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09화 (209/296)

00209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LA 레이커스는 크리스 폴 트레이드 실패 이후 후폭풍이 상당해요. 가드진은 늙은 선수들뿐이고, 라마 오덤은 자신이 트레이드 칩으로 쓰였다는 배신감과 오프시즌의 사건사고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세대교체의 실패와 더불어 키 식스맨의 부진까지 겹쳤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도 이번 오프시즌에 대해 프런트를 비판한 바 있죠.]

작년 LA 레이커스에서 엄청난 활약으로 지난 2010-2011 시즌 올해의 식스맨상을 차지한 라마 오덤은 올 시즌에 접어들면서 너무나 큰 사건사고로 인해 경기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하고 멘탈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자신이 아끼던 사촌이 살해당하고, 직접 운전하고 있던 차로 행인을 치어 죽인 두 사건. 불행이 한 번에 몰려왔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덤의 불행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와르르 그를 덮쳐 짓눌러버렸다.

[라마 오덤의 시즌 기록을 확인해 보자면,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 다분한데, 그를 힘들게 하는 가슴 아픈 사건들로 인해 이번 시즌 LA 레이커스는 벤치 생산력은 리그 최하위를 각오해야 할 수준입니다.]

오덤의 사건은 꽤나 충격적이어서 해설진들도 더 이상 말을 꺼내긴 민감했다. 그래서인지 마이크 브린은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이와 반대로 댈러스 매버릭스는 벤치 득점력이 리그 3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벤치 득점이 41.3점이나 되고, 리바운드와 스틸, 블록은 1위입니다. 실점 역시 1위고, 득실마진은 2위입니다. 샼이 말한 대로, 노장이 주축인 팀이라 초반에 좀 힘들어 보이긴 했지만, 벤치의 젊은 선수들이 선배들에게 톡톡히 대우를 해 주고 있다고 보면 될까요?]

브린의 농담에 오닐은 하하! 웃으면서 그렇게 볼 수 있겠다며 호탕하게 이야기했다.

[LA레이커스는 주전 라인업으로 승부를 내야 합니다. 주전 5명이 득실마진 두 자릿수 이상을 해주지 않는다면 LA 레이커스의 승리는... 솔직히 홈이라고 해도 장담할 수가 없네요. 코비 브라이언트가 시즌 평균 31득점을 넘기면서 홀로 팀을 하드캐리하고 있지만 아... 이건 무리라고 봅니다. 다른 선수들이 분발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드디어 다른 선수들이 코트위로 올라왔고, 스테이플스 센터는 노란 물결이 휘날리며 LA 레이커스의 선수들을 연호했다. 그 중 상당수가 코비 브라이언트를 연호하는 목소리였다. 마이크 브린과 찰스 바클리는 슬쩍 샤킬을 보면서 상태가 괜찮은 지 확인했다. 물론 이젠 몇 년 지난 이야기이지만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의 팀 내 알력싸움은 유명한 일화였고, LA 레이커스는 둘 중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를 선택했고 그로 인해 2003-2004년 시즌이 되기 전 샤킬 오닐은 LA 레이커스에서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하게 되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충분히 이런 연호를 들을 자격이 있어요. 그 팀의 에이스가 홈 경기를 가지는 상황이라면 어떤 에이스라도 이런 연호를 듣는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코비와 저는 이제는 그렇게 사이가 나쁘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것일뿐, 그와 저는 인사도 나누는 사이입니다.]

샤킬 오닐은 역시나 쿨하고 위트있는 남자였다. 걸걸한 목소리로 이제는 상관없다는 듯 능청스럽게 말하는 샤킬을 보면서 마이크 브린과 찰스 바클리도 그제서야 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찰스 바클리는 그의 말에 조금 더 보충 설명을 해주었다.

[말씀대로 코비가 최근 4경기 연속 40득점 이상을 하며 절정의 슛감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의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포인트가드, 슈팅가드, 스몰포워드인 데릭 피셔는 74년 생, 코비 브라이언트는 78년 생, 맷 반스는 80년 생으로 늙은 선수들인데다가 파우 가솔과 앤드류 바이넘의 기동력은 썩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3점 수비에 극히 취약한 레이커스입니다.]

[그렇습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바레아, 테리, 페쟈, 윤, 키드 등이 소나기처럼 3점을 퍼부었죠. 하지만 댈러스는 올 시즌 영재 윤이 외에는 3점이 38%를 넘는 선수가 없습니다. 레이커스 만큼이나 고령팀인 댈러스의 3점이 작년만 못하다는 것, 이 점에서는 레이커스도 승부해볼만 합니다.]

[게다가 작년 바이넘을 잘 막아주었던 헤이우드가 지난시즌보다 더 부진하고 있어서, 바이넘을 제어할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지난 시즌 디펜시브 2nd 팀인 타이슨 챈들러는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강한 힘으로 포스트업을 능수능란하게 이용해서 밀고 들어오는 빅맨들을 상대할 땐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이는 선수거든요. 지난 플레이오프 때도 바이넘 수비는 헤이우드가 훨씬 나았습니다.]

해설이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고, 스테이플스 센터의 노란 물결도 점점 달아오를 때, 영재를 포함해 10명의 선수들은 코트 위에 자리를 잡았고, 영재는 말라버린 입술에 침을 슬쩍 묻히며 불안감을 떨쳐내려 했다.

영재는 오늘 경기가 얼마나 안 풀릴지 감이 안 잡힐 정도였다. 그래도 어제 저녁, 블레이크 그리핀과 처음으로 사적인 자리에서 저녁을 먹고 좋은 라이벌이 되자며 친구가 된 것은 영재에게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한 자리였다. 하지만 그 '좋은 기분' 과 직접적인 경기와는 엄연히 다른 것이고, 오늘 오전에 열린 마지막 경기회의와 팀 훈련에서 영재는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영재만 그렇다면 상관없지만 노비츠키와 키드, 테리 등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도 더 떨어질 곳 없는 최악이었다.

'오늘의 경기는 질척거리는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오늘 꽤나 나쁜 컨디션이다. 그럴 때 경기를 이끌 수 있는 것은 무너지지 않는 정신상태다. 아무리 슈팅이 안 들어가고, 아무리 경기가 풀리지 않더라도 정신상태가 무너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 그리고 상대를 같이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가는 것. 단단히 마음먹고 경기에 임하면 적어도 쉽게 지지 않을 것이다.'

칼라일 감독의 말은 그 어떤 말보다도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아주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고, 늪에서 허우적대며 상대를 짓밟고 올라서야 하는 개싸움이라고 하더라도 1승은 1승. 자신들의 슈팅이 좋지 않다면, 상대도 좋지 않게 만들어야 하는 법.

삐이-

[타이슨 챈들러와 앤드류 바이넘의 점프볼로 경기 시작됩니다!]

탁!

[역시 앤드류 바이넘! 올 시즌의 좋은 기세를 보여주듯 점프볼을 따냅니다!]

LA 레이커스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LA 레이커스는 필 잭슨 감독의 은퇴로 인해 2009년 2월 NBA 올스타전 동부 컨퍼런스 감독을 역임하고, 2005-2006 시즌부터 2009-2010 시즌까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감독을 역임하며 올해의 감독상(2008-2009)을 수상한 적이 있는 마이크 브라운을 감독으로 임명했다.

마이크 브라운은 르브론이 있는 동안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2시즌 연속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지만, 르브론이 떠난 후 클리블랜드에서 해고당했다. 공격 전술이 부족하며 슈퍼스타에게 의존하며 선수단 장악 능력이 부족했던 탓이었다. 르브론이 없어지자 곧바로 그 한계를 드러내며 팀 성적은 급락했고, 그 책임을 질 수밖에 없었다.

원래 코비를 비롯한 레이커스 선수단은 어시스턴트 코치로 오래 일하며 신망을 얻고 있는 브라이언 쇼를 잭슨의 후임으로 추천했으나, 인사권을 쥔 짐 버스 부사장은 마이크 브라운을 택했다. 그 탓에 레이커스 선수단은 브라운 감독을 그다지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새로 선임된 LA 레이커스는 전임 필 잭슨 감독의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짧은 준비기간 동안 새로운 감독이 새로운 전술을 팀에 녹여내기란 어려운 법이죠. 게다가 브라운 감독 자신이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2005-2006 시즌부터 34살의 젊은 나이로 감독직을 역임한 마이크 브라운은 르브론 제임스라는 팀 내 에이스와 함께 클리블랜드에서 찬란한 생활을 했지만, 결승 문턱에서 계속 좌절했죠. 브라운 감독은 수비 전술에서는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공격 전술은 르브론에게 의존한 탓에 단순하기 그지없다는 비판을 받았었죠. LA 레이커스에 와서도 딱히 잘 짜여진 공격 전술을 보기 힘듭니다.]

데릭 피셔는 다시금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패스를 뿌렸다. 레이커스의 공격은 그리 다양하지 못했다. 코비와 가솔의 2:2 플레이나 바이넘의 포스트업 외에 3명 이상의 선수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전술을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워낙 뛰어난 세 선수인지라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감독의 공격 전술 구사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선수들 개인능력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영재 윤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오늘 경기 첫 맞대결이네요!]

[작년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에선 두 선수가 무승부였다고 해도 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쳤습니다. 이 매치업이 정말 기대되는 매치업이었죠!]

영재는 온 감각을 예민하게 끌어올렸다. 혹시라도 뒤에서 바이넘이나 가솔이 스크린을 걸지는 않을까, 혹은 스몰포워드인 맷 반스가 스크린을 걸진 않을까, 코비가 어떤 드리블을 해서 자신을 제치려고 할까...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했다.

투퉁!

10여초 동안 공을 소유하던 코비 브라이언트가 드디어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영재의 뒤로 달려오는 파우 가솔. 영재는 가솔의 스크린을 타고 넘기 힘들다고 느끼자 재빠르게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이 수비 방식은 코비에게 풀업 점퍼를 허용할 수도 있었지만, 영재는 풀업 3점보다는 돌파를 막는 것을 택했다. 더 높은 확률의 공격을 막는 것이 정석이었기 때문이다.

퉁!

"?!"

하지만 뒤로 돌아나오자마자 보이는 건 영재가 떨어진 찰나의 시간에 골밑으로 바운드 패스를 뿌리는 코비였다. 영재는 당혹감에 손을 뻗었지만, 아슬아슬하게 공에는 손이 닿지 않았다. 바이넘은 이상적으로 손에 착 들어오는 바운드 패스를 받자마자 골밑의 타이슨 챈들러를 포스트업으로 퉁퉁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타이슨 챈들러 역시 수비형 센터라면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센터인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그의 약점은 키에 비해 얇은 하체였다. 프레임 자체가 두껍지 않았기 때문에 벌크업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잔부상도 있는 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넘처럼 자신의 몸을 믿고, 엄청난 힘으로 우직하게 밀고 들어오는 선수들에겐 약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상대적으로 뛰어난 기동성과 점프력을 얻을 수 있었다.

[앤드류 바이넘!! 능수능란한 피벗입니다! 타이슨 챈들러 역시 노련하게 피벗임을 간파하고 속지 않지만, 계속 밀리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드디어 바이넘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사거리까지 림 근처로 챈들러를 밀어붙이자, 두어 번의 피벗과 함께 반대로 휘릭 돌아 타이슨 챈들러를 넘어가려 했다. 빅맨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부드러운 스핀무브에 타이슨 챈들러는 깜짝 놀랐지만, 앤드류 바이넘은 타이슨 챈들러를 돌아나갈 때까지 알지 못했다.

탁!

훅슛으로도 충분한 공격상황에서 무리한 드리블링은 최악의 선택이란 것을 말이다.

[YES!! STEAL! Y13 FOR STEAL!]

[앤드류 바이넘! 굳이 다 밀어붙여놓고 왜 저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굳이 저딴 거지같은 드리블링이 아니어도 훅 한번 가볍게 올려넣으면 2점 적립인데 말이죠!]

샤킬 오늘의 '저딴 거지같은' 이란 말은 정확했다. 바이넘은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얼굴이 와락 찌푸려졌고, 영재는 스틸한 공을 가지고 앞을 보더니 천천히 공격을 하려는듯 키드에게 가볍게 패스를 건네주었다.

'병신.'

속마음과는 다르게 영재는 바이넘을 보면서 싱긋 미소를 지었고 바이넘은 속이 부글부글 끓을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푸른문 님 후원 쿠폰 감사합니다!!

@샼과 코비는 사이가 나빠서 헤어지긴 했지만, 이후 빌 러셀이 중재해서 화해했고, 그 뒤로는 그리 사이가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인터뷰에서 서로를 리스펙트하는 사이죠.샼이 마이애미로 이적하는 바람에 최악의 콤비가 되어버렸지만, 그 이후에 화해한 것은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여전히 사이가 나쁘다고 아는 분들이 많더군요.

@네... 레이커스가 망하기 시작한 '마감독' 마이크 브라운입니다 ㅋㅋ. 뭐 거의 르브론빨로 감독상 타고, 감독 커리어 이어간다고 해도 무방한 사람이죠. 정말 이 사람은 딱 수비 어시스턴트 코치가 적격입니다. 감독을 하기엔 선수 장악력도, 공격 전술도, 임기응변도 없어요.

ㅎ0ㅎ님/// 첫코 감사합니다. 저 시즌에는 3일 연속인 백투백투백도 구단별로 1~3차례 있었습니다 ㅋㅋ

은신설야님, 오마리온님, 이동석동님, 여신유리찬양님, -DarkANGEL-님, 사라질영혼님, misscherry님, 파이넨시아님/// 코멘 항상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겁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울트라10님, goimosp님/// 저 시즌에는 모든 구단이 저 모양입니다. 3일 연속 경기도 한두 차례는 다들 치뤘고요. 그래서 리그 전체적으로 유독 부상자도 많은 시즌이었습니다. 게다가 경기력도 이전 시즌들에 비해 안 좋아져서 턴오버도 많고, 효율성도 많이 떨어지는 바람에 인기도 살짝 낮아졌죠. 뭐 직장폐쇄 이후에 인기하락을 안 겪는 경우가 없기도 합니다.

컵속의컵님///제가 알기로는 샌안이 로데오 트립에서 5할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게 올 14-15시즌이 처음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매번 5할 이상이었고, 보통 샌안이 로데오 트립에서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올리는 편입니다. 요상한 팀이죠 ㅋㅋ;; 애초에 15년간 평균 승률이 7할 가까운 팀이기도 하지만요. 저게 원정 8연전~9연전이라 어렵다고들 말은 하는데, 실제 데이터는 매우 좋은 승률을 보여줍니다.

그랜드라인님///넵, 그렇습니다. 노비츠키 뒤를 이어줄 에이스가 있는 바람에 기존 전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었죠. 그리고 약간의 보정을 더해서 파슨스까지 ㅎㅎ

오광님/// ㄷㄷ 60오버롤로 홀오브페임을 씹어드시다니...저는 마플은 잘 안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도 2k시리즈 동생이랑 붙으면 가드나 스윙맨 위주로만 플레이하다보니 인사이드가 강하고 3점이 약한 뉴올, 멤피스 같은 팀은 잘못하겠더군요. 말씀대로 사람마다 성향이라는 게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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