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23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그 이후로 경기는 양 팀의 컬러가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덴버 너게츠의 경우 젊은 선수들의 넘치는 에너지레벨을 활용해 집요하게 인사이드를 공략했다. 챈들러를 제외한 나머지 빅맨들은 덴버 선수들의 움직임을 제대로 따라가지를 못하며 쉬운 골밑득점을 내주었다.
[다닐로 갈리날리, 로포스트(Low-Post;골대 근처)에서 더블팀을 당합니다!]
갈리날리는 순식간에 숀 매리언과 타이슨 챈들러에게 둘러쌓였지만, 특유의 센스 있는 패스로 두 선수의 틈새로 바운드 패스를 넣어주었다.
[케네스 페리드! 약간 버벅이지만 공을 잡아냅니다! 골밑에는 덕 노비츠키 뿐인데요!]
짐승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케네스 페리드의 피지컬은 리얼이었다. 제 아무리 노비츠키가 자리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페리드가 밀고 들어오는 힘에는 속수무책으로 밀려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타이슨 챈들러까지 옆에서 타이트하게 붙어주었지만 이미 페리드에게 좋은 자리를 내준 상황이라 챈들러가 직접적인 관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큭!"
페리드가 뛰어오르려 하자 노비츠키는 최후까지 저지하기 위해서 손을 뻗고 살짝 뛰어올랐지만 페리드는 슛을 하는 척, 옆으로 힘껏 밀고 들어오는 코스타 쿠포스에게 슬쩍 공을 넘겨버리고 말았다.
[타이슨 챈들러!!! 코스타 쿠포스를 놓쳐버렸습니다!]
[케네스 페리드의 힘 때문에 덕 노비츠키가 밀렸고, 타이슨 챈들러는 어쩔 수 없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죠! 하지만 코스타 쿠포스에게 아무도 안 붙어있는 건 실책입니다! 적어도 숀 매리언이라도 붙어줬었어야죠!!!]
콰아앙!!!!
페리드가 넘겨준 공을 받아 든 쿠포스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그대로 솟구쳐 올라 림을 두 손으로 콱! 움켜쥐었다. 가볍게 점퍼를 넣으며 기분좋게 시작한 댈러스의 기세가 올라가는 걸 보고 있지 않겠다는 듯, 림을 박살내려고 할 정도로 힘껏 움켜쥔 파워 슬램이었다.
[양 팀이 모두 첫 포제션을 성공시켰습니다. 댈러스는 역시나 정밀한 점퍼, 덴버는 피지컬을 이용한 골밑 마무리였네요!]
[선수단의 절반 이상이 바뀐데다가 조지 칼 감독이 진흙탕스러운 수비보다는 야수처럼 날뛰는 스타일을 선호하는지라 정교한 수비는 찾아보기 힘든 덴버입니다. 덕분에 유기적인 패스와 정교한 움직임의 댈러스 공격에 많은 오픈찬스를 내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 프라텔로는 잠시 숨을 돌리더니 나머지 이야기를 마저 해 나갔다.
[댈러스는 타이슨 챈들러가 분투했지만 덕 노비츠키가 '짐승(Beast)' 케네스 페리드를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노비츠키를 뺀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죠. 노비츠키는 댈러스 공격의 알파이자 베타이자 오메가입니다.]
덴버는 특유의 공격농구의 달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조지 칼 스타일에 딱 맞아 떨어지는 화끈한 속공농구를 선보였다. 덕분에 올 시즌에도 팀 득점은 리그 1위지만, 실점은 19위인 상황이었다. 런앤건(달리고 쏜다는 뜻. 엄청나게 빠르게 공격을 진행한다는 뜻.)의 피닉스와 골든스테이트가 상대적으로 공격 페이스가 느려지면서 덴버가 압도적인 공격 올인팀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레벨이 상대적으로 약한 댈러스의 베테랑들은 그러한 덴버의 공격을 막아내기 힘들어했다.
[제이슨 키드! 다시금 탑에서 타이 로슨을 상대합니다!]
[타이 로슨이 계속 뚫리고 있습니다. 제이슨 키드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어요! 원래도 공격력에 비해 작은 키와 수비의지 부족으로 수비에 많은 약점을 가진 선수죠.]
하지만 런앤건 스타일의 덴버가 장점만 갖춘 팀은 아니었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다닐로 갈리날리, 윌슨 챈들러가 계속해서 부상에 허덕였고, 무엇보다 덴버의 백코트 가드진 두 명이 슛을 아예 넣질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수비라도 되면 또 모르겠지만 타이 로슨과 애런 아프랄로는 오늘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다.
휙- 휙-
[단 두 번의 패스만으로 우측 사이드에 서 있는 영재 윤에게 공이 이어집니다! 애런 아프랄로! 타이트하게 붙지만 수비가 전혀 통하질 않습니다!]
아프랄로는 미칠 지경이었다. 처음에는 슛을 막기 위해서 힘껏 뛰어올랐는데 손을 들다가 내리고, 한 박자 늦게 3점을 쏘는 영악함을 보여주더니, 그 다음에는 뛰지 않고 손을 들면서 조금은 안전하고 소극적으로 슛 컨테스트를 하니 망설임 없이 쏘아올려 또 3점을 꽂아넣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몸으로 밀착해서 끈덕지게 달라붙었는데 웬걸, 갑자기 터프하게 어깨를 집어넣고 돌파를 시도해 버리는 것이었다.
"윽!"
우직하니 밀고 들어오는 힘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아프랄로는 돌파하는 선수의 속도에 맞춰 백스텝을 밟았다. 하지만 뒤로 두어 발 물러난 바로 그 순간.
"?!"
[스텝백!!! 앞으로 파고들다가 3점라인 바로 뒤로 순식간에 물러나는 영재 윤!]
[애런 아프랄로, 뒤늦게 앞으로 달려나가려 하지만 저런 미친듯한 스텝백에 어떤 선수가 제대로 반응할 수 있을까요! 순식간에 스텝이 꼬인 아프랄로, 자신의 발에 걸려 굴욕적으로 넘어집니다!]
그 선수는 바로 영재. Y13이라 불리는 저주와 같은 선수였다.
슉-
[YES! PUT'S IN IT!!!]
[저거죠! 바로 저겁니다! 영재 윤, 홈 팬들 앞에서 올 시즌의 자신은 작년보다도 더욱 성장했다는 것을 플레이로 보여줍니다! 열광하는 관중석 앞에서 등을 돌리고 자신의 13번을 보여주는 영재 윤! 이로써 3점슛 3/3! 자유투 2/2! 깔끔하게 100%를 찍으면서 11점째를 적립합니다!]
[제이슨 테리 to 숀 매리언 to 영재 윤의 환상적인 3인 공격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죠! 타이 로슨과 애런 아프랄로, 두 선수의 수비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것을 노리고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제이슨 키드입니다! 선수들이 로테이션 수비 이해도가 떨어지고, 공격에 과도한 에너지를 쏟아붓는 바람에 외곽 수비는 항상 약점인 덴버의 정곡을 찌르고 있습니다!]
바로 그거였다. 덴버가 제아무리 런앤건으로 내달리고 2점을 빠르게 쌓는다고 해도 댈러스는 노련미를 겸비한 베테랑이 즐비한 팀. 에너지 레벨이 부족하더라도 유기적인 패스워크와 정교하게 짜여진 공격은 젊고 패기넘치는 덴버의 젊은 선수들이 막기엔 너무나도 노련했다.
게다가 3점이 약한 덴버에서 그나마 3점슛을 넣어줘야 하는 타이 로슨과 애런 아프랄로가 키드와 영재의 수비에 막혀 제대로 된 3점 찬스를 만들지도 못하고 꽁꽁 묶였기 때문에 시즌 3점 성공률이 36%, 39% 에 달하는 두 선수가 여지껏 3점슛이 0/5라는 것도 점수가 야금야금 벌어지는 원인이었다.
[1쿼터 중반까진 그래도 한 자릿수 점수 차이를 유지하던 덴버였지만 지금 영재 윤의 3점은 뼈아픕니다! 1쿼터 후반부터 소나기처럼 쏘아지는 점퍼를 전혀 막지 못하는 덴버! 점수는 어느덧 35 대 22 입니다!]
조지 칼 감독은 답답한 심정을 숨기지 못하고 작전타임을 불렀다. 하지만 오늘 컨디션이 최악인 타이 로슨과 애런 아프랄로를 뺀다고 해도 넣을 선수가 없었다. 안드레 밀러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는 이제 홀로 게임을 뒤집을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윌슨 챈들러는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데다가 갈리날리의 백업 역할도 해야 했다.
"잘 하고 있다. 특히 윤, 오늘은 좀 더 공격적으로 슈팅에 집중해보는 게 좋을 것 같군. 키드, 자네도 오픈 찬스에선 머뭇대지 말고 쏘는 게 좋겠어."
그에 비해 댈러스 벤치는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원래도 괴물같은 슈팅력을 보여주고 있는 영재가 오늘따라 3점슛 3/3, 자유투 까지 포함해도 100% 의 슈팅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었고 복귀경기를 하고 있는 키드도 2/3 으로 3점슛 성공률이 꽤나 좋았기 때문이다.
"노비츠키, 챈들러. 수고했네. 하지만 경기 전에 말한대로 헷지 디펜스를 자제하고 최대한 지역방어 위주로 수비하라고 했는데, 자꾸 골밑이 뚫리는군. 조금 더 공간을 좁혀서 상대를 외곽으로 내보내도록 하게."
실제로 페리드와 쿠포스는 각각 2/4 , 2/3 의 야투율로 골밑에서 꽤나 효율적인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덕 노비츠키를 변칙적으로 페리드가 빠지는 타이밍에 넣고 브랜든 롸이트를 넣는 전술을 선보였지만 롸이트는 힘으로 버티는 수비에서는 노비츠키보다도 한참이나 부족했기 때문에 수비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페리드와 쿠포스는 슈팅레인지가 짧다. 네네와 해링턴이 나오지 않을 때는 굳이 상대의 점퍼를 신경쓸 필요가 없지. 상대의 에너지레벨에 말려들지 말고 우리의 페이스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덴버의 홈이라면 고산 지대에 대한 적응력 때문에 문제가 되지만, 여긴 우리 홈이다."
"알겠습니다."
"지금은 그 동안의 덴버의 로테이션을 보면 페리드가 빠질 것으로 예상되니 노비츠키, 자네가 공격적으로 덴버를 압도해주게. 자네의 슈팅 감각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보고."
[작전타임이 끝나고 양 팀 선수들이 걸어나옵니다. 댈러스는 J.J 바레아를 시작으로 손이 뜨거운 영재 윤, 그리고 루키 챈들러 파슨스, 덕 노비츠키, 마지막으로 타이슨 챈들러가 나옵니다!]
[덴버는 타이 로슨, 애런 아프랄로, 조던 해밀턴, 알 해링턴, 크리스 앤더슨이 나왔습니다. 롸이트는 최대한 페리드와 맞붙게 해서 노비츠키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듯 합니다. 하지만 페리드는 덴버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뛰는 선수이고, 해링턴의 득점본능은 페리드를 능가하죠. 어차피 덴버의 4번 포지션을 수비하는 선수는 체력부담을 각오해야 합니다.]
[그래도 해링턴의 수비가 워낙 약하기 때문에 짐승 같은 페리드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노비츠키의 부담이 덜할 겁니다.]
덴버의 공격으로 다시 시작된 경기. 타이 로슨은 앞에 서 있는 바레아를 슬쩍 보고 아프랄로를 밀착마크하는 영재를 보면서 표정을 찌푸렸다. 작년 서머리그에서 부터 계속 만날 때 마다 영재가 눈엣가시처럼 걸리적거렸지만 실력적으로 압도도 할 수 없는 자신에게 답답한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휙!
하지만 타이 로슨 역시 1라운드 18픽에 뽑힌 재능인 만큼 패스 센스가 남달랐다. 같은 단신가드인 바레아를 눈 앞에 두고 우측 윙에서부터 골밑까지를 폭 넓게 꿰뚫어본다는 건 타이 로슨의 능력이 그만큼은 된다는 걸 뜻했다.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크리스 앤더슨! 타이슨 챈들러, 순간적으로 놓치고 맙니다! 덕 노비츠키가 다급히 따라붙지만 늦습니다!]
허공을 붕- 뜬 앨리웁 패스. 무려 3점라인 뒤에서 던진 앨리웁 패스는 아무런 방해 없이 떠오른 크리스 앤더슨의 양 손에 정확히 들어왔다.
콰아앙!!!
[BANG!!!]
[역시 버드맨이라 불리는 크리스 앤더슨의 파워풀한 앨리웁 덩크! 비록 2점 뿐이지만 이런 화려한 플레이는 기세를 가지고 올 수 있는 좋은 플레이입니다!]
바레아와 챈들러는 얼굴을 와락 일그러트렸지만 이미 지나간 실수를 마음에 담고 있어봐야 좋을 게 없었다. 바레아는 천천히 공을 몰고 들어오더니 탑에서 잠시 공을 가지다가 앞으로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 같은 단신가드인 타이 로슨의 수비력으로는 바레아의 강골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과 드리블을 막아낼 리 만무했다.
[하이포스트까지 파고드는 바레아! 타이 로슨, 속수무책입니다!]
그 순간, 우측 사이드에 서 있던 영재가 아프랄로를 떨쳐내기 위해 베이스라인을 따라 골 밑까지 도달하다가 곧바로 방향을 바꿔서 우측 윙으로 빠져나오는 V컷을 선보였다. 아프랄로는 한순간 혼잡한 골밑에 발이 묶였고, 바레아는 돌파를 하다가 영재가 노마크 상황인 것을 눈치채고는 가볍게 공을 뿌려주었다.
[영재 윤! 노마크입니다! 과연 슈팅일지 아니면 돌파일지!]
[돌파를 선택하네요! 공격적입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라마스님, 묵뢰혼님 후원 쿠폰 감사합니다!!
@어찌보면 이 소설에서 가장 팀 전력에 손해를 본 덴버. 루디 페르난데스와 코리 브루어가 없는 바람에 기존 선수들의 부상을 좀 줄였습니다.
@덴버는 홈구장이 해발 약 1400미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략 우리나라 산으로 치면 소백산 정도네요. 당연히 숨이 턱턱 막히는 고산지대입니다.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기도 하죠. 원정팀은 여기 오면 고지대의 저산소환경 적응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덴버는 유독 홈 승률과 원정 승률의 격차가 심한 팀 중에 하나입니다.
오르카샤님, 울트라10님///NBA는 특이한 관중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일부는 셀러브리티(유명인사)들이니 오죽 보는 맛이 있겠습니까 ㅋㅋ. 그나마 우리나라는 프로야구에 보면 유명한 관중들이 좀 있죠. 구단별로 한둘은 무조건 있더군요. XX녀라던가, 뭐 외국인 광팬아리던가 말이죠.
야베스님/// 그래서 화이트삭스도 팀연봉이 낮은 편이죠 ㅋㅋ. 짠돌이 오브 짠돌이 제리 라인스도프....파커가 스피드로 먹고사는 선수인데 잦은 국제대회 출장 탓인지 생각보다 노쇠화가 빨리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11~13년에는 크리스 폴 다음에 꼽힐 정도였는데 말이죠. 그리고 스몰볼을 시즌 내내 하기에는 활동량이나 리바운드 단속능력이 별로라고 봅니다. 그러면 최소한 효율적으로 공격이라도 해야 하는데, 말씀대로 영 유기적인 공격도 안되네요. 아무래도 패스워크도 파커같은 슬래셔가 좀 찢어줘야 잘 돌아가는데 파커가 그게 안되고 있으니.
사라질영혼님, 파이넨시아님, 이동석동님, goimosp님, 오마리온님, misscherry님/// 코멘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ㅎ0ㅎ님/// 하핫... 그런 꼼수가!! 라기보다는 바쁘셨나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