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52화 (152/296)

00152  2010-2011 파이널(Final)  =========================================================================

4쿼터 클러치의 사나이 덕 노비츠키. 1~3쿼터에서 침묵하더라도 4쿼터에서는 꼭 해결해주고야 마는 그의 엄청난 득점력은, 4쿼터의 득점만으로 평균을 내더라도 무려 10점이 넘을 정도로 엄청난 클러치 슈터였다.

"드디어 100점 찍었다!"

"오오! 역시 주장!"

노비츠키는 가슴을 팡팡 치면서 100점 기념으로 표효를 내질렀고, 선수들도 노비츠키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기쁨을 같이 나누었다. 칼라일 감독은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지만, 이제 고작 2차전이었다. 아직 최소 3경기, 최대 5경기가 남아 있었다.

'다음 경기는 마이애미로 가야 하는 원정길이다.'

칼라일 감독의 고민에 부응한 것인지, 에릭 스포엘스트라 마이애미 히트 감독은 작전타임을 요청했고, 칼라일 감독은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도 알맞게 되니 미소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도 필요한 작전타임을 상대가 불러준 셈이니 말이다. 댈러스 선수들은 설욕의 기회가 왔다는 것에 상기된 표정으로 칼라일 감독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고, 칼라일 감독과 코치진들은 전투력이 충만한 선수들을 보더니 자신들도 모르게 피식 미소가 지어졌다.

"얼굴만 보면 모두들 전사(WARRIOR) 라고 해도 믿겠어."

칼라일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그런가 싶은 생각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칼라일 감독은 오히려 좋은 현상이라며 박수를 쳤다.

"경기에 그 만큼 열의를 가지고 집중한다는 건 좋은 거지. 내가 말한 전사란, 그저 열의가 넘쳐 막무가내로 하는 걸 뜻하는 게 아니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상황을 파악하고 상대방을 무조건 이기겠다는 그러한 자세가 자네들에게 보여. 그래서 오늘 경기는 충분히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선수들은 살짝 마른 침을 넘기더니 마지막 칼라일 감독의 작전에 귀를 기울였다.

"남은 시간은 6분이다. 이 정도 점수차이를 유지한다면 3분 정도 남은 시간은 충분히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우리는 여기까지 잘 해왔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항상 전문가들은 마이애미가 우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지. 하지만! 우리는 그런 전문가들을 비웃으면서 보란듯이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 나는 파이널도 물러날 생각이 없다. 자네들도 그런가?"

"그렇습니다!!"

선수들은 목이 터져라 칼라일 감독에게 소리쳤고, 칼라일 감독도 손바닥이 따가울 만큼 힘차게 박수를 치면서 외쳤다.

"자, 다들! 나가서 남은 시간도 상대를 박살내고 오도록!"

[자, 댈러스 매버릭스! 선수의 변화 없이 그대로 갑니다!]

[기세가 한창 좋은데다가 4쿼터 후반입니다. 쉽게 주전라인업을 뺄 수 없죠. 주전을 이 시간에 잘못 뺐다가는 순식간에 기세가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매리언을 투입하지 않고 페쟈로 그대로 가는 것은 이해하기 좀 힘드네요. 아마 마이애미가 추격할 의지가 꺾일 정도가 되면 칼라일 감독이 선수들을 교체할 거라 생각됩니다. 마이애미도 다음 경기를 위해서 1~2분 남았을 때에도 두 자릿수 점수 차이라면 주전을 뺄 가능성이 있습니다.]

[10점 차이라면 충분히 1~2분으로도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97년 T-MAC이 33초만에 13점을 넣은 전례가 있죠. 물론 이것은 매우 유니크한 케이스지만 2~3분 정도만에 10점이 뒤집히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합니다.]

마이애미는 아직 6분여가 남은 상황에서 12점 차이라면 역전의 가능성은 차고 넘쳤기 때문에 공격에서 최고의 효율을 보일 수 있는 최고의 로스터를 코트 위로 올려놓았다.

[마이애미 히트의 공격으로 다시 경기 시작합니다. 마이애미 히트는 마이크 비비, 드웨인 웨이드, 르브론 제임스, 크리스 보쉬, 그리고 우도니스 하슬렘입니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무게를 두어 12점 차이를 뒤집어 보겠다는 심산이죠! 드웨인 웨이드는 조금이나마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좀 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찰머스와 조엘 대신 비비와 하슬렘을 넣은 것은 최대한 공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죠. 올 시즌 비비의 3점은 40%에 육박하고, 하슬렘의 스크린은 마이애미 선수들 중 최고입니다]

마이애미 히트의 이 라인업은 에릭 스포엘스트라가 특수하게 구사하는 라인업으로, 센터가 부족한 마이애미 로스터의 구성상 어쩔 수 없는 변칙 라인업이었다. 높이싸움에선 밀릴 수 있지만 기동성을 앞세운 빠른 공수전환과 강한 압박으로 턴오버를 유발하고 상대의 야투율을 떨어뜨리는 라인업이었다. 반면 댈러스는 리그 최고의 안정적인 리딩을 자랑하는 키드가 있었고 주전 라인업에 한해서는 트랜지션 상황에도 약하지 않은 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라인업을 꺼낸 것은 스포엘스트라 감독의 선택지가 더 이상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

공을 잡은 르브론 제임스는 탑에서 공을 잡은 뒤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페쟈 스토야코비치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단순한 매치업 상대 비교라면 자신이 페쟈 스토야코비치를 뚫어내는 것이 가장 안전했다. 페쟈는 오늘 득실마진이 댈러스 선수들 중 최악이었다. 하지만 로포스트에는 미스매치에 강한 타이슨 챈들러가 굳게 버티고 있었다. 게다가 오늘 야투율이 6/17로 썩 좋지 못했기 때문에 무리한 돌파나 점퍼는 꺼려졌다.

훅-

[르브론 제임스, 좋은 선택입니다. 휴식을 취하고 온 데다가 오늘 슈팅 감각이 좋은 드웨인 웨이드라면 계속 뛰어 왔던 영재 윤에 비해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칠 수 있겠죠!]

1차전에서 드웨인 웨이드의 피지컬에 호되게 당한 영재와 강제로 1:1을 붙게 하는 것. 그게 아니라면 르브론이나 하슬렘의 스크린 능력을 활용한 2:2 플레이도 충분히 해볼 만했다. 페쟈와 노비츠키는 픽앤롤 수비에 약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만 나대고 꺼져."

드웨인 웨이드의 불편한 심기는 곧, 트래쉬 토킹으로 이어졌다. 빅 3의 결성 이후 그 들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만들어냈고, 실제로 약간은 삐걱대긴 했지만 우승이 가능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뽐내기도 했다. 마이애미 히트에서 주최하는 팬 이벤트 같은 경우에도 착실하게 참여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많이 만들어냈다. 하지만 암적인 부분을 보자면 빅 3는 그들이 이러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 것이 곧, 우승을 의미하는 것이고 자신들이 리그의 최고라는 자부심이 너무나 강했다.

'그들은 지금 좋은 팀에서 뛰고 있어 조금은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나 보다. 이렇게 이 리그에는 가짜 터프가이들이 존재한다. 빅 3는 그 중 하나일 뿐이다.'

평상시 젊잖고 프로의 세계에서 매너를 지키는 선수로 유명한 케빈 듀란트가 마이애미 히트와의 홈경기 이후 공식 인터뷰에서 저런 식으로 이야기 할 정도로 빅 3로 알려진 선수들, 드웨인 웨이드, 르브론 제임스, 크리스 보쉬는 빅 3결성 이전과 이후,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젊은 시절의 패기인지, 아니면 거만함인지 모를 행동에 뭇 선수들의 표정을 일그러트리게 한 것이다.

지금도 드웨인 웨이드의 트래쉬 토킹에 영재는 그저 미소를 지어주면서 한 단어를 말했다.

"엿 먹어."

탁!

"이익! 개새끼가!"

영재는 오히려 트래쉬토킹에 살짝 방심한 드웨인 웨이드의 손에서 공을 가볍게 낚아채고는 앞으로 달려나갔다. 1경기에선 그렇게나 피지컬에 고생하던 영재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는 몰라도 2경기에서 마치 베테랑이나 할법한 협력수비로 드웨인 웨이드를 꽁꽁 묶어버린 것이다. 겉보기에는 5/10 의 야투 성공으로 50% 라는 괜찮은 야투율을 보이는 것 같았지만 코트마진이 -7 에 리바운드 4개를 제외하면 어시스트 단 1개. 턴오버 3개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아아! 드웨인 웨이드, 이게 무슨 턴오버인가요! 상대방에게 뭐라고 이야기 할 시간에 경기를 더욱 집중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아마 루키라는 것을 생각하고 멘탈을 흔들게 해 보려는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만, 영재 윤의 가장 큰 강점은 루키답지 않은 노련한 플레이와 단단한 멘탈, 그리고 기복 없는 플레이거든요!]

영재는 그렇게 스틸을 해 내자마자 마이애미 히트의 골대로 재빨리 달려들었다. 상대의 공격을 막았다면, 그 이후에는 공격을 성공할 것. 그러면 그만큼 더 빠르게, 멀리 달아날 수 있다. 영재는 그래서 속공상황에서는 절대 화려한 것에 욕심내지 않았다.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뒤를 슬쩍 돌아보니 바로 뒤에서 드웨인 웨이드가 성난 들소마냥 달려들고 있었고, 영재는 조금 속도를 늦추는 듯 싶더니 로포스트에서 이지 레이업을 올라갈 듯 가볍게 뛰어올랐다.

[영재 윤, 너무 안일한 레이업 같은데요!!]

드웨인 웨이드는 어디 한 번 해 보라는 식으로 속도를 늦추지 않고 도약해서 팔모가지라도 부러트릴 기세로 블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영재는 특유의 능글맞음과 뻔뻔한 표정으로 웨이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올려보기만 할 뿐이었다.

훅-

[영재 윤! 드웨인 웨이드가 따라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나 봅니다! 뒤에 눈이라도 달렸나요! 영재 윤의 손에 있던 공은 자연스럽게 외곽의 페쟈 스토야코비치에게!!]

"맘에 드는 루키야~"

페쟈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더니 공을 받고는 가볍게 뛰어올랐다.

슉-

[BAANG!!!!]

[이로써 15점 차이! 마이애미 히트, 호되게 당하고 있습니다! 이게 댈러스 매버릭스의 진면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엄청난 퍼포먼스입니다!]

[그뿐 이겠습니까?! 이번 경기에서 영재 윤의 모습은 1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피지컬로 밀리던 루키의 모습에서, 피지컬로 밀리면 동료를 이용하는 영민한 베테랑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엄청난 변화 아니겠습니까!!]

마지막 숨통을 끊어버리듯 마이애미의 심장에 꽂힌 페쟈의 3점은, 밀레니엄 킹스 시절 무시무시한 샤프슈터였던 페쟈 스토야코비치의 재림을 보는 듯 같았다.

숨쉴 틈이 없다. 이 표현이 요즘 영재에게 가장 알맞은 표현 같았다. 자신의 전생의 기억을 통해 어느 정도 미래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솔직히 불안했던 건 사실이었다. 영재 본인이 댈러스에 가세하면 과연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인지, 아니면 역효과가 날 것인지에 대한 불안함이었다. 자신의 능력이 드숀 스티븐슨과 바레아에 비해 못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꼭 더 능력이 좋은 선수가 가세했다고 좋은 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자신이 그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여기까지 왔네."

그래도 용케 여기까지 왔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댈러스에 가세한 윤영재는 적어도 이전의 드숀 스티븐슨과 바레아가 했던 역할보다는 더 큰 역할을 해냈다. 물론 지금의 상황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1승 2패라."

자신이 가세해서 조금이라도 미래를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아직까진 파이널에서 통하지 않고 있었다. 정규시즌에서는 자신 덕분에 서부 컨퍼런스 1위를 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득실마진은 기억나지 않지만 승패는 거의 비슷했다. 즉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활약이 좋았다고는 하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스티븐슨과 바레아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고 봐도 될 것이고, 자신의 역할이 다른 댈러스 선수들과 겹쳤다고 볼 수도 있었다.

파이널 3경기를 치루는 동안 댈러스가 거둔 성적은 1승 2패. 물론 2경기 승리는 무려 112 대 99라는 13점 차 대승을 거두었고 2번의 패배에선 각각 3점, 2점의 아슬아슬한 패배를 했음에도 결국 진 건 진 것이고, 이긴 건 단 한 번에 불과했다. 득실마진은 플러스지만 결과는 한 판 지고 있는 것이었다. 긴 시즌이라면 이게 평균에 수렴하겠지만, 단기전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영재의 고뇌가 살짝?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전생에 비해 정규시즌 성적은 좋아졌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변화가 없어서 살짝 답답해하는 중이죠. 영재의 생각을 서술하는 부분이라 정확한 기억이 안나는 식으로 서술했습니다. 실제로는 플레이오프 승패는 영재가 없을 때나 있을 때나 똑같습니다. 득실마진은 훨씬 좋아졌지만요. 첫 시즌이기에 아직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킹덤브라더스님///답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ㅎ0ㅎ님///하핳.. 이런저런 변화가 많은 파이널이 될 겁니다.

의설님/// 노비듀오?!!

-DarkANGEL-님///으음... 자정에 글 올릴 때도 가끔 맛이 가긴 했는데, 댓글올리실때는 심한가보군요.

연 금 술 사님, 울트라10님///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가연을이님///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쉬우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tarkeeper님///아, 저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네요. 선수들의 성격이나 대화가 조금 더 나왔으면 한다는 뜻 같은데, 맞게 해석한 건가요? 앞으로는 선수들의 캐릭터를 조금 더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감독이나 코치는 캐릭터를 잡은 편인데, 선수의 캐릭터는 자주 등장한 챈들러, 브루어, 보브아를 제외하면 거의 잡히지 않았네요.

비오는날엔우울해님///넵. 이 때의 주장인 하슬렘은 상당한 수준의 선수였습니다. 뭐 빅3에 비하면 초라한 선수지만요. 대충 댈러스의 숀 매리언과 비슷한 수준의 선수입니다. 라고 설명하면 너무 농구매니아틱한 설명이겠군요;; 음... 야구 우승팀의 5선발 중에 3선발 정도?라고 생각하면 혹여 이해가 되실런지 모르겠습니다.

파이넨시아님, 오마리온님/// 항상 코멘 감사합니다!! 내일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goimosp님/// 미국 스포츠 중에서는 어느 스포츠를 막론하고 한 명의 영향력으로만 따지면 단장과 감독을 넘어서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성적이라는 결과물을 내는데 있어서는 더욱더요. 저는 개인적으로 리그 최고 단장, 감독, 선수 중 하나를 골라 내 팀으로 데려올 수 있다면 단장>감독>선수의 순으로 고를 겁니다.

anwkdk님///FIFA처럼 농구 국제 단체의 힘이 세질 않아서 그렇지 대회는 많습니다 ㅋㅋ. 대륙별 대회도 있고요. 연령별 세계대회도 다 갖추고 있습니다. 거의 매년 여름에 세계 혹은 대륙별 농구대회가 있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어떤 시즌에는 대회가 3개씩이나 있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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