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5 2011년 오프시즌(Off-Season) =========================================================================
그렇게 공식 서포터스 화보 촬영이 있는 동안, 댈러스 매버릭스의 감독 집무실에는 릭 칼라일 감독과 함께 마크 큐반 구단주, 도니 넬슨 단장,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스카우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선수들과 다른 스태프들이 우승의 여운에 빠져있지만, 이제 곧 드래프트 데이입니다. 대략적인 보고는 받았지만 워크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을 바탕으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1차적인 플랜을 짜도록 하죠."
도니 넬슨 사장이 스카우트진을 바라보며 각자의 의견을 개진할 것을 요구하자, 수석 스카우트인 제이슨 화이트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일단 우리가 가진 픽은 29픽과 59픽입니다. 먼저 29픽으로 고려중인 선수는 다섯 명입니다. 현재 우리 팀의 로스터에 필요한 선수는 콤보가드 내지는 스트레치형 포워드입니다. 칼라일 감독은 후자를 우선적으로 보강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제이슨 화이트의 질문에 칼라일 감독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현재 가드진에는 주전급만 세 명이라 신인을 뽑더라도 출전시간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당장 내년 스트레치형 포워드가 노비츠키 외에 부족하다는 게 더욱 큰 약점으로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매리언과 브루어가 그 자리를 채우기엔 매리언은 슈팅 레인지가 짧고 브루어는 파워포워드에서 뛰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노비츠키와는 너무 다른 유형이죠. 페쟈나 카디널은 올 시즌 이상의 활약을 기대하기 어렵기에 논외로 치겠습니다. 이 둘과는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올 시즌보다 기록이 꽤 떨어질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1라운드에는 스트레치형 포워드가 가능한 선수들을 뽑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곧 이어 딕 베이커 스카우트가 고려한 선수들의 면면을 브리핑하기 시작했다. 한쪽 벽에 설치된 프로젝터에 선수들의 자료를 다 띄워놓고 넬슨 사장의 앞에도 이미 서류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선 우리의 픽 순위까지 내려오면 무조건 뽑아야 할 선수들은 토비아스 해리스, 케네스 퍼리드입니다. 그 다음으로 현실적인 선수들은 카일 싱글러, 데이비드 베르탕스, 저스틴 하퍼, 타일러 허니컷, 자주안 존슨, 니콜라 미로티치, 챈들러 파슨스까지 7명입니다. 이들 중 베르탕스와 미로티치는 유럽 선수들로서 당장은 데려올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일단은 카일 싱글러, 저스틴 하퍼, 타일러 허니컷, 자주안 존슨, 마지막으로 챈들러 파슨스까지 5명의 워크아웃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딕 베이커 스카우트는 다섯 명의 설명을 간략하게 진행해 나갔다. 솔직히 1라운드라고 하긴 해도 29번 픽으로 로테이션급 이상의 선수를 뽑을 수 있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저 포지션의 세 번째 백업 선수로만 커줘도 고마울 정도의 수준이 딱 29픽의 기대치였다.
앞선 4명의 설명에서 카일 싱글러는 수비에 약점이 있는 장신 스몰포워드로서 3점에 매우 특화된 페쟈의 대체자로 소개했고, 저스틴 하퍼에 대해서 조금 더 심도있게 설명하며 5명의 선수 중 파워포워드 포지션이 주 포지션이며 슈팅레인지도 긴, 노비츠키의 다운그레이드 버젼의 선수라는 것을 강조했다. 베이커는 두 선수가 1라운드 하위픽으로 꼽히고 있다고 했다.
타일러 허니컷은 운동능력이 뛰어난 포워드로 슈팅을 충분히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바라보고 있었고, 자주안 존슨 역시 3점도 가능하며 수비도 준수했지만 몸싸움과 운동능력의 부족을 꼽았다. 이 두 선수에 대한 설명 역시 1라운드와 2라운드에 걸쳐 있다는 평가로 마무리되었다.
"마지막으로 챈들러 파슨스 입니다. 음.. 챈들러 파슨스는 목 드래프트에서도 언급한 선수들 중 가장 아래에 있습니다. 2라운드 상위픽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슈팅 레인지는 선수들 중 가장 길고 BQ는 좋지만 NBA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미지수입니다. 솔직히 앞의 선수들 중 한 명은 남아있을 것이라 봅니다만, 이 선수를 플랜에 넣은 이유가 있습니다."
넬슨 사장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반문했다. 그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경우의 수를 여럿 가지는 것은 좋지만, 너무 많은 경우의 수를 준비하기에 댈러스는 너무나 바빴던 것이다. 이럴 때에는 최소한의 플랜에 집중하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댈러스에서 같이 일을 해 왔던 딕 베이커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었지만, 굳이 챈들러 파슨스까지 후보에 넣은 이유. 도니 넬슨은 바로 그게 궁금했던 것이다.
"흐음, 또 다른 이유가 있는가 보군요. 계속 말해보세요."
베이커 스카우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워크아웃을 영재 윤과 노비츠키가 참관했습니다. 개인훈련 중이었는데 워크아웃에 흥미를 보이며 참관해도 되겠냐고 해서 참관하고 테스트를 직접 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말을 하긴 했습니다만, 두 선수는 챈들러 파슨스를 꽤나 높게 평가했습니다. 저희의 판단으로도 워크아웃 결과만으로 따지면 가장 좋은 결과를 낸 선수입니다."
도니 넬슨 단장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큐반 구단주, 그리고 코치진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릭 칼라일 감독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동의하는 듯한 제스쳐로 고개를 끄덕였다.
"두 선수 모두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특히 영재 윤이 적극적으로 추천했는데, 마침 그가 절친인 카와이 레너드가 소속되어 있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과 맞붙은 경기에서 챈들러 파슨스를 본 모양입니다. NCAA 경기에서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워크아웃에선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이죠. 영재 윤은 파슨스 외에도 여러 명의 워크아웃을 같이 참관한 바 있습니다."
베이커 스카우트의 설명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긴 도니 넬슨은 자신의 생각을 말해나갔다. 그의 생각으로는 팀의 미래이기는 하지만 FA를 앞둔 선수는 아니기에 그의 견해를 고려는 하되 꼭 들어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흠... 윤은 내년부터는 팀의 중심이 될 선수니 그의 의향을 완전히 무시할 필요는 없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의견만을 따라가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노비츠키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면 그냥 넘어갈 수는 없죠. 스카우트진에서 보는 시각은 어떻습니까?"
베이커 스카우트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
"파슨스는 윤의 강력한 추천을 받기도 했지만, 우리가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선수인 닉 칼라테스와도 같은 대학 출신입니다. 파슨스를 지명한다면 칼라테스의 향후 NBA 적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요. 어차피 기대치가 비슷하다면 선수들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픽이라 생각합니다. 내년 드래프트는 직장폐쇄의 염려로 인해 많은 유망주들이 불참을 선언한 탓에 매우 질이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에, 솔직히 안정적인 선택보다는 좀 모험적인 선택이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드래프트에서 20픽 이하의 선수들은 예측 순위가 수십 단계나 차이날 정도로 정확한 판단이 어렵습니다."
"후... 원래 예전같으면 픽을 활용한 트레이드를 우선적으로 고려했겠지만, 이제 곧 개정되는 CBA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대부분의 팀들이 트레이드에 미온적이죠. 게다가 우리는 2년 연속으로 1라운드 하위픽으로도 좋은 선수를 뽑았습니다. 이번에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스카우트진과 넬슨 사장은 계속해서 토론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딱히 그들의 눈에 차는 선수는 없었고, 고만고만했기에 그들의 고민은 길어만 갔다. 결국 그들은 밤늦게야 플랜을 완성하고 회의를 종료할 수 있었다.
영재는 오랜만에 정장바지에 연하늘색 와이셔츠를 입고 팔소매를 두어 번 접고, 깃을 탁! 잡아채며 깔끔한 모습으로 현관문 앞에 섰다. 현관문을 열기 전, 다시금 차갑게 식어버리고 조용해진 집 안을 둘러보던 영재는 손목시계를 슬쩍 보더니 문을 열고 나와 자신의 SUV에 올라탔다.
부우웅-
영재는 에밀리를 공항까지 바래다주었고, 주변에는 적잖은 팬들이 그들을 지켜보며 지나갔다. 미국에서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을 사적으로 볼 경우에 함부로 사진을 찍거나 가까이 가지 않는다. 스타들이 사인이나 사진을 허락하지 않은 이상 함부로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스타를 아끼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한국보다 스타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주변이 어떻든 간에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서로만을 바라보았다.
"연락해."
헤어지기 싫은 건 영재도 에밀리도 똑같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이었고, 영재는 에밀리를 가볍게 껴안아 주더니 귀에 대고 속삭였다.
"깜짝 놀래켜주러 갈께. 그 동안은 연락하는 걸로 참고 있어. 어디서 다른 멋진 남자 나타나도 흔들리면 안 돼."
에밀리는 영재의 귀여운 질투심, 그리고 약간의 불안함에 대답 대신 영재의 입술을 훔치더니 그대로 손을 흔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후."
그게 벌써 3일 전의 일이다. 영재는 조용한 집이 적응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징징대거나 흔들리지 않으려 했다. 자신이 지금 해야할 일에 매진하는 것만이 나중에 에밀리를 만날 때 부끄러움 없이 만날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몸을 씻은 뒤 경기 영상들과 기록지들을 보며 쉬고 있으니 벨소리가 울렸다.
"윤! 반갑습니다.
역시나 풍채가 좋고 신수가 훤한, 서글서글한 미소의 빌 더피가 영재를 보더니 반갑다는 듯 손을 내밀었고, 영재도 친근한 미소를 지으면서 악수를 받아주었다.
"하하, 루키시즌 부터 이렇게 대단한 활약을 하시면 과연 뒤에는 얼마나 대단한 선수가 되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일단은 들어와서 얘기하시죠."
더피의 금칠에 영재는 머쓱하게 웃고는 더피를 집 안으로 들인 뒤 간단한 다과를 챙겨 테이블에 앉았다. 더피는 서류가방에서 이런저런 서류들을 꺼내고 있더니 영재가 자리에 앉자 입을 열기 시작했다.
"우선 다시 한 번 우승 축하드립니다. 전화로는 축하드렸지만, 이렇게 직접 봤으니 다시 축하해야겠죠. 첫 시즌부터 우승이라니, 좋은 커리어의 시작이 될 것 같군요. 게다가 팀 내 입지도 좋은 편이고요. 내년이 더욱 기대됩니다."
"지금까지는 이 팀에 드래프트된 게 제게 최고의 결과였던 거 같습니다. 제가 이 팀에 들어오기를 바랐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좋은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죠. 정말 천운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영재도 자신이 이 팀에 가장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팀 성적이야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지만, 개인성적이 이 정도나 나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벤치워머도 아니고 스타팅 멤버로 한 시즌을 보낸 덕분에 팀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니까요. 오늘 이야기할 부분에 구단에서 부탁한 부분들도 많을 정도입니다. 아직 댈러스는 당신을 3년이나 더 쓸 수 있음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음. 과찬입니다. 아직 저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신경을 많이 써준다면 좋은 일이지만요. 그나저나 구단에서는 제게 따로 언질을 준 적은 없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보고 싶군요."
영재는 구단에서 자신을 많이 신경쓴다는 점은 잘 느끼고 있었지만, 더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이상의 부분이 있는 듯했다. 구단에서 자신에게 신경쓰는 것은 주로 건강과 훈련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오늘 더피가 가져온 이야기는 구단에서 그간 자신에게 언질하지 않은 부분인 모양이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영재의 개인성적은 컨텐더 팀에 들어간 루키가 거두기 어려운 케이스입니다. 보통 첫 시즌에 성적이 좋은 루키는 팀 성적이 안 좋은 편이죠. 르브론, 듀란트, 카멜로, 위긴스, 어빙, 월, 그리핀 등등. 밀리시치(디트로이트)는 팀은 우승했지만 개인성적은 그닥이었죠. 애초에 우승팀의 루키는 대부분 1라 하위픽이다보니 루키 시즌에 잘하기도 힘들고요. 실제 댈러스는 슈팅가드 포지션이 고만고만해서 시즌내내 실험을 거쳤고, 시즌 내내 취약점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개인기록이 좋을 수밖에 없긴 합니다.
Naye님, 킹덤브라더스님, 무스이님, goldfish7님, 거울자아님///씨익~~??
goimosp님/// 그 부분은 작품이 진행되면서 설명될 겁니다.
여신유리찬양님, 사라질영혼님, 파이넨시아님, 오마리온님, CountOfDark님/// 항상 코멘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DarkANGEL-님///ㅋㅋㅋ 철자 하나를 바꾸려니까 그게 끌리더군요
가연을이님/// 저도 그렇습니다 ㅠ.ㅠ
소심찌질열등남님/// 아 커리 주니어 귀엽죠ㅋㅋ
ㅎ0ㅎ님/// 그렇게 되었습니다. 미국 문화상 비밀 연애를 오래 하지도 않다보니 말이죠
울트라10님/// ㄷㄷㄷ 절단이 아니라 저게 진짜 마무립니다
강자일님/// 시즌 중에 미루다보니 플레이오프가 되버려서 시즌 후로 미뤘습니다
퓨로타님/// 영재 정도면 2k15 기준으로 79~83 사이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