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0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마신 고탓은 자우튜 2개 중 1개만을 성공시키고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작년 평균 56%의 자유투 성공률을 보인 고탓이지만, 왠지 손에 잘 긁힌 듯한 느낌 때문에 2개가 다 들어가길 바랐던 모양이었다.
댈러스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키드가 천천히 공을 몰고 올라와서 하프라인을 넘자, 내쉬가 키드의 앞을 가로막았고, 영재의 앞에는 자레드 더들리가 날카로운 눈매로 영재를 막기 위해 자세를 낮추었다.
키드는 잠시 공을 잡더니 노비츠키가 탑까지 뛰어와 스크린을 걸자마자 내쉬를 떼어내고 스크린을 타서 하이포스트 까지 파고들었다.
[제이슨 키드! 내쉬를 노련하게 떼어내고는 하이포스트까지 파고듭니다!]
[동시에 덕 노비츠키도 파고들죠? 정석적인 픽앤롤입니다!]
하지만, 피닉스의 엘빈 젠트리 감독 역시 이런 픽앤롤을 염두에 두었는지, 덕 노비츠키에게 가야 할 패스길을 정확히 읽어 낸 그랜트 힐이 숀 매리언을 떼어내고 덕 노비츠키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그렇다면.'
키드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등 뒤로 공을 휙 던졌다. 그 공은 보지 않아도 정확히 탑으로 날아갈 것이고, 탑에는 영재가 서 있을 것이라는 걸 그 누구보다 키드가 잘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영재 윤과 키드의 톱니바퀴같은 협력 플레이! 어떻게 보지도 않고 저런 패스가 이어질 수 있는 겁니까?!]
[제이슨 키드라면 가능하죠. 키드는 네츠 시절 하위권이던 팀을 두 시즌 연속 파이널로 끌어올린 적이 있을 정도로 동료들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입니다. 게다가 키드와 윤, 이 두 선수는 지난 시즌부터 절묘한 호흡을 보여주었었죠!]
탑에서 공을 받자마자 영재는 노마크 상태의 매리언이 더들리의 오른쪽에서 스크린을 순간적으로 걸어준 것을 보자마자 오른쪽으로 어깨를 살짝 기울였다.
투퉁!!
더들리가 자신의 움직임에 속았다는 걸 눈치 챈 영재는 오른손으로 낮게 공을 v자 모양으로 두 번 튕기더니 탄력있는 움직임으로 정반대인 왼쪽으로 뛰쳐나갔다.
"억!!"
더들리는 뒤늦게 반대쪽으로 허겁지겁 이동했지만 매리언의 몸에 그대로 들이박으며 움직임이 제한되고 말았다. 더들리마저 없는 상황이라면 영재는 뭘 해도 상관없는 상황. 영재는 자신을 막을 선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무런 방해도 없이 미드레인지 점퍼를 쏘아올렸다.
슉-
[BANG!]
[깔끔한 점퍼입니다! 덕 노비츠키의 스크린에 스티브 내쉬, 채닝 프라이가 묶였고 키드의 돌파에 그랜트 힐 까지 노비츠키의 패스길을 막기 위해 뛰어나온 상황. 거기에 자레드 더들리가 스크린에 걸려 넘어져 버리니 피닉스의 수비가 그대로 무너져 버렸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완벽한 세트 오펜스를 펼쳐온 댈러스가 2년차에는 더욱더 완숙해진 느낌입니다.]
물론 마지막 슈팅을 성공시킨 영재의 정확도도 칭찬받아 마땅했지만, 피닉스의 수비를 무너트리는 댈러스의 공격 시스템은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활발하게 움직여!"
오랜만에 출전한 보브아는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었다. 지독하게도 자신의 발목을 부여잡고 있던 부상은 이미 완치가 되었다고 판정을 받았으니 더 이상 보브아는 경기를 뛸 때 두려울 게 없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건 지금도 똑같았다. 답답할 정도로 신체능력은 정체되어 버렸고, 오히려 1년차 루키 때보다 더욱 떨어져 버렸다. 그만큼 새끼발가락 부위는 골절이 되기도 힘든 부위이지만 보브아에겐 상당한 후유증도 남기고 말았다.
[로드리고 보브아! 올 시즌에는 첫 경기죠?! 작년 후반기에 다시 부상당한 이후 오프시즌 내내 재활을 해온 결과물을 내야 합니다!]
[릭 칼라일 감독이 보브아에게 점차적으로 시간을 배분할 것이라고 인터뷰에서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2쿼터 시작과 함께 올 시즌 첫 번째 경기에 나선 로드리고 보브아, 아직까진 나쁘지 않은 모습입니다.]
제 아무리 신체능력이 떨어졌다고 한들, 고작 2년의 농구 구력을 가지고도 1라운드에 뽑혀도 될 정도로 신체능력이 뛰어났던 게 보브아였다. 섀넌 브라운 역시 사이즈와 운동능력을 갖춘 선수였지만 BQ가 낮고 본헤드 플레이가 많은 선수였다. 보브아나 브라운이나 둘 다 공격에 강점을 가지고 수비에 약점을 가진 선수인데 보브아의 공격상황이니 브라운이 이를 막아낼 리 만무했다.
보브아는 앞뒤로 스텝을 밟으면서 섀넌 브라운을 농락했고, 섀넌 브라운은 보브아의 움직임에 맞춰서 역시나 앞뒤로 스텝을 밟았지만 보브아의 드리블은 그저 지금부터 시작될 공격의 전초전에 불과했다.
투둥!
단 투스텝 만에 하이포스트를 찔러들어오는 보브아의 엄청난 스피드에 워릭은 깜짝 놀라 뒤늦게 상체를 들이밀었지만, 보브아는 유연하게 힘을 흘리더니 몸을 돌려 외곽에 서 있는 제이슨 테리에게 힘껏 공을 뿌려주었다.
[제이슨 테리의 3점!!!]
슉-
[KABOOM!!! J.E.T!!!]
테리는 멋진 킥아웃 패스를 뿌린 보브아의 머리를 툭툭 건드리면서 잘했다고 말해 주었고, 보브아는 머쓱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로드리고 보브아! 완전 다른 유형의 선수가 된 것 같은데요?!]
[물론 루키시절에 기대한 만큼의 피지컬은 아닙니다만, 여전히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하는 드리블 돌파는 일품입니다! 거기에 더해진 넓은 시야는 킥아웃 패스는 물론이고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이로써 점수는 39 대 34! 1쿼터에 벌려놓은 5점을 끈덕지게 지키는 로드리고 보브아입니다!]
벤치의 덕목은 상대 벤치에 밀리지 않고 주전이 벌어놓은 점수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덕목이다. 주전선수들이 제 아무리 15점 이상의 리드로 벌려놓았다고 해도 벤치멤버들이 단 몇 분만에 15점의 리드를 까먹고 역전이라도 당해 버리면 그 경기는 어려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탁!
[로드리고 보브아의 스틸!! 세바스챤 텔페어의 패스가 너무 밋밋했습니다!]
[돌진하는 로드리고 보브아! 이 중에서 로드리고 보브아를 따라잡을 사람은 피닉스에 없다고 봐도 무방하네요! 뒤를 이어 달려드는 코리 브루어와 숀 매리언!]
보브아는 굳이 뒤로 뺄 필요도 없다는 생각에 힘껏 도약해서 원핸드 덩크를 내리꽂았다.
"와오!!! 보브아 나이스!!!"
그리고 그 모습을 누구보다 기뻐하는 건 당연히 영재였다. 작년 서머리그부터 보브아의 부진과 변덕을 바로 옆에서 누구보다 오랫동안 봐 왔고, 살뜰하게 챙겨준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영재였다. 영재는 보브아가 자신감을 찾고 농구를 하는 모습에 수건을 돌리면서 환호를 보내 주었고, 보브아는 그런 영재를 보더니 양 손으로 총을 쏘듯, 검지손가락으로 영재를 가리키더니 재빠르게 백코트를 했다.
[단 7분이지만 한정된 시간 안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로드리고 보브아! 4득점 1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정말 대단한 활약입니다!]
[댈러스의 가드진, 정말 박터지는 싸움이 벌어질 것 같은데요? 제이슨 키드와 영재 윤, 제이슨 테리를 제외하면 J.J 바레아, 로드리고 보브아의 2파전 양상을 띄게 되는군요! 만일 보브아의 기량이 다시금 올라온다면 바레아도 긴장을 늦춰선 안되겠습니다!]
점수는 어느덧 41대 34, 7점으로 벌어졌다. 피닉스 선즈의 엘빈 젠트리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렀고, 칼라일 감독은 돌아오는 벤치 멤버들에게 박수를 쳐 주었다. 그리고는 다섯 명 전원을 교체했다.
"좋아, 벤치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흐름을 가지고 왔다. 바레아를 시작으로 윤, 파슨스, 롸이트, 마지막으로 마힌미가 나선다. 가지고 온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갈 채비를 했고, 칼라일 감독은 한 명씩 자신이 해야 할 임무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새겨주었다.
"윤, 피닉스에서는 다시금 주전 멤버를 기용해서 분위기를 가져오려고 할 거야. 아마 자네는 다시금 더들리, 혹은 섀넌 브라운이 막으려고 할 거야. 내쉬는 반드시 들어올 것이고. 만일, 더들리가 들어온다면 자네는 수비시에도 더들리를 막아야 하지만 섀넌 브라운이 들어오게 되면 자네의 역할은 전반과 비슷해. 1차적으로 내쉬를 막는다. 바레아가 있으니 리딩보다는 스코어링에 집중해 보도록 해. 계속해서 불규칙적인 패턴을 가져가면 분명 혼란이 올 거야."
"알겠습니다."
영재는 다시금 코트 위로 올라왔다. 1쿼터에서 장군멍군을 번갈아가면서 했던 내쉬의 앞에 또다시 자리를 잡은 영재는 대놓고 자신의 앞에서 스크린을 서는 마신 고탓을 부드럽게 타고 넘었다.
"?!"
하지만 스크린을 돌아나오니, 상황은 최악이었다. 단 1초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고탓을 따라 나오던 마힌미가 내쉬에게 스틸을 시도하고 있었고, 고탓은 너무나도 손쉽게 골밑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마키프 모리스는 왼쪽 윙에 서 있었기에 롸이트 역시 그 곳에 서 있었고 이제야 하프라인을 넘는 섀넌 브라운을 막기 위해 바레아 역시 외곽으로 나와있는 상황.
골밑에는 챈들러 파슨스 혼자 림을 지키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만일 내쉬가 고탓, 혹은 우측 사이드에서 텅 비어있는 그랜트 힐에게 패스가 가는 순간 2점은 그냥 적립된다고 봐도 무방했다.
텅!
역시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패스. 게다가 영재가 건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낮고 빠른 바운드 패스를 뿌리는 내쉬를 보면서 영재는 경외감이 샘솟았지만, 영재는 이번만큼은 자신 있었다.
탁!!
[STEAL!!!]
[와우! 저 패스를 어떻게 하면 스틸 할 수 있는 겁니까?! 영재 윤, 앞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낮은 패스를 손으로 커트해 냅니다!]
내쉬는 당혹감에 영재를 따라잡기 위해 달렸고, 바레아와 함께 외곽에서 있던 섀넌 브라운은 영재보다도 뒤에 서 있었지만 영재의 빠른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삐익!!
결국 브라운은 영재의 속공을 막기 위해 반칙을 할 수밖에 없었고, 영재는 브라운의 손에 팔을 맞고는 그대로 공을 놓쳐버렸다. 속공을 성공시키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내쉬의 패스를 처음으로 커트해 냈다는 것만으로도 영재는 이미 자신감이 충만해진 상태였다.
"어떻게?"
내쉬는 아직까지도 영재가 자신의 패스를 어떻게 끊어낸 건지 답답한 표정으로 영재를 바라보았지만, 영재가 바보가 아닌 이상 그걸 내쉬에게 말해 줄 턱이 없었다.
'거기서 내쉬는 자주 오른쪽을 선택한다. 그리고 오버패스보다는 바운드 패스를 선호하지. 이번 스틸은 예상대로였을 뿐. 항상 그렇지는 않겠지.'
[아! 정말 대단하네요! J.J 바레아, 챈들러 파슨스, 브랜든 롸이트! 이 세 선수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합니다!]
크리스 웨버는 작년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새로운 댈러스의 벤치멤버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5분 정도밖에 같이 뛰지 않았지만 챈들러 파슨스는 킥아웃 패스를 받아내는 족족 2점 3점 가릴 것 없이 자신감 넘치는 슈팅을 꽂아 넣었고, 브랜든 롸이트는 떠오르는 앨리웁 패스를 그대로 내리찍으며 헬리콥터라는 애칭을 얻어냈다. 마지막으로 이 둘에게 양질의 어시스트를 꾸준하게 제공해 준 J.J 바레아의 패스 능력은 오늘 경기에서 폭발하고 있었다.
[이 세 명 뿐이라면 피닉스도 계속해서 추격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겠지만, 영재 윤과 타이슨 챈들러가 세 명의 뒤를 튼실하게 받쳐주고 있는 게 주요하죠! 타이슨 챈들러는 오늘 득점은 단 4득점에 머무르고 있지만 리바운드는 벌써 7리바운드를 하면서 수비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고, 영재 윤 역시 16분을 뛰면서 16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하면서 55대 41, 무려 14점 차의 리드를 만들어 낸 장본인입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Hallucigenia님 후원 쿠폰 감사드립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어느새 200회네요. 많은 분들의 성원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첫 작품이라 여기까지 올 수 있을까, 많이 걱정했었는데 감회가 색다르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야구만이 아니라 농구도 어느 정도까지는 세밀한 분석을 동반한 데이터 스포츠가 되었죠. 단순히 슈팅 차트만이 아니라 돌파 방향, 양 손중 한쪽 손의 사용 빈도, 선호하는 패스 종류, 앨리웁 선호 위치, 픽앤롤에서 슈팅, 돌파, 패스의 비율 등등. 뭐 정적인 스포츠인 야구만큼 큰 분석의 효과가 없긴 합니다. 농구는 분석을 해도 반응속도가 필요하고, 비슷한 상황이 나오는 경우 자체가 적습니다. 동적인 스포츠라 1:1위치는 같아도 나머지 8명의 위치가 같은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야구는 항상 1:1이니 모든 장면이 데이터화가 가능하고, 그 데이터를 투수, 타자, 포수가 항상 계산하죠.
@피닉스는 댄토니가 떠났지만, 엘빈 젠트리 감독도 트랜지션을 즐기는 닥공 스타일의 감독입니다. 작년 골스의 공격 부분 어시스턴트 코치기도 했죠. 올 시즌은 뉴올리언스 감독으로 갔습니다.
gil5436님///빠른 코멘 감사합니다^^
Naye님, 이동석동님, -DarkANGEL-님, 사라질영혼님, 파이넨시아님, 오마리온님/// 코멘 항상 감사드립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저는 슬슬 목이 간지럽네요 ㅋㅋ
goimosp님, 울트라10님/// 등번호 매치기도 하지만, 그만큼 내쉬는 입이 벌어지는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였죠. 이 당시 내쉬는 마지막 불꽃이었죠. 피닉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으니...레이커스에서의 내쉬는 ㅠ.ㅠ
ㅎ0ㅎ님/// ㅎㅎ 쿠폰 감사드립니다!! 주시면 감사할 따름이죠. 앞으로도 즐독해주세요^^
rtg98님/// 컵스와 화삭스라면 컵스의 팬이 월등한 걸로 압니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예 양 팀의 주 응원 계층이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레알과 아틀레티코도 그렇고, 첼시와 어떤 팀(기억이 안나네요;;;)도 아예 주 응원 계층이 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