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2 2010-2011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Semi-Conference Final) =========================================================================
영재는 오랜만에 겪어보는 강행군에 어깨가 뻐근했지만, 지난 포틀랜드와의 처절한 사투에서 승리해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올라온 이상 어느 정도의 통증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댈러스의 경우에는 주축 선수들 중에 노장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좀 더 많이 뛰고,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간혹 미국 스포츠에서 많이들 하는 루키 헤이징(신입 선수 신고식), 이른바 신입 루키들에게 장난을 치는 관행이 있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나친 루키 헤이징들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과한 루키 헤이징으로 사건 사고가 터지거나 팀 분위기가 망쳐지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여러 구단에서 중재에 나선 것이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베테랑들이 워낙 많았던 데다가 선수들이 자유분방하기보다는 얌전하고 규칙적인 스타일에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영재도 루키 헤이징이 그리 심하지는 않았다.
"자요."
영재는 이미 댈러스 내에서 주축 선수로 인정받고 있었고, 그래서 구단은 물론이고 베테랑들도 영재를 존중해 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재는 자신이 루키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들만의 룰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잡일들을 하면서 동료들과 더 친해질 수 있었고, 그들의 거부감도 빠르게 없앤 편이었다.
"땡큐. 근데 좀 쉬라니까 말 징하게 안 듣네. 이리 줘 봐!"
챈들러는 영재가 가져온 선수들의 짐의 절반을 뚝 떼오더니 휙휙 다른 선수들에게 던져 주었다. 영재는 챈들러의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무리하지 마요? 난 아직 팔팔한 스무 살이니까 괜찮은 거고, 챈들러는 슬슬 이제 관리해야 할 나이.... 엌!"
"자꾸 얄밉게 그런 소리 할래? 응?"
영재는 괜히 나이를 가지고 챈들러를 놀려먹다가 가벼운 펀치에 억 하는 소리를 내려 남은 짐을 얼른 건네주고는 빠르게 달려 도망쳤다. 챈들러는 애초에 스피드가 팀 내 최고 수준인 영재가 쫓아가는 것을 바라보다가 그냥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곤 슬금슬금 뒤로 돌아와 앉은 영재를 슬쩍 흘겨보았다.
"에휴. 뭐 이리 세게 쳐요?"
자리에 앉은 영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가볍게 얻어맞은 곳을 문지르며 엄살을 부렸다.
"엄살 심하네. 거 얼마나 아프다고?"
"브루어. 그런 말은 챈들러의 핵주먹에 당해보면 절대로 못할 거에요."
브루어가 대수롭잖다는 듯이 말하자 영재는 얼굴을 찡그리며 즉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루어는 관심이 식은 듯 그러냐면서 현란하게 양 손 엄지를 놀렸다. 빠른 스피드로 스마트폰 메시지를 치던 브루어는 칼라일 감독과 코치들이 라커룸에 들어오자 황급히 전송 버튼을 누르고는 주머니 속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넣었다.
"My sweet heart. Sorry. Now, meeting begins~ 오, 브루어. 브루어가 My sweet heart라는 말을 쓸 줄 몰랐는데요? 생각보다 로맨틱한걸요?"
"켁켁. 그걸 언제 봤냐? 너 눈이 왜 이리 좋아?"
브루어는 식겁하면서 영재를 째려보았지만, 영재는 슬쩍 양 입꼬리를 올릴 뿐 별다른 반응 없이 앞쪽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브루어도 영재의 짓궂은 장난에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일단 지금은 브리핑을 할 시간이었기 때문에 브루어도 칼라일 감독의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제 경기까지 모두들 수고했다. 그리고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한 것을 축하한다. 3일간의 짧은 휴식기간이지만 최대한 컨디션을 조절하고 몸 상태 유지에 힘써주길 바란다."
칼라일 감독의 배려심 있지만 딱딱한 말에 선수들도 간단하게 그러마고 대답했다.
"다음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의 상대는 백투백(2연속)우승을 했고, 올 시즌 3연패를 노리고 있는 LA레이커스다. 최근 15년간 5번의 우승을 한 전통의 강호다."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PPT에는 LA레이커스의 선수들과 그 움직임이 간결하게 나열되었다.
"농구는 5:5의 싸움이다. 이름값이 뛰어나거나, 슈퍼 에이스가 활개를 친다고 하더라도 그게 단기전에서의 4승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단기전일수록 슈퍼 에이스가 필요하다는 말은 맞지만, 그 에이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 동료들이 에이스의 짐을 덜어주고, 팀 전술에 맞춰주어야만이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레이커스의 기본 전술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트라이앵글 오펜스 체제다. 이는 주변 동료를 최대한 이용하는 방식이다. 필 잭슨 코치가 시카고 시절에 이어서 레이커스에서도 이 전술을 그대로 심었지. 많이 당해본 전술이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선수, 세부적인 플랜을 짜는 감독과 코치에 따라 얼마든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사이드와 윙, 로포스트에 선수가 위치해서 삼각해영을 이루어 공격을 하는 전술이었다. 하지만 이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단지 3명의 선수가 삼각편대를 이룬다는 거만이 무서운 것이 아니었다. 남은 두 선수는 각각 탑과 반대편 베이스라인, 즉 사이드에 위치하며 언제든지 컷인, 3점, 미드레인지 슈팅을 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기에 삼각편대가 수비를 한 명만 더 끌어오게 되면 빈 공간으로 바로 공을 뿌려주면 되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외곽슛이 탁월한 두 선수가 삼각편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리를 찾아 움직이기만 한다면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파괴력은 몇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삼각편대는 외곽. 미드레인지. 로포스트에 각각 선수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포스트업을 이용한 골밑 공략. 미드레인지 스팟업. 아이솔레이션 등 다양한 파생 공격이 가능하지만 실상 구현을 해내는 팀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를 완벽히 구현해내기 위해서는 포스트업이 능하고 패스가 되는 센터, 미드레인지와 패싱 센스가 역시 탁월한 포워드, 돌파와 패스가 모두 가능한 스윙맨이 있어야 비로소 완벽하게 구현이 된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이번 플레이오프 2라운드 기대되네요.
직성자 : DallasFight 조회수 : 2038 2011년 4월 30일
전문가들은 역시나 서부 끝판왕 레이커스의 우세를 꼽더라구요. 하긴 뭐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잘한 적이 있어야 말이죠. 옆동네 샌안은 14년 동안 플레이오프 가면서 4번이나 우승했는데, 우리는 꼴랑 준우승 1번이죠.
23년만에 만난다는데, 거 신기하네요. 우리 노비 등장 이후로는 나름 플레이오프는 자주 갔는데 레이커스랑은 한 번도 붙은 적이 없다고 하니 말이죠. 솔직히 팬심으로는 이기길 바라지만, 한 발 물러나서 보면 레이커스보단 좀 딸려 보여요. 일단 주전 라인업이 너무 쎕니다. 일단 간단히 포지션별로 한 번 비교나 해보죠.
포인트가드 : 키드, 바레아 VS 피셔, 블레이크
음 이건 그나마 우리가 유일하게 앞선다고 볼 수 있겠죠? 주전이나 백업이나 둘 다 우리 선수가 낫다고 봅니다. 피셔는 우리에게 탈탈 털려야 할 선수고, 블레이크도 올시즌은 예전같지 않아요. 3점이나 득점력 둘 다 그닥임.
슈팅가드 : 윤, 테리 VS 코비, 섀넌 브라운
윤이 올해 급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콥한테는 비교불가죠. 그나마 테리가 새넌 브라운보다는 한참 위니까 둘이 퉁치면 대강 비슷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시리즈 대결 자체가 코비랑 노비츠키랑 누가누가 많이 넣나로 갈릴 거 같은데 말이죠. 물론 윤의 올 시즌 성적만 보면 상당한 수준입니다. 이번 시즌 슈팅가드 탑5를 뽑으면 윤은 충분히 뽑힐 만해요. 근데 상대가 코비라서 문제일 뿐이죠. 다행인 건 코비를 막을 수 있는 사이즈 되는 가드가 우리 팀에 있다는 거네요. 올 시즌에 웨이드, 마누, 몬타 등이랑도 잘 매치업해왔던 선수인지라 윤이 코비를 25득점 이하로만 막아준다면 우리 팀에도 승산이 있어요.
스몰포워드 : 매리언, 브루어 VS 아테스트, 맷 반즈
여기는 솔직히 비슷비슷하긴 한데 좀 밀린다고 봅니다. 매리언이 작년보단 나아졌지만 아테스트보다는 한 수 아래죠. 브루어도 반즈보단 밀리고요. 3점이나 수비나 둘 다 말이죠. 지난 오프시즌에 반즈를 잡았어야 했는데 쩝...뭐 이 포지션은 양 팀 다 공격보다는 3점과 수비 위주라.
파워포워드 : 노비츠키, 페쟈 VS 가솔, 오덤
음 오덤을 도대체 어디다 놔야 될지 모르겠는데, 3~5번을 왔다갔다하니까 여따 놓을게요. 가솔이 정규시즌은 괜찮더니 플레이오프는 영 못하더라구요. 뭐 제 컨디션이어도 솔직히 노비츠키보단 한 수 아래로 봅니다. 근데 오덤하고 페쟈는 비교하는 게 민망하니까 패스. 사실상 여기도 두 선수 종합하면 우리가 밀린다고 봅니다.
센터 : 챈들러, 헤이우드 VS 바이넘, 오덤
나름 댈러스 역사상 최고 수준의 센터진이라고 보는데, 얘넨 더 쎄요. 우리가 그 동안 진 경기 보면 바이넘한테 초반에 탈탈 털리고, 그 후에 무리한 플레이하다 패배. 이게 공식이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바이넘한테 15득 8리바 이하로만 당하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챈들러나 헤이웃이 수비가 나쁜 편이 아닌데 바이넘이 올해 너무 물이 올랐어요. 그냥 훅 제끼고 올려버리는데 그걸 다들 못막음. 챈들러가 블락이 많은 편이 아닌 것도 좀 아쉽고요.
오덤이 뭐 여기도 땜방할테니 여따 씀. 레이커스는 9인 로테이션으로 봐야 하니까요. 우리야 노장이 많고 고만고만한 선수가 많아서 로테이션을 1~2명 더 돌리긴 하는데 말이죠. 여기 적은 10명 외에도 카디널이나 드숀, 보브아가 나올 수도 있어요.
각 포지션에서 딱히 크게 앞서는 선수가 없는 우리 팀은 업템포 공격농구를 하면 레이커스와의 득점경쟁이 힘들고, 수비전으로 가면 딱히 골밑옵션이 없어서 힘들다고 봐요. 코비는 댈러스의 어떤 백코트 선수도 막을 수 있고, 오덤은 노비를 잘막고, 가솔-바이넘은 챈들러-헤이우드보다 높고 유연해요.
이렇게만 적으면 너무 암울한데 그래도 작년과 올해의 7경기를 분석해 보면 최근 1경기를 빼면 대패한 적은 없어요. 우리 팀은 일단 리바운드 경쟁만 뒤지지 않는다면 해볼 만한 경기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4쿼터에 집중력을 유지해준다면 이길 수도 있어요.
제가 분석한 경기흐름은 초반에 바이넘에게 털리기+어이없는 가드진 범실-> 후반에 오돔에게 골밑 털리기 -> 그럼에도 3쿼터까지는 접전 -> 4쿼터에 집중력/체력 고갈로 점프슛 안 들어가면서 따라갈 힘을 잃는 패턴이었어요.
이긴 경기들의 특징은 턴오버를 줄이고도 리바운드에서 안 뒤진 경기, 즉 전반에 레이커스에 리드를 잡은 경우에요. 그리고 또 하나 기대되는 거는 항상 꼬꼬마 백코트를 쓰는 칼라일 감독인데 이번 시즌의 우리 팀 가드진에는 영재 윤이라는 사이즈 되는 주전 가드가 있죠...게다가 테리와 키드의 득점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구요. 그래서 승리를 기도하고 응원해 봐요.
어떻게 최종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이 시리즈는 명승부가 될 것으로 기대되네요.
서로가 MVP라고 인정하는 코비-노비의 우정도 시리즈 내내 확인이 될 것 같네요.
(유독 비누냄새 나는 코비, 노비의 말로 서로 치켜세우기..과연 이번에도 계속될까요?)
Re : 솔직히 이번 플옵 최대 적이 레이커스임. 레이커스만 빼면 할만함.
Re : 멤피스 무시하나요? 올시즌 댈러스 멤피스전 전패인데.
Re : 멤피스가 샌안을 업셋하긴 했지만, 오클이 먼저 처리해줄 듯. 멤피스가 올라오면 그건 07년 플레이오프 재판이 될 수도 있음.
Re : 아 상상하기 싫은 거 말하지 마요. 일단 우리는 2라운드만 생각합시다.
Re : 좀 이번 시즌은 우승 적기인가 싶었는데 왜 이리 만나는 적들이...
Re : 그래도 상성상 나쁘지 않다고 봄. 난 솔직히 멤피스나 뉴올 안 만난게 어딘가 싶은데.
Re : 자자 그만하고 우리 팀이 이기라고 응원이나 열심히 합시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오르카샤님/// ㅎㅎ 터졌습니당!!
magara님/// 저도 다른 소설들 볼 때마다 그렇습니다 ㅠ.ㅠ
가연을이님// 음....
ㅎ0ㅎ님, Latona님, 쿤다라님, -DarkANGEL-님, 사라질영혼님, 악동이77님, misscherry님, 1234567890123님, CountOfDark님/// 항상 코멘 감사드립니다!!
슈팅스타트님///감사합니다. 경기를 보면서 참고하다가 무의식적으로 경기 끝나고 화면에 뜬 순위대로 해설을 적어버렸습니다 ㅡ.ㅡ;; 수정 완료했습니다.
돈오님/// 이번 시즌까지는 아무래도 현실과 비슷할 수밖에 없는...
성천님/// 댈러스 의료진이 좋은 편이고, 감독이 선수를 잘 부활시킨다지만... 그저 제2의 론도가 되지만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해리스나 바레아보다만 잘해줘도 5M값은 할 테니까요.
마케렐레님/// NBA에서 1라운더는 사실상 최소 5년(이건 연봉 손해를 감수할 경우), 보통 7~8년(정상적인 경우)는 데뷔팀에서 뜁니다. 메이저리그도 5~6년차까지는 거의 트레이드를 안 시키는 것처럼 말이죠. 유럽축구와는 많이 달라서;;; 물론 못하는 경우는 팀 옮길 수 있습니다만, 영재만큼 잘해버리면 그거슨...
zigichacha님/// 그러게요 거 멘탈 참;; 저러면 돈 받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죠. 일단은 강경하게 2군을 보내버렸긴 하네요.
야베스님/// 실제로는 필 잭슨 역사상 유일의 플레이오프 스윕패였던...ㄷㄷ
컵속의컵님/// 엌ㅋㅋㅋ 왜 그러신가요? 너무 짧았나요?
라피르and진트님///가솔이 컨디션이 좀 안 좋긴 했지만, 그 뒤에 이바카나 보쉬도 못 막았으니 말이죠 ㄷㄷ. 점점 자유투가 파이널까지 올라가던 사기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