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04화 (204/296)

00204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백악관에서 유쾌한 시간을 보낸 덕분인지는 몰라도 댈러스 매버릭스는 1월 10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3일 밀워키 벅스 전까지 3연승을 내달릴 수 있었다. 특히, 강호 보스턴 셀틱스에게 5점 차이로 간신히 이긴 것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두 경기는 17점, 26점 차이의 대승이었다.

보통 백악관 방문 이후 디펜딩 챔피언들이 고전하는 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댈러스는 최고의 결과를 낸 셈이었다. 심지어 3일 연속 비행기로 이동하는 원정 백투백 경기까지 잡아냈으니 말이다.

"초반 부진이 염려되던 것과는 달리 현재까지 7승 5패로 어느덧 5할 승률의 고지를 넘어서 6할에 가까운 승률로 반등했습니다. 그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새크라맨토 킹스와의 홈경기를 앞둔 오전, 릭 칼라일 감독과 마크 큐반 구단주, 도니 넬슨 단장은 경기 전 인터뷰 석상에 나타나 기자들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래도 초반 몇 경기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게 컸다고 봅니다. 지난 시즌의 선수단이 그대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조직력 문제는 없었고, 전술 변화도 크지 않았습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베테랑들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덕분이죠. 하지만 아직 몇몇 선수들은 더 노력해야 합니다."

덕 노비츠키와 숀 매리언은 아직까지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뉴올리언스 전에서 노비츠키와 매리언은 각각 2/11, 1/6의 야투율로 10득점, 6득점으로 저조했다가도 바로 다음 경기인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경기에서는 9/10, 4/6 의 야투율로 18득점, 14득점을 꽂아넣는 기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38살의 키드와 34살의 테리 역시 미리 훈련을 한 탓에 이들보다는 나았지만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은 예상보다 더욱 높은 경기수준을 보여주면서 댈러스의 반등을 이끌고 있었다. 바레아와 챈들러, 영재는 지난 시즌보다 좋아진 경기력을 보여주며 앞선 네 선수 대신에 팀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브루어와 보브아, 마힌미는 앞 선수들의 부진 덕분에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었다.

새로 합류한 챈들러 파슨스와 브랜든 롸이트는 서서히 자신의 출전시간을 늘려나갔다. 챈들러 파슨스는 슈팅이 떨어지지만 수비와 에너지가 향상된 페쟈를 보는 듯했고, 브랜든 롸이트는 뛰어난 운동능력을 적극 활용하여 높은 야투율과 출장시간 대비 높은 블락 수치를 보여주었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팀 상태는 어떠십니까? 들리는 바에 의하면 브랜든 헤이우드의 몸 상태는 여전히 최악이며, 경기 중의 둔한 움직임, 줄어들지 않는 체중, 거친 언행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로 인한 불화는 없으신가요?"

큐반 구단주와 도니 넬슨 단장은 칼라일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칼라일 감독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 것은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는 프로이고, 곧 프로의 모습을 다시 보여 줄 것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중요한 선수이며, 그는 자신을 컨트롤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다른 팀에 가면 충분히 주전 센터를 할 수 있는 선수죠. 그는 곧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며, 다른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칼라일 감독은 내심을 그대로 뱉어낼 만큼 경솔한 인물이 아니었다. 라커룸 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을 언론에 발설하는 감독은 감독 자질이 없는 것이다. 불화가 있다고 해도 언론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그들끼리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실제로는 브랜든 헤이우드의 경기력은 여전히 신통치 않았다. 작년에는 칼라일 감독과 직접적인 충돌이 있었고, 그 이후 헤이우드가 항복하고 백업으로써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올해는 또 다른 상황이었다. 대놓고 항명하지는 않았고, 팀 훈련에도 성실히 참여하고 있었지만 그의 경기력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늘 경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나의 승리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경기 역시 큰 의미를 가진 경기라 생각하고 임할 예정입니다. 게다가 오늘은..."

어느 때보다 더욱 꽉꽉 들어 찬 경기장을 보면서 선수들은 평상시 입던 저지가 아니라 양복 차림으로 라커룸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 음음! 잘 입었어! -

에밀리와 화상통화를 하던 영재는 에밀리가 잘 입었다는 칭찬에 '정말?' 이라고 되물었고, 에밀리는 당연하다는 듯 엄지를 척 세워 주었다.

- 손가락은 잘 씻었지? -

"그럼!"

영재는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을 보여주면서 깔끔하게 씻었다는 걸 보여주었다. 에밀리는 그런 영재의 장난에 꺄르르 웃더니 화면에 손가락을 대면서 미소를 지었다.

- 그 자리에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

"그런 말이 어디 있어. 그냥 집에서 쉬는 사람도 아니고 촬영 때문에 그런 건데. 나중에 이 반지 끼워줄 테니까 촬영 열심히 하고 와. 몸 다치지 말고."

반지를 끼워보게 해 준다는 영재의 말에 에밀리는 반색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이윽고 얼굴에 모든 검댕칠과, 섬뜩한 핏자국 까지 분장이 완료되자 에밀리는 아쉬운 듯 미소를 지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 반지 잘 끼고, 잊어버리면 안 돼! -

"알겠어. 나중에 봐."

영재는 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팀원들은 또 다시 밖에 나가서 누구랑 전화를 하고 왔냐며 영재에게 핀잔을 주었지만, 영재는 당당하게, 아니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누구랑 하겠어요? 에밀리랑 했지. 다들 중요한 순간에 전화 할 사람들 있잖아요?' 라며 솔로 선수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두구두구두구두구-

드럼이 울리는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수만명의 댈러스 홈팬들은 기립하면서 박수를 쳤고, 마크 큐반 구단주가 코트 정 중앙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마크 큐반입니다!"

짝짝짝!!

엄청난 박수소리와 함께 큐반 구단주는 사방으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런 자리에서도 가슴에는 댈러스의 상징인 망아지 로고와 MAVERICKS 라고 새겨진 반팔 티셔츠를 입은 큐반은 차례차례 선수들이 올라오자 악수를 건네며 미소를 지었다.

- 지금부터, 댈러스 매버릭스의 NBA 2010-2011 시즌 우승 반지 수여식을 시작하겠습니다! -

맨 처음에 반지를 수여 받은 건 다름아닌 팀의 주장 덕 노비츠키. 노비츠키는 베이지 색 양복을 빼입고 나와서 반지를 받고는 큐반과 다시 한 번 악수를 나누었다.

"이게..."

노비츠키는 감회가 새로웠는지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에 화려한 댈러스 매버릭스의 반지를 끼고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척!

이윽고, 노비츠키가 자신의 오른손을 번쩍 들어올리자 팬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노비츠키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평생 첫 반지라는 기분이 이런 거군요! 아직 결혼을 못 해서 그런지, 결혼반지도 못 껴 봤으니까 평생의 첫 반지가 맞겠죠?"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는 한순간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노비츠키의 이야기도 물론 위트 있었지만 웃음바다가 된 이유는 다름아닌 노비츠키가 마이크를 잡고 있는 손의 모양이었다. 엄지와 검지로만 마이크를 든 채 셋, 넷, 다섯번째 손가락엔 힘을 빡 주고 펼쳐서 굳이 반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 손이 너무 편하네요. 맨날 이러고 있어도 되겠어요?"

손가락이 저리는 한이 있어도 그 손 모양을 편히 바꿀 생각이 없었는지 노비츠키는 평상시엔 잘 안하는 허세까지 떨면서 반지에 대한 소감을 말하는 도중 손 모양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그렇지만 벌벌 떨리는 손가락 까지는 숨길 수 없었는지 가까이서 보던 선수들은 웃음을 참느라 혼날 지경이었다.

그 이후로 공동 주장인 제이슨 키드, 제이슨 테리, 숀 매리언, 타이슨 챈들러... 순서대로 반지를 받으며 간단히 이야기를 했고 드디어 영재가 반지를 받아들고 큐반과 악수를 나누었다.

"와. 우승반지가 이렇게 멋진 거였군요?"

영재는 감회가 새로웠는지 오른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반지를 바라보았다.

"정말... 또 얻고 싶은 반지야."

혼잣말이지만 마이크에 대고 이야기를 해서 몇몇 팬들이 영재의 목소리를 또렷히 들을 수 있었고, 팬들은 그런 영재의 포부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 어느 때보다 힘껏 소리치면서 Y13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Y13! Y13!!

"이야! 막내가 아주 그냥 깡이 있어?!"

영재는 그제야 마이크를 대고 말을 했다는 사실에 헉 소리를 냈지만, 이미 흘러간 말인 이상 굳이 숨길 필요도 없다고 느꼈는지 반지를 낀 손을 번쩍 들더니 마이크에다가 확실하게 말을 했다.

"아직 제 실력이 부족하지만, 꿈은 크게 꿀 수 있는 거잖아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유니폼을 입고, 이 우승 반지를 이 손가락에 끼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와아아아아!!!!

이미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선수들도 그렇고, 팬들도 그렇고. 이젠 기세 싸움에서 밀릴래야 밀릴 수 없을 정도로 후끈 달아올라 버린 것이다. 영재는 제 자리에 와서야 자신이 무슨 폭탄선언을 한 건지 깨닫고는 억 소리를 냈지만, 오히려 선수들은 자신감이 있다, 패기가 있다, 라면서 남자다웠다고 치켜세워 주었다.

그 이후로도 J.J 바레아, 브라이언 카디널, 로드리고 보브아 등이 반지를 받았고, 마지막으로 이젠 댈러스 매버릭스 선수가 아니지만, 작년 우승을 같이 했던 페쟈 스토야코비치가 나와서 팬 들 앞에서 우승 반지를 집어 들었다.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성대하게 우승 반지를 건네줄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직접 초청해 준 큐반 구단주에게도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마지막 시즌에 우승을 해서 더욱 기뻤고, 우승을 하지 못했다면 지금 이렇게 쉬고 있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반지 수여식을 하는 경기가 제 친정팀과의 경기인 것도 인연인가 봅니다."

짝짝짝-

비록 시즌 중반에 합류한데다가 나이가 들어 밀레니엄 킹스 때의 페쟈 스토야코비치의 모습은 반의 반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의 정확한 슈팅 능력은 댈러스가 추구하는 농구와 정확히 부합했고, 그는 상대방 스몰포워드가 르브론이나 듀란트가 아닌 이상 댈러스의 좋은 옵션이었다. 팬들은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감사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

페쟈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슈팅 능력은 여전했지만, 스피드나 스텝이 너무 느려져서 도저히 제대로 된 수비가 불가능했다. 그는 우승 반지도 얻으며 꿈을 이루었기에 더 이상 아쉬울 게 없다며 쿨하게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 직전에 반지를 받은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다.

"이젠 댈러스의 선수들과 같이 뛸 수 없지만, 저는 새로운 곳에서. 작년의 우승을 가슴에 담고 뛰겠습니다. 잊기 어렵고, 너무나 아쉬웠던 작년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오늘 저의 두 친정팀이 좋은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와아아!!!

마지막으로 페쟈 스토야코비치를 끝으로 우승 반지 수여식 행사는 끝이 났고, 경기장은 드디어 새크라맨토 킹스와의 대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오랜만에 만난 페쟈 스토야코비치와의 짧은 만남이 아쉬웠는지 악수를 나누었다.

이 우승반지를 받아야 할 나머지 두 사람인 캐론 버틀러와 드숀 스티븐슨은 나중에 따로 반지를 전달할 예정이었다. 시즌 중이었기에 그들이 여기까지 와서 반지를 받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그들의 소속팀과 경기를 할 때 주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들의 소속팀인 LA 클리퍼스와 뉴저지 네츠와의 경기는 너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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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우승반지 수여식은 1월 말 바레아가 이적한 미네소타와의 홈경기에서 기존 댈러스 멤버들이 받고, 바레아도 받는 식이었습니다. 버틀러나 챈들러는 나중에 따로 경기장에서 전달받았죠. 그런데 소설상에서는 이적한 선수가 버틀러랑 스티븐슨 뿐인데, 이들과의 경기는 2월을 지나야 있어서...

@어쩌다보니 묘하게도 킹스와의 경기에 페쟈를 불러서 우승반지를 수여하게 되었네요. 전성기를 보낸 킹스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고, 조력자로 다른 팀에서 우승을 한 뒤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반지를 받은 느낌은 묘했을 것 같습니다.

야베스님, 울트라10 님///하하하... 아직 시즌 초반입니다. 어떻게 될지 기대헤주세요^^

마케렐레님/// 르브론은 시카고의 앞길을 짓밟았죠 ㄷㄷ. 불스가 항상 플옵에서 마이애미에게 막힌;;;

이동석동님, 사라질영혼님, -DarkANGEL- 님, 오마리온님, 먹깨비7님, 파이넨시아님/// 코멘 감사합니다!! 주말도 좋은 시간되세요~

ㅎ0ㅎ님/// 뭐 취준생이다보니 그렇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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