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11화 (111/296)

00111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노비츠키의 환상적인 득점 이후, 뉴올리언스는 약간 기세가 꺾인 듯싶었지만, 크리스 폴만큼은 눈빛을 빛내면서 전체적으로 경기를 조율하기 시작했다.

[크리스 폴, 부상을 당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드리블입니다!]

[제이슨 키드가 막습니다만, 트레버 아리자가 스크린을 서 줍니다!]

크리스 폴은 아리자의 스크린을 슬쩍 보더니 도리어 스크린과 반대 방향으로 드라이브 인을 시도했다. 아무리 노련한 키드라고 해도 크리스 폴의 폭발력있는 드라이브 인, 게다가 스크린을 페이크로 이용하는 번뜩이는 센스에는 당할 수밖에 없었다.

삐이익-!

결국 키드는 반칙으로 크리스 폴의 돌파를 저지했다. 14초가 지나기 전에 범한 반칙이었기 때문에 다시금 공격 시간을 늘려주거나 하지는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훅-

다시금 공을 받은 크리스 폴은 드라이브 인을 시도하다가 스텝백을 구사한 뒤 곧바로 미드레인지 점퍼를 쏘아 올렸다. 공은 깔끔하게 림을 통과했다.

슉-

[역시 크리스 폴입니다! 제이슨 키드의 수비가 나쁘지 않았지만 그 정도로는 CP3의 슈팅을 막긴 어렵죠!]

폴은 슛을 넣고도 전혀 기뻐하는 내색 없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빨리 백코트를 하라며 소리쳤다. 영재는 그런 폴을 보면서 역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키드는 폴에게 당한 것이 약간 분했는지 더욱 냉철하게 판단하며 차분히 공격을 시작했다.

훅!

[제이슨 키드의 번뜩이는 센스! 엄청난 비하인드 백패스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패스를 받은 것이 챈들러와 교체되어 나온 헤이우드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올 시즌의 헤이우드는 폼 저하와 동시에 볼 핸들링까지 안 좋아지면서 기름손이란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당연하게도 키드의 센스 있는 패스를 받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크리스 폴의 스틸! 역시 스틸왕 출신다운 스틸 능력입니다!]

폴은 헤이우드의 손에서 뺏어낸 공을 드리블해서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앞쪽에 서있던 벨리넬리와 아리자가 상대편 코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폴은 그 둘의 속공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패스를 뿌렸다.

턱!

"?!"

[영재 윤! 언제 저기까지 가 있었던 거죠?! 크리스 폴의 패스 길을 정확히 읽어낸 스틸입니다!]

[자, 지금 자세히 보시면 골밑에 숀 매리언이 있고, 트레버 아리자가 매리언과 가까운 위치에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한 벨리넬리에게 공을 패스해준 CP3의 선택은 지극히 정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Y13은 그 모든 것을 읽어내고 CP3의 시야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있다가 패스를 하는 순간 벨리넬리에게 밀착 마크해서 패스를 끊어버린 겁니다!]

영재는 스틸해낸 공을 가지고 림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전생에서도 6-0(183cm)의 작은 신장으로 NBA에서 속도만큼은 준수했던 영재가, 지금은 6-5(196cm)로 성장한 키와 더불어 근육도 붙은 체격이었기 때문에 보폭이 길어지고 힘도 붙어서 전생보다 더욱 빠르고 좋은 드리블 능력을 보여주었다.

[칼 랜드리를 스쳐 지나가고, 우측 윙에서 로포스트까지 그대로 파고드는 영재 윤!]

[뒷걸음질 치던 크리스 폴이 영재 윤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전생의 영재였다면 절대로 힘으로 크리스 폴을 밀고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영재는 전생과는 전혀 다른 영재였다. 길쭉한 보폭으로 오른발을 힘껏 내 딛고 크리스 폴의 상체에 왼쪽 어깨를 쑤셔 넣는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다음 크리스 폴의 수비를 어깨로 비집고 파고들어 왼발을 더욱 크게 내딛는다.

"핫!!"

콰앙!!!

[와우, 와우!! 엄청납니다, 영재 윤! 크리스 폴에 비해 신체적인 우위를 이용한 유로스텝 이후 인 유어 페이스 원 핸드 덩크!!]

[벤치에서 보고 있던 브라이언 카디널과 코리 브루어, 타이슨 챈들러가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고 있습니다!]

[이로서 점수는 7대 2! 경기 시작 3분 만에 작전타임을 부르는 뉴올리언스의 몬티 윌리엄스 감독입니다! 아무래도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영재는 한 손으로 림에 매달린 채 굴욕감에 물든 크리스 폴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겉으로는 거만한 척, 위압감을 주고 있었지만 영재의 심장은 아직도 벌렁거리고 있었다. 마지막 왼발을 디딜 때, 크리스 폴의 왼 손 끝이 영재가 들고 있던 공에 닿았기 때문이다.

'...'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영재는 림을 놓고 코트로 내려왔다.

[정말 대단합니다, 스틸 이후 하프라인을 넘어 가속을 멈추지 않고 덩크슛까지 단 4초, 4초가 걸렸습니다! 정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댈러스 매버릭스의 주전 슈팅가드로 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한, 그렇기 때문에 댈러스가 올 시즌 1위를 질주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기세는 순식간에 댈러스에게로 넘어왔다. 그리고 칼라일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에게 말한 바와 같이,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10명의 선수들을 로테이션으로 투입하면서 전체적인 팀의 경기력을 다듬는 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로드리고 보브아, 부상에서 복귀 한 이후 전 시즌만큼의 폭발력은 사라졌지만 안정성에 있어서는 더욱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사실 댈러스는 보브아를 지난 오프시즌 동안 포인트가드로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국가대표에 합류 후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기세가 꺾여버렸죠. 게다가 그 당시의 부상을 입었음에도 프랑스 대표팀은 의뭉스러울 정도로 부상이 크지 않음을 발표하다가 보브아의 결단으로 대표팀 하차 후 정밀검사를 받았을 때 새끼발가락 골절이라는 것이 드러났죠.]

만일, 그 상태로 경기라도 한 번 뛰었다면 보브아는 영재의 전생처럼 제대로 부활할 여지도 없이 고꾸라져 NBA를 떠날 운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브아 역시 통증이 계속 되는 상황에서 영재의 조언도 들었던 기억이 나, 이대로 국가대표 의료진의 말만 믿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구단에 연락해 구단 의료진에게 다시 정밀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빠른 부상 치료 덕에 그래도 보브아의 컨디션이 빨리 돌아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선 별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로드리고 보브아 입니다!]

브라이언 카디널에게 공을 받은 보브아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좌측 탑에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윌리 그린. 그리고 반대쪽 탑에는 제이슨 테리와 재럿 잭이 서 있었고 윌리 그린의 바로 뒤에는 이안 마힌미가 제이슨 스미스를 등진 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안 마힌미! 로드리고 보브아 앞으로 슬쩍 나와서 스크린을 걸어줍니다! 윌리 그린, 꼼짝없이 마힌미에게 걸려버립니다!]

보브아는 가볍게 윌리 그린을 따돌리자 양발이 근질거리는 느낌을 참기 힘들었다. 부상 전처럼 앞으로 냅다 내달리면 모든 것을 뚫어버리고 제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의 몸 상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보브아 그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로드리고 보브아, 찰나의 순간 머뭇거리는데요!]

[마힌미를 막던 제이슨 스미스, 보브아의 헤지테이트에 손을 뻗어버립니다! 너무 성급한 스틸 시도인데요!]

보브아는 스미스의 스틸 시도를 보자마자 왼손으로 드리블을 하던 공을 등 뒤로 한 바퀴 돌려 오른손으로 바꾸고는 그대로 속도를 내서 제이슨 스미스를 가볍게 지나쳤다.

슉-

[보브아! 대단한 드리블 스킬입니다! 스피드는 줄었지만 다른 것은 살아있네요!]

[이지 레이업 자체가 쉬울 순 있지만, 이지 레이업을 만들어 내는 것 역시 실력입니다! 그러한 이지 레이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로드리고 보브아의 잠재력은 아직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입니다!]

로드리고 보브아의 활약부터 시작해서 브라이언 카디널과 페쟈 스토야코비치의 날카로운 외곽슛이 되살아난 것, 그리고 코리 브루어의 속공능력이 점점 댈러스 시스템에 맞아 떨어지는 것 까지. 칼라일 감독은 깊은 부진에 빠진 브랜든 헤이우드와 드숀 스티븐슨을 제외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것에 만족해했다. 어차피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는 15인 로스터 중에 주력 선수 8~9명 위주로 운영하는 게 보통이었다.

"흡!"

게다가 주전들의 조화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노비츠키의 절정의 슈팅 감각과 클러치 해결능력은 댈러스 공격의 축이 되었고 기동성과 높이를 활용해 팀 수비의 중심이 되어준 타이슨 챈들러, 이 둘은 공격과 수비에서 적절히 역할을 분배했고 리바운드 단속 역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었다. 제이슨 키드의 리딩 능력과 숀 매리언의 매트릭스 급 신체능력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리고 여기에서 정점을 찍어준 것이 영재였다. 영재의 슬래싱 능력과 안정적인 외곽슛, 영리한 수비까지 더해져 댈러스 주전들의 득실마진은 어마어마했다. 지금도 영재의 앞에 서 있던 재럿 잭의 수비를 단 채 터프샷을 쏘아 올렸지만, 깔끔하게 림을 통과했다.

크리스 폴이 직접 붙는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스틸에 대해 조심한다면 크리스 폴은 영재를 수비하기엔 적합한 신체조건이 아니었다. 차라리 영재는 크리스 폴이 자신에게 붙어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자신과 같이 뛰는 키드나 보브아가 더욱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크리스 폴은 답답할 지경이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댈러스와의 플레이오프 매치를 위해 승리하고 싶었지만 과연 이번 시즌 최상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댈러스를 상대로는 무리였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애초에, 몬티 윌리엄스 감독이 이번 경기를 이기고 싶은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정도로 뉴올리언스는 그다지 좋은 경기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고, 선수기용에 있어서도 의문스런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폴의 존재유무, 컨디션에 따라 뉴올리언스의 경기력은 파도를 타는 수준이었다.

크리스 폴은 4쿼터에 20점 차 이상 점수가 벌어지자 벤치에 앉아 무기력하게 뉴올리언스가 패배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마지막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크리스 폴은 분한 표정으로 팀원들과는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 오늘 경기에서 활약한 영재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

마주보는 두 선수 간에 별다른 말이 오고가진 않았다. 그저, 다음 번 경기에서 만난다면 이런 식으로 경기가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것. 그 뜻이 두 사람의 눈빛에서 오고갔다.

댈러스의 마지막 경기는 125 대 85, 40점 차 대승이었다.

[네, 이렇게 마지막 경기를 댈러스가 완승으로 장식합니다. 이로써 댈러스는 62승 20패로 서부 컨퍼런스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합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61승 21패로 2위가 되었네요. 댈러스도 후반기 주춤했지만, 샌안토니오는 더더욱 부진했기에 댈러스가 1위로 결국 올라섭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 대진이 모두 결정되었습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는 이틀 휴식을 취한 후 4월 16일부터 열립니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맞붙게 됩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댈러스

덕 노비츠키 : 32득점 6리바운드

영재 윤 : 19득점 7어시스트

로드리고 보브아 : 17득점 4어시스트

뉴올리언스

재럿 잭 : 22득점 7어시스트

마르코 벨리넬리 : 14득점 2스틸

크리스 폴 : 7득점 8어시스트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올 오프시즌은 내후년 샐러리캡 폭등으로 인해 시장이 미쳐돌아가네요. 웬만한 3&D선수들은 죄다 10M은 기본으로 깔고 가네요. 맥시멈도 그냥 웬만한 올스타급 선수들은 다 받는 거 같고요. 내후년 샐러리캡이 거의 1.5배이상 오르기 때문에 올시즌 맥시멈을 줘도 내후년부터는 염가에 쓰는 셈이 되니까 말이죠. 구단 입장에서는 5년 계약이 가능하면 하는 게 최선이겠네요.

파이넨시아님/// 첫 코!! 감사합니다~

ㅎ0ㅎ님/// 아닙니다 ㅠ.ㅠ

CountOfDark님, 오마리온님, 쿤다라님/// 코멘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달의물방울º天님/// 으음, 좋은 쪽으로인지 나쁜 쪽으로인지 모르겠습니다. 르브론은 이번 시즌에도 이래저래 말이 많아서요. 감독과의 관계도 말이 많고... 문제는 일단 프런트가 선수단을 르브론이 원하는 수준으로 꾸려주느냐가 핵심이 될 것 같습니다. 웬만하면 프론트도 선수들 다 잡아주고, 르브론도 잔류할 것 같습니다.

웁스얌님/// 쿠폰과 추천 감사합니다~~

zigichacha님/// 넵, 떠나게 되면 말씀대로 안 좋은 쪽으로 역대급이 될 겁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구단도 르브론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르브론도 잔류하긴 할 것 같습니다. 구단도 르브론 떠나면 손해고, 르브론도 현 클블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DarkANGEL-님, misscherry님, 캐바밤님, 지존천하님/// 항상 코멘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센븬님/// 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멘에 답을 드리자면, 저희도 어쩔 수 없더군요. 조아라 스포츠 소설 보면 거의 1~2년차에 MVP, 발롱도르, 사이영상은 기본세팅입니다;;ㅋㅋ 너무 오래 끌면 지루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그나마 저희는 성장물이라고 성장 속도를 늦춘 편입니다. 지금 영재도 더 성장시키길 바라는 분들이 많고요.

영재는 회귀 전보다는 훨씬 실력이 좋아졌지만, 기본적으로 피지컬이 좋아진 게 상당히 크고요. 그래도 첫 시즌에는 올스타에도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나름 성장속도를 늦추고 개연성이나 리얼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일단 웬만한 스킬셋은 전생에도 좋았다는 설정이고, 슈팅이 회귀 후 급성장한 상황입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