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55화 (155/296)

00155  2010-2011 파이널(Final)  =========================================================================

1쿼터의 계속된 댈러스의 공습에 마이애미는 휴식을 주어야 할 빅 3를 억지로 계속 가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그런 식으로 하면 조금씩 점수의 격차가 좁혀지긴 하겠지만, 결국 3~4쿼터로 넘어가면 체력적인 저하는 눈에 띄게 드러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크리스 보쉬, 오늘 빅 3중에서 가장 좋은 야투 성공률로 추격의 고삐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2쿼터 4분여가 지난 상황에서 점수는 33 대 42. 9점 차이이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합니다. 무리하지 말고 차근차근 따라가면 문제없습니다!]

다시금 댈러스의 공격. 브랜든 헤이우드는 재빠르게 전방으로 공을 뿌렸고, 약간 불안했지만 J.J 바레아는 공을 받아내더니 노도와 같이 마이애미 히트의 수비진을 드리블로 찢어내기 시작했다.

탑에 서 있던 마리오 찰머스를 가벼운 크로스오버로 제쳐버리고, 뒤이어 달려드는 드웨인 웨이드를 보며 능글맞게 등을 지더니 곧바로 킥아웃 패스를 찔러주었다.

[제이슨 테리! 노마크 3점!]

슉!

[PUTS IN IT!!!]

[점퍼팀의 약점으로 꼽히는 슈팅의 기복이 댈러스에겐 1, 3차전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발목을 잡았지만 오늘만큼은 다르네요! 이거 마치, 홀수는 마이애미, 짝수는 댈러스가 가져가는 그런 건가요?!]

[하하! 그렇다면 결국 마이애미가 이긴다는 건데, 댈러스 선수들이 섭섭해하겠습니다?!]

크리스 웨버는 손사래를 치면서 그런 뜻이 절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저, 이런 엄청난 빅 게임을 7차전까지 보고 싶다는 건 모든 팬의 꿈이 아닌가 싶어서 한 소리입니다. 하하! 솔직히 지금까지 봐서는 누가 래리오브라이언 트로피를 거머쥘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라서 말이죠.]

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레지 밀러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크리스 웨버의 뜻에 동의했다.

[맞습니다. 플레이오프가 시작된 이후로, 예측은 그저 헛된 예측일 뿐이죠. 플레이오프 예측이라는 게 얼마나 뒤집힐 수 있는지를 보여준게 바로 댈러스 매버릭스 아니겠습니까? 1라운드부터 가장 유력한 업셋 후보였고, 노장이 많고 여러 약점이 있는 강팀이지만 우승하기엔 부족한 팀. 그런 팀이 지금 최고의 선수들이 뭉친 마이애미와 이런 엄청난 경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제이슨 테리는 예의 제트기 흉내를 내면서 팀원들과 기쁨을 나누었고, 마이애미의 벤치는 그야말로 화를 내고 답답해하는 선수들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자신들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밀리고 있는 것을 스스로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분명 화려하고 멋진 플레이는 많이 하지만, 실속이 없다. 그리고 댈러스... 왠지 모르겠지만 이전 경기들보다 절박해. 단순히 1승 2패로 밀리고 있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무엇이 그들을 저렇게 단합하게 만든거지?'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릭 칼라일 감독을 노려봤지만, 그런다고 해서 답이 나올 리 없다는 건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고개를 저으면서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스몰 라인업이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엘 엔써니를... 아냐. 그건 더욱 악수야. 지금의 조엘 엔써니는 상대가 공격 패턴을 바꾼 이상 장시간 투입하기는 무리. 그렇다고 보쉬를 센터로 하고 득점력을 올려보기 위해 주완 하워드를... 아냐. 그렇다면 정말로 위험해. 지금의 주완 하워드로는 공격도 수비도 둘 다 안될 수 있어...'

이것이 바로 에릭 스포엘스트라와 릭 칼라일의 격차였다. 릭 칼라일 감독은 여러 팀을 수년간 맡아왔고 리그에서 손꼽히는 전략가답게 자신이 세운 전략에 믿음이 있고, 그것을 타이밍에 맞게 구사할 능력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플레이오프 중간 중간에서 무릎을 꿇는 댈러스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었다.

하지만 에릭 스포엘스트라는 아직까지 연륜과 경험이 칼라일 감독에게 비견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두 감독 다 지금 팀을 맡은것은 2008년부터로 3년차이지만, 스포엘스트라 감독은 이제 갓 40살의 초보감독이었다.

칼라일 감독의 경우 수많은 전략을 가지고 상황에 맞게 선수들을 교체하고 전략을 바꾸며 상대를 누를 수 있는 전략가였다면 에릭 스포엘스트라는 큰 판을 미리 짤 수 있는 능력있는 전략가였지만, 경기의 변화에 맞추는 능력이 부족한 아쉬운 젊은 지장이라는 표현이 잘 부합할 것이다.

탁!!

[STEAL!!!! Y13 FOR STEAL!!!]

[오늘 경기에서도 3개째 스틸! 드웨인 웨이드가 빠진 자리에 들어온 마이크 밀러가 이번 4차전에서도 그야말로 압살당합니다! 2쿼터 시작 5분 만에 스틸 2개를 헌납하는 마이크 밀러!]

[역시, 칼라일 감독다운 선택이죠? 영재 윤이 드웨인 웨이드를 협력 수비로 잘 막아냈지만, 아무래도 파워에 있어서는 키드가 좀 더 낫다고 판단, 1쿼터 말미에 잠시 휴식을 준 영재 윤을 2쿼터 시작과 함께 다시 올린 칼라일 감독!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이쯤이면 드웨인 웨이드를 빼고 마이크 밀러를 투입할 것이라는 걸 훤히 보면서 경기를 조종하는 것 같습니다!]

그 말 그대로였다.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에겐 전략적 유동성은 별로 없다고 하는 편에 가까웠다. 1~3차전까지 로테이션이나 세부전술에 그다지 많은 변화를 두지 않고 경기를 지휘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바꾸지 않은 것이라기보다는 바꿀 수가 없는 것에 가까웠다. 우선적으로 전술에 변화를 줄만한 선수들이 부족했다. 주전라인업과 찰머스, 밀러, 조엘 정도가 가용 가능한 선수들인데, 빅3를 제외한 선수들로 어떠한 변화를 주기에는 조직력을 맞춘 시간도 짧았고, 선수들의 재능은 한정적이었다. 게다가 아직 스포엘스트라 감독의 입지로는 빅3의 생각과 상충하는 전술을 지시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슉-

[아아! 또 다시 들어가는 슈팅! 영재 윤의 빠른 속공과 함께 펌핑 페이크, 그리고 나서 가벼운 미드레인지 점퍼로 점수는 33 대 47! 아직 시간은 많지만... 힘들어 보입니다!]

영재는 또다시 미드레인지 슈팅을 꽂아넣고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경험했던 전생에서 이 경기는, 두고두고 화자가 되는 시소게임이었다. 1쿼터 시작부터 4쿼터 마지막 포제션까지 딱 원포제션 차이를 계속 오고가는 피말리는 시소게임.

하지만 지금 영재가 서 있는 코트에선 전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 우선, 게다가 홈 경기도 아닌 원정 경기임에도 팀원들은 전의를 활활 불태울 정도였다. 영재는 싱긋 웃으면서 마지막으로, 벤치에 잠시 앉아서 차가운 물에 흠뻑 적신 수건을 뒤집어 쓴 노비츠키가 자신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

[덕 노비츠키 "조금 미숙했고, 또 조금 무례했다"]

2010-2011 NBA 파이널이 연일 화제를 몰고 있다. 4차전까지의 팽팽했던 2:2의 균형추는 2011년 6월 9일, 마이애미 히트의 홈구장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역전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7할 이상이 마이애미의 6차전 이내 승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을 무참히 깨버린 댈러스 매버릭스는 드디어 3:2로 리드를 잡게 된 것이다. 그런 엄청난 시리즈이다 보니, 여러가지 루머와 소식들이 핫한 이슈가 되었고, 5차전의 화제는 당연 감기(flue) 조롱이었다.

4차전이 끝난 후 그날의 부진에 대한 질문에 자신의 고열 증세를 덤덤히 인터뷰한 덕 노비츠키가 5차전에서 미드레인지 점퍼를 실패한 후, 마이애미 히트의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는 덕 노비츠키의 앞에서 기침을 하고 웃음을 짓는 이른바 감기 조롱으로 댈러스 팬을 포함한 대부분의 NBA 팬들에게 '매너가 실종된 플레이' 라며 엄청난 뭇매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그런 감기 조롱을 했음에도 마이애미 히트는 댈러스 매버릭스에게 115 대 100 으로 대패를 했다는 사실이었다. 조롱을 했더라도 히트가 승리했다면 조금 다른 전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사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덕 노비츠키는 현재의 건강상태에 대해 문제가 없다면서 입을 열었다.

"그들은 리그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들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실력에 걸맞는 인성은 지니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 행동은 그저 철부지와 다를 바 없는 유치한 행동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팀 동료인 타이슨 챈들러와 영재 윤 역시 인터뷰를 통해 "빅 3는 실력만이 빅 3인거 같다.", "빅 3이지만 팀으로써는 같이 뛰기 싫은 선수들이다." 라는 강도높은 비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조롱으로 승리라도 얻고, 실력으로라도 인정 받았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파이널 5차전 결과]

115 : 100

주요 선수 (마이애미)

르브론 제임스 : 17득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  (야투율 8/19 42%, 자유투 1/2) 1블록 4턴오버 - 45분 출전

드웨인 웨이드 : 17득점 2리바운드 8어시스트   (야투율 6/12 50%, 자유튜 6/8) 1블록 4턴오버 - 34분 출전

크리스 보쉬 : 15득점 10리바운드 1어시스트   (야투율 5/10 50%, 자유투 4/6) 1블록 4턴오버 - 39분 출전

주요 선수 (댈러스)

덕 노비츠키 : 33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야투율 11/18 61%, 자유투 10/10) 1스틸 2턴오버 - 37분 출전

타이슨 챈들러 : 13득점 7리바운드 (야투율 5/7 71%, 자유투 3/5) 1스틸 2블록 0턴오버 - 32분 출전

영재 윤 : 17득점 4리바운드 9어시스트    (야투율 5/7 71%, 자유투 4/4) 2스틸 0블록 1턴오버 - 30분 출전

르브론 제임스는 특히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4쿼터에 극도의 부진으로 집중포화를 받았다. 그렇게까지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보든 상관없다고 하면서 그런 행동을 했으면 최소한 6차전에서 승리를 위해 무언가 열정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런데 공잡고 도망가기에 바빴다. 웨이드는? 최소한 무언가를 시도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웨이드가 공잡으면 3명, 4명이 붙었다. 보쉬는? 그에게 주어진 롤은 르브론이 공을 줘야 슛을 하는 것이다 근데 그 공조차 제대로 오질 않았다.

반면 덕 노비츠키와 영재 윤을 포함해서 골밑의 타이슨 챈들러, 벤치타임 때 크레이지 모드를 보여준 J.J 바레아 (10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 14분 출전), 제이슨 테리 (14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 25분 출전) 등등, 전체적으로 댈러스의 엄청난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원정에서 4차전을 105 대 93, 5차전을 115대 100으로 2경기 연속 대승을 거둔 댈러스는 홈에서 6차전을 가질 예정이며, 마이애미의 우승을 점치던 전문가들은 '댈러스의 우승이 눈 앞에 왔다.' 면서 댈러스의 4:2 우승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원정에서 2승 1패를 거두고 온 팀이 과연 홈에서 2경기 중에 하나도 이기지 못할 리는 없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조롱 사건이 보도된 이후 관련 NBA방송들에서는 르브론 제임스에 대한 비난이 광풍처럼 몰아쳤다. 각종 스포츠 포털 기사나 페이스북 댓글에서도 르브론 제임스를 비웃고 패배를 통쾌해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언론들은 그에게 호의적이었고, 대부분의 팬들은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했었다. 르브론 제임스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Re : 웨이드+보쉬만 있었어도 이렇게까지 지진 않았을 텐데, 르브론이 다 말아먹음.

Re : 르브론한테 1불주면 75센트만 거슬러줄꺼다 왜냐구? 걔는 절대 4번째 쿼터를 주지 않으니깐.

Re : 댈러스시가 내일은 르브론제임스 데이라고 발표했다. 모두 12분 일찍;; 퇴근하게 된다.

Re : 진심 노매너의 끝장이다. 조롱 할 게 따로 있지 -_-

Re : ㄴ('0')ㄱ =33 댈러스 달려달려~ 우승까지 달려~

Re : 이래서 스포츠 보는 거지. 안 그러냐? 마이애미 팬들 어디갔냐?

Re : 마이애미 부들부들...

Re : 이기기라도 했으면 인성이 뭐 중요하냐 프로에선 승리가 전부지 라고 했을텐데 그럴 껀덕지도 없애준 댈러스에게 감사. 아이고 꼬시다~

Re : 아직 끝난 거 아니다? 설레발 ㄴㄴㄴ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댓글 중에 일부는 실제 당시 현지 코멘트를 인용했습니다. 지금이야 히트에서 2연속 우승을 했고, 지난 파이널에서 투혼을 보여주며 찬사를 받고 있지만, 이 때 르브론은 정말 가루가 되도록 까였습니다. 아마 11-12시즌의 우승이 없었다면 르브론의 커리어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 거 같습니다. 지금의 르브론은 아마 충분히 역대 스몰포워드 부문에서는 NO.1이 되는데 문제없을 겁니다.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 : NBA 파이널 우승 트로피의 이름입니다. 원래는 월드챔피언쉽 트로피라 불렸는데, 1984년 데이비드 스턴이 NBA 총재가 되면서 이전 총재였던 래리 오브라이언을 기념하여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goimosp님/// 바레아가 파이널에서 보여준 플레이들에서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영재의 플레이는 앞으로도 쭈욱~~

ㅎ0ㅎ님/// 파이널답게 쫄깃쫄깃 ㅋㅋ

J.Y.F.N님/// 코멘 감사합니다!! 파이널인데 영재가 좀 터져줘야죠ㅋㅋ

가연을이님/// 스스로 뭔가 해내야 하는 경기라서 좀 무리했는데, 터지고 있습니다

zigichacha님/// 파커 전성기의 센터급 야투율의 근본 티어드롭... 갈매기는 부상만 없다면 가넷급의 커리어를 쌓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얘도 팀 운이 안 좋다는 거죠. 그리핀은 뭔가 더 발전하지를 못하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수비적인 한계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파이넨시아님, dio2n님, -DarkANGEL-님, 울트라10님, 사라질영혼님/// 항상 코멘 감사드립니다~~

YanaGi님/// 하하 다행입니다. 동적인 스포츠를 글로 풀어쓰려면 독자분들에게 잘 연상이 되어야 하니까요.

유리공작님/// 으음. 아무래도 너무 임팩트가 부족했나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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