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41화 (141/296)

00141  2010-2011 컨퍼런스 파이널(Conference Final)  =========================================================================

선수가 교체되고 사이드라인에서 댈러스가 공격을 다시금 시작해나갔다. 영재의 패스를 받은 노비츠키는 자신을 상대하는 서지 이바카를 또다시 맞상대하면서 터프하게 포스트업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지난 4경기 동안 이바카는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지쳤다는 수준을 넘어 녹초가 되어가고 있었다. 막아도 뚫리는 무기력감. 제어할 수 없는 전설적인 상대. 왜 하필 자신과 상대하는 시리즈에서 이런 역대급 펴포먼스를 보여주는가. 이바카는 그럼에도 이를 앙다물고 노비츠키의 포스트업을 막아내기 위해 힘껏 밀어냈다.

[노비츠키 스핀! 다시금 역스핀!!]

[베테랑 빅맨의 몸에서 저런 리드미컬한 포스트업과 스핀무브가 가능한 겁니까?! 덕 노비츠키!!]

하지만 이번에는 이바카 뿐만이 아니었다. 어느덧 외곽의 테리를 막고 있던 제임스 하든마저 달려와 노비츠키에게 더블팀을 붙은 것이다.

"으아아!!"

노비츠키는 일갈을 내지르더니 무려 두 선수를 상대로 한 걸음 더 전진하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는지 내딛은 발을 힘껏 차서 공중으로 뛰어올랐고, 두 선수도 깜짝 놀라 노비츠키를 뒤따라 최대한으로 높게 점프했다.

훅-

[아아아!! 노비츠키! 두 선수를 매단 채 우측 사이드에 서 있는 제이슨 테리에게!!!]

테리는 슬쩍 양 손을 들어올려 림을 향해 시선을 주면서 슈팅을 할 것 같은 동작을 취했고, 탑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던 영재를 견제하던 듀란트가 황급히 뛰어들어 테리의 슛을 막으려 했다.

훅-

하지만 테리 역시 슛을 쏠 생각이 없었는지, 탑에서 네 발자국 정도 떨어져 있으며 매치업인 하든이 노비츠키에게 붙으면서 오픈이 된 영재에게 패스를 뿌려주었고, 영재는 공을 받자마자 지체없이 골대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스피드로 림을 향해 달려드는 영재 윤!]

남아있는 선수가 없다. 골밑은 그야말로 노비츠키와 챈들러가 세 선수를 꽁꽁 묶어버린 상황이었고, 듀란트마저 테리에게 시선이 팔려 빠진 상황. 웨스트브룩은 바레아와 매치업되어 너무나 외곽에 있었다.

"으아앗!!!"

영재는 이 기세를 확 휘어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힘껏 박차 올랐고, 챈들러와 노비츠키에게 묶인 퍼킨스, 이바카, 하든은 그저 뛰어오른 영재를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

콰아앙!!!

[BAAAAANG!!!! Y13 PERFECT CURSE SLAM!!!]

[기세를 가져오겠다는 Y13의 강력한 덩크!! 점수는 50 대 48!!! 드디어 역전에 성공한 댈러스 매버릭스입니다!!]

평상시에는 그렇게 선호하는 편이 아닌 덩크를 내리꽂으며 림을 콱 움켜쥔 채 끼덕- 끼덕- 거리는 소리를 묵묵히 듣는 영재. 그런 영재를 올려다보던 선수들은 아래를 내려다보는 영재의 표정에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지지 않는다. 오늘로 끝낸다.'

차가운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영재의 살벌한 표정에 오클라호마시티 선수들은 지레 질려버리고 만 것이다. 마치, 요즘의 트렌드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올드스쿨스러운 농구선수들이 보여주던 그러한 독한 표정. 영재는 림을 놓고 내려오면서도 그 표정을 풀지 않은 채 오클라호마시티 선수들을 노려보더니 이내 챈들러가 뒤통수를 툭툭 치며 '나이스!' 라고 소리치자 그제야 슬쩍 미소를 지었다.

"허억, 허억..."

케빈 듀란트는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에 고개를 좌우로 저을 수밖에 없었다. 정규시즌 경기에서 득점왕답게 극강의 득점기계라고 까지 호평을 받던 케빈 듀란트였다. 그는 3쿼터 시작 이후 2분 정도까지는 어느 정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 후, 접전 상황에서 무려 3개의 슈팅을 연속으로 미스를 내 버리니 오클라호마시티의 선수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또 다시 케빈 듀란트!]

[계속해서 듀란트 쪽에서 마무리가 되려고 하네요. 오늘은 웨스트브룩과 하든의 감이 더 좋아 보입니다만, 오클라호마시티는 듀란트가 30점 이상을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정규시즌에서 평균 39분 이상을 거뜬히 소화했던 듀란트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큰 경기에서, 에이스로써 엄청난 중압감을 견뎌낸다는 건 일반적인 체력소모보다 훨씬 큰 심적 소모가 수반됩니다. 게다가 플레이오프에서는 무려 평균 42.5분을 소화하고 있죠. 스캇 브룩스 감독은 잠시라도 케빈 듀란트가 쉴 틈을 줘야 할 텐데, 듀란트를 벤치에 앉힐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스캇 브룩스는 선수단를 잘 융화시키고 젊은 선수들을 잘 키워내는 덕장이긴 했지만 이러한 단기전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명장은 아니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현재 팀 컬러를 만들고, 현재의 팀 케미스트리를 구축한 것은 충분히 스캇 브룩스도 좋은 감독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었지만, 그것이 스캇 브룩스가 플레이오프에서도 강한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4쿼터나 클러치 상황에서의 공격전술 부재는 시즌 내내 오클라호마시티의 약점이라고 지적받아 온 바였다.

[케빈 듀란트! 그래도 아직 죽지 않은 몸놀림으로 숀 매리언을 상대합니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고 나온 매리언은 지친 듀란트를 상대로 충분히 좋은 수비를 펼치고 있었다. 매리언도 짧은 시간을 뛰는 것은 아니었지만, 듀란트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의 휴식을 더 취하고 있었다. 듀란트는 전반전에 비하면 눈에 띌 정도로 느려진 스텝백으로 숀 매리언과 거리를 벌렸지만, 이미 매리언은 그렇게 나올 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곧바로 반응해 달려나와 오른손을 쭉- 뻗었다.

[스텝백 점퍼!!]

훙-

[아! 케빈 듀란트! 벌써 4번째 슈팅 미스! 게다가 이번에는 오늘 경기 처음으로 에어볼이 나왔습니다! 이게 케빈 듀란트가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좋지 않은 모습인데요! 웨스트브룩과 하든 위주로 게임을 풀어가고 듀란트에게 휴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삐익-

[공이 나가고 댈러스의 공격권으로 넘어갑니다.]

[확실히, 릭 칼라일 감독의 능력이 제대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러셀 웨스트브룩과 케빈 듀란트, 제임스 하든을 활용한 아이솔레이션 외에 마땅한 플레이가 없다는 것이 오클라호마시티의 최대 딜레마입니다. 듀란트는 페쟈가 붙었을 때는 손쉽게 득점했지만, 매리언이 붙었을 때는 득점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댈러스가 3가드를 장시간 운용하면서 윤과 매치업되었는데, 윤을 수비하면서 너무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스캇 브룩스 감독은 케빈 듀란트를 빼지 않았다. 아니, 빼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지친 체력으로 슈팅 거리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해도, 듀란트가 코트 위에 있고 없고는 공수에서 엄청난 차이였기 때문이다.

댈러스는 또다시 한 번 가볍게 픽앤팝을 이용하여 노비츠키가 미드레인지 점퍼를 성공시켰다.

[자, 점수는 어느덧 62대 55. 7점 차로 벌어지는 오클라호마시티!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 텐데요! 댈러스에게 너무나 많은 자유투를 내주면서 쉬운 득점을 허용하고 있어요!]

휙-

[또 다시 케빈 듀란트! 웨스트브룩의 패스를 받은 듀란트, 탑에서 공을 잡자마자 비어있는 이바카를 발견합니다!]

되려 듀란트가 지친 모습을 보이자 칼라일 감독은 키드를 불러 듀란트에게 더블팀 압박을 지시했고, 듀란트는 그런 더블팀을 역이용하기 위해 비어있는 이바카에게 그럴듯해 보이는 바운드 패스를 찔러넣었다.

틱-

"엇!!"

하지만 지친 듀란트의 패스는 정확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듀란트를 중심으로 스멀스멀 퍼져나가는 멘탈붕괴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젊은 선수들에게 역병마냥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서지 이바카! 공간을 잘 만들어 내고 정작 패스를 받지 못합니다!!]

[이로써 다섯 포제션 동안 오클라호마시티가 낸 득점은 0점입니다! 또 다시 공격권은 댈러스에게 넘어갑니다!]

[더블팀으로 인해 공간이 비어버린 서지 이바카를 발견하고 패스를 뿌려준 것까진 센스 있는 플레이였습니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듀란트의 패스가 부정확했고, 이바카 역시 패스를 받을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죠. 큰일입니다!]

라인을 넘어간 공을 잡은 노비츠키가 재빠르게 림을 향해 뛰어드는 영재와 테리를 보곤 냅다 공을 던졌다. 오클라호마시티 선수들은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런 속공에 깜짝 놀라 허겁지겁 백코트를 했지만, 이미 하프라인을 훌쩍 넘은 영재와 테리는 서로 슬쩍 눈빛을 교환하더니, 영재가 공을 잡아냈다. 살짝 뒤로 쳐진 영재는 앞서 달려나가는 테리를 보고, 뒤에서 달려오는 웨스트브룩을 힐끗 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휙-

굳이 무리해서 자신이 마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테리가 이미 상대편 림 근처까지 달려가고 있는 이상, 테리에게 패스를 제대로 주기만 해도 2점은 적립이었다.

[제이슨 테리! 이지 레이업 성공! 이로써 64대 55, 9점이나 벌어집니다! 작전 타임, 오클라호마시티!! 브룩스 감독이 코트 위로 나서 선수들을 불러모읍니다!]

"꺄아아!!!"

에밀리는 더 이상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가슴팍에 달린 망아지 엠블럼과 Let's go mavs 가 적힌 푸른 티셔츠가 자랑스러웠는지, 이미 선글라스는 벗은 채 양 손에 쥔 하얗고 길쭉한 풍선 두 개를 탕탕! 치면서 소리를 질렀다.

"에밀리! 에밀리! 진정해! 너무 흥분했어!"

"언니! 이런 곳에서 흥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공격하는 상대가 무려 웨스트브룩 선수잖아요! 윤이 저런 대단한 선수를 상대로 1:1마크가 환상적이잖아요! 페이크에 속지도 않고, 저게 정말 대단한 수비라구요!"

영재와 자주 경기를 보고, 영재에게 설명을 들으면서 경기 보는 눈은 웬만한 올드팬 수준까지 올라간 에밀리가 흥분에 겨운 목소리로 소리쳤고, 로렌과 스티브는 '어... 그래?' 라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에밀리는 이해하지 못한 두 사람은 상관없다는 듯, 이젠 자리에서 일어나 풍선을 흔들면서 경기를 즐겼다.

그런 에밀리를 볼 겨를이 없던 영재는 벤치에 앉지 못한 채, 또 다시 나가기 위해 칼라일 감독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듀란트가 많이 지쳤어! 이제 오클라호마시티에겐 딱 두 개의 방법밖에 남지 않았다! 제임스 하든을 이용해 공격하는 방법, 아니면 웨스트브룩을 이용한 공격! 듀란트는 아마 살짝 휴식을 취하거나 패스 위주의 경기를 할 것이다. 브루어! 자네의 수비력과 체력, 속공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격시에는 스몰포워드의 롤을 수행하지만 수비 시에는 오늘 슛감이 좋은 제임스 하든을 최대한 지치게 만드는 게 자네의 몫이야! 하든은 아직 체력적인 면이나 스킬완성도에서 웨스트브룩이나 듀란트에 비하면 한 수 아래다. 끈질기게 달라붙어 점퍼를 막아내는 데 주력하도록."

브루어는 2쿼터 초반, 5분여를 뛴 이후 다시금 투입되는 것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평균 출전 시간은 10~15분 남짓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상대의 스피드가 좋은 스윙맨 에이스를 막을 땐 특히 브루어를 많이 기용하는 칼라일 감독이었다. 키가 크고 힘이 좋은 상대는 매리언이, 빠르고 스킬풀한 상대는 브루어가 제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브루어는 짧은 시간임에도 자신에게 딱 맞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에 형용할 수 없는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다.

"윤, 아직 뛸 수 있나?"

"괜찮습니다."

목소리에 묻은 피로감까진 숨길 수 없었지만, 여기서 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빠지고 싶지는 않았다. 피로는 본인만 쌓인 것이 아니었다. 누구라도 이 곳에서 뛰고 있다면, 체력적인 부담이 없는 선수는 없었다. 똑같이 경기를 뛰고, 똑같이 부담감에 허덕이는 것이 바로 이 자리였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영재가 아직 부족한 것은 이 소설이 성장물이고,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소설에서 언급되는 09-10시즌까지의 기록들은 다 실제 기록들이고, 10-11시즌의 기록들도 현실과 완전히 다르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제 영재가 개입했으므로 11-12시즌부터는 많이 바뀔 겁니다. 당장 10-11시즌에도 댈러스가 정규시즌 3위였지만, 1위가 되었죠. 그리고 현재는 만능이지만 최고인 게 없는 애매한 캐릭터긴 합니다만, 앞으로 더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특히 리그 최고급인 스팟업 슈팅이나 자유투는 풀업점퍼가 갖춰지는 순간 몇 배의 효과를 보여줍니다. 수비도 최상급의 퀵니스와 사이드스텝을 갖춘 상황이기에 파워나 경험만 더 키우면 됩니다.

whip99님/// 오오 처음으로 첫코에서 뵙네요. 감사합니다!!

오마리온님, 은신설야님, CountOfDark님, 파이넨시아님/// 항상 코멘 감사합니다. 낼부터 시작되는 한 주 힘내세요^^

야베스님///ㄷㄷ 설마, 야투/3점/자유투인가요. 코비의 81점 경기로군요. 저걸 하려면 주전들이 줄부상을 당해야;;; 저때 코비 외 팀원들을 생각하면;;;

라피르and진트님/// 우리나라 선수가 저러면 정말 네이버같은 댓글란 파이어날겁니다 ㅋㅋ. 모든 툴을 다 갖췄는데 특급은 아직 없는... 1년차인지라 말입니다. 우리나라도 에이스로 뭔가를 했느냐 못했느냐에 상당한 가중치를 두니까 밀이죠.

ㅎ0ㅎ님///저도 비슷한 내용의 영화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보지는 못하고 리뷰를 봤었는데...

anwkdk님/// 하하.. 슈퍼스타급으로 보려면 이도저도 아니긴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요즘 각광받는 3&D 스타일의 최적화 버젼이고, 어느 팀에서건 탐낼 스타일이죠. 물론 인기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스타일이죠. 차후 시즌에서는 점점 변화를 줄 생각입니다.

울트라10님///감사합니다. 드디어 정주행 완료하셨군요

rtg98님/// 넵. 하킴이 아프리카 출신이죠. 미국에 귀화하는 바람에 비미국인 출신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말입니다. 미국 국대로 올림픽 메달도 땄고 그러니...

huhcafe님/// 아직 첫 시즌이니까요. 첫 시즌부터 MVP나 사이영상, 발롱도르받는 스포츠 소설을 쓰고 싶지 않아서 쓴 글입니다^^ NBA도 최연소 MVP가 3년차의 데릭 로즈입니다. 딱 소설상의 첫 시즌인 2010-2011시즌이죠. 그리고 영재는 첫 시즌에도 팀내 득점 2위(노비츠키 1위), 어시스트 2위(키드 1위), 스틸 2위(1위)입니다. 조아라의 타 스포츠 소설에 비하면 좀 먼치킨스러움이 많이 부족하긴 하네요. 확실한 것은 영재는 소설이 진행될수록 슈퍼스타급으로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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