 댈러스에서 센터 한 자리를 도맡는 선수로써 살아남고 있어. 내 말이 맞는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코트 위에 올라서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면 앞으로 나서게 되고..."

그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칼라일 감독은 확실하게 마힌미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을 고쳐줘야 했다. 그게 바로 감독의 역할이었다.

"마힌미. 자네는 센터로서 이상적인 7풋의 키를 가지고 있고, 기동성마저 가지고 있지. 즉, 피지컬적으로는 최적의 상태야. 하지만 자네가 샌안토니오에서 방출되고, 우리 팀에서도 출전시간을 많이 얻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

"이미 알고 있겠지. 이 팀에 입단했을 때부터 내가 지적했던 바이고, 이전 팀에서 포포비치 감독도 같은 소리를 했을 테고. 많은 활동량으로 도움수비를 가려는 의지는 좋아. 하지만 너무 깊이 헷지를 나가면서 자신의 매치업 상대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지. 우리 팀의 로테이션 수비는 상황마다, 선수마다 다양하게 짜여있다는 것은 잘 숙지하고 있겠지. 그리고 다른 선수들은 그것에 충실하게 움직이고 있고 말이야."

"네."

"마힌미, 자네가 무언가 보여주고 싶다면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게. 그러면 저절로 자네의 가치가 높아질 거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나? 이번 시즌이 마지막인데, 지난 시즌과 다를 게 없어서는 곤란하지. 자네가 이 팀에 남든, 다른 팀으로 가든, 기본적인 수비 이해도를 높이고 스스로를 담금질하지 않는 이상, 공격에서 어떤 활약을 해도 자네의 가치는 높이기 힘들어."

칼라일 감독의 진심어린 조언에 마힌미는 정중히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라커룸을 나섰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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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미의 무뇌 수비를 좀 까고 싶었습니다. 별명이 무뇌힌미였으니... 다른 선수가 이미 수비하러 가는데, 거기를 같이 뛰쳐나가질 않나. 픽앤롤 수비에서 3점 라인 바깥까지 헷지하러 가는 바람에 자기 마크맨이 오픈상태가 되질 않나... 정말 수비를 할 줄 모르는 선수죠. 축복받은 신체가 아깝습니다.

@샥틴어풀은 유투브에서 검색해서 보시면 꽤 재밌습니다.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느낌으로 보시면 말이죠 ㅋㅋ. NBA에서도 저런 플레이가 나오나 싶은 것들이 수두룩합니다. 개인적으로 경기보다 더 재미는 있다고 봅니다 ㅋㅋ

goimosp님/// 어쩔 수 없죠. 뭐 팀내 연봉 1,2위인 파슨스와 매튜스가 결장한 탓에 기대도 안했습니다만. 디조던은 갈수록 비호감이네요. 팔꿈치 어택을 하지 않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지 않나...

소심찌질열등남님/// 하핫, 티맥 이후 최고의 스틸픽이죠.

울트라10님/// 대표적으로 휴스턴이 에너지레벨을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내는 팀이죠. 솔직히 공격전술을 하든고와 3점&골밑의 모리볼 외엔 아무 것도 없는 팀이라고 봅니다. 높은 에너지레벨과 나름 괜찮은 수비전술 덕분에 강팀이 된 거라고 봅니다. 에너지레벨이 높고 빠르다보니 트랜지션에서도 매우 강하고 말이죠.

사라질영혼님, misscherry님, 오마리온님, -DarkANGEL-님/// 코멘 감사합니다!!

이동석동님/// 더욱더 열기가 느껴지는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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