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63화 (163/296)

00163  2011년 오프시즌(Off-Season)  =========================================================================

2011년 6월 15일.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AAC)

수십 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홀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웅성웅성대고 있었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우승 후 공식 인터뷰 자리였다. 파이널 우승 직후 곧장 선수들 중 몇 명은 인터뷰를 따로 했으나, 구단의 우승 파티와 휴식 이후 첫 단체 인터뷰 자리였기 때문에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은 것이다.

단체 인터뷰였기 때문에 소수가 아닌 큐반 구단주는 물론 도니 넬슨 사장은 물론이고 릭 칼라일 감독과 어시스턴트 코치들, 그리고 15명의 선수들 전원이 착석해 있었다. 매 경기마다 행해지는 인터뷰 같은 경우는 감독과 주장, 핵심 선수 위주로 진행되었지만, 이번 인터뷰는 시즌 결산이며 파이널 우승을 다시금 축하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전원이 참여했고, 그 만큼 의미가 큰 기자회견이었다.

"우리는 드디어 꿈에 그리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 기쁨과 환희를 충분히 즐겼고, 쉬었습니다. 자, 이제 많은 분들이 준비한 질문을 받아보도록 하죠."

진행자가 한 명 한 명씩 기자들을 지목하며 하나씩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해 나가기 시작했다.

"식상한 질문이겠지만, 마침내 NBA 타이틀을 거머쥔 소감은 어떻습니까? 댈러스 선수단에는 우승 반지가 있는 선수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반면 8년차 이상의 베테랑이 10명이 넘었죠. 그 우승에 대한 굶주림이 이번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보는 시각도 꽤 있었습니다."

노비츠키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아직까지 우승에 대한 기쁨으로 인한 열기가 완전히 가라앉지 못한 모습이었다.

"우승에 대한 굶주림...맞을 겁니다. 우리는 다섯 젊은이들을 빼면 모두 20대 후반 이상입니다. 아마 역대 우승팀 중에 이만큼 늙었으면서 우승 반지가 하나라도 있는 선수가 단 한명도 없는 팀은 없었을 겁니다. 그만큼 우리 모두는 절박했고, 그 절박함은 팀원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6명이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했죠. 그럼에도 서로를 믿는 신뢰를 통해 그 어느 팀보다 끈끈한 조직력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끈끈함이 우리를 우승으로 이끌었죠. 우리 팀의 이번 플레이오프, 파이널 경기를 보면 4쿼터에 역전한 경기가 대부분입니다. 4쿼터만 보면 우리는 절대 질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키드, 테리 등 각자 질문에 대한 대답을 간략하게 했고, 마지막으로 영재의 차례가 오자 영재는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답을 여유롭게 이야기했다.

"저는 갓 데뷔한 루키 시즌에 우승을 차지한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동료들에게 정말로 감사합니다. 다들 이제야 우승 반지를 얻었는데, 저는 데뷔 시즌부터 이런 엄청난 경험과 함께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는 것에 말이죠. 올 시즌을 회상해보면 앞으로 이런 마음이 잘 맞는 동료들과 보낼 수 있는 시즌이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제 첫 시즌을 보낸 루키가 무슨 말이냐 싶을 수 있겠지만, 정말로 이번 시즌의 팀 케미스트리는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가 댈러스에 꾸준히 유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재의 바람은 영재뿐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댈러스의 경우 항상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는 강팀이었기 때문에 그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욱 좋은 선수를 영입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로스터 교체가 잦은 편이었다. 이를테면 5년 전의 준우승 시절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선수는 고작 노비츠키와 테리 두 명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비츠키 외에 올스타를 수상한 선수는 스티브 내쉬, 마이클 핀리, 조쉬 하워드 정도였을 정도로 로스터 양에 비해 슈퍼스타는 부족했다.

영재 역시 댈러스가 10여년간 그런 무브를 보여왔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돌려 말하면서 댈러스의 현 멤버들에게서 많은 변화가 없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우승 시즌 후 몇몇 선수들이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영재로서는 그대로 이어가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자신은 단장이나 감독이 아니었다.

게다가 파이널 우승 축하 인터뷰 자리였기 때문에 자신의 발언은 흔히 있는 시즌 종료 후 팀원들에 대한 립서비스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컸다. 그렇다고 여기서 수위를 더 높이기에는 자신의 상황이나, 인터뷰 시기가 좋지 않았다. 그저 중의적인 의미라도 담은 말을 할 수 있었던 게 다행이었다.

"우승을 한 덕분에 문신을 지우지 않아도 되겠군요. 우승 이후 문신에 대한 생각은 들었나요?"

약간은 무거워진 분위기를 반전하고 싶었는지, 한 기자는 우승 당일 제이슨 테리가 개인 인터뷰를 한 것을 참고해서 익살스런 질문을 했다. 그 기자의 질문에 인터뷰장은 폭소로 가득찼고 질문을 받은 테리 역시 크게 웃으며 팔뚝을 걷기 시작했다. 테리는 자랑스럽게 문신이 새겨진 팔뚝에 근육이 울룩불룩 튀어나올 정도로 힘을 주며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뇨. 그 때 무슨 생각이 나겠어요?! 그냥 머리가 하얘졌고, 드디어 우승했구나! 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우승 트로피에 감격했습니다! 이 문신에 대해서는 어제 매리언과 이야기하다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문신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내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나는 챔피언이다!' 라고 말이죠."

그 이후로도 각 선수들에게 기자들은 알고 싶었던 것을 질문했고, 분위기가 많이 편해지자 선수들은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인터뷰를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댈러스 모닝뉴스의 아이락 라이커 입니다! 윤? 당신은 이번 플레이오프, 그리고 파이널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습니다. 어느 누구도 당신이 이 정도의 활약을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텐데, 당신은 할 수 있다고 믿었나요?"

마지막으로 영재에게 날아온 질문. 영재는 나름대로 안면이 있는 아이락 라이커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 질문에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손사래쳤다.

"저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뿐이죠. 코치들의 플랜을 따랐고, 동료들에 맞춰 플레이 했더니 그 결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정말 축복 받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를 이렇게 성장시켜주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합니다."

그 이후, 질세라 영재와 안면이 있는 또 다른 기자가 일어나 곧바로 질문을 이어나갔다.

"컬쳐맵 댈러스의 리차드 포웰입니다! 특히 당신은 1차전에 부진과 부상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점점 좋은 활약을 하며 4,6차전에 경기 MVP가 되었습니다. 보통 루키들에게는 부담스러운 파이널이고, 1차전에서 부진했는데 어떻게 금방 회복하고 더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었나요?"

영재는 약간 설명하기 어려운 질문이었기에 적절한 표현을 생각하다가 결국에는 포기하고, 자신이 느꼈던 그 때의 심정을 덤덤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는 '후회'라는 단어를 가장 싫어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할 시간에 그것을 하는 게 낫죠. 파이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한 경기 부진했으면 다음 경기에서 잘하면 됩니다. 그 후회와 부담감으로 다음 경기까지 부진하면 미래에 저는 후회할 겁니다. 절대로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못하더라도 다른 동료들이 메꿔줄 것이고, 감독님이 저를 교체할 겁니다. 동료들과 감독님을 믿고 실패라는 단어는 생각지 않고 플레이했습니다."

"드웨인 웨이드나 르브론 제임스와 붙었을 때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과 맞붙은 소감은 어떤가요? 그리고 이번 우승과 활약으로 인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높습니다만! 일각에서는 너무 기대 이상이라 올 시즌이 최대치라는 평가도 있는데,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진행자는 질문을 끊으려다가, 마지막으로 하나의 질문만 더 받자는 생각에 묵묵히 있었고, 영재는 자신에 대한 걱정과 염려의 언론들이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으로 운을 뗐다.

"그들이 리그를 호령하는 슈퍼스타라고는 하지만 같은 선수들입니다.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저는 패배자로 남는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욱 열심히 뛴 거 같습니다. 당할 땐 당하더라도 갚아줄 땐 갚아주겠다는 각오로 임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그들과 맞붙었는데 다행히 잘 풀린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그들도 심기일전해서 맞붙게 될 텐데, 그런 그들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도록 노력할 겁니다."

영재는 앞에 놓인 물컵을 집어 목을 축이기 위해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나머지 대답을 성실하게 이야기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분석을 당하고 견제를 당할 겁니다. 그것을 넘어서려면 또 노력해야지요. 부족한 피지컬을 보강하고, 볼핸들링과 슈팅을 더욱 강화할 겁니다. 그리고 분석당하는 만큼 상대를 분석할 겁니다. 그리고 한계라는 건 본인이 정하는 겁니다. 내 스스로가 만족하지 않고 죽기살기로 덤벼든다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공식 기자회견의 종료 이후에도 영재를 포함한 댈러스 매버릭스의 선수들은 마치 슈퍼스타를 연상시키는 빡빡한 스케줄에 심신이 피로해질 지경이었다. 연예인들의 고충을 짧게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고 해야 할 정도로 경기를 뛸 때와는 또 다른 의미의 바쁜 시기를 보내는 것에 선수들 사이에선 자칫 불평불만이 나올 수 있었지만 댈러스 선수들 내부에서는 전혀 그런 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우승을 하게 되면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고, 그간 댈러스 매버릭스가 우승을 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중요한 순간에 고꾸라져도 끝까지 응원해 준 팬들에 대한 보답이었기 때문이다.

고아원 방문이나, 이전에 할로윈 데이에 방문했던 소아전문병원에서 에디 랄스와 아이들을 다시금 만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의사의 동의하에 에디 랄스를 포함해서 50여명의 아이들을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로 초청해 반나절 동안 주변을 구경시켜주고 맛있는 먹을거리와 재미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실제로 선수들 끼리 가볍게 3 : 3 으로 농구를 하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게 배려해 주는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역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각종 자선행사를 열거나 참석하면서 선수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하게 이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휴~ 바쁜 나날도 오늘이 끝이군!"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흘러 벌써 6월 18일이 되었다. 아침부터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AAC)에 삼삼오오 모인 선수들과 마크 큐반 구단주, 도니 넬슨 사장 겸 단장, 릭 칼라일 감독과 드웨인 케이시, 테리 스토츠 코치까지 모두 모이자 큐반 구단주는 직접 사람들을 인솔해서 경기장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우승을 기념하는 카 퍼레이드를 하는 날이었다.

"우워..."

하얀색과 파란색이 마치 파도가 일렁이듯 멋드러지게 새겨진 무늬 위로 댈러스 매버릭스의 망아지 엠블럼이 본네트에 떡하니 박혀 있었다. 그렇게 튜닝한 대형 SUV 뒤로 매어져 있는 퍼레이드 전용 끌차는 사방이 뻥 뚫려있는, 그야말로 바닥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끌차의 중앙에는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만든 댈러스 매버릭스의 엠블럼이 커다랗게 조형물로 우뚝 서 있었다.

퍼레이드 메인카를 시작으로 픽업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간이식 퍼레이드카 역시 충분하게 준비되어 있는 상황. 영재는 이미 퍼레이드를 같이 참가할 가족이나 친구들을 데려온 선수들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올 수 있는 사람들을 부를까 싶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일단 영재는 인터뷰로는 계속 푸쉬를 할 겁니다. 이 선수단 그대로 가면 좋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보통 슈퍼 루키여도 저게 발언의 한계입니다. FA가 된 선수도 아니고 엄청난 부가수익을 올려주는 슈퍼스타도 아니다보니 구단에 강하게 압박할 수도 없죠. 똑같은 발언이라도 저런 우승 축하 인터뷰석상과 FA시장이 한창인 시기와 의미가 달라집니다. 전자는 립서비스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후자는 실제로 구단을 압박하는 의미가 강하죠.

@일단은 앞으로 나름 영재의 영향이 들어가고, 영재의 존재로 인해 팀 구성이나 지향하는 방향이 달라질 겁니다. 그래서 조금 머리가 아프긴 하네요. 댈러스 팀 선수단 구성은 완료했는데, 다른 팀들의 성적이나 로스터가 조금씩 바뀔 테니 말이죠. 이걸 다 체크해놔야 나중에 안 꼬일테니 ㅋㅋㅋ

Naye님, Laytime님, 여신유리찬양님, 야베스님, ㅡMinTㅡ님, -DarkANGEL-님, 가연을이님, papilion님/// 너무들 흐뭇해하시는 거 아닙니까 ㅋㅋ

-DarkANGEL-님/// 말씀대로입니다. 하위픽에서 이 정도 터지는 경우가 흔치 않죠. 실제로 저런 선수가 있다면 구단이나 팬들이나 어마어마하게 푸쉬해줄겁니다

ㅎ0ㅎ님/// 엌ㅋㅋㅋ 끈적끈적이라니욬ㅋㅋ

울트라10님/// 내년에는 더 업글되어서 돌아오게 하겠습니다!!

goimosp님/// 중간중간 넣긴 하겠습니다만, 얘네의 데이트는 스케줄이 맞아야 ㄷㄷ

파이넨시아님, 백사킬러님, 사라질영혼님, 오마리온님, CountOfDark님/// 코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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