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5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경기 직전의 슈팅연습도 끝이 나고, 정장에서 익숙한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니 선수들은 펄펄 나는 느낌에 슛감도 더욱 정확해졌다.
[반갑습니다. FOX SPORTS 에서 생중계 해 드리는 댈러스 매버릭스와 새크라멘토 킹스의 경기, 데릭 하퍼 해설과 함께 하겠습니다. 캐스터 마크 폴로윌 입니다.]
FOX SPORTS의 간판 NBA 콤비 마크 폴로윌과 데릭 하퍼는 역시나 그간 맞춰 온 호흡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가 엉키거나 겹치는 것 없이 물 흐르듯 해설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새크라멘토 킹스와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댈러스 매버릭스의 경기입니다. 새크라멘토 킹스는 초반 2승 5패로 부진한데다가 팀 내 주축인 타이릭 에반스, 드마커스 커즌스와 불화를 일으킨 폴 웨스트팔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초반 분위기가 좋을래야 좋을 수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새크라멘토는 키스 스마트 감독을 부랴부랴 감독으로 선임했지만 2승 3패의 성적으로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크 폴로윌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데릭 하퍼의 해설에 적절하게 반응하며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법한 질문을 던지며 자연스럽게 뒤의 이야기로 유도했다.
[타이릭 에반스와 드마커스 커즌스의 표정은 좋아졌지만, 그게 경기력과 직결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키스 스마트 감독이 그리 뛰어난 소방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고작 3시즌 경력이고 그나마 승률도 4할조차 되지 않습니다. 하위권 팀들을 맡았다지만 4할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은 좋게 봐주기 힘들죠.]
[시즌 전, 멤버 구성부터가 너무 많은 온볼 플레이어로만 이루어져서 말이 많았을 정도로 시즌 준비에도 미흡했다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이건 감독을 바꿔서 해결될 법한 문제가 아니죠. 선수들이 알력싸움으로 원하는 감독 교체가 이루어 진 이상, 이젠 선수들이 희생하여 롤을 재분배하거나, 트레이드로 구성원 교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타이릭 에반스와 드마커스 커즌스를 주축으로 팀을 구성하려 한다면 마커스 쏜튼과 존 샐먼스를 처분해야 합니다. 이 둘도 공을 손에 쥐어야 살아나는 선수들이거든요.]
[이건 전적으로 프론트의 실수입니다. 지오프 페트리 단장은 밀레니엄 킹스 시절까지는 명단장이었지만, 그 뒤로는 점점 자신의 실적을 까먹고 있는 듯합니다. 선수 구성과 감독 선임은 단장의 능력인데 그 점에서 그는 이미 불합격입니다.]
이 생각은 데릭 하퍼 뿐만이 아니었다. 얄궂게도 오늘 경기 전에 반지를 수여받은 페쟈 스토야코비치 역시 자신의 전성기를 보냈던 밀레니엄 킹스가 서서히 몰락하고 있는 것에 심기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킹스를 응원하겠지만,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경험한 것은 댈러스 매버릭스였다. 1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기였지만 너무나 강렬했고, 몸만 허락한다면 한 시즌 더 뛰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강력한 댈러스 매버릭스가 몰락 중인 새크라멘토 킹스와 경기를 펼치게 되었다.
페쟈는 복잡미묘한 심정에 한숨을 길게 내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마커스 쏜튼과 존 셀먼스를 벤치로 내리기에는 벤치에도 짐머 프레뎃과 아이재아 토마스라는 괜찮은 온볼 플레이어 유망주들이 있습니다. 차라리 두 선수를 쓸 것이었다면, 아이재아 토마스가 아닌 다른 유형의 선수를 뽑았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입니다. 킹스는 연봉을 많이 먹는 쏜튼과 샐먼스를 처분해서 수비와 슈팅이 좋은 선수들로 채워넣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킹스는 2000년대 초반 밀레니엄 킹스의 해체 이후 계속 리빌딩 중이지만 성과가 나오고 있질 않습니다. 도대체 이 팀의 리빌딩은 언제 끝날지 팬들의 가슴만 타들어갑니다!]
지금 마크 폴로윌이 한 말이 바로 페쟈의 마음과 똑같았다. 차라리, 자신이 우승은 하지 못했어도 자신의 세대 이후 다시 한 번 재정비를 해서 대권을 노렸다면 이렇게 애증의 마음을 가지고 있진 않았을 테지만, 킹스는 다시 살아나기에는 너무나도 깊은 수렁텅이에 빠져 있었다.
그런 페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킹스 선수들, 특히 타이릭 에반스와 드마커스 커즌스는 너무나도 여유로운 표정으로 벤치에 앉아 있었고, 반면 댈러스 매버릭스의 선수들은 몸이 식을까 경기 직전까지 슈팅과 러닝을 하면서 몸을 달구었다.
[반면 댈러스는 초반 6경기의 부진 이후 살아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댈러스는 최근 새크라멘토전 30경기 중 25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그만큼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었는데요. 이번 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노비츠키는 아직도 야투의 기복이 있습니다만, 매리언은 조금씩 살아나는 기세입니다. 제이슨 키드의 부상 복귀 역시 댈러스에겐 희소식인데요, 다만 키드가 등 부상으로 결장한 4경기 동안 댈러스는 연승을 달렸는데, 부상에서 갓 회복한 키드의 선발라인업 투입은 약이 될까요? 독이 될까요?]
폴로윌의 질문에 데릭 하퍼는 살짝 고심하더니 자신의 소견을 가감없이 이야기했다.
[4경기 동안 상대적으로 컨디션이 좋은 바레아가 스타팅으로 나와 영재 윤과 파트너를 이뤘습니다. 일전의 아쉬운 모습은 많이 사라지고 영재 윤과 찰떡호흡을 보여주고 있죠. 바레아가 테리와 함께 뛰면서 보여진 수비와 리딩의 약점을 윤이 제대로 보완해주고 있거든요. 윤은 키드와 뛸 때와는 다르게 바레아와 뛸 때는 스코어링보다는 리딩과 오프 더 볼 무브에 주력하는 모습이었죠. 바레아는 공을 쥐어야 좋은 활약을 해 주기 때문에 그에 잘 맞춰주고 있죠.]
바레아의 약진은 작년에 비해 도드라진 성과였다. 하지만 하퍼는 '그럼에도 키드는 키드다.' 라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J.J 바레아가 선발출장한 4경기가 좋은 결과로 마무리 되었지만, 댈러스 매버릭스엔 제이슨 키드가 필요합니다. 바레아가 스타팅으로 나오면서 벤치 포인트가드가 사라져 테리의 리딩 부담이 가중되었죠. 그리고 콤보가드이긴 하지만 득점과 공격 기회 창출에 주력해야 할 윤의 역할이 변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점을 비추어 봤을 때 키드의 존재는 시너지가 되겠지요.]
드디어 모든 선수들이 코트 위로 올라왔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점프볼이 시작되었다.
탁-
[점프볼은 타이슨 챈들러가 따냅니다!]
[아무래도 드마커스 커즌스가 센터라고는 높이가 밀리는 데다가 타이밍을 잘 읽지 못했습니다!]
공은 키드에게 건네졌고, 초반이라서 그런지 지공으로 경기를 펼치기 시작하자 마크 폴로윌은 잠깐의 여유동안 소개할 것이 있었는지 화제를 잠시 돌렸다.
[그러고 보니, 이전의 경기까지 릭 칼라일 감독은 450승 300패로 딱 60% 의 승률을 내고 있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게 바로 댈러스 매버릭스가 무서운 이유인 것 같습니다. NBA 감독을 무려 10시즌째 도맡고, 매 시즌 5할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죠. 댈러스에 와서도 팀을 서서히 만들어 나가더니 결국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댈러스 정도 되는 팀이면 우승을 해줘야 기대치를 만족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데릭 하퍼의 말에 마크 폴로윌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제이슨 키드, 천천히 탑까지 와서 슬쩍 주변을 둘러보네요?]
[새크라멘토 킹스의 수비가 전혀 타이트하지 않네요. 팀의 코어로 자리매김한 타이릭 에반스와 드마커스 커즌스의 수비 위치선정이 어설프고, 마커스 쏜튼, 존 샐먼스, J.J 힉슨은 그저 두 선수의 들러리마냥 자리를 채우는 듯한데요.]
키드 역시 당황스러웠다. 제 아무리 뒤숭숭한 팀이라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성의도 없고 전술도 없는 수비는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더 의심이 되고, 뭔가가 트랩 수비를 준비하려나? 싶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훅!
키드는 슬쩍 공을 띄워 커즌스를 등지고 있는 노비츠키에게 공을 뿌렸다. 꽤나 루트가 읽힐 법한 패스였음에도 자신의 앞을 막는 타이릭 에반스는 어설프게 손만 뻗을 뿐이었다.
퉁- 퉁-
커즌스를 등지고 밀던 노비츠키는 커즌스가 꽤나 짜증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칼라일 감독이 말했던, 커즌스의 바디체킹 멘탈에 대해서 다시금 느낄 수 있는 부분. 노비츠키는 슬쩍 웃더니 조금 거칠게 밀면서 커즌스를 자극했다.
팍!
꽤나 교묘하지만 거칠게 잡아채는 커즌스의 반응에 노비츠키는 조금 더 큰 동작으로 떠밀릴까 싶었지만 아직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전하게 외곽으로 공을 돌렸다.
[이야! 유기적인 패스는 댈러스 매버릭스의 장기죠! 저렇게 패스를 돌리면 선수들이 쫒아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틈이 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틈은 패스만 돌리다가 갑자기 직선적인 돌파를 하는 영재에게 만들어졌다. 마커스 쏜튼이란 상대를 앞에 두고 직선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는 건 꽤나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수비에 조금 더 성의있게 응했으면 영재도 공을 다시 돌렸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버린 이상 조금 더 과감하게 파고들어서 기세를 꺾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투퉁!
[영재 윤! 좌우로 공을 드리블하면서 본인만의 리듬을 타기 시작합니다!]
[V자 드리블 이후에 헤지테이트 스텝! 그리고는 갑자기 앞으로 내뻗는 엄청난 완급조절!! 마커스 쏜튼! 그대로 뚫립니다!]
하지만 놀라운 장면은 그 다음이었다. 쏜튼이 손쓸 틈도 없이 뚫리자 림을 지키던 힉슨이 성급히 앞으로 달려나왔고, 영재는 그런 힉슨의 단순함을 이용해서 휘릭! 하고 엄청난 속도로 힉슨을 타고넘었다.
[스핀 무브!!! 힉슨, 꼼짝없이 당해 버립니다!!]
휙-
안전하게 이지 레이업을 올려넣어도 되지만, 힉슨마저 앞으로 나와버렸기 때문에 새크라멘토의 골밑은 아이러니하게도 영재와 타이슨 챈들러 뿐이었다. 가볍게 앨리웁 패스를 띄워 준 영재, 그리고 그 앨리웁 패스를 멋지게 투 핸드 덩크로 받아먹은 타이슨 챈들러의 환상적인 득점.
콰앙!!!
[영재 윤 TO 타이슨 챈들러!!!]
[환상적인 앨리웁 패스! 솔직히 이 득점은 영재 윤이 다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좀 더 임팩트 있는 득점을 원했나 봅니다!]
타이슨 챈들러는 고맙다면서 영재의 머리를 마구 헝클었고, 영재는 까치집이 된 머리를 대충 정리하더니 챈들러와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이 경기를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 지 마크 폴로윌과 데릭 하퍼는 계속해서 고민했지만, 머리 속에는 단 한 단어밖에 떠오르질 않았다.
역대급.
1쿼터 종료와 함께 전광판에 뜬 점수는 10 대 30. 어이가 없을 정도로 슈팅이 들어가지 않자 새크라멘토 킹스의 선수들의 모습은 이미 의욕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킹스 선수들이 수비를 어설프게 했다고는 하지만, 댈러스 선수들의 슈팅은 불을 뿜었다. 반면 댈러스 수비도 그리 타이트하지 않았지만 킹스의 슈팅은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오픈 3점이 미스된 것만 서너개가 넘었다.
2쿼터가 되서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싶었지만, 로드리고 보브아, 코리 브루어, 챈들러 파슨스, 브랜든 롸이트, 이안 마힌미라는 완벽한 벤치 멤버가 나섰음에도 점수차를 좁히기는커녕 야금야금 더 벌어지는 형국이었다.
[벤치 멤버들 역시 압살입니다! 새크라멘토 역시 부진한 주전들을 대신해 벤치 선수들을 기용하는데 효과가 그다지 좋아보이질 않네요. 팀 전체가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이런 경기는 팬들의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경기죠. 적어도 열의는 보여야 하는데 이건 아무것도 아닌, 의미없는 움직임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주는 역할로 코트에 서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페쟈 스토야코비치는 더 이상 보기 힘들었는지 힘든 표정을 지었지만, 적어도 밀레니엄 킹스의 주축으로써 끝까지 봐야 한다는 사명감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칼라일 감독은 상대의 경기력에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찰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아직 경기는 초반이었고 언제든 다시 힘을 내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게 농구였기 때문에 다시금 주전을 출전시켰다.
[칼라일 감독, 아무리 상대가 약하다고 해도 방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오늘은 칼라일 감독이 좀 잔인해 보이긴 하네요.]
[그것도 그렇지만, 주전들의 컨디션이 문제인 댈러스인지라 단순히 체력안배를 하기보다는 이렇게 부담 없을 때 경기감각도 회복시킬 겸 겸사겸사인 것 같습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의심자님 후원 쿠폰 감사드립니다!!
@페쟈 스토야코비치의 심정...친정팀끼리 맞붙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기쁘면서도 애틋하고, 안타깝고... 오묘할 듯합니다.
@이 때 킹스는 리얼 개판이었습니다. 수비 조직력도 엉망이고, 공격 전술도 없이 개인전술에 의지했죠. 작년의 올랜도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감독이 선수들 간의 역할분배나 팀 전술을 제대로 안 짜놔서;;; 선수단 네임벨류만 보면 플레이오프 경쟁은 충분했는데 말이죠. 선수 구성이 안 좋았습니다. 닉영-블라체-맥기가 같이 뛰던 워싱턴 시절 못잖았습니다. 이래서 미국스포츠는 단장이 중요하죠. 10년째 리빌딩만 하는 미네소타와 새크라멘토가 좋은 예시입니다. 데이비드 칸과 지오프 페트리... 초기에 명단장 소리 듣던 사람들인데 말기에는 무뇌 소리까지 들은 두 단장.
ㅎ0ㅎ님/// 빠른 첫 코 감사드립니다ㅋㅋ
이동석동님, 키라루피님, 은신설야님, -DarkANGEL-님, 사라질영혼님, 오마리온님/// 항상 코멘 감사드리니다^^ 내일도 좋은 하루 되세요~~
울트라10님/// 어쩔 수 없더군요 ㅎㅎ. 그래서 이적한 선수들은 우승팀 원정경기를 할 때 따로 전달받는다고 합니다.
Riocel님/// 세 개만 끼워도 레전드가 되겠죠 ㅋㅋ. 열 손가락으로도 모자랐던 러셀이 있지만, 그 분 시절은 지금과는 다르다고 봐서요. 실상은 조던의 6회, 코비의 5회만 따라가도 어마어마할 듯 합니다.
rtg98님/// 엌ㅋㅋㅋ 도장 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