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30화 (130/296)

00130  2010-2011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Semi-Conference Final)  =========================================================================

[바레아, 섀넌 브라운의 수비를 가볍게 뚫고 지나갑니다. 로포스트까지 진입했지만 가솔에게 막히자 노비츠키에게 패스를 줍니다. 노비츠키의 페이크에 속아 코비가 뛰어버렸죠. 노비츠키는 그 틈을 타 살짝 파고듭니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칼라일 감독의 양아들이라고까지 비아냥을 받던 그 바레아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바레아는 섀넌 브라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휙 제쳐 버리고, 노비츠키에게 공을 뿌렸다. 노비츠키는 특유의 점프샷 자세를 슬쩍 취하며 코비 브라이언트를 속여버렸다.

[아 파고드는 척 하더니 정반대의 사이드라인으로 패스! 제이슨 테리가 완전한 오픈찬스입니다! 피셔가 달려가보지만 역부족이죠! 그대로 테리 올라갑니다!]

오늘따라 외곽 수비에 애를 먹는 데릭 피셔. 아무리 열심히 뛰고 마크를 해도 발목 부상이 잔존해 있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몫까지 수비를 할 순 없는 노릇이다. 결국, 그러다보니 외곽 수비가 허술해 질 수 밖에 없었고, 플레이오프 이후 최고의 점퍼 팀으로 군림하는 댈러스에겐 이 만한 먹잇감이 없었다.

슉!

[그대로 꽂힙니다! 제이슨 테리!]

-삐이익

[아 LA레이커스의 작전 타임! 필 잭슨 감독,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벤치에서 일어섭니다. 경기가 잘 안 풀리니 답답할 수밖에 없죠?]

[정말 무슨 마가 씌였나 싶을 정도의 레이커스입니다. 이렇게 안 풀리는 시리즈가 있었나 싶습니다.]

레이커스의 최대 약점인 후반기 성적 하락. 코비 브라이언트의 자잘한 발목 부상이야 필 잭슨 감독도 알고 있었지만 영문모를 파우 가솔의 부진, 론 아테스트의 미비한 득점력, 앤드류 바이넘의 멘탈, 데릭 피셔의 특별할 것 없는 리딩... 전반기의 엄청난 상승세를 구가하던 LA레이커스의 잠재적 불안요소들이 한 방에 터져나오니 천하의 필 잭슨이라고 할 지라도 도무지 수습이 불가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필 잭슨 감독의 기록이 나오는데요. 정규시즌 통산 승률 0.704, 7할이 넘는 승률로 역대 1위입니다. 플레이오프 최다승(229승)기록도 갖고 있죠. 시카고 불스와 LA레이커스에서 세운 그의 업적은 위대하다는 말 외에는 다른 수식어가 더 이상 필요하진 않습니다. 우승 타이틀도 무려 11회, 양 손의 손가락으로도 부족합니다. 정말 압도적이죠. 게다가 컨퍼런스 우승 타이틀도 13회나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지금의 레이커스를 만든 것이 필 잭슨이라는 사실은 변함 없습니다만... 이번만큼은 패배를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휴비 브라운의 설명에 마이크 티리코 역시 고개를 주억거리며 휴비 브라운의 말에 살짝 첨언을 했다.

[아! 필 잭슨 감독은 여태껏 플레이오프에서 4:0 패배를 당해본 적이 없군요? 만약 오늘 진다면 은퇴시즌에 최초로 4:0스윕 패배를 오명을 안게 될 겁니다. 잭슨 감독에게는 아쉬운 시즌이 아닐 수 없네요.]

경기는 점점 원사이드하게 흘러갔다. 레이커스의 팬들도 그렇고, 레이커스의 선수들도 그렇고 댈러스의 미친 슈팅감각을 제어할 방법이 없었다. 농락한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체감상 7~80% 이상 슈팅이 모두 들어가는 것 같았고, 3점슛, 특히 제이슨 테리, 영재, 페쟈 스토야코비치가 던지는 3점슛은 그냥 다 들어간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반면 레이커스는 코비의 3점을 제외하면 스티브 블레이크, 맷 반즈, 데릭 피셔 등의 외곽이 완벽히 침묵하고 있었다.

[아, 리바운드 경합에서도 밀리는 파우 가솔! 댈러스의 수비 리바운드라고 해도 적극적으로 박스아웃을 해 줘야 하는데, 파우 가솔 전혀 손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비츠키는 리바운드를 잡아내자마자 앞으로 내달리는 영재에게 아웃렛 패스를 찔러주었다. 유유히 날아가는 공을 보며 영재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오른손으로 턱 잡아내더니 그대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림에는 자신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오기만 남은 섬뜩한 눈빛으로 영재를 노려보았다.

[영재 윤, 속도를 늦추지 않고 코비와 1:1 대결을 벌입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역시나 최고의 슈팅가드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노련한 수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발목 부상을 달고 뛰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와는 너무나도 많은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흡!"

투퉁!

영재는 뒤로 슬슬 물러나던 코비 브라이언트와 한 순간 거리를 벌렸다. 유려한 스텝백으로 물러난 영재는 곧바로 무릎을 굽히고는 양 손을 머리 위 까지 들어올렸다.

"으아!!"

코비 브라이언트는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듯, 소리를 지르며 뛰어올랐지만 영재는 뛰지 않았다.

훅-

[영재 윤, 환상적인 펌프 페이크!! 코비 브라이언트라고 할지라도 껌뻑 속을 수밖에 없는 퍼펙트 페이크 입니다!]

[영재 윤의 패스는 우측 사이드라인으로 파고들던 페쟈 스토야코비치에게! PEJA FOR THREE!!]

슉-

[BUCKET!!!]

[페쟈 스토야코비치, 정말 흠 잡을 곳 없는 완벽한 슈팅입니다!]

페쟈는 백코트를 하는 영재의 등을 팡! 후려치며 고마움을 대신 나타냈고, 영재는 갑자기 등을 얻어맞은 바람에 얼얼하긴 했으나 그 느낌이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았다.

[2쿼터 막판까지 페쟈, 3점슛만 3/3 입니다! 단 하나의 미스도 없이 모든 3점슛을 레이커스의 심장에 꽂아넣는 페쟈 스토야코비치!]

휴비 브라운은 나이를 잊은 듯, 흥분에 겨운 목소리로 열정적인 해설을 이어나갔다. 3쿼터가 되면서 경기는 더더욱 댈러스 쪽으로 기울었다. 그나마 코비 브라이언트가 어떻게든 경기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 했으나 댈러스는 부동의 공격 1옵션인 노비츠키가 굳이 무리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나머지 선수들이 센세이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샤프슈터 제이슨 테리, 3점슛 100% 페쟈 스토야코비치, 플레이오프에서 불타오르고 있는 영재. 이 세 명이 환상적인 슈팅 감각을 보여주니 칼라일 감독도 노비츠키를 무리해서 경기에 투입시키지 않으며 시간 관리까지 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 제이슨 테리도 바레아와 교체되죠? 그리고 제이슨 키드가 영재 윤과 교체됩니다. 마지막으로 타이슨 챈들러도 브랜든 헤이우드돠 교체되는군요.]

[칼라일 감독으로써는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죠. 게다가 레이커스 선수들의 플레이도 거칠어지니 선수들의 체력 보존을 위해서 로테이션은 당연한 거라 생각됩니다.]

벤치 타임 때라도 조금 점수를 좁혀놔야 했는데 그 마저도 레이커스는 점수가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급급했다. 앨런 바레버슨이라 불릴 정도로 플레이오프에서 미친 활약을 보여준 J.J 바레아가 신들린 드리블링과 패스, 경기 조립으로 레이커스의 혼을 쏙 빼 놨기 때문이다.

[바레아, 탑에서 잠시 상황을 지켜봅니다. 브랜든 헤이우드, 탑까지 나와서 스크린을 걸어주죠?]

헤이우드가 어설프게나마 스크린을 걸어주자, 바레아는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오른쪽으로 스크린을 타고 로포스트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하이포스트에서 서성이던 영재도 사이드로 쭉- 빠져나왔고 파우 가솔은 바레아를 막기 위해 헷지를 나왔다.

[오 마이 갓! J.J 바레아! 우리가 알던 바레아가 맞습니까?! 이번 플레이오프의 언성(unsung) 히어로로 뽑힌 선수답습니다.]

[파우 가솔의 헷지, 그리고 로포스트에서 빅맨들의 경합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는데 바레아가 그 틈으로 반대편 코트 상황을 체크해 낸 것 같습니다! 위크 사이드(공이 없는 반대쪽 사이드) 쪽에서 3점 라인 뒤로 물러난 영재 윤을 발견하곤 그대로 레이져 패스를 찔러주는 J.J 바레아!]

영재는 약간 높긴 했으나 손에 쏙- 들어온 패스를 받자마자 그대로 솟구쳐 올랐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선 이후 영재는 칼라일 감독에게 오프 더 볼 무브먼트를 간결하게 할 것을 지시받았다. 그 간의 영재는 하이포스트에서 로포스트, 다시 로포스트에서 3점 라인 뒤 까지 계속 뛰어다니고 혼잡한 상황을 이용하여 움직이다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금방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정규리그이거나, 수비가 강력한 팀을 상대로는 그런 능력이 필요했지만 칼라일 감독은 5분이라도 더 영재를 경기에 뛰게 해야 하는 상황이 올 거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윤, 자네의 마크맨을 떨쳐내는 수준의 무브먼트면 충분해. 스페이싱이 되지 않는다면 따로 지시를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자네는 3점 라인 뒤와 하이포스트라는 제한적인 공간 안에서만 움직이게. 만일 공을 가진 채 공격 리딩을 하거나 돌파를 할 때는 원래대로 하면 되지만, 오프 더 볼 무브먼트를 계속 그런식으로 하면 아직 자네의 체력이 받쳐주지 못할 거야. 자네는 체력에 강점이 있는 편이 아직 아니야. 내년, 내후년이라면 모를까 당장은 조절을 할 필요가 있네.'

슉-

[WOW!!! WONDERFUL SHOT!!]

그런 칼라일 감독의 혜안은 그대로 적중했다. 통상 3쿼터 후반에서 4쿼터 초반에 들어서면 체력이 모자라서 슈팅 거리가 짧아지던 영재는 여전히 자신의 체력이 할만하다는 것을 느끼고는 자신의 역할을 맞게 조정해준 것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댈러스의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3점에 레이커스 선수들은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필 잭슨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은 이미 레이커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하지만 그런 상실감이 레이커스 선수들을 비뚤게 만들었고, 경기는 점점 더티하게 변질되기 시작했다.

퍽!!

삐이익!!

[아! 라마 오덤! 돌파하던 노비츠키의 공이 아니라 팔을 내리쳤습니다! 당연히 반칙이죠!]

[4쿼터가 시작되고 점수가 30점 가까이 차이난다고 하더라도 저런 모습은 챔피언의 모습이 아니죠! 많은 팬들이 실망할 법한 4쿼터 초반입니다! 점수차이가 크게 난다고는 하지만 아직 경기는 9분 가량이나 남아있습니다.]

휴비 브라운의 일침에 마이크 티리코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럴수록 부상을 조심해야겠습니다!' 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다시금 공격시간 14초를 얻은 댈러스는 노비츠키가 공을 키드에게 건네주었다.

"후우."

전혀 급할 게 없었다. 점수는 이미 68 대 92. 시간은 9분 남짓. 무리한 공격으로 혹시 모를 일말의 기세를 넘길 이유는 전혀 없었다. 눈앞에 있는 스티브 블레이크도 정말 경기를 뛰기 싫다는 표정을 짓고 있을 정도라면 말 다한 것이다.

[자, 노비츠키의 스크린!]

역시나 탑으로 달려와 스크린을 선 노비츠키. 키드는 약속대로 스크린을 타고 넘으려 했고, 그 순간 레이커스의 어떤 선수가 노비츠키에게 우두두 달음박질을 해 오기 시작했다.

퍼어억!!

"억!!"

삐비비빅!!!

"Fucking Asshole!!!"

퍽!

[라마 오덤! 저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반칙입니까! 프로로써 부끄러운 반칙입니다!]

[여긴 NBA이지, NFL이 아닙니다! 로포스트에서 달려들어 작정하고 노비츠키에게 숄더어택을 가한 라마 오덤! 쓰러졌던 노비츠키도 곧바로 벌떡 일어나 항의하고, 바레아는 이미 라마 오덤 앞에서 오덤에게 머리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헤이, 헤이! 참아!"

"더러운 새끼!!"

키드와 페쟈, 그리고 챈들러가 달려들어 노비츠키와 바레아를 말렸지만,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한 두 선수는 평소에 하지도 않던 욕을 마구 내뱉으며 오덤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그러고도 너가 프로야?! 이 병신같은 새끼가!!"

"주장! 헤이! 진정해. 같이 싸우면 우리가 손해라고!"

그 화가 너무도 드센 나머지, 3명이나 노비츠키의 앞에 서서 그를 진정시켰다. 어느 정도 상황이 진정되자, 심판은 오덤에게 플래그넌트 2 파울을 주었다. 오덤은 자신은 별 잘못이 없다는 듯 어깨를 당당히 펴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코비와 피셔는 선수들을 진정시켰지만 바이넘은 여전히 똥씹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노비츠키는 추가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킨 뒤 다시 공격을 전개해나갔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감사합니다!!

@오늘도 조금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비축분을 쌓지를 못하다보니...

@오늘 리코멘은 생략하겠습니다. 다음 편부터 다시 할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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