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01화 (201/296)

00201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스티브 내쉬의 터프샷이 들어가고 2쿼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단 4초. 챈들러는 영재에게 조금 더 멀리 가라고 사인을 보냈고, 영재는 하프라인 근처까지 빠르게 뛰어갔다.

[남은 시간 4초! 타이슨 챈들러, 바레아에게 패스를 주고, 바레아는 곧바로 영재 윤에게!]

패스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바레아를 거쳐 오니 시간은 단 2초. 영재는 자신에게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섀넌 브라운을 슬쩍 보더니 하나, 둘... 셋!

[유로스텝! 2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섀넌 브라운을 유로스텝으로 제쳐버리는 영재 윤! 하프라인을 살짝 넘은 상태에서 쏩니까?! 이젠 쏴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침착하게 브라운을 제쳐버리는군요. 게임 종료 타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강심장입니다!]

시간은 이제 1초도 채 남지 않았다. 정면의 백보드 뒤로 시계가 보였고, 영재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더니 앞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단 0.1초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면서 거리를 좁히고 최대한 집중을 해서 초고각으로 슈팅을 쏘아 올렸다.

삐이이-

손에서 공이 떠난 직후, 2쿼터가 끝났다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경기장 안에 있던 수만 명의 관중들, 선수들, 감독, 코치, 해설진... 모두들 숨을 죽인 채 하늘 높게 뜬 공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텅!!!

백보드 정 중앙에 맞은 공.

슉-

그리고 깔끔하게 들어가는 뱅크샷 버져비터.

우와아아아아!!!!!

영재는 홈팬들 앞에서 가슴을 팡팡 치더니 이내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해설진들도 도무지 진정할 수 없어 소리를 지르듯 해설을 했지만, 수만의 관중들이 내뱉는 함성에 마이크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Y13! Y13!!!

MVP!! MVP!!

피닉스 선즈에 짙게 깔린 13번의 저주. 영재는 짜릿한 쾌감에 팀원들과 손이 아릴 정도로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이번 시즌 댈러스 매버릭스의 첫 버저비터였다.

3쿼터로 들어서면서 릭 칼라일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면서 경기력이 좋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영재의 버저비터로 인해 17점까지 벌어진 점수차이는 경기를 한결 여유롭게 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기에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과 동시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제이슨 테리, 다시금 로드리고 보브아에게 공을 뿌려줍니다!]

[로드리고 보브아, 오늘 같은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꾸준한 출전기회를 보장받으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겠죠? 상당히 괜찮은 몸놀림입니다.]

[애초에 이 선수는 수비가 너무 안 좋아서 공격에서 풀어줘야 하는데 지난 시즌에는 공격마저도 신통치 않았거든요.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보입니다.]

탑에서 공을 쥔 테리는 왼쪽 윙에 서있던 보브아에게 패스를 주었고, 보브아는 상대인 내쉬를 살짝 흘겨보더니 왼쪽 사이드까지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스티브 내쉬 역시 영리한 선수답게 보브아를 능숙하게 따라잡았다.

훅-

[좋은 판단이죠? 로포스트에 있는 브랜든 롸이트에게 오버 패스!]

내쉬를 한 방에 뚫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보브아는 롸이트에게 패스를 찔러주었다. 롸이트는 잠시 공을 가지고 채닝 프라이에게 등을 진 채 포스트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헤이!"

두 번 정도 채닝 프라이를 등진 채 엉덩이로 툭툭 밀었을까? 엄청난 속도로 내쉬를 제쳐버리고 안으로 파고드는 보브아의 외침에 롸이트는 몸을 오른쪽으로 반쯤 돌리더니 베이스라인을 깊숙하게 파고드는 보브아에게 공을 건네듯 패스했다.

콰아앙!!!

[OH! OH!!! RODRIGUE BEAUBOIS!! ONE HAND SLAM!!!]

[정말 날다람쥐처럼 날렵했죠?! 롸이트에게 패스를 주자마자 공이 없는 상황에서 오른쪽으로 원 스텝을 밟더니 곧바로 왼발을 내뻗어 베이스라인을 파고드는 보브아의 엄청난 무브먼트! 이미 37살의 노장인 내쉬가 막기엔 보브아는 너무나 빠릅니다!]

[거기에 롸이트 역시 사인을 잘 눈치챈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번 시즌에 합류한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6분 환산 기록만 봐도 부상만 없다면 쏠쏠한 선수거든요!]

보브아는 날렵한 원 핸드 슬램을 꽂아넣더니 롸이트와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하고는 백코트 했다. 비록 벤치 멤버를 투입해서 점수차이가 야금야금 좁혀지고 있긴 했지만, 엘빈 젠트리 감독은 초조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칼라일 감독은 주전을 쉬게 해 주면서 여유롭게 경기를 운용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엘빈 젠트리는 주전 선수들을 계속해서 기용하고, 정말 틈틈이 휴식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이번 시즌에도 5할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피닉스는 리빌딩 팀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당장의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야 했다.

[피닉스 선즈,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주전 선수들이 나왔을 때 확실하게 점수를 좁혀야 하는데 3쿼터 5분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72 대 59, 13점 차이입니다! 5분 간 4점을 줄였다고 하지만 피닉스 선즈는 주전 멤버들이 점점 지쳐가고 있는 반면 댈러스 매버릭스의 주전 선수들은 착실히 체력을 비축하고 있죠?!]

[그렇습니다. 지금 댈러스 매버릭스의 라인업은 로드리고 보브아, 제이슨 테리, 챈들러 파슨스, 브랜든 롸이트, 이안 마힌미가 뛰고 있는 반면 피닉스 선즈는 스티브 내쉬, 자레드 더들리, 그랜트 힐, 채닝 프라이, 마신 고탓입니다. 여유가 없죠!]

[오늘 댈러스 주전 선수들은 30분 이하만 뛰면서 체력을 비축해도 될 정도의 여유가 엿보이네요. 하지만 피닉스의 공격력을 생각하면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덴버 너게츠만큼은 아니지만 순식간에 따라잡을 힘이 있는 팀이거든요.]

[하하, 그 팀은 득점 1위긴 하지만, 실점도, 실책도 1위잖아요? 정말 업앤다운의 극치를 보여주는 팀이죠. 피닉스는 그보다는 안정적입니다.]

팔짱을 낀 채 만족스럽게 경기를 보던 릭 칼라일 감독은 피닉스 선즈의 선수들이 점점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숨통을 확실하게 조이기 위해 다시금 주전 선수들로 교체를 준비시켰다.

다시금 영재와 내쉬의 매치업. 피닉스 선즈의 주전 선수들은 지친 내색을 숨기지 못했고, 내쉬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쉬는 그럼에도 죽지 않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영재를 노려보더니 슬슬 드리블을 치기 시작했다.

퉁퉁!

좌우로 사이드스텝을 리드미컬하게 밟으면서 영재의 눈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내쉬. 긴 머리를 휘날리면서도 코트를 순식간에 훑는 내쉬의 능력은 영재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다웠다.

훅-

[마신 고탓,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받았습니다! 타이슨 챈들러와 1:1!]

고탓은 등을 진 채 슬쩍 포스트업을 하더니 타이슨 챈들러를 오른쪽으로 휙 타고넘기 위해 반원을 그리며 전진했다.

"윤!"

하지만 문제는 고탓이 아니었다. 고탓의 포스트업을 마치 스크린처럼 이용하기 위해 고탓의 진행경로와 딱 맞아 떨어지게 파고드는 내쉬의 움직임에 챈들러와 키드는 깜짝 놀라 영재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자아! 스티브 내쉬!! 영재 윤이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을 경로로 파고듭니다!]

[하지만 역시 타이슨 챈들러죠?! 고탓이 슬쩍 빠져주었음에도 고탓을 따라가지 않고 내쉬를 마크합니다! 타이슨 챈들러는 지난 시즌 미스매치 수비율 1위의 선수입니다! 미스매치라고 해서 가드들이 공격했다가는 손해만 볼 수 있죠!]

영재는 한순간, 판타지와 같은 내쉬의 돌파에 순간적으로 뚫렸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챈들러의 우측으로 달려가 내쉬를 더블팀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영재 윤! 베스트 초이스 입니다!! 고탓을 절묘하게 이용한 내쉬도 대단하지만, 곧바로 더블팀을 들어가는 영재 윤의 수비적인 센스도 정말 대단합니다!]

그럼에도 내쉬는 돌파를 멈추지 않았다. 베이스라인을 아슬아슬, 과감하게 따라 파고드는 내쉬를 타이슨 챈들러가 터프하게 밀어붙이긴 힘들었다. 잘못하면 블로킹 파울로 다시금 공격권을 내 주고, 공격을 다시 한 번 전개할 기회를 주는 것이기에 조심해야 했다.

내쉬는 림을 지나쳐 좌측 사이드로 빠져나왔고, 곧바로 몸을 틀어 다시금 림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피닉스 선수들은 내쉬에게 붙은 수비를 최대한 떨쳐내게 하기 위해 내쉬와 반대편과 외곽으로 빠져나왔다.

[자! 스티브 내쉬! 그대로 뛰어오릅니다!]

내쉬는 이번 공격을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최대한 신중하게 파고들다가 타이슨 챈들러를 앞에 두었음에도 공격적으로 뛰어올랐다. 챈들러는 내쉬의 슈팅능력과 자유투 능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섣불리 몸을 부딪칠 수 없었다.

'좋아!'

내쉬는 챈들러의 소극적인 수비에 더욱 자신감 있게 오른손에 있던 공을 왼손으로 옮기며 가볍게 더블 클러치를 올려놓으려 했다.

탁!!

[오오!! 숀 매리언! 숀 매리언의 엄청난 블락입니다!!!}

[언제 저기까지 갔나요?! 숀 매리언!!]

피닉스 선즈에서 내쉬와 팀메이트이기도 했던 매리언은 매트릭스라는 별명에 걸맞게 엄청난 피지컬을 선보이며 스티브 내쉬의 손에 있는 공을 힘껏 내리쳤다. 내쉬는 생각지도 못한 숀 매리언의 블락에 깜짝 놀랐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블락으로 내려친 공은 이미 발빠른 영재가 쥐고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영재 윤의 스피드를 따라 갈 선수가 없습니다!]

영재는 굳이 덩크를 찍지 않더라도 자신을 따라오는 선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가볍게 이지 레이업을 올려넣었다. 딱히 기세를 가져오거나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덩크를 할 이유는 없었다.

[이건 치명적입니다! 추격의 의지를 완전히 끊어버리는 숀 매리언의 블락! 그리고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영재 윤을 보면 그 누구라도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죠!]

[점수는 74대 59! 영재 윤, 단 19분 만에 18득점을 쌓아올리는 기염을 토합니다!]

영재는 이지 레이업을 올려놓은 뒤 한결 여유로운 표정으로 블락을 성공시키고 뒤따라 오던 매리언과 기쁨을 나누며 백코트를 했다. 반면 피닉스 선수들의 낙심한 표정이 카메라에 비춰졌다.

[경기 끝났습니다! 댈러스 매버릭스와 피닉스 선즈의 경기는 107 대 89! 무려 18점 차의 대승을 거두는 댈러스 매버릭스 입니다! 4쿼터 후반은 여유있게 가비지 멤버들을 운용하면서도 점수 차이를 유지했습니다!]

크리스 웨버는 대단하다는 듯 경이로운 표정으로 댈러스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한껏 기세를 타면 정말 무서운 팀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오클라호마시티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2연승을 기록하는 댈러스 매버릭스네요! 게다가 두 경기 모두 10점 차 이상으로 이긴 대승이라는 점 역시 엄청난 공격력과 준수한 수비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팀의 주축인 덕 노비츠키와 숀 매리언의 컨디션 역시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것도 댈러스 매버릭스에겐 호재로 다가오는 것 같은데요?]

[물론입니다. 두 선수의 경기력까지 100% 정상으로 돌아오는 순간, 댈러스 매버릭스는 정말 무서운 팀이 될 것입니다! 두 선수의 경기력이 100%가 아님에도 이 정도의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도 무시무시한데, 과연 얼마나 더 무시무시해 질지 두려울 지경입니다!]

[오늘 댈러스의 대승의 1등 공신은 영재 윤이겠죠?]

[그렇습니다. 시즌 하이인 33득점과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도 0턴오버의 경기를 펼쳤죠. 피닉스가 수비가 좋은 선수가 없고, 페이스가 빠른 팀이라 득점과 어시스트가 높을 수는 있지만, 그만큼 턴오버의 가능성은 높거든요. 그런데도 0턴오버라는 점에서 오늘 윤의 경기력은 Perfect했습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ozda4님, ™㉢ㅏ크엔젤ⓥ님, 묘아님, 뇌왕님, Hallucigenia님 후원 쿠폰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연재할 테니, 꾸준히 읽어주세요^^

@200회 축하댓글들 많이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감사드리고, 댓글을 자주 남기지는 않으시더라도 꾸준히 지금까지 봐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완결까지 쭈욱 달리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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