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5 2010-2011 컨퍼런스 파이널(Conference Final) =========================================================================
4점이란 점수 차이는 경기의 흐름에 따라 아주 큰 점수 차이로 느껴질 수 있었지만, 순식간에 역전될 수도 있는 점수이기도 했다. 영재는 그러한 경기의 흐름을 댈러스에게 가지고 오게 하기 위해 제한된 출전시간 속에서 스코어링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선수들은 젊다. 그리고 에너지가 넘치지. 하지만 그렇기에 쓸데없는 움직임을 많이 유발할 수 있다. 그들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아까 자신에게 던져준 칼라일 감독의 말. 영재는 그 한마디에 수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음을 눈치챘다. 에너지 레벨이 높고 활동량이 왕성하다는 것은 24초 내에 공격권이 넘어가는 빠른 스포츠엔 필수불가결한 장점이었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인간이다. 한계란 존재했고 체력이 점점 떨어질수록 경기에서 확 티가 나게 된다. 칼라일 감독은 영재에게 그러한 역할을 하도록 지시했다.
평상시 영재가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다.
[영재 윤이 탑에서 공을 잡고 노비츠키가 스크린을 걸어줍니다. 아, 메이너의 움직임이 꼬였습니다!]
에릭 메이너는 영재와 노비츠키의 유기적인 2:2 플레이를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노비츠키의 스크린은 챈들러에 비하면 어설펐지만, 그래도 7풋의 빅맨이 벽처럼 우뚝 서 있으면 에릭 메이너와 같은 가드들에겐 그야말로 끝없이 솟구쳐있는 장벽처럼 느끼게 된다. 게다가 노비츠키의 하이포스트 스크린의 진가는 정확한 위치선정이 아닌, 그의 슈팅 능력이었다.
"..."
서지 이바카는 일취월장하고 있는 빅맨이지만, 아직까지 스크린 수비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었다. 에릭 메이너가 막히고 영재는 공을 받은 뒤 아직까지 돌파를 시도하진 않는 상황. 노비츠키는 이바카의 움직임을 완벽히 제한시켰다.
[이바카의 선택이 썩 좋아보이지 않는데요! 3점 라인에 서 있는 영재 윤에겐 가벼운 견제만 하고 노비츠키를 따라갑니다!]
영재는 이바카의 무브먼트를 보며 망설이지 않았다. 자신이 원했던 이상적인 움직임이 이바카에게 나오자, 영재는 가볍게 3점을 쏘아 올렸다. 메이너가 스크린에 걸린 이상 자신과 노비츠키에게는 충분한 선택지가 있었다. 그 중에 이바카의 움직임에 맞춘 최상의 선택지는 곧바로 슈팅이었다.
[윤, 틈이 보이자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쏩니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서 풀업 3점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죠!]
[BANG!!]
쇽- 소리와 함께 가뿐한 3점이 들어가자 영재는 오른손 손가락 2개를 펴고 관중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백코트를 했다.
[아무래도 부상의 후유증이 없진 않은 듯합니다! 오늘은 돌파보다는 바레아의 리딩을 보조해주고 외곽 점퍼 위주의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의 슈팅능력은 역시나 무시무시합니다! 오클라호마시티, 과연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마크 잭슨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영재의 플레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역 시절 명 가드였던 인물답게 두 가드가 상호보완적으로 뛰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J.J 바레아와 같이 코트에 있을 때에는 윤이 슬래셔 대신 스팟업 슈터로써 뛰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바레아는 좋은 스팟업 슈터가 아니기도 하지만, 윤이 슬래셔로써 좋았던 것은 주 백코트 파트너가 키드일 때 그 효과를 극한까지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제프 벤 건디 역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 하며 마크 잭슨의 식견에 동의했다. 아직 루키인 선수가 라인업에 맞춰 자신의 플레이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좋게 보는 듯햇다.
[아마 칼라일 감독도 그 점을 생각하고 바레아와 같이 벤치에서 플레이하도록 한 것일 겁니다. 테리를 스타팅으로 올림으로써 수비의 약점을 가지더라도 윤이 덜 거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2쿼터까지 종료되고 점수는 59 대 57. 드디어 간신히 리드를 빼앗아 온 댈러스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저력에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늘 댈러스는 득점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지금 59점 중에 노비츠키가 23점, 나머지 스타팅 멤버들이 10점, 벤치 멤버들이 26점을 넣고 있습니다. 노비츠키 외에 득점한 스타팅 선수는 5점을 기록한 제이슨 테리와 숀 매리언의 3점, 마지막으로 챈들러의 덩크 하나가 전부입니다.]
실제로 오늘 댈러스 스타팅 멤버들의 슈팅감각은 처참할 지경이었다. 제이슨 테리가 기록한 5점은 난사라고 느낄 정도로 많은 슈팅 중에서 딱 2개가 들어간 것뿐이고 숀 매리언은 그마저도 자유투 4구 중 1구를 놓쳐 3점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나머지는 완벽한 노비츠키에게 몰아주는 플레이였다.
[그 반면에 바레아, 윤, 페쟈의 득점포는 불을 뿜고 있습니다. 지금 댈러스가 오클라호마와 시소게임을 펼치고 있는 것은 벤치의 힘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클라호마의 벤치멤버들은 댈러스의 벤치를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있죠.]
그나마 댈러스가 2쿼터 때 리드를 빼앗아 온 것은 벤치의 저력 때문이었다. 벤치가 26점을 기록하지 않았다면 한 순간 가비지 게임으로 변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에서는 스팟업 슈터 역할을 하고 있는 영재가 3점슛 2개를 포함, 10점, 페쟈 스토야코비치가 3점 3개로 9점을, 마지막으로 J.J 바레아가 돌파를 기반으로 한 골밑 마무리와 좋은 슛 감각으로 7점을 깔끔하게 꽂아넣지 않았다면 추격은 그저 요원한 꿈에 불과했을 것이다.
이런 불균형 때문에 해설진들은 노비츠키의 체력적 부담을 꼬집으며 이번 경기가 댈러스에겐 꽤나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걱정스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노비츠키는 공격에서의 부담이 상당합니다. 어느 정도 공격부담을 덜어주어야 노비츠키가 수비에서도 힘을 쓸 수 있을 텐데요. 백업이 마땅찮은 탓에 오늘도 40분 이상 뛰어야할지도 모르는 노비츠키입니다. 이미 20분을 넘게 뛰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8/8의 야투와 7/7의 자유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만 보면 이바카가 참 불쌍하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덕 노비츠키라는 전설에 다가가는 선수를 상대로 저 정도라면 이바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수비를 해 내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저걸 하나도 놓치지 않는 노비츠키가 이상한 겁니다! 오늘 노비츠키는 로봇이죠. 감정도 기복도 없이 100% 슈팅을 꽂아넣는 기계입니다!]
하프타임의 광고도 거의 끝이 나자, 제프 벤 건디는 경기 시작 전 마지막으로 전반전에 유심히 봐야 할 이슈에 대해 한 마디 더 첨언했다.
[상대인 듀란트도 더하면 더했지, 부족하지 않네요. 8/8의 야투와 21득점을 해내고 있습니다. 오늘의 두 선수는 정말 언터처블이네요. 이 두 선수 중에 누구의 슛감이 먼저 나빠지느냐에 이 경기의 승패가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듀란트도 20분 이상 뛰고 있거든요. 듀란트 역시 제프 그린을 트레이드시킨 뒤로 백업이 마땅치 않아 아마 40분 이상 뛸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케빈 듀란트를 제어하기 위해 숀 매리언, 코리 브루어를 계속 로테이션으로 기용하며 듀란트를 막아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이미 2년 연속 득점왕을 달성할 정도로 슈팅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케빈 듀란트를 제어하기란 릭 칼라일 입장에서도 정말 어려운 과제 중 하나였다.
3쿼터가 시작되자마자 칼라일 감독은 지친 챈들러를 빼고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는 헤이우드를 짧게나마 투입했다. 챈들러를 무리해서 썼다가는 언제 그의 부상이 터질지 몰랐기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을 때 그를 아낄 필요가 있었다.
[켄드릭 퍼킨스의 포스트업! 헤이우드가 더블팀을 들어옵니다!]
이바카를 비워놓고 켄드릭 퍼킨스에게 접근하는 브랜든 헤이우드. 상대의 펌블이나 스틸을 노리려는 듯, 갑자기 더블팀을 붙은 발상의 전환까지는 어찌어찌 괜찮게 볼 수 있었지만, 더블팀의 실패는 곧 상대의 공격 성공이었다.
[아, 퍼킨스가 뛰어오르더니 그대로 공중에서 이바카에게 패스!]
"우아아앗!!"
무주공산처럼 비어버린 골밑에서 공을 받은 이바카가 그대로 뛰어올랐고 노비츠키는 헤이우드의 성급한 더블팀에 당황해서 이바카의 뒤를 따라 한 박자 늦게 뛰어올랐다.
삐이익!!!
[아, 노비츠키의 수비 실수입니다. 저건 굳이 손댈 이유가 없었죠?! 이미 이바카가 덩크를 뛰었는데 거기에 어설프게 손을 뻗는 바람에 추가자유투를 허용합니다!]
결국 이바카는 앤드원 까지 깔끔하게 집어넣으며 다시금 점수는 59대 60, 1점차로 역전되었다. 제한적인 출전시간을 주겠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이런 식으로 쫒고 쫒기는 시소게임이 계속 이어진다면 칼라일 감독도 플랜을 변경할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칼라일 감독은 전반전에 딱 10분만 기용했던 영재를 3쿼터 초반에도 기용하는 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다.
[웨스트브룩과 퍼킨스의 2:2 플레이! 하지만 윤이 퍼킨스를 감싸듯이 움직이며 웨스트브룩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습니다!]
바로 이것이었다. 칼라일 감독이 쉽사리 영재를 스쳐지나가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투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 댈러스의 가드진 중에서 가장 영리하게 2:2 플레이에 대한 수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테리의 경우 베테랑 치고는 너무 쉽게 스크린에 걸리는데다가 사이드 스텝도 빠른 편이 아니었다. 반면 영재는 최상급의 퀵니스와 판단력을 보여주었다.
[퍼킨스의 스크린이 아쉽기도 했지만, 윤의 픽앤롤 수비대처가 너무 영리하네요! 정말 챈들러와 윤이 같이 막고 있으면 웬만한 수준의 2:2 플레이로는 뚫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두 선수 다 활동량이 많고 수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압니다!!]
웨스트브룩은 또 다시 영재의 수비에 답답함을 표출하며 이를 악물었다. 더 이상 영재에게 질질 끌려다니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웨스트브룩은 자신이 영재를 압도할 만한 무기를 꺼내들었다.
[웨스트브룩! 돌파가 여의치 않자, 윤을 등 뒤에 두고 포스트업으로 밀어붙입니다! 키는 작지만 힘에서는 웨스트브룩이 월등하죠. 조금씩 밀리는 영재 윤!]
힘이라는 측면에선 영재는 상대가 되질 않는다. 그렇지만 영재는 지금 당장 힘이 모자라다는 것에 좌절하기보단, 힘을 어떻게 역이용하고, 밀렸다면 그 다음 수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웨스트브룩은 로포스트까지 치고 들어갔다는 것에 살짝 방심을 했는지, 너무나도 빤히 보이는 스핀무브와 함께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공간을 만들어내고는 그대로 스핀무브에 이은 플로터! 하지만 타이밍을 읽은 듯 재빠르게 샷 컨테스트에 들어가는 윤!]
"보여!!!"
영재는 되려 더욱 힘껏 소리치곤 웨스트브룩이 뛰는 타이밍을 정확히 읽어냈다. 웨스트브룩은 당황한 나머지 허둥지둥 대다가 제대로 공을 긁지도 못한 채 억지로 림에 던지는 애매모호한 슈팅을 쏠 수 밖에 없었다.
[아, 웨스트브룩의 플로터는 골대에도 닿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떨어지는 공을 잡는 타이슨 챈들러! 오늘 웨스트브룩은 정말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1/8의 야투인데요. 팀에 민폐를 끼치는 수준입니다. 키드와 윤이 번갈아가면서 막고 있는데, 완벽히 봉쇄당하는 수준입니다. 웨스트브룩이 이렇게 부진하면 듀란트의 짐은 더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죠.]
웨스트브룩의 어이없는 플로터는 힘없이 떨어졌고, 박스아웃을 단단히 하고 있던 챈들러가 공을 양 손으로 잡아냈다.
[실제로도 듀란트의 스코어링에 웨스트브룩이 합이 맞는다면 오클라호마시티는 빅맨을 제외하면 약점이 없다는 평가도 들을 정도이지만, 웨스트브룩의 성급한 플레이는 번번히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감사합니다
@당시 1차전의 웨스트브룩은 듀란트의 뒤를 제대로 받치지 못했습니다. 키드를 뚫지 못할 정도였으니... 그리고 실제로도 노비츠키와 듀란트는 2쿼터 중반까지 단 하나의 야투 실패도 없었습니다. 두 선수는 특히 자유투에서 1차전 동안 24/24와 18/19를 기록했죠.
천사의사정님/// 오오 첫코시군요!!
파이넨시아님, 캐바밤님, 오마리온님, CountOfDark님, 사라질영혼님, misscherry 님/// 항상 코멘 감사합니다!! 월요일인데 다들 좋은 한 주 되시길~~
goimosp님/// 하핫. 공격 주도하는 건 조만간 할 겁니다. 원투펀치 느낌으로?ㅎㅎ
슈팅스타트님/// 오 오래전부터 보셨군요 ㅎㅎ. 저는 처음 접한건 샼콥의 00년정도인데 그때는 기사로만 접하는 정도였다가 라이브를 챙겨보게 된 게 5년쯤 되네요. 대신 경기 외적인 통계나 기록을 많이 챙겨보다보니 많이 본 것처럼 보여지는 것 같아요ㅎㅎ
제 생각에도 90년대에 비하면 투지나 터프함이 줄어들고 위아더월드쪽이나 세련됨쪽으로 변화하는 느낌입니다. 다른 스포츠도 다들 자신이 본 시기, 특히 90년대나 00년대 초반같은 시기의 레전드들을 직접 본 분들은 현 세대의 선수들보다 높게 평가하는 편입니다. 저도 어릴때부터 보던 국내야구같은 경우는 과거 레전드들과 지금 전성기 선수들 비교하라고 하면 과거 레전드에 한 표를 걸죠.
키라루피님, zigichacha님///당시의 하든은 아직 미완이었고, 웨스트브룩같은 스타일은 공간을 내주지 않고 타이트하게 달라붙으면 포스트업외에는 영재 스펙이나 스타일상 뚫리지 않는 편입니다. 게다가 당시의 오클은 외곽이 약해서 댈러스의 존디펜스를 비롯한 팀 디펜스에 좀 막힌 편이었고요. 영재의 특기가 스피드와 퀵니스쪽이라 포스트업이 아닌 이상은 잘 막는 편이죠. 이 경기에 키드가 막았는데도 3/15를 기록할 정도로 웨스트브룩이 못했기도 하고요.
chaikopusuki님///칭찬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위해 더 노력할게요ㅎㅎ
기자광기님/// 공격에 한해서는 정말 NBA전 포지션을 통틀어도 탑10에 들만한 선수죠 ㅎㅎ. 180클럽을 유일하게 빅맨으로 가입했고, 플레이오프 평균 기록이 25득 10리바를 넘는 몇 안되는 선수기도 하고요. 수비는 뭐;; 레전드 치고는 좀 약하긴 합니다.
야베스님/// 핸드체킹룰 강화 탓인지라 하든은 90년대였으면 지금보다 좀 많이 못했을 것 같습니다. 스텝을 활용한 돌파나 스텝백 슈팅은 명품이지만 말이죠. 클래스가 있는 선수기에 그래도 충분히 올스타급은 되었을 것 같긴 하지만요.말씀대로 상향평준화 탓에 압도적인 레전드들이 적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 남미 등지의 유망주들도 많이 오고, 다양한 트레이닝이 개발되었고, 팀 전술도 발달해서 혼자서 무쌍을 찍기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