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54화 (154/296)

00154  2010-2011 파이널(Final)  =========================================================================

노비츠키는 슈팅을 성공시킨 후 자신이 멀쩡하다는 것을 과시라도 하는 듯, 평상시보다 더욱 거친 표효를 내지르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마이애미의 홈임에도 노비츠키는 겉으로는 아픈 기색 없이 엄청난 슈팅으로 처음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마이애미 히트, 처음부터 기세가 꺾이고 시작합니다!]

[솔직히 저 슈팅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요! 괜시리 노비츠키를 보고 어려운 슛을 너무 쉽게 넣는다고 표현하는 게 아닙니다! 일단 오늘 4차전의 시작은 댈러스가 좋아 보입니다!]

마이애미는 처음 2점을 너무나 쉽게 내주었다는 생각에 스몰라인업의 기동성을 이용해서 빠른 속공을 전개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오픈 찬스가 나지 않았고, 드웨인 웨이드를 이용해서 영재와 강제로 1:1 상황을 만들더라도 1차전 때처럼 홀로 막아서다가 넘어지거나 순식간에 뚫려버리는 것을 두 번 다시 당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골밑의 챈들러쪽으로 유도하고, 방향을 제어한다. 힘으로 우직하게 밀어붙인다 싶어도 좋은 위치를 내주지 않았고, 패스 방향의 시야를 가로막는 노련한 수비에 웨이드는 갑갑함을 느끼면서 외곽으로 패스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텅-

[좋은 공격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결국 시간에 쫒겨 르브론 제임스가 무리하게 쏜 터프샷이 림을 맞고 나옵니다. 댈러스 매버릭스, 노비츠키가 수비리바운드를 따내고 키드에게 공을 빼 줍니다!]

[3점 차, 2점 차. 1차전과 3차전의 결과 모두 원 포제션 차이로 댈러스가 당한 석패입니다. 결과가 달랐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댈러스 매버릭스였죠?! 그리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댈러스의 오펜스가 정교해지고 빅 3에 대한 수비가 더욱 뚜렷하고 능숙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는 팀 디펜스로 막아냈죠!]

[이 부분은 확실히 영재 윤의 공이 큽니다. 준수한 득점력, 기복 없는 안정감, 좋은 돌파력에 좋은 센스. 댈러스의 최대 약점이었던 포지션에 이런 선수가 등장했던 것이죠!! 정말 이번 시즌 신인 농사는 끝내주게 지은 것 같네요!]

키드는 다시금 탑으로 천천히 걸어왔고, 나머지 선수들은 재빨리 달려가서 자신의 자리를 잡은 채 키드의 플레이 콜을 기다렸다.

'좌측 윙에는 윤, 그리고 그 앞에는 웨이드. 골밑은...'

키드는 좋은 공격루트를 찾기 위해 잠시 고심하던 중, 숀 매리언과 르브론 제임스. 그리고 타이슨 챈들러와 크리스 보쉬가 박스아웃을 하는 틈으로 달려들어 날렵하게 빠져나가 우측 사이드라인 쪽으로 달려오는 7풋의 거구를 보곤 본능적으로 사이드 쪽으로 패스를 뿌렸다. 아슬아슬하게 나갈 것처럼 보이는 패스 역시 가볍게 잡아낸 노비츠키는 우도니스 하슬렘이 버벅이다가 뒤늦게 빠져나온 것을 보고는 몸을 반 바퀴 정도 휙 돌리곤 또 다시 두 손을 하늘로 쭉 뻗었다.

[또 다시 덕 노비츠키의 점퍼!!]

슉-

[BAAANG!!!! OH MY GODNESS!!]

[PERFECT BULLS EYE!!!]

해설진은 첫 두 포제션을 완벽히 성공시키는 덕 노비츠키의 초반 기세에 그저 감탄을 내지르고, 또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마이애미 선수들은 이 기세를 지금 여기서 끊어내지 못하면 초반부터 포제션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는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르브론과 웨이드의 자존심은 그것을 표출하기 딱 좋았다.

텅!

[무리입니다! 드웨인 웨이드! 노마크도 아닌 상태에서 자신의 장점이 아닌 3점슛을 쏘는 건 성급한 판단입니다!]

[영재 윤의 수비에서 힘이 부족해서 밀리긴 해도, 기술적인 수비를 통한 슛 컨테스트는 최고 수준입니다! 스탠딩 리치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뛰어난 BQ와 퀵니스는 정확히 뛰어야 할 타이밍에 뛰게 해줍니다! 웨이드는 자신의 장기인 돌파를 최대한 활용해야지 점퍼를 우선 옵션으로 삼기에는 매치업 상대가 좋지 않습니다.]

영재는 초반부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으로 무리한 공격을 연발하는 마이애미 히트를 보면서 굳이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림을 맞고 나온 슈팅은 떨어지면서 다시금 덕 노비츠키가 받았고, 키드를 거쳐 영재에게 공이 주어졌다. 키드가 자신이 공을 가지고 넘어서면 지공을 펼치겠다는 것이지만, 이렇게 빠르게 자신에게 넘긴다면 트랜지션 오펜스를 하라는 것이었다. 영재가 공을 받자마자 챈들러, 노비츠키, 매리언은 곧바로 엄청난 기동성을 발휘하며 달려가기 시작했고, 영재 역시 세 선수에 뒤질세라 빠른 속도로 탑, 하이포스트를 거쳐 로포스트까지 쭈욱 파고들었다.

[트랜지션 상황인지라 수비 정립이 잘 되지 않습니다! 마이애미 히트! 결국 우도니스 하슬렘이 영재 윤의 앞을 가로막을 수밖에 없는데요!]

트랜지션 상황에서 어쩌다 보니 미스매치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 어쩌다는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초반 연속으로 슛을 쏘는 덕 노비츠키를 견제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크리스 보쉬와 르브론 제임스가 더블팀을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수비의 한 자리가 빌 수밖에 없었고, 림을 지키던 하슬렘은 영재의 오픈 상황을 막아야 했기에 영재에게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골밑은 비었다. 하지만 패스 루트가 만만치가 않았다. 영재는 역시 노련한 하슬렘의 수비를 통감하면서 잠시 공을 가지고 하이포스트로 빠져나왔다.

[좋은 선택입니다. 골밑의 챈들러가 비어있긴 했지만, 챈들러에게 갈 패스 루트를 하슬렘이 단단히 가로막고, 노비츠키에게 더블팀을 들어갔던 르브론 제임스도 챈들러를 견제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었기 때문에 턴오버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죠!]

[키드라면 패스로 저 수비를 뚫어내는 방법이 있었겠지만, 윤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영재 윤, 일단 트랜지션 오펜스는 실패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다시금 키드에게 공을 돌려서 지공으로 가거나, 곧바로 스크린을 이용해서 빠르게 돌파하는 게 가장 좋은 판단이겠죠. 아니면 르브론 제임스가 더블팀을 푼 지금을 노려서...]

레지 밀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덕 노비츠키는 영재 앞에서 스크린을 섰고, 뒤늦게 하슬렘과 스위치를 한 웨이드는 눈앞에 벽이 생긴 것 마냥 숨이 막히는 착각이 들었다.

"억!"

스크린을 알면서도 못 피한다. 보이지 않는 시각에서 달려나와 굳건히 걸어주는 스크린은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드웨인 웨이드가 노비츠키의 스크린에 걸리고 어쩔 수 없이 스위칭해서 크리스 보쉬가 영재 윤을 쫒습니다!]

영재는 하이포스트에서 살짝 돌파하는 척 하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뒤쪽의 덕 노비츠키에게 공을 뿌렸다. 영재는 보쉬의 앞을 거의 몸을 날리다시피 가로막았고, 결국 노비츠키 앞에는 드웨인 웨이드가 홀로 무의미하게 손을 뻗었지만 거리도 있었기 때문에 노비츠키에겐 수비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슉-

[KABOOOOM!!!!]

[UNBELIEVABLE!! DIRK NOWINTZKI!!!]

[단 1분 30초 만에 3연속 야투 성공! 덕 노비츠키! 오늘 보양식이라고 한 그릇 먹고 온 겁니까?!! 역시 댈러스의 푸른 심장! 위기의 사나이! 클러치 슈터답습니다!!!댈러스가 깔끔하게 6:0으로 앞서갑니다!]

한순간 싸해진 마이애미 히트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 마이애미 히트는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공을 몰고 공격을 전개했다.

[이번에도 공격을 실패한다면 전반 내내 끌려버리는 경기가 될 수 있습니다! 초반 기세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게다가 이 경기는 마이애미의 홈이죠! 홈에서 이런 식으로 끌려가다가 져버리면, 내일의 5차전에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없습니다! 기껏 댈러스 원정에서 1승을 얻어왔는데 홈에서 한 경기라도 져버리면 결국 승부를 내기 위해서는 댈러스의 홈에 가야 합니다!]

천만 다행으로 마이애미 히트는 크리스 보쉬의 미드레인지 점퍼로 아슬아슬하게 2점을 쌓아올렸다. 그러자 마이애미의 홈 팬들은 그제야 열화와 같은 함성을 내지르며 응원을 시작했고, 댈러스가 다시 공을 잡자 우우우! 하는 엄청난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하하! 마이애미 팬들의 야유가 대단합니다!]

[저런 엄청난 퍼포먼스를 봐 버렸으니 팬들도 다급해지죠!]

탑에서 공을 잡은 키드는 슬슬 오른쪽 윙으로 이동하더니, 뒤로 물러나 있던 영재가 탑으로 달려들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했다. 동시에 챈들러도 노련하게 나와서 드웨인 웨이드 옆으로 스크린을 서는 바로 그 순간이 키드에겐 패스를 뿌릴 골든 타임이었다.

패스가 너무 빠르면 눈치를 채고, 스크린이 너무 단순하면 웨이드가 돌아나와 영재를 막는다. 그렇다면 영재가 웨이드의 바로 앞에서 패스를 받고, 동시에 챈들러가 웨이드의 이동 경로에 스크린을 서야 하는 완벽한 합이 이루어져야 했다. 그만큼 스크린이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것이었다. 그리고 타이슨 챈들러는 그런 '스크린' 능력만큼은 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

[오오오! 제이슨 키드 - 타이슨 챈들러 - 영재 윤의 절묘한 3인 플레이!]

그 합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영재 윤! 엄청난 속도로 파고듭니다! 챈들러에게 가로막힌 웨이드가 뒤늦게 따라가고, 챈들러를 막던 크리스 보쉬마저도 영재 윤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이미 가속이 붙어버린 영재는 멈출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몸은 이미 로포스트까지 날렵하게 파고들고 있었다.

[타이슨 챈들러! 어느 틈에 또 다시 들어와서 크리스 보쉬의 사이드 스텝을 한 템포 늦춥니다! 숀 매리언을 막던 르브론 제임스까지 영재 윤에게 달려드는데요!!]

챈들러가 스크린을 제대로 서 준 덕에 영재는 림에서 세 발자국 정도 떨어진 곳에서 힘껏 도약할 수 있었다. 자신의 우측에는 크리스 보쉬, 좌측에는 르브론 제임스가 뛰어올라오고 있었다.

"영광인데!!"

영재는 슈퍼스타가 두 명이나 자신을 막기 위해 뛰어올랐다는 것에 피가 끓는 느낌이 들었다. 본인도 모르게 힘껏 소리친 영재는 먼저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 오는 크리스 보쉬의 손을 영리하게 피했다. 오른손으로 올라가던 레이업을 회수해서 왼손으로 옮기고, 동시에 왼손을 노리고 손을 뻗은 르브론 제임스의 수비에, 영재는 일부러 왼손을 아래로 쭉 내리더니 왼손의 손가락들이 공 표면에 까질 정도로 힘차게, 그리고 완벽하게 공을 긁어냈다.

토니 파커를 연상시키는 엄청난 티어드롭.

삐이이!

이미 반칙을 의미하는 휘슬은 울렸다. 르브론 제임스의 손이 영재의 왼팔을 건드렸기 때문에. 하지만 영재는 착지하면서도 끝까지 공을 바라보았고, 공은 너무나도 유유히 떠올랐다.

슉-

그리고 공은 그 무엇보다 완벽하게 림으로 빨려들어갔다.

...

[... oh, OH!!! WOW!! WOW!!!]

[이게 무슨 일입니까! 영재 윤! 저것이 진정 루키의 플레이란 말입니까?! 환상적인 돌파, 그리고 공중 경합 상황에서 무려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 보쉬의 수비를 양쪽에서 견뎌내고 저런 스쿱 레이업 비슷한 티어 드롭을 성공시킨 게 정말 1년차 루키의 플레이란 말입니까!!]

영재는 공이 빨려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곤, 마이애미의 팬들에게 양손을 좌우로 쫙 뻗으면서 뒤를 돌았다. 영재의 등 뒤에는 저주스런 13번이 푸른 색으로 박혀 있었다.

"야이 미친 놈아!!!"

"괴물 새끼!! 넌 정말 미친 놈이다! 으하하!!"

팀원들은 영재의 엄청난 플레이에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들었고, 영재는 팀원들과 기쁨을 나누더니 마이애미 히트의 주축이라 불리는 빅 3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면서 보란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경기장 이름이 비슷해서 혹시나 헷갈리실 수 있습니다. 댈러스의 홈구장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 이고 마이애미의 홈구장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 입니다.

※티어드롭 : 고각 플로터입니다. 토니 파커의 시그니쳐 무브이기도 하죠.

니르디님/// 오 첫코에선 처음 뵙습니다. 감사합니다!!

ㅎ0ㅎ님/// 하핫, 승부는 원점으로??!!

zigichacha님///그러게요. 조아라도 기복이 있나봅니다 ㅋㅋ 한 6~7년간 던가노가 해먹었는데 가넷이 브루클린 가면서 폼이 확 떨어졌고, 노비츠키도 지난 시즌에 체력적인 한계를 보였죠. 던컨은 여전히 꾸준한 게 신기합니다. 2년 전부터 MVP경쟁이 되는 수준에 올라선 그리핀과 작년 효율성 지수 1위에 오른 앤써니 데이비스의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CountOfDark님, -DarkANGEL-님, 사라질영혼님, 파이넨시아님,  님/// 항상 코멘 감사합니다!! 내일도 좋은 하루 되세요~~

울트라10님/// 넵. 5차전에서 웨이드랑 르브론이 같이;;;그 외에도 이래저래 사건들이 있어서 르브론은 기억하기 싫은 시즌일 것 같습니다.

Juyoun님/// 유학다녀오셨군요! NBA팬들 중에 적잖은 분들이 미국 유학 경험이 있던데 부럽습니다. 쿠폰 감사합니다.

rtg98님/// 수염이라면 하든??ㄷㄷ 영재는 그런 스탈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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