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7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아이재아 토마스! 2라운드 마지막 픽에 뽑혔다고는 보기 어려운 패스 능력인데요?]
[단신이지만 그만큼 빠르고 민첩한 움직임에 공격적인 BQ만큼은 나쁘지 않죠. J.J 바레아를 상대로 하이포스트까지 살짝 파고들다가 킥아웃 패스로 짐머 프레뎃에게 괜찮은 외곽 찬스를 창출해 낸 건 칭찬받을 플레이 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짐머 프레뎃이었다. 1라운드 10번 픽으로 새크라멘토가 야심차게 뽑은 짐머 프레뎃은 시즌 전 LA에서 열린 ESPY 어워드에서 영재와 마주한 적 있는 선수였다. 2011 BEST MALE ATHLETE 에서 NCAA 선수 대표로 수상을 한 짐머 프레뎃의 모습은 영재는 커녕 제이슨 테리 앞에서도 온데간데 없었고, NBA라는 무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티를 역력히 내면서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크으!!"
애초에 NCAA에서만 가능한 기형적인 오펜스 위주로 스코어링을 했던 짐머 프레뎃이었기 때문에 움직임이나 드리블로 제이슨 테리를 떨쳐내긴 무리였고, 프로의 수비는 NCAA 만큼 허술하지도 않았으며, 테리와 같이 수비력이 그다지 부각되지는 않더라도 노련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에게도 프레뎃은 제대로 된 공격 전개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이 NBA에서 제대로 된 슈터가 되기 힘들 거라는 예상이 거의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휙-
또다시 아이재아 토마스에게 공을 돌릴 수밖에 없는 짐머 프레뎃.
"NCAA 최고의 득점원이자 전미에서도 주목받는 슈터였는데, 결국..."
벤치에서 그런 프레뎃을 지켜보던 영재는 씁쓸했다. 좋지 못한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NCAA에서 잘하는 선수 중에 NBA에서도 그 잠재력을 터뜨리는 선수는 몇 분의 일에 불과하지. 저 친구는 나도 들어서 알 정도로 유명한 친구지만, 저래가지고는 힘들어."
옆에서 영재와 같이 경기를 보던 키드가 한 마디를 보탰다.
"하지만,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슈터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서 말이죠."
전생의 자신도 운동능력 때문에 수많은 한계를 맛보았다. 지금의 자신은 신체능력이나 운동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와있을 수 있는 것이었다. 결국 어느 정도의 운동능력 없이는 천재적인 BQ건, 사기적인 슈팅능력이건 다 쓸모없었다. 운동능력이 좋지는 않다는 내쉬도 MVP급 선수들 중에서 떨어진다는 소리였지, NBA레벨보다 낮다는 소리는 절대 아니었다. NBA레벨보다 낮다면 드리블링도, 스킬도, 패싱도, 슈팅도 소용없었다. 몸싸움을 걸어오면 무조건 넘어지고 밀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비도 안 되고 공격도 안 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유럽 선수들이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도 NBA에 정착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이유였다.
"그렇긴 해. 어느 정도의 운동능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NBA거든. 그래도 로터리 픽에 뽑힌 걸로 아는데, 그렇다면 본인이 약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벤치 선수로나마 살아남을 정도는 될 거야."
떨어지는 운동능력을 BQ와 슈팅능력으로 상쇄하며 NBA에서 슈터로 살아남은 카일 코버와 마이크 밀러가 좋은 예였다. 영재의 생각으로는 이 두 백인 슈터는 짐머 프레뎃이 롤모델로 삼아야 할 선수였다.
"왠지 모르게 애틋하네요. 열심히 해서 오래 NBA에서 봤으면 좋겠다 싶네요. 카일 코버나 마이크 밀러같이 말이죠."
영재는 요사이 운동능력이 떨어지면서 BQ나 슈팅이 좋은 선수들을 보면 뭔가 애틋한 마음이 들고는 했다. 그래서 코버나 밀러 같은 선수들과도 같이 뛰어보고 싶었지만, 그들과 자신은 포지션도 같았고 같은 팀에 뛸 인연도 없었다.
[헤이우드가 폼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출장시간 대비 준수한 7풋 빅맨입니다. 게다가 포스트업 수비는 강점을 가지고 있죠. 포스트업 후 훅슛이나 덩크밖에는 안 되는 제이슨 탐슨이 이겨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샷 클락에 쫓기는 새크라멘토! 3, 2!!]
백업 센터 제이슨 탐슨이 경기력이 급락한 브랜든 헤이우드마저 못 밀고는 그대로 외곽의 단테 그린에게 뺐음에도 충분한 에너지로 밀착 수비를 하는 브랜든 롸이트에게 또 다시 막혀버린다. 결국 롸이트를 떨쳐내지 못하고, 그러다가 허둥지둥 공을 외곽으로 빼니 시간이 여유로울 수 없는 상황. 아이재아 토마스는 이를 악 물고는 어쩔 수 없이 터프샷을 쏘아 올렸다.
텅!
당연히 들어갈 리 없는 막무가내 3점슛은 림을 맞고 크게 튀어올라 브랜든 헤이우드의 손에 들어갔다.
[브랜든 헤이우드, 리바운드한 공을 그대로 J.J 바레아에게 아웃렛 패스를 찔러줍니다!]
[댈러스 매버릭스! 바레아를 필두로 제이슨 테리, 챈들러 파슨스, 브랜든 롸이트까지 모두 빠르게 역습에 들어갑니다! 토마스와 프레뎃이 그나마 빠르게 백코트해서 수비하고 있고 나머지 선수들도 뒤따라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댈러스의 라인업이 워낙 속공하기에 좋은 라인업이라 새크라멘토의 수비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바레아는 브랜든 헤이우드의 롱패스를 불안하게 잡아냈지만, 이내 자세를 가다듬고는 챈들러 파슨스에게 공을 뿌려 주었다. 파슨스는 잠시 탑에서 멈췄지만, 곧바로 결정을 내렸는지 자신감 있게 오른손으로 드리블을 하며 완만한 곡선을 그리듯 파고들기 시작했다. 속공에서 머뭇거림은 실패의 지름길이었다. 그나마 한순간의 머뭇거림으로 간신히 파슨스의 뒤를 따라잡은 가르시아는 돌파하는 파슨스의 왼쪽에 찰싹 달라붙어 밀착마크를 하기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탑에서 기껏해야 자유투 라인 인근까지 들러붙었을 쯤이었다.
"억!!!"
돌파를 한 이후에 반 박자 느리게 스크린을 걸어 수비수가 예상하기 힘들게 만드는 엇박자의 스크린. 가르시아는 브랜든 롸이트의 굳건한 스크린에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어버리고 말았다.
슉-
그렇게 되면 챈들러 파슨스를 막는 선수는 아무도 없는 상황. 파슨스는 롸이트의 스크린을 방패삼아 살짝 물러나고 가벼운 미드레인지 점퍼. 슈팅에 일가견이 있는 파슨스가 놓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노마크 찬스가 나 버린 것이다.
[3쿼터도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점수는 72 대 43! 29점까지 벌어진 점수차이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새크라멘토 킹스, 정말로 경기를 던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기용입니다! 로테이션도 전무, 전술도 전무, 그저 48분 대충 채우고 나가자는 건가요?!]
데릭 하퍼도 더 이상의 옹호는 힘들었는지 해설에 날이 바짝 서있었다. 그럼에도 새크라멘토 벤치는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쉬고 있는 타이릭 에반스와 드마커스 커즌스가 웃으면서 뭔가를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쯧, 저러면서 무슨 프로라고."
영재의 옆에 앉아있던 코리 브루어의 쓴소리에 영재는 그저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고, 그 이야기를 들은 타이슨 챈들러나 덕 노비츠키는 두 선수를 보면서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경기장에선 적어도 부끄러운 경기를 보여주면 안 돼. 그거야 말로 프로답지 못한 자세라는 걸 모른다면... 호되게 당해 봐야 그제서야 알게 되겠지. 자신이 만족하는 목표에 도달했다고 안주하는 순간, 저런 유혹은 누구에게나 와. 그래도 프로라면, 저러면 안 되는 거지."
노비츠키의 마지막 말은 단지 그의 생각만은 아니었다. 이 경기를 뛰고 있는 댈러스 매버릭스의 선수들, 그리고 이 경기를 보러 와 준 수만의 팬, 경기를 보기 위해 TV나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는 수백, 수천만의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런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경기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윤, 챈들러와 자네는 남은 시간 휴식이네. 편하게 갈아입고 쉬고 있게나."
칼라일 감독은 여전히 매서운 눈으로 코트를 지켜보고 있었고, 그로부터 귀띔을 받았는지 테리 스토츠 코치가 영재에게 다가왔다.
"네? 전 아직 더 뛸 수 있습니다만?"
영재는 오늘 20분도 뛰지 않은 것을 아까 기록지에서 보았기 때문에 의아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스토츠를 쳐다보았다. 자신은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아직 뛸 수 있었다.
"알지. 하지만, 더 뛸 필요가 없어. 저 스코어보드를 보면 자네가 더 뛸 이유는 없지. 키드나 노비츠키는 경기감각을 더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뛰겠지만, 자네나 챈들러는 그럴 이유가 없어. 가뜩이나 단축시즌인데, 이런 경기에서 체력을 아껴야 하네."
테리 스토츠는 젊은 선수의 열정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영재를 살살 달래주었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경기 감각이 최고조에 오른 선수를 이렇게 큰 점수 차이가 나는 경기에 투입할 이유가 없었다.
"하...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가 끝이로군요."
영재는 한숨을 내쉬더니 곧바로 수긍했다. 이미 샌안토니오 시절에 철저한 주전들의 시간관리는 익숙했고, 지금의 자신도 기록에 연연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팀이 이기고, 거기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것도 조연이 아닌, 주연이라면 세부적인 숫자까지 욕심내지는 않았다.
[댈러스 매버릭스, 프랜차이즈 사상 최소 실점, 최다 점수차 승리 기록 세워]
댈러스 매버릭스가 새크라멘토 킹스를 101-57로 꺾었다. 거의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44점 차이의 대승이었다. 댈러스는 이날 경기에서 프랜차이즈 사상 최소 실점(57점), 최다 점수차(44점), 전반 최소 실점(23점), 최소 필드골 허용(25.6%) 등 여러 가지 화려한 기록을 세웠다. 다만 너무 경기가 일방적으로 흘러가버린 탓에 공격 쪽 기록은 세우지 못했다. 너무 주전들의 출전시간이 적었고, 가비지 멤버들의 출장시간이 많았던 탓이다.
박스스코어(박스 형태의 기록지)를 보면 놀라겠지만, 양 팀의 공격 포제션은 거의 같았다. 즉, 자유투를 야투로 환산하면 슈팅 횟수는 양 팀이 90개 중반으로 거의 비슷했다. 그런데도 44점 차이나 났던 것은 야투율(댈러스 46.7% VS 새크라멘토 25.6%), 3점(댈러스 44% VS 새크라멘토 11%) 등의 압도적 효율성 차이였다. 공격리바운드, 스틸이 더 많고, 실책이 더 적었는데도 말이다. 기록지만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기였다.
댈러스는 영재 윤이 17분만을 뛰었고 노비츠키, 키드, 챈들러 등 주전 전원이 25분 이하의 경기를 뛰었고, 그간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던 이안 마힌미, 코리 브루어 등이 많은 시간을 받았다. 13명의 액티브 로스터 전원이 7분 이상 뛰는 진귀한 광경도 볼 수 있었다.
이미 1쿼터부터 20점차로 벌어진 점수차이는 3쿼터에는 이미 30점차 이상으로 벌어졌고, 댈러스가 벤치멤버들만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점수차이는 더 벌어졌다. 새크라멘토 킹스는 단 한 쿼터조차도 댈러스에 앞서지 못했다.
새크라멘토 선수들은 경기 휘슬이 울리자마자 곧바로 다들 라커룸으로 도망가듯이 빠져나갔다. 경기 중에 이미 포기한 듯한 표정들이었지만, 휘슬이 울리고도 코트 위에 서있을 정도로 얼굴이 두껍지는 않았던 모양이었다. 감독인 키스 스마트도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기자들에게 단답형으로 몇 가지만 대답하고는 바로 사라져버렸다.
Re : 내가 본 경기 중에 가장 일방적이었다. 아니, 그냥 이건 학살이지.
Re : 점수차이는 학살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자멸한 거에 가깝지 않냐. 저만큼 쏘고도 저 정도 점수차가 난다는 건... 게다가 경기 보면 수비도 딱히 타이트하지 않던데
Re : 그냥 후반에는 새크라멘토 애들 경기 던지더만, 패스도 안하고 지들 개인플레이만 하던데?
Re : 그것도 그건데, 그냥 슈팅이 기괴할 정도로 안 들어가더라. 오픈 찬스에서도 반도 안들어가는 느낌이었어.
Re : 얘네는 올 시즌 서부 꼴지할 거 같다. 작년에는 미네소타 때문에 꼴지 면했는데, 올시즌에는 미네소타가 새크라멘토보다는 나을 거 같은데?
Re : 샐먼스 저 개X끼는 오늘도 난사질이네. 오늘로써 최근 7경기 동안 3점이 24개 연속 실패라지?
Re : ㅋㅋㅋㅋㅋㅋㅋ 대박. 그게 NBA선수로서 가능하긴 한 거냐? 아니, 그 전에 얼굴이나 들고 슈팅 쏠 수 있나?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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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머 프레뎃... 제가 알기로는 몇십년만의 백인 슈터가 로터리 픽(1~14픽)에 뽑힌 경우로 압니다. 아담 모리슨, J.J 레딕 등이 NCAA에서 미남 스타였지만, NBA에서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죠. 그나마 레딕은 최근 클리퍼스에서 주전급으로 자리잡았지만요. 밀러도 5픽치고는 망한 케이스구요. 코버는 그나마 2라운더 출신 백인 슈터치고는 대박을 쳤죠. 백인 슈터는 1라 후반이나 2라 후반에 뽑는 게 정답.
goimosp님, 소심찌질열등남님, 여신유리찬양님/// 말씀대로 의욕없는 플레이나, 개인스탯 챙기는 플레이는 팬 입장에서는 최악이죠;;; 선수야 자기 연봉 챙기려고 하는 거겠지만, 그래도 도저히 좋게 봐줄 수 있는 플레이는 아니죠. 탱킹팀이나 단년계약(1년계약)으로 도배된 팀들에서 자주 나오는 경우입니다. 전자는 최근 2~3년간의 필라델피아나 레이커스에서 보이는 모습이고, 후자는 현실에서 12-13시즌 댈러스의 모습입니다. 칼리슨, 메이요, 케이먼 모두 자기 스탯만 쌓았고 팀 승리에는 관심이 없었고, 당시 뉴욕으로 이적했던 챈들러가 "단년계약으로만 팀을 채우니 그 모양이지"라고 비판한 적도 있었습니다. 샌안토니오나 애틀란타, 골든스테이트, 보스턴이 팀플레이를 잘 보여주고 있죠.
단타님, Han512님, 파이넨시아님, 이동석동님, 오마리온님, misscherry님/// 코멘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ㅎ0ㅎ님/// 그러게 말입니다. 오늘 세 겹이나 챙겨입었네요 ㅋㅋ
사라질영혼님/// 그러게요 ㅠ.ㅠ 앞으로는 몇 주 동안이나 주 5일...
킹덤브라더스님/// 한글로는 동명입니다 ㅋㅋ. 영어로는 아마 Isaiah Thomas가 단신이자 2라운드 60픽 선수고, 배드보이즈 1기 리더이자 스테픈 커리 이전 포인트가드 더 맨으로 우승을 이끈 80년대 디트로이트의 레전드가 Isiah Thomas입니다. 구별을 위해서 국내 농구팬들은 후자를 아이재이아 토마스라고 주로 부를 겁니다. 전자는 아이재아 토마스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