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69화 (169/296)

00169  2011년 오프시즌(Off-Season)  =========================================================================

- 반갑습니다. 아즈텍스의 여러분들. 오늘은 2년 동안, 아즈텍스를 빛낸 황금기의 선수들을 직접 초청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현 아즈텍스 멤버들과 20분의 친선경기를 가질 예정입니다. -

MC로 나선 학생은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이미 아즈텍스의 홈인 Viejas Arena at Aztec Bowl 에는 최대 수용인원 5천명은 물론이고,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MC를 맡은 학생은 역시나 차분하게 2년 전, 아즈텍스의 성적을 읊으면서 황금기에 대해 짧게 설명하고는 개회사로 스티븐 피셔 감독을 호명했다.

"아즈텍스의 팬분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주시니 감사합니다. 2년 전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즈텍스의 스타일은 수비를 기반으로 둔 농구였습니다. 무엇보다 제 철학 자체도 수비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년 전을 기준으로 아즈텍스는 달라졌습니다. 수비로만 하는 것의 한계가 있었고, 결국 그 한계를 깨기 위해 밸런스를 조정했습니다."

스티븐 피셔 감독은 슬쩍 미소를 짓더니 관중들을 천천히 둘러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한계를 정한다면, 그 곳에서 발전은 끝납니다. 그 간단한 이치를 저 역시도 잊고 살았었죠. 하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저는 한계를 깨고 아즈텍스의 체질을 개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제 손가락처럼 소중하고, 깨물면 아픈 존재들이 되었죠. 그렇기에 지금의 아즈텍스가 있습니다. 오늘, 이 들이 어째서 황금기라 불리게 되었는지 느끼시고, 자신의 한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하면 깰 수 있을지 답을 얻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짝짝짝-

그 이후 중간 공연 순서로 아즈텍스 치어리더들의 치어리딩 공연이 이어졌다. 아직도 솔로 신세인 빌리 화이트나 체이스 타플리, 알렉 윌리엄스, 브라이언 카웰은 헤벌쭉한 표정으로 치어리더들의 공연에 빠져들었지만, 영재나 게이, 토마스는 별 관심이 없는 듯 서로 이야기를 하기 바빴다.

"헤에..."

"이봐, 켈빈! 정신차려!"

"이 모습을 켈빈 여자친구가 봐야 하는데..."

켈빈은 여자친구란 말에 재빠르게 침을 닦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스마트 폰이 뚫릴 기세로 스마트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치어리딩 공연이 끝나자 선수들은 어색하게 단상에 올라가 인사를 하고, 한 명씩 팬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내며 공감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타지의 생활은 항상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과 두려움을 극복하니까 제게 기회가 오더군요."

해외로 나간 세 선수는 꼭 이 말을 빼놓지 않았다. 마치 짠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세 선수에게 타국의 리그로 간다는 것은 그 만큼 용기가 필요한 결정이었고, 그 결정은 세 선수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준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재 윤. 단상으로 올라와 주세요.-

영재는 굳이 차려입는 것 보단 평상시의 모습으로 올라가는 게 좋겠다 생각해서 댈러스 매버릭스의 트레이닝 자켓을 입고 단상 앞에 섰다. 팬들은 영재가 올라오자 그 어느 때 보다 열렬히 환호하면서 맞이해 주었고, MC역시 영재의 팬이었는지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안녕하세요. 댈러스 매버릭스의 가드이자 작년까지 아즈텍스에서 뛰었던 영재 윤 입니다."

와아아아!!

한 마디 소개만으로도 팬들이 엄청나게 환호하는 것. 그것은 바로 아즈텍스의 자부심과 같은 영재의 존재 때문이었다. 실제로 아즈텍스에서 배출한 NBA 선수는 80년대 리바운드왕을 한 차례 차지했던 센터 마이클 케이지가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 한동안 아즈텍스는 컨퍼런스의 한계로 인해 NBA에 제대로 뛴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었다. 그러던 중 다시금 물꼬를 틔워 준 것이 바로 영재였다. 레너드가 이번 시즌에 1라운드에 드래프트되기는 했지만, 영재는 이미 NBA에서도 자리잡은 선수였다.

지난 시즌 메릴랜드와의 경기에서 코뼈가 부러지면서까지 팀을 32강으로 올려놓은 광란의 3월을 책임진 영웅. 바로 그게 영재였다. 비록 이번 시즌 카와이 레너드가 아즈텍스를 16강까지 이끌었기는 하지만, 아쉬움은 지난 시즌이 더욱 컸다. 그 때는 정말 부상만 아니었다면 파이널 포까지도 바라볼 수 있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아, 제가 아직 누군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거 같아서. 그냥 제가 겪었던 일들 중에 들려드릴 만한 이야기를 짧게 이야기하려 합니다."

아즈텍스의 일원이 된 이후 포인트 가드에서 슈팅 가드로의 변화와 공존. 그리고 신체의 성장에 발맞추어 근력과 유연성을 동시에 기르기 위한 피나는 노력. 워크아웃과 드래프트. 마지막으로 시즌 중 일어난 여러 가지 에피소드까지.

영재는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관중들에게 전달했고,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함으로써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무엇이든, 여러분들은 차별당하게 됩니다. 차별이 없는 곳은 없어요. 하지만 그 차별이란, 악의적인 차별도 있지만 내 단점을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 단점을 극복하세요. 그러면 여러분들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당당한 사람이 되세요. 감사합니다."

영재의 진솔한 조언에 팬들은 환호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쳐 주었고, 특히 한인들은 영재의 이름은 연호하면서 박수를 쳤다.

- 이제, 마지막 순서로 현 아즈텍스와 졸업생의 20분 간 친선경기가 있겠습니다. 작년에 졸업하신 분들은 현재 D.J 게이, 켈빈 데이비스, 영재 윤, 말콤 토마스. 네 분이기 때문에 두 분씩 A팀, B팀에 참여하겠습니다. 올해 졸업하시는 분들도 고루 나누었습니다. -

최대한 밸런스를 고려하여 두 팀이 나뉘었고, A팀과 B팀의 명단은 다음과 같았다.

A팀

D.J 게이 (G)

체이스 타플리 (G)

빌리 화이트 (F)

팀 쉘톤 (F)

말콤 토마스 (C)

후보 : 카와이 레너드(F)

B팀

자말 프랭클린 (G)

켈빈 데이비스 (G)

알렉 윌리엄스 (F)

메흐디 체리엣 (F)

브라이언 카웰 (C)

후보 : 윤영재 (G)

레너드와 영재가 벤치에 앉아있자 팬들은 깔깔 웃으면서 재미있어 하기도 하고, 두 선수가 처음부터 나오지 않아 약간은 실망 섞인 야유를 내는 팬들도 있었다.

- 두 선수 역시 경기에 참여하며, 친선경기라고 해서 재미없는 경기는 되지 않을 예정이오니 조금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MC의 설명에 실망하던 팬들은 조금 지켜보자는 심정으로 야유를 멈추고는 경기를 지켜보았다. 삐익- 하는 소리와 함께 카웰이 날렵하게 점프볼을 걷어냈다.

퉁퉁-

자말 프랭클린이 공을 잡고 리딩을 하려 했지만, 이번년도에 입학한 1학년답게 큰 경기에선 위축되는 모습이 아쉬웠다. 친선경기임에도 불안 불안한 드리블로 딱 D.J 게이가 수비로 잡아먹기 좋은 유형의 선수였던 것이다. 사이즈는 프랭클린이 우세했지만 대학 4년과 프로 1년을 경험한 게이의 상대가 되기는 힘들었다.

탁!

"억!"

기존 동료들이나 대학 선수들보다 훨씬 날카로운 스틸에 프랭클린은 깜짝 놀랐지만, 이미 공은 게이의 손에 들어온 상태.

"뺏겼으면 붙어서 가로막아!!"

역시나, NCAA에서부터 이어져 온 켈빈 데이비스의 열정적인 지시에 프랭클린은 정신을 번쩍 차리고 들러붙었다.

"성급하게 스틸하려 하지 마! 그냥 앞길을 막고 슈팅만 막아! 속아도 좋으니까 큰 동작 하지 말고!"

켈빈의 지시는 정확했다. 지금의 프랭클린이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상대가 바로 D.J 게이. 그런 경우에는 가장 안전한 수비가 최선이었다. 게다가 B팀의 림을 막는 건 정통 수비형 센터 브라이언 카웰. 카웰 정도라면 골밑 돌파라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투퉁!

게이는 후배라고 해서 절대로 봐 주지 않았다. 오히려 최선을 다 하면서 후배가 자신의 경기 조율을 보고 배웠으면 했기 때문에 자비가 없었다. 켈빈 데이비스도 물론 그럴 생각이었지만 신입생에게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에 가볍게 혀를 차면서 슬슬 타이밍을 쟀다.

턱!

"프랭크! 스위치!"

데이비스는 스크린에 걸린 프랭클린에게 소리치며 자신이 대신 D.J 게이에게 들러붙었고, 프랭클린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용케 스위칭을 듣고 체이스 타플리에게 허겁지겁 달려갔다.

"..."

스페인과 그리스를 대표하는 가드로 발돋움한 두 선수가 맞대결을 펼치자 경기장의 기운이 꽤나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팟!

게이는 왼발을 축으로 오른발을 앞으로 크게 내딛었다. 그러자 켈빈은 속지 않기 위해 상체만 살짝 기울이며 게이의 진로방향을 막았고, 게이는 개의치 않으며 오른발을 재빨리 뒤로 당겼다.

'스텝백?! 슈팅도 장착했나?!'

켈빈은 깜짝 놀라 앞으로 달려들려 했지만 그간 그리스 리그에서 뛰며 갈고 닦은 '감' 이란 놈이 불안함을 암시했다. 이건 속임수라는 촉이 딱 오자 데이비스는 냉정하게 판단하고 손만 뻗으며 슈팅을 방해했다.

휘릭-!

그러자 게이는 머뭇대지 않고 곧바로 오른발을 다시 앞으로 내뻗은 뒤 오른발을 축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휘릭- 돌아나갔다. 엄청난 스핀무브임에도 불구하고 켈빈 데이비스는 엄청난 수비력을 뽐내며 찰나의 순간에 사이드스텝으로 게이를 쫒아가더니 끝까지 상체를 밀착시키고 게이를 방해했다.

삐이익!!!

"푸싱 파울, 켈빈 데이비스!"

결국 파울로 끊을 수밖에 없었지만, 한 순간 5천여 명의 관중들도, 그리고 경기를 뛰던 선수들도, 벤치에 앉아있던 카와이 레너드와 영재, 마지막으로 스티븐 피셔 감독까지도 둘의 커다란 성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단 3초, 3초안에 저 엄청난 수싸움이 오고갔다는 것에 NCAA와 프로의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신입생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었다.

5분 정도 지나자 친선경기는 점점 D.J 게이 가 이끄는 A팀이 점수를 야금야금 벌리는 형국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B팀 역시 켈빈 데이비스가 D.J 게이를 막고 체이스 타플리를 자말 프랭클린이 막는 변칙적인 스위칭으로 어느 정도 경기를 대등하게 이끄는 것처럼 보일 순 있었지만 B팀의 공격일 때 자말의 리딩이 썩 좋지 않아서인지 공격이 툭툭 끊기고, 단순히 패스를 돌리고 돌리면서 켈빈 데이비스에게 나는 오픈 찬스에 의존하고 있었다.

슉-

그럼에도 켈빈 데이비스는 그런 한정된 기회와 빡빡한 수비 압박 속에서도 쏙쏙 득점을 올리면서 2포제션 이상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게이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간결한 돌파 이후 킥아웃, 혹은 센스있는 골밑 침투 패스, 2:2 픽 플레이를 능숙하게 해 내면서 B팀을 정신없게 만들었다.

"후아, 버겁네."

알렉 윌리엄스의 투덜거림에 켈빈 데이비스는 뒤통수를 가볍게 치면서 말했다.

"선배라는 놈이 버겁다가 뭐냐?"

"아 씨... 게이도 그렇고 켈빈도 그렇고 다들 괴물이 되서 돌아와 버리니까 따라갈 수가 있어야지!"

알렉 윌리엄스도 1년간 나름 열심히 훈련하면서 NCAA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과 프로의 갭은 꽤나 크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드래프트에서야 해외 선수들보다 대학 선수들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실제 실력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것이다.

하지만 켈빈 데이비스와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던 브라이언 카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벤치에서 몸을 풀고 있는 영재를 바라보았다.

"아..."

알렉 윌리엄스도 그 시선이 무슨 뜻인지 눈치챈듯, 아- 하는 짧은 탄성과 함께 왠지 모르게 든든하면서도 두려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나랑 게이가 괴물이면... 저 놈은 신이라도 되었겠지? 저런 놈 정도는 되어야 NBA에서 뛸 수 있는 거라고. 잘 봐."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아 어제 조아라가 완전히 맛이 갔었네요;;;어제 저녁부터 계속 렉걸리거나 사이트가 안열려서 불안했는데 결국 12시부터 10분 정도 기다려봤는데 도저히 답이 안나오더군요.

@자말 프랭클린은 13년도 41픽(2라운드 11번)으로 멤피스에 지명된 선수입니다. 말콤 토마스도 언드랲으로 NBA에서 몇 년간 뛰었죠. 작년에는 필라델피아에서 뛰었습니다. 근데 토마스는 NBA리거와 D리거의 사이로 봐야 되고, 프랭클린도 작년엔 고작 3경기 뛰었고 올해는 아직 무직인 걸로 압니다. 사실상 NBA에 살아남은 건 레너드 뿐이죠.

천사의사정님///첫 코 감사합니다!!

사라질영혼님, -DarkANGEL-님, sis-yuki님, 오마리온님, 파이넨시아님, CountOfDark 님/// 코멘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ㅎ0ㅎ님/// 점점 희망이 사라져갑니다.

하늘빛실타래님/// 엌ㅋㅋ 몰아보신 후유증이라닠ㅋ

울트라10님/// 넵. 말씀대로 노비는 빅맨치고는 건강한 편이죠. 인저리 프론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저 시즌에 포스트업을 장착하기는 했지만, 페이스업과 돌파를 아직 즐겼었죠. 물론 노비의 공격부담이 너무 컸던 탓도 있지만... 그래서 그 비중을 줄여야 하지 않겠냐는 의미였습니다. 실제로 2~3년 전부터는 거의 페이스업을 안쓰고 있고요.

rtg98님/// 옙. 도미닉 윌킨스를 제치고 덩콘 우승까지 했었던 분이죠. 최근에도 바레아 ,아이재아 토마스, 네이트 로빈슨 등이 170대의 키를 가지고 NBA에서 뛰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의 특징은 수명이 짧죠. 나이가 들어서 스피드와 운동능력이 줄어들면 뒤가 없습니다;; 그리고 웹이 뛰던 시절에는 지금보다는 가드들의 신장이 조금 작았던 덕도 있을 것 같습니다.

goimosp님/// 그렇습니다. 레너드는 원래 더 높은 번호에서 뽑힐 수 있었던 선수라서 같이 뛰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그대로 샌안에 보냈습니다.

야베스님/// 12시즌에는 드랩 뎊쓰가 좋아서 아직 3년밖에 안 되었는데도 스틸 픽이 많죠. 2라운더 중에 대박이 드레이먼드 그린, 크리스 미들턴 정도가 있고, 쏠쏠한 선수는 재 크라우더, 마이크 스캇, 파파니콜라우 정도가 있겠네요. 하워드라마는 향후 오프시즌 중 구단 수뇌부의 대화나 기사 등을 통해 서술될 예정입니다.

킹덤브라더스님/// 옙. 저희가 1년을 당겼습니다.

Aㅏ잉여롭다님/// 더피가 중간중간에 깨알같이 나올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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