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10화 (110/296)

00110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슉-

"오우! 슛 감각이 물이 올랐네?"

경기 전 연습 시간. 쏙쏙 꽂히는 슛에 지켜보던 브루어가 옆구리를 툭- 찌르며 영재를 불렀다. 영재 역시 오늘따라 몸이 가뿐했는지 슛을 쏘면서도 피곤하거나 힘들다는 느낌이 없었다.

영재는 반대편 코트에서 몸을 풀고 있는 뉴올리언스의 선수들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 6-0(183cm)의 단신으로 약체였던 뉴올리언스 호네츠를 플레이오프로 이끈 에이스이자 리그 넘버원 포인트가드. 그리고 댈러스를 뉴올리언스 원정 11연패에 빠트린 장본인.

"크리스 폴? 저 친구 이번 경기에 많이 못 뛰는 거 아냐?"

영재도 그 것이 아쉬웠다. 영재에게 굴욕감과 오기를 생기게 만든 최강의 적수, 백투백 MVP를 달성한 스티브 내쉬를 이은 포인트가드 MVP가 나온다면 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크리스 폴 역시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올해 데릭 로즈가 급성장하여 MVP를 받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말이다. 단신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탄력, 센스가 넘치는 패스플레이, 위치를 가리지 않는 초고감도의 미드레인지 점퍼까지 모든 것을 갖춘 홀로 게임을 지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플레이어였다.

그의 장점을 열거하자면 입이 아플 정도로 크리스 폴에 대한 실력은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영재는 그런 폴이 부상으로 장시간 뛰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었다. 게다가 자신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지만, 팀 입장에서는 댈러스를 매번 곤욕에 빠트린 폴이 부상 후유증이 있다는 게 다행일 수 있었다. 서부 컨퍼런스 1위를 결정지을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방심하면 안 되죠."

브루어와 영재는 몇 마디를 더 나누며 잡담을 마무리짓고는 벤치로 돌아와 칼라일 감독에게 경기 전 마지막으로 브리핑을 들었다.

"뉴올리언스가 원래 약체였지만 크리스 폴은 그런 뉴올리언스를 최근 몇 년간 플레이오프로 이끈 선수다. 이 경기의 승패로 우리와 샌안토니오 간의 서부 컨퍼런스 1위가 결정되고, 플레이오프 대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칼라일의 진중한 표정에 선수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규리그의 챔피언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뉴올리언스를 이기고 와라. 샌안토니오의 경기결과는 그 다음이다. 어차피 우리가 이기면 우리는 자력으로 1위가 확정이 가능하다. 알겠나?"

"네!"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에 자칫 경기의 의욕이 저하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칼라일 감독의 사기진작에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패기 있게 대답을 하고는 코트 위로 올라갔다.

[안녕하십니까. ESPN 에서 보내 드리는 댈러스 매버릭스와 뉴올리언스 호네츠의 정규시즌 마지막 82번째 경기 보내드리겠습니다. 해설에 마이크 브린, 캐스터에 크레익 셰이거 입니다.]

[안녕하세요, 크레익.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같이 경기를 진행하게 되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댈러스의 홈구장,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서 펼쳐지는 오늘 경기는 빌 케네디 주심, 브렌트 바나키, 스캇 월 부심이 진행하게 되겠습니다.]

[오늘 경기는 양 팀 다 절실한 상황입니다. 두 팀 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정되었지만 아직 플레이오프 대진은 확정되지 않았거든요. 댈러스 입장에서는 오늘 경기를 이겨야만 1위를 확정짓고 상대적으로 할 만한 포틀랜드와 1라운드를 펼칠 수 있습니다. 댈러스가 정규시즌에 강한 팀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반대로 업셋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지목되고 있거든요.]

[그렇습니다. 특히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평범한 강팀으로 전락한 댈러스입니다. 샌안토니오가 더 주춤해준 덕분에 1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플레이오프권 팀 상대로는 승률이 5할을 겨우 넘는 수준이거든요. 포틀랜드와는 2승 2패기는 하지만 팀 상성상 멤피스보다는 할만 합니다. 댈러스는 다득점이 필요한 팀인데 멤피스는 느린 템포에 수비 위주의 진흙탕 농구다보니 댈러스에겐 달갑지 않은 상대입니다.]

[뉴올리언스 입장에서는 1~4위 팀 중에 가장 만만한 댈러스와 붙기 위해서는 댈러스를 2위로 끌어내리고 자신들이 7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대진에서 승리를 하자마자 1라운드에 같은 팀과 경기를 하면 그 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댈러스는 06-07시즌에 위대한 67승 시즌을 달성하고도 정규시즌 81번째 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에게 패배하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0-4 스윕패를 당한 끔찍한 기억이 남아 있을 겁니다.]

[댈러스는 제이슨 키드, 영재 윤, 션 매리언, 덕 노비츠키, 타이슨 챈들러가 스타팅으로 출전하고, 뉴올리언스는 크리스 폴, 마르코 벨리넬리, 트레버 아리자, 칼 랜드리, 에메카 오카포가 스타팅으로 출전합니다.]

[이렇게 양 팀에게 중요한 최종전, 시작합니다!]

크레익 셰이거와 마이크 브린의 이야기에 맞춰, 점프볼이 시작되었고 타이슨 챈들러와 에메카 오카포의 경합은 타이슨 챈들러가 점프볼을 따내는 것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역시 타이슨 챈들러의 높이는 대단하다고 봅니다. 7-1(216cm)의 신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꽤나 높은 버티컬 점프를 가지고 있죠. 정말 부상만 없다면 좋은 선수가 아니겠습니까?]

타이슨 챈들러의 공을 받은 제이슨 키드는 잠시 템포를 늦추면서 첫 공격에 신중을 가하기 시작했다.

[제이슨 키드,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옵니다.]

[댈러스 여러 포인트가드들 중 가장 클래스가 높은 선수라고 볼 수 있죠, 스티브 내쉬가 덕 노비츠키와 합을 맞추었을 때에도 꽤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 당시 내쉬는 피닉스의 내쉬가 아니었습니다. 마크 큐반도 피닉스에서 대성한 스티브 내쉬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댈러스 매버릭스를 인수하면서 가장 큰 실수를 한 것은 스티브 내쉬를 잡지 않은 것이라고 할 정도였죠.]

[그 대신에 내쉬가 떠난 몇 년 후 제이슨 키드가 댈러스에 합류해서 댈러스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으니 인생이란 것이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 잠깐 이야기가 옆으로 샜습니다, 제이슨 키드, 영재 윤에게 공을 뿌려주는데요?]

영재는 키드의 패스를 받자마자 자신의 앞에 선 숀 매리언의 스크린을 능숙하게 타고 넘기 시작했다. 뉴올리언스의 샤프슈터인 마르코 벨리넬리가 약간은 멍한 눈빛으로 영재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영재는 벨리넬리를 굳이 무리해서 돌파하지 않았다. 하이포스트와 로포스트의 경계에서 영재는 재빨리 디딤발을 유지하며 한 발 뒤로 물러나고는 반대편 하이포스트에서 림을 향해 달려들던 노비츠키에게 곧바로 패스를 찔러주었다.

[덕 노비츠키, 영재 윤의 정확한 패스를 받습니다!]

노비츠키는 속도를 그대로 살리면서, 왼쪽 어깨를 칼 랜드리에게 들이밀었다. 랜드리는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면서 노비츠키의 돌파를 막아내려 했지만, 노비츠키를 그렇게 해서 막을 수 있다면 칼 랜드리가 아닐 것이었다.

끼기긱-

노비츠키의 발에서 나는 코트와 농구화가 끌리는 소리. 노비츠키는 재빠르게 드라이브 인을 하는 척 두어 발 앞으로 돌진하다가, 랜드리의 상체가 쏠렸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반대 방향으로 잽싸게 몸을 돌려 빠져나갔다.

"?!"

랜드리는 페이크라는 것을 깨닫고 뒤늦게 쫒아갔지만 이미 노비츠키는 몸을 띄워 가볍게 레이업을 올려놓는 중이었다. 만일 노비츠키가 골밑 마무리가 그저 그렇고, 자유투가 별로 좋지 않았다면 무리해서라도 뛰어올라 노비츠키에게 반칙을 범했겠지만, 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무려 90%에 달하는 리얼 7풋 파워포워드 노비츠키에게 무리한 파울은 추가자유투를 통한 3점 플레이를 만들어 주는 꼴이었다.

[우리는 저 레퍼토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죠! 덕 노비츠키의 환상적인 드라이브 인 페이크, 스핀 무브 그리고 가벼운 이지 레이업!]

[아무리 노쇠화에 들어설 나이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모든 공격스킬에 통달하다고 평가받는 덕 노비츠키에게 저런 어설픈 수비는 득점을 쌓으라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왼손, 오른손 상관 없이 아주 깔끔한 슛 터치를 보여주는 노비츠키에게 공격에서 약점이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노비츠키는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자신에게 기막힌 어시스트를 찔러준 영재와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

크리스 폴은 댈러스의 잘 정제된 시스템을 보면서 부러웠지만, 뉴올리언스 소속의 선수로써 그저 부러워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게다가 자신의 능력이 저 시스템 농구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재빨리 하프라인을 넘어가 손을 들자, 에메카 오카포가 자신에게 공을 힘껏 뿌려 주었다.

'지금!'

센스 넘치는 크리스 폴은 댈러스의 수비진이 미처 자리를 잡기 전, 좌측 윙에서 안 쪽으로 파고들려는 트레버 아리자에게 그럴듯한 바운드 패스를 찔러넣어 주었다. 마치, 아리자가 패스를 받을 쯤엔 이 정도 위치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폴의 정확한 예측은 딱 떨어졌다.

[와우! 엄청난 패스 입니다! 역시 크리스 폴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패스를 받아야 할 아리자에게서 문제가 발생했다. 크리스 폴의 센세이셔널한 바운드 패스를 아리자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리자는 비좁은 틈으로 공이 빠져나올 거란 생각을 못했는지, 황급히 손을 뻗었지만 이미 바운드 패스는 손바닥을 맞고 저 멀리 튀어버렸다.

[오우... 트레버 아리자. 좋지 않은 플레이에요! 항상 폴의 손에 집중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저 패스를 날려버리다니요, 오늘 아리자 제대로 잠도 못잘 거 같습니다!]

아리자는 아쉬운 박수를 치곤 크리스 폴에게 미안하단 사인을 보냈지만, 폴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공격권은 다시 댈러스에게. 타이슨 챈들러가 숀 매리언에게 힘껏 던져주는데요?!]

[엄청난 속공입니다! 재빠르게 공을 뿌려서 초반에 차이를 벌릴 생각인 것 같은데요!]

챈들러의 멋진 아웃렛 패스가 매리언의 손에 들어왔지만, 매리언은 본능적으로 공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양 손으로 공을 잡았다.

턱!

매트릭스라고 불리는 숀 매리언의 속도를 가볍게 따라온 크리스 폴이 매리언의 뒤에서 마치 뱀과 같은 오른손으로 공을 거둬내기 위해 힘껏 공을 내리친 것이다. 만일 매리언이 드리블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면 그대로 스틸 & 역습을 당할 수 있던 상황.

자신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공을 지키게 되자, 매리언은 속공에 욕심내지 않고 뒤에서부터 달려오는 제이슨 키드에게 다시금 공을 건네주었다.

[숀 매리언이 제이슨 키드에게, 다시 키드가 좌측 윙을 파고드는 영재 윤에게 찔러줍니다!]

영재가 공을 받고 윙 방향에서 파고들자, 제이슨 키드는 우측 윙 3점 라인으로, 노비츠키는 림을 정면으로 본 채 3점 라인에서 언제든 안 쪽으로 파고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게다가 챈들러는 영재의 드라이브 인을 도와주기 위해 에메카 오카포를 떨쳐내곤 마르코 벨리넬리 앞에서 스크린을 건 상태였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유기적인 움직임에 영재는 훤히 빈틈이 보이는 것에 너무나 경이로울 따름이었다. 과연 이게 BQ좋은 베테랑들의 힘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영재 윤, 베이스라인 앞까지 파고들고는 골대를 향해 돌진!]

[자아! 직접 마무리 합니까! 에메카 오카포, 조금 늦었지만 타이슨 챈들러의 뒤에서 뛰어올라 영재 윤의 레이업을 막으려 합니다!]

훅!

에메카 오카포의 수비력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영재는 자신이 레이업을 올려 넣는 것 보다 더욱 확실한 공격찬스가 눈에 보이자 미련 없이 공을 외곽으로 뿌려버렸다.

[제이슨 키드! 노마크!!!]

[저 찰나의 순간에 노마크를 확인한 겁니까! 영재 윤, 대단합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번 오프시즌도 흥미롭네요. 러브, 알드리지, 가솔 등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FA시장에 나온 상황이니 말이죠. 르브론도 클블 프런트의 움직임을 보고 재계약하겠다고 하니 클블 프런트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일 겁니다. 사치세 40M(440억)정도는 낼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샐러리가 100M이 넘어갈 거 같거든요.

@영재는 고자가 아닙니다 ㅋㅋ

@정규시즌이 끝나면 설정집에 팀 순위와 영재의 성적 등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본편에 집어넣으면 거의 한 편 분량 가까이 나올 것 같아서 말이죠. 리코멘은 다음 화부터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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