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4 2010-2011 플레이오프 1라운드(Play off 1round) =========================================================================
2011년 4월 16일, 아메리카 에어라인 센터.
여느 때처럼 관중은 만원석이었으나, 오늘만큼은 그마저도 부족해서 팬들은 난리가 났다. 그도 그럴 것이, 드디어 댈러스 매버릭스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가 시작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댈러스는 정규시즌에도 관중 점유율이 97.3%로 리그 3위에 오른 인기팀이기도 했다.
"와우, 저기 보여? 사람들 엄청 많은데?"
로드리고 보브아는 작년에도 플레이오프를 경험해 봤다는 것을 드러내기라도 하듯, 영재에게 다가가 장난스럽게 옆구리를 찔렀지만, 영재는 긴장이 되기보단 감회가 새로워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기억 속과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다른 상황에서 이 무대에 올라선 것이다.
"에이~ 긴장하지 마? 똑같은 한 경기라고."
"보브아, 오늘따라 유독 말이 많은데?"
영재는 도리어 긴장을 해서 말이 많아진 보브아를 보면서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고, 보브아는 윽- 소리를 내면서 영재의 옆구리에 가벼운 펀치를 날렸다.
"놀리지 마라, 응?"
"누가 먼저 놀렸는데... 성격도 드럽고, 내가 왜 친하게 지내는 지 몰라."
그렇게 보브아와 장난을 치면서 어느 정도 긴장감을 풀어낸 영재는 반대편 코트에서 슈팅을 던지고 있는 포틀랜드의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정규리그와는 완전 다른 경직된 표정. 장난끼는 전부 빼고, 심지어는 그 장난마저도 경기를 위한 것처럼, 포틀랜드의 선수들은 사뭇 비장해 보이기까지 했다. 포틀랜드가 플레이오프 단골팀 중에 하나기는 했지만 댈러스는 11년 연속 진출팀이었고 반 이상의 선수들이 플레이오프 경기를 질릴 정도로 치룬 베테랑 팀이었기 때문이다.
[TNT에서 생중계하는 댈러스 매버릭스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오늘 경기의 캐스터 맷 데블린, 해설에는 케빈 맥헤일입니다. 케빈, 오늘이 댈러스와 포틀랜드의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첫 경기입니다. 오늘 경기는 어떻게 보시는가요?]
케빈 맥헤일. 보스턴 셀틱스에 몸담던 13년 간 NBA 식스맨상 2회,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 3회, 세컨드 팀 3회, 올스타 7회의 기록을 남긴 레전드였다. 래리 버드, 로버트 페리시와 함께 역사에 남을 위대한 프론트라인이란 평을 들을 정도였으며 특히 로포스트에서 이루어지는 포스트업 플레이는 그 누가 와도 막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그의 커리어는 실로 대단했다.
[가장 흥미로운 시리즈의 첫 경기를 중계하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우선 오늘 양 팀은 후반기 주요 선수들이 부상 없이 출전가능합니다. 양 팀 다 캐런 버틀러, 브랜든 로이라는 에이스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아웃되었지만, 이미 그 선수들 없이 여기까지 온 팀들이죠. 일단 전문가들은 이 시리즈를 거의 백중세로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정규시즌 막판의 기세를 보면 포틀랜드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케빈 맥헤일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경영진과 감독을 거쳐 TNT의 해설직으로 활동하는 만큼, 냉철하고 타당한 해설과 함께 경기를 넓게 읽는 전달력으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런 맥헤일이 포틀랜드의 우세를 점치자, 맷 데블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맥헤일의 의견에 동의했다.
[1위와 8위의 대결이지만 막판 댈러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경기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 우선 양 팀의 스타팅 라인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거의 변화가 없죠. 포틀랜드는 포인트가드에 안드레 밀러, 슈팅가드에 웨슬리 매튜스, 포워드에 제럴드 월러스와 라마커스 알드리지, 마지막으로 센터에 마커스 캠비입니다.]
[흥미로운 라인업이죠. 라마커스 알드리지의 경우 올 시즌 앨리웁 1위의 강력한 인사이더지만 더불어 뛰어난 미드레인지 슈팅도 가진 리셀웨폰이죠. 파워포워드 간의 득점력 싸움이 경기의 기세를 잡는 데 많은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맷 데블린은 케빈 맥헤일의 설명이 끝나는 타이밍에 맞춰서 능숙하게 댈러스의 라인업 소개로 이어나갔다.
[이에 반해 댈러스 매버릭스는 포인트 가드의 제이슨 키드, 슈팅가드에 영재 윤, 포워드에 숀 매리언과 덕 노비츠키. 마지막으로 센터 타이슨 챈들러입니다.]
케빈 맥헤일과 맷 데블린의 해설이 계속되는 동안, 댈러스 매버릭스의 선수들은 마지막으로 칼라일 감독의 지시를 새겨들으며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다잡고 있었다.
"드디어 플레이오프다. 정규시즌, 우리는 항상 고공행진을 해오진 못했지만 5년만에 서부 컨퍼런스 1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컨퍼런스 1위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기록이 되고 만다. 06-07 시즌처럼 말이다."
덕 노비츠키는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전의를 불태웠다. 정규시즌 MVP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 1차전에 시행된다. NBA사무국 총재가 홈 관중들의 기립 박수 속에 선수에게 MVP트로피를 건네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시 정규시즌에서 67승이라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승수를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화끈한 공격농구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0:4 참패를 당하고 덕 노비츠키는 유니폼을 입고 홈관중들의 기립박수 대신 정장을 입고 조용히 트로피를 받고 사진을 찍고 끝낸 바 있었다.
"또다시 정규리그에서 거둔 업적이 헛되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건 나도 그렇고 자네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다들 집중력을 잃지 말도록. 한 경기, 한 경기가 정규시즌 10경기라고 생각해라."
"네!"
그렇게 선수들은 저지를 벗고 하나 둘 코트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양 팀은 정규시즌 성적마저 백중세입니다. 댈러스의 릭 칼라일 감독은 홈경기를 모두 잡아야 승산이 있다는 인터뷰를 했을 정도로 두 팀은 시즌 성적도 2:2로 팽팽하죠. 올 시즌 포틀랜드 원정에서 전패이며 포틀랜드의 로즈 가든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유명하니까요. 댈러스는 어떻게든 홈경기를 다 잡는 것을 최소한의 목표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포틀랜드는 상대 팀의 체력적인 부분을 물고 늘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활동량과 끈적한 플레이를 통해 상대의 체력을 깎고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 포틀랜드가 유리합니다. 7차전까지 가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포틀랜드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죠. 네이트 맥밀란 감독도 이 점을 잘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특이한 것은 양 팀 다 리바운드 단속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팀에게 리바운드 싸움이 기운다면 그 팀에게 경기가 기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타이슨 챈들러와 마커스 캠비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타이슨 챈들러와 마키스 켐비가 드디어 서로를 마주보았고, 심판의 손에서 떠난 공이 위로 붕- 떠오르며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 시작합니다! 점프볼은 타이슨 챈들러가 따내는 데 성공합니다. 공을 받아서 하프라인을 넘어서는 제이슨 키드!]
[키드가 탑에서 공을 들고 서 있습니다. 다른 8명의 선수들은 모두 포스트 쪽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 왼쪽 윙에 있던 윤이 재빠르게 베이스라인을 타고 넘어갑니다. 타이슨 챈들러에게 웨슬리 매튜스의 움직임이 막힙니다!]
영재는 키드의 움직임을 보고는 재빠르게 자신이 움직여야 함을 깨달았다. 마침 근처에 매리언이 서 있었고 챈들러가 골밑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재빠르게 움직였다. 매리언을 스쳐 챈들러의 도움을 받아 오른쪽 엘보우 지점으로 움직일 생각이었다. 여러 명의 선수들이 몰려 있으면서 서로 움직임이 북적북적대는 시점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언드래프티 출신인 웨슬리 매튜스도 뛰어난 수비수로 '아이언 맨'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지만 챈들러가 너무 좋은 위치에서 스크린을 서준 덕분에 순간적으로 영재를 놓치고 비틀거렸다.
"?!"
영재는 매튜스를 제치자마자 손에 탁- 날아오는 키드의 패스를 잡아내고 자신이 마무리를 지으면 되겠다며 생각하던 차에, 눈 앞으로 달려오는 한 선수를 보곤 깜짝 놀랐다. 슈팅 스페셜리스트인 노비츠키를 내버려두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라마커스 알드리지.
[영재 윤 완전히 오픈 상태에 놓였습니다만,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재빨리 달려듭니다! 영재 윤, 무리하게 슈팅을 쏩니까?!]
영재는 슬쩍 손을 들어올렸고, 알드리지는 다급하게 손을 위로 쭉- 뻗으며 영재의 슈팅을 최대한 방해하려고...
퉁!
[와우!! 영재 윤, 슈팅을 페이크 모션으로 쓰고 키드에게 환상적인 바운드 패스를 찔러줍니다!]
하지만 괜시리 자신이 이번 플레이오프의 키 플레이어로 지명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영재는 알드리지를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고 다시금 키드에게 패스를 뿌려 주었다. 알드리지는 당황해서 다시금 노비츠키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하는지 아니면 영재를 막아야 하는지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자! 이게 바로 패스의 힘 아니겠습니까!]
[완전히 꼬였습니다, 포틀랜드! 얼른 수비를 재정비 해야죠!]
하지만 재정비할 시간을 줄 키드가 아니었다. 또 다시 영재에게 찔러주는 키드의 환상적인 패스에 영재는 이젠 참지 않고 곧바로 스팟업 슈팅을 쏘아올렸다.
[머뭇대던 알드리지, 윤에게 달라붙어 손을 뻗습니다만!]
슉!
[BANG!!! 깔끔하게 들어갑니다! 댈러스가 선취점을 올리는군요. 댈러스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았습니다.]
포틀랜드의 다섯 선수들은 모두 준수한 수비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적은 움직임으로는 오픈 찬스를 만들어내기 힘들다고 판단한 영재가 코트를 가로질렀고, 동료들은 그 움직임에 맞춰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공격이었다. 거기에 더해져서 키드와 영재의 미칠듯한 패스플레이에 포틀랜드의 수비 시스템은 완벽하게 꼬여버리고 말았다. 팀의 특성상 빠른 템포에 약하고, 미드레인지와 3점을 강제하고 골밑슛을 억제한다는 것을 잘 이용한 플레이에 포틀랜드 선수들은 불만족스런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깔끔하게 슛을 집어넣은 영재는 빠르게 백코트했고, 챈들러는 그런 영재를 잘했다는 듯 툭툭 치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덕 노비츠키. 제이슨 키드에게 키를 넘기는 로빙 패스를 건넵니다. 제이슨 키드 3점을 쏘려다가 동작을 바꿔 골밑으로 돌파합니다.]
[올라갑니까? 아 왼쪽 윙에 비어있던 윤에게 패스를 건넵니다! 올 시즌 댈러스 최고의 3점 슈터인 영재 윤! 하지만 빠르게 와서 손을 뻗는 루디 페르난데즈입니다. 윤, 빠르게 슈팅자세를 회수하고 돌파해 들어갑니다!]
영재의 슈팅만큼이나 조심해야 하는 돌파. 하지만 루디 페르난데즈는 영재의 슈팅만을 신경써서 그런지 생각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영재의 슈팅에 반응했고, 영재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페르난데즈의 왼쪽으로 빠르게 돌파해 들어가지만 정면에 마커스 캠비가 버티고 있습니다.]
[마커스 캠비가 공격적인 부분은 그저 그렇다고 하더라도 림 프로텍팅과 리바운드 능력만큼은 그 어떤 센터에게도 밀리지 않는데요, 영재 윤 그대로 돌파하나요?!]
영재는 마커스 캠비의 림 프로텍팅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타이슨 챈들러와의 박스아웃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고, 동시에 영재를 언제든지 내리찍을 수 있다는 듯, 영재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마커스 캠비. 영재는 이를 악 물고는 마커스 캠비를 마주본 채 뛰어올랐다.
[아! 무리 같은데요! 영재 윤, 레이업을 시도합니까!!]
맷 데블린은 안타깝다는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지만, 그 순간 맥헤일은 자신도 모르게 아! 하는 감탄만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영재는 레이업을 올리는 그 순간, 이미 자신의 뒤 쪽을 훑어보고 뛰어오른 것이다.
[잘 보십시오! 영재 윤이 뛰어오른 이유가 나옵니다!]
맥헤일의 기대에 부흥이라도 하듯, 영재는 레이업을 올리려던 손을 그대로 회수하였다. 시선은 켐비에게 계속 고정한 상태이지만 공을 든 손은 어느덧 영재의 머리 뒤로 휙- 던져진 상황.
[시선은 정면을 본 채로 달려가던 윤의 노룩 백패스! 탑 부근 하이포스트 위치에 제이슨 키드가 서 있습니다!!]
[제이슨 키드에게 연결됩니다, 당황한 켐비! 이미 윤과 함께 뛰어올라서 제대로 마크도 불가한 상황! 루디 페르난데즈는 뭘 했길래 아직도 저 자리에 있는 건가요! 키드를 막을 선수가 없습니다! 키드 그대로 올라갑니다!]
[BULLS EYE!! 오늘 선수들의 슈팅감이 좋아 보입니다! 제이슨 키드, 벌써 3점 1개를 포함해서 5점을 꽂아넣습니다! 17-15로 역전하는 댈러스 매버릭스! 하지만 포틀랜드 선수들의 슈팅 감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직 점수 차는 고작 2점차에 불과합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은빛풍운님 후원 쿠폰 감사합니다!! 늦게 봐서 죄송해요 ㅠ.ㅠ
@디조던 때문에 나름 이래저래 말들이 나옵니다. 잘 잡았다느니, 별로 값어치 못할 것 같다느니, 어차피 별 쓸모 없다더니 등등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댈러스는 약간의 전력상승, 클립은 우승권에서는 멀어지는 수준이 될 것 같습니다. 디조던이 생각보다 2차스탯이 별로더군요. 그렇다곤 해도 클리퍼스는 샐러리 여유가 없어서 당장 내년은 공백이 클 것 같습니다.
찬란한유산님/// 오늘도 첫코시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슈팅스타트님/// 예상대로 디조던이 댈러스 왔습니다. 매튜스 계약했을 때랑 디조던의 예전 루머들과 공격롤 요구 등... 클립 떠날 확률이 꽤 높았죠. 론도는 킹스 갔는데 죄다 온볼플레이어들 도배네요... 데이빗 웨스트는 좋은 선수죠. 아마 알드리지의 행선지가 결정나면 웨스트도 결정할 듯 싶습니다.
ㅎ0ㅎ님/// 예 뭐 유럽이나 미국이나 어느 정도의 인종차별은 있죠. 정도가 다를뿐...
쿤다라님, misscherry님, 사라질영혼님, 지존천하님, 파이넨시아님, 캐바밤님, 1234567890123님님/// 오늘도 코멘 감사합니다!!
-DarkANGEL- 님///NFL은 뭐 중계권료나 입장료가 넘사벽이더군요. NBA도 조던 때에는 MLB를 넘지 못했는데 최근 MLB가 약물스캔들 이후로 하락세를 겪으면서 NBA의 상승세가 맞물리고 있습니다.
모용사묵ㄱ지님/// 하하 에밀리는 귀여움이 생명이죠
야베스님/// 커리보다 묻지마 3점을 더 잘던지면 ㄷㄷㄷ. 그건 사람이 아닙니다ㅋㅋ
가연을이님/// 과연 어디까지 갈까요ㅎㅎ
달의물방울º天님/// 저도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인성이 좋으면 좀 더 좋아지는 게 보통 사람의 심리인것 같네요. 야오밍이 순둥이고 성실한거는 유명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