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96화 (196/296)

00196  2011-2012 정규시즌(Regular Season)  =========================================================================

3쿼터 5분. 영재는 드디어 다시 코트를 밟았다. 웨이드가 나오지 않고 제임스 존스가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영재는 굳은 표정으로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존스는 원래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커버할 수 있는 자원이었지만, 팀 사정상 슈팅가드 백업까지 하고 있었다.

'스코어링.'

바레아의 빠른 돌파가 노리스 콜을 가볍게 제쳤고, 브랜든 롸이트는 후속으로 커버를 오려는 르브론 제임스의 앞을 스크린으로 가로막았다.

[J.J 바레아! 역시나 죽지 않은 드리블 돌파입니다!]

[작년 플레이오프 때 보여준 센세이션한 모습은 그야말로 바레아의 재발견이었습니다. 수비적인 한계는 어쩔 수 없지만 슈팅의 기복만 조금 더 줄인다면 우수한 벤치 포인트가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정도로 바레아의 리딩이 요즘 물이 올랐습니다!]

바레아는 로포스트까지 깊숙하게 파고들까 생각했지만 롸이트의 스크린을 타고 넘는다 해도 골밑에는 우도니스 하슬렘이 굳게 버티고 서 있다. 오늘 자신의 컨디션상 돌파 이후 플로터를 하기보다는 동료들을 더 활용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다.

'좋아!'

바레아는 특유의 작은 키를 이용해 수비를 휘젓는 드리블로 로포스트까지 들어가는 척 하다가 하슬렘이 앞으로 끌려나오자 그 틈으로 브랜든 롸이트가 파고드는 것을 확인했다.

'띄워서? 아냐...'

우도니스 하슬렘이 제 아무리 6-9(203cm)도 안 되는 작은 키라고 해도 이미 너무 하슬렘이 근접한 상황이었다. 그럴 바에야, 지금 보이는 틈으로 바운드 패스를 찔러주면...

'?!'

바레아는 한순간 소름이 돋았다. 바운드 패스는 필시 패착이다. 바레아는 황급히 몸을 밖으로 돌렸다.

'나이스! 바레아!'

멀찍이서 그 모습을 보던 영재는 몇 번이라도 바레아에게 엄지를 척 세워줄 수 있었다. 하슬렘의 위로 앨리웁 패스를 띄우지 않은 건 아쉬웠지만 그 틈으로 바운드 패스를 뿌렸다면 뒤따라오는 르브론 제임스에게 그대로 스틸을 당했을 것이다. 게다가 훈련 상황에서 보여줬던 브랜든 롸이트의 점프력과 판단력은 상당했다. 그렇지만 이제 실전경기는 처음이었고 그들이 같이 뛴 기간은 몇 주도 채 되지 않았다. 당연히 바레아의 바운드 패스를 제대로 받아낼 거란 보장이 없었다. 저런 좁은 틈으로 바운드 패스라면 어디에든 한 번 걸릴 것이고, 그러면 롸이트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휙!

[바레아! 정말 좋은 판단입니다! 브랜든 롸이트에게 공격 찬스가 나긴 했지만 워낙 찰나의 순간, 그리고 그 뒤로 따라오는 르브론 제임스의 존재를 눈치채고 밖으로 킥아웃 패스를 뿌려줍니다!]

[영재 윤에게 공이 갔습니다! 제임스 존스와 매치업!]

제임스 존스라면 작년,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 3점슛 컨테스트에서 맞부딪친 적이 있는 선수였다. 실제 경기에서는 3점슛 외에 수비는 별로 기대할 것이 없는 선수.

[영재 윤! 이마를 다쳤음에도 더욱 공격적으로 나섭니다. 챈들러에게 손짓하죠!]

브랜든 롸이트의 돌파와는 반대편에서 자리잡고 있던 타이슨 챈들러가 슬쩍 하이포스트로 나와 제임스 존스의 오른쪽으로 스크린을 섰고, 영재는 부드럽고 빠르게 타이슨 챈들러의 스크린을 휙- 돌아나왔다.

"억!!"

[아아!! 제임스 존스! 너무나 어설픈 수비입니다! 타이슨 챈들러의 스크린에 그대로 걸려버리는 제임스 존스!]

[자! 작년에도 윤 TO 타이슨 챈들러는 댈러스의 공격 전술 중 가장 성공률이 높은 공격 중 하나였거든요?! 스크린을 걸어준 타이슨 챈들러도 제임스 존스가 스크린에 걸리자마자 그대로 골밑으로 들어갑니다! 정석적인 2:2 픽앤롤!!!]

보쉬는 이전보다 더욱 빠르고 대담해진 영재를 보면서 이를 악물었다. 작년의 패배는 더 이상 없다고 마음먹고 그 누구보다 피땀을 흘려가며 훈련한 보쉬는 경기를 읽어내는 감각마저도 좋아진 것이다.

'어디를 막아야...'

보쉬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영재에게 뛰쳐나가면 챈들러가 비어버린다. 그렇다고 챈들러의 돌파를 막아내면 영재를 막을 선수가 없다.

'결국 윤을 막아야한다!'

[크리스 보쉬, 좋은 선택입니다! 남은 공격시간은 단 5초! 영재 윤의 손끝에서 공격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쉬도 판단한 모양입니다!]

레지 밀러 역시 크레익 셰이거의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물론입니다! 타이슨 챈들러나 브랜든 롸이트 역시 위협적이지만 결국 영재 윤에게 공이 쥐여진 상태라면 영재 윤을 막아야 하죠! 위치상으로 보나, 수비력으로 보나 보쉬의 판단은 정확합니다!]

"핫!!!"

보쉬가 뛰쳐나오는 것을 보자마자 영재는 한 발을 더 앞으로 디디고는 힘껏 뛰어올랐다. 보쉬는 설마 자신이 앞에 있으면서도 뛰어오를거란 생각을 못했는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영재의 속내를 어느 정도 읽어낼 수 있었다.

'또 다시 바깥으로 공을 뺄 수는 없으니 그대로 밀고 올라오는 건가!'

보쉬는 그렇게 내버려두진 않겠다는 생각에 영재를 뒤따라 뛰어올랐다. 제아무리 영재가 슈팅가드에서 괜찮은 키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상대는 크리스 보쉬다. 단순한 높이로는 상대가 될 리 없었다. 보쉬는 노련하게 손을 살짝 들어 영재가 슈팅을 쏠 법한 루트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렸다.

'뒤로 따라 들어오는 선수도 없고, 타이슨 챈들러도 이렇게 한다면... ?!'

하지만 영재는 공중에서 보쉬의 가슴을 어깨로 밀쳐내더니 공을 쥔 왼손을 아래로 슬쩍 내렸다.

'타이슨 챈들러!'

그와 동시에 달려와 뛰어오르려는 타이슨 챈들러. 보쉬는 황급히 영재의 왼손을 막아내기 위해 오른손을 아래로 쭉 뻗었고, 그로 인해 공중에서 보쉬의 몸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아쉬워."

하지만 영재는 보쉬에게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왼손을 회수하고는 그대로 오른손으로 공을 옮겨놓았다.

슉-

......

우와아아아아!!!!!

Y13! Y13!!

[WOW, WOW!!!! I CAN'T BELIEVE IT!!!!]

[그야말로 원더 플레이!!! 타이슨 챈들러의 움직임을 페이크로 써서 크리스 보쉬를 속여내고 올려놓는 더블 클러치!! 그야말로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겠습니다! 영재 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는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엄청난 함성과 함께 Y13! 을 외치고 발을 한 번 구르는 응원은 수만의 팬들이 하는데도 박자 하나 엇나가지 않고 완벽했다.

"윤..."

그 모습을 모두 본 에밀리는 자신도 모르게 온 몸에서 전율이 일어나고 말았다. 혹시라도 무리한 공중경합으로 또 다시 부상을 당할까 노심초사 했던 에밀리는 주먹에 피가 안 통할 정도로 꽉 잡고 있었다가 영재가 환상적인 더블 클러치를 성공하자마자 찌르르르 하고 오는 전기가 온 몸을 휘젓는 느낌에 의자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11득점째를 올리는 영재 윤! 5/10의 야투율로 다시금 50% 성공률을 유지합니다!]

영재는 레이업을 올려놓고는 착지해서 자신에게 환호해주는 수만의 팬들 앞에서 양 팔을 벌리고 자신의 등번호를 가리켰고, 곧바로 양 손을 위로 번쩍번쩍 들며 호응을 유도했다.

"..."

아무 말 없이 영재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보쉬, 그리고 벤치에서 영재와 보쉬의 수 싸움을 흥미롭게 보던 웨이드는 이윽고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댈러스 매버릭스, 개막전 첫 경기에서 7점차 석패]

2010-2011 NBA 파이널 챔프인 댈러스 매버릭스와 마이애미 히트의 개막전 경기는 97 대 104로 마이애미의 7점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번 CBA 극적 타결로 인해 단축 시즌이 벌어지게 된 2011-2012 NBA 시즌으로 인해 댈러스 매버릭스의 노장들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 비해 마이애미 히트는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언론들에서는 예상대로의 경기였다는 반응이었다. 프리시즌 경기나 선수들의 오프시즌 상황으로 봤을 때 마이애미 히트의 우세함은 이미 드러난 상황이었다. 실제 양 팀의 경기력 차이는 점수 차이 이상이었다. 댈러스는 주전 라인업 싸움에서 철저히 패배했고, 마이애미가 후보 선수를 투입한 시간에 점수를 좁힌 것이 전부였다.

1쿼터까지는 어느 정도 비등한 승부를 가져갔지만, 점점 양 팀의 경기력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났고, 영재 윤의 부상 공백은 이를 더 크게 만들었다. 현 댈러스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에이스의 부재는 공수에서 금세 드러났다. 영재 윤이 없는 동안 웨이드는 물만난 고기처럼 날뛰었고, 공격에서는 단조로운 플레이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다.

(중략)

댈러스 매버릭스

덕 노비츠키 / 19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야투율 7/17)

제이슨 키드 / 12득점 0리바운드 5어시스트 (야투율 2/5)

숀 매리언 / 12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야투율 6/11)

윤영재 / 17득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 (야투율 6/13)

마이애미 히트

르브론 제임스 / 39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13/20 야투)

드웨인 웨이드 / 21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8/21 야투)

크리스 보쉬 / 9득점 7리바운드 1어시스트 (4/9 야투)

우도니스 하슬렘 / 7득점 10리바운드 1어시스트 (2/6 아투)

댈러스 매버릭스는 벤치에서 제이슨 테리 (13득점), J.J 바레아 (3득점 5어시스트), 코리 브루어 (7득점 2리바운드)는 제 몫을 해냈다. 새로 합류한 챈들러 파슨스 (6득점 2어시스트), 브랜든 롸이트 (3득점 5리바운드) 역시 첫 경기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마이애미 히트를 끝까지 추격했으나 주전 라인업 싸움에서 완패하며 마이애미전에서 7년 만에 패배를 당했다. 벤치 선수들의 컨디션이 주전들보다 좋은 것도 있지만, 마이애미가 4쿼터 후반 후보들을 투입하면서 상대적으로 좋은 기록을 낸 탓도 있었다.

릭 칼라일 댈러스 매버릭스 감독은 "정말 아쉬운 경기였지만 걱정했던 것에 비한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빠른 시일 내에 몸을 끌어올릴 것." 이라면서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또한 팀의 주장인 덕 노비츠키 역시 "안일한 경기력으로 인해 실망을 드린 점 죄송하다." 라며 말하고 "작년의 우승에 취해 올 시즌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우리의 경기를 보러 오는 팬분들에게 다시 한 번 기쁨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라고 말하며 팀 내 헤이함 등에 대해 주의하겠다는 인터뷰를 했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2004년 3월 6일 이후 7년 만에 마이애미 히트에게 정규시즌에 패배하며 마이애미 상대로의 정규시즌 12연승의 기록도 같이 깨지고 말았다.

Re : 아, 우려했던 것 보단 잘했다고 해야 하나. 아무리 노비츠키나 매리언 몸이 안 올라왔다고 해도 없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 했어.

Re : 노비옹이 저런 말 할 정도면 몇 명은 이미 나태하게 플레이하고 있다는 거 아님?

Re : 작년 우승팀들 정신적으로 헤롱헤롱한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냥 잘 극복하길 바랄 뿐.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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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에게 썰린 댈러스입니다. 벼르고 벼른 빅3와 푹 늘어진 댈러스의 맞대결.

@그나저나 댓글이 적어서 뭔가 잘못 썼나 깊이 고민했는데, 코멘 창이 문제가 있었군요... 이노무 조아라.

goimosp님/// 현대 농구에서 한 가지만 잘해서는 롤플레이어밖에 못돼죠. 스타급은 두 포지션 정도는 소화가 가능하고, 다재다능할 필요가 있습니다.

ㅎ0ㅎ님/// 시대에 따라 포지션이나 전술도 계속 변화하죠. 축구가 압박-탈압박-압박을 반복하듯, 농구도 그렇습니다.

사라질영혼님/// 코멘 감사합니다!!

야베스님/// 시그니쳐 무브라는 게 조금 어렵습니다. 르브론, 하워드, 듀란트, 웨스트브룩, 하든 모두 시그니쳐 무브가 없죠. 커리도 3점이 릴리즈가 빠른 거지 시그니쳐 무브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저희도 고민 중입니다.

울트라10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뭔가 잘못했나 고민했거든요 ㅎㅎ. 영재는 이미 탑 5안에는 들어갑니다. 기록상 웨이드, 코비, 지노빌리 다음입니다. 피어스는 이 때는 이미 스몰포워드였고, 알렌과 카터는 기록이 많이 떨어졌죠. 물론 영재는 수비력이 코비급은 절대 아닙니다. 팀 수비와 영재의 BQ가 잘 합쳐진 결과죠.

죠와님/// 좀 어색하게 서술되었네요. 자연스럽게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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