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99화 (99/296)

00099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2011년 3월 10일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American Airlines Center), 댈러스, 텍사스.

데이비드는 오랫만에 가족들과 경기장을 찾았다. 데이비드는 뚱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이유는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이 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거 봐, 역시 원숭이는 안된다니까?'

'크리스 폴도 없는 뉴올리언스한테 진 이유도 윤 때문이지?'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아이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하고, 영재에 대한 악담을 서스럼없이 했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영재가 거품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하고, 25번 픽에 뽑힌 최초의 동양인 가드의 한계가 저 정도지 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다보니 데이비드는 그런 친구들에게 빽 소리를 질렀다.

'잘 봐! 오늘 경기에서 분명히 윤은 부활할꺼야!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러지 마! 윤 덕분에 댈러스가 그만큼 성적을 내고 있는 거라고! 그러면 너가 응원하는 휴스턴은 지금 뭐 하고 있는데! 너가 응원하는 뉴올리언스보다도 성적 좋아!!'

그 덕분에 한바탕 싸움이 나버렸기 때문에, 데이비드의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부모님은 그런 데이비드의 모습에 오늘 댈러스의 홈경기에 데이비드를 데려온 것이다.

"데이비드, 저기 윤이다."

경기 전 연습때 백발백중으로 슛을 넣는 영재의 모습에 데이비드는 그제서야 표정이 좀 풀어지면서 영재의 플레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후!"

코트 위로 올라온 영재는 열흘만에 선발로 출전하게 되어 살짝 긴장도 되었지만 브루어와의 1:1 대결 이후 영재는 경기 시작 전, 오전 훈련에서 매리언과 노비츠키, 챈들러에게까지 1:1 훈련을 부탁했었다. 훈련에서 챈들러와의 골밑 경합까지도 성공해 낸 영재는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겼지만, 실전 경기와는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긴장 풀어. 너도 나도 이번이 복귀 후 첫 경기잖아?"

"챈들러, 저는 복귀하고 벌써 5경기째인데요?"

영재는 챈들러를 향해 자신을 놀리는 것이냐며 째려보았다. 챈들러는 피식 웃으며 영재에게 주먹을 내밀었다.

"에이, 첫 경기나 다름없지. 안 그러냐?"

챈들러와 가볍게 주먹을 부딫히고 뒤로 물러난 영재는 점프볼에서 챈들러가 가볍게 공을 따 내는 것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십니까, ESPN에서 댈러스 매버릭스와 뉴욕 닉스의 경기 보내드립니다! 캐스터에 브라이언 던톤스, 해설에 마이크 브린입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브라이언. 점프볼을 따낸 댈러스 매버릭스는 오늘 경기에서 큰 선물 하나를 받았는데, 바로 타이슨 챈들러의 복귀입니다. 챈들러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댈러스의 팀 디펜스는 그야말로 최악이라 불려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습니다. 브랜든 헤이우드와 이안 마힌미로는 역부족이어서 덕 노비츠키까지 잠시 센터를 봐야 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제이슨 키드가 공을 몰고 하프라인까지 넘어옵니다!]

키드는 탑에 서서 코트를 슬쩍 둘러보았다. 뉴욕 닉스의 경우 센터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를 시작으로 해서 파워 포워드의 자레드 제프리스, 스몰 포워드에 카멜로 앤써니, 마지막으로 백코트 파트너로 토니 더글라스와 랜드리 필즈가 버티고 있었다. 5할이 살짝 넘는 승률을 유지하곤 있었지만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 카멜로 앤써니의 개인 능력으로승률을 유지하는것 뿐이지, 팀 전술은 형편없다고 할 수준이었다.

게다가 벤치멤버는 30개 구단 중에서도 최하위권으로 분류될 정도였다. 그나마 가장 많은 시간을 뛰는 션 윌리엄스와 로저 메이슨을 빼면 로니 튜리아프, 앤써니 카터, 빌 워커가 전부였다. 카멜로 앤써니를 얻기 위해 너무나 큰 출혈을 했기 때문이었다. 윌슨 챈들러, 다닐로 갈리나리, 티모페이 모즈코프, 레이먼드 펠튼, 앤쏘니 랜돌프 등 팀의 주요 멤버들을 앤써니를 얻기 위한 대가로 내주었기 때문이다. 대신 얻은 것은 앤써니 외에 천시 빌럽스가 유일했다. 그 외에 받은 선수인 코리 브루어는 곧바로 방출하여 상대 팀인 댈러스에 입단한 상황이었다. 당연스럽게도 선수단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앤써니 때문에 기둥뿌리까지 뽑힌 트레이드라고 혹평을 듣기도 했다.

'골밑을 노릴까...'

챈들러의 스크린을 활용해 2:2 공격을 펼치는 것이 가장 괜찮은 방법이었다. 실제로 챈들러의 움직임도 날렵해 보였으니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뉴욕의 골밑수비는 그야말로 재앙이나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키드는 1쿼터 내에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윤이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지 아닌지.'

영재의 플레이가 어느 정도 돌아왔다는 것은 훈련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신적인 침체기에서 막 벗어난 영재의 현재 상태가 어느정도인지 확인 할 필요는 있었다.

키드는 의도적으로 영재를 불러 패스를 뿌려주었다. 영재는 공을 받자마자 키드의 의중을 눈치채고는 챈들러와 신호를 주고받은 뒤 스크린을 받아 골밑으로 돌파하기 시작했다.

[자! 복귀 후에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하던 영재 윤, 과연 오늘은 그 소극적인 플레이를 떨쳐내고 왔을지!]

[스탯 상으로는 전혀 못한 건 아니죠. 하지만 경기의 내용을 직접 보게 된다면 실제 스탯과 경기력은 상이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최근 네 경기에서의 영재 윤은 스탯 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실제 경기력은 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챈들러에게 막힌 랜드리 필즈, 허우적대다가 빠져나가질 못합니다! 급히 영재 윤의 드라이브 인을 막아서는 자레드 제프리스!]

영재는 제프리스의 움직임을 보며 빠르게 스핀무브로 제쳐버렸다. 그리고는 거침없이 골대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키드의 의도는 영재의 골밑 마무리 능력이 되돌아 왔는지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영재 역시 그런 키드의 의도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알고 싶었다. 과연, 이전처럼 돌아온 것인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도 같이 솟구칩니다!]

[영재 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 뒤엉킬 것 같은데요!]

영재는 아마레의 블락 시도에 슬쩍 몸을 틀어 아마레를 등졌다. 아마레가 자신보다 먼저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블락을 당하느니 공을 지키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으아!"

영재는 그 와중에도 고개를 뒤로 돌려 골대를 보고 적당한 힘을 주어 던졌다. 끝까지 집중을 놓지 않고 손끝까지 힘껏 공을 긁은 영재는 마치 서커스 단원이 하듯, 서커스 샷을 쏘고는 안전하게 착지까지 마무리 했다.

삐이익!!

[아아!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의 반칙! 그리고 영재 윤의 서커스 샷...]

팅-

[아 아쉽습니다. 노골이네요! 역시 아직 강한 충돌이 있는 샷은 불안합니다.]

마이크 브린의 탄식소리가 들리며, 영재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아직 강한 충돌이 있을 때에는 예전만큼 균형이 잡히질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조금씩 머뭇거리거나 힘의 세기가 조절이 되질 않았다.

슉-

[대신 자유투는 2구 모두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스코어는 2대 0. 확실히 예전 경기보다 적극적이긴 했지만, 아직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자유투와 같이 컨택이 없는 플레이는 좋아졌습니다.]

영재는 첫 번째 플레이에서 자신감이 슬슬 붙는 것을 느꼈다. 실제 경기에서도 조금 정확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상대 선수와 경합에서도 마무리까지 해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토니 더글라스, 랜드리 필즈에게. 랜드리 필즈, 자레드 제프리스의 픽을 타고 넘어갑니다! 영재 윤이 따라 붙었지만 조금 늦었습니다! 결국 윤 대신 챈들러가 랜드리 필즈를 따라붙고 영재 윤이 자레드 제프리스를 맡습니다. 미스매치긴 합니다만, 챈들러는 미스매치된 가드를 수비하는 데에는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선수입니다.]

랜드리 필즈는 챈들러를 상대하기는 무리라는 생각에 반대편에서 림을 향해 달려가던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에게 그럴듯한 바운드 패스를 찔러주었다.

"크윽!"

영재는 아마레의 힘을 버티기 버거워했다. 포지션 차이부터 신장 차이까지 확연하게 나는 영재와 아마레. 영재는 능숙하게 어깨를 밀어넣고 림을 향해 뛰어오르는 아마레에게 몸을 끝까지 밀착시키고 아마레가 최고점까지 도약하기 전에 슈팅을 방해하기 위해 손을 갈고리처럼 긁듯이 아마레의 공을 노렸다.

훅-

하지만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는 괜히 '짐승'이 아니었다. 공격력만으로는 파워포워드들 중 노비츠키와 쌍벽을 이룬다고 할 정도로 그 힘과 스피드는 엄청난 공격력을 지니고 있었다. 갈고리처럼 공을 노리던 영재의 의도를 눈치채자마자 오른손을 쭉- 위로 뻗어 공을 지키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팔을 영재의 손에 걸리도록 했다.

삐이이!!!

영재는 이미 반칙 휘슬을 듣고는 추가 자유투를 내주지 않기 위해 이 슈팅을 최대한 저지해야 했다. 영재는 이를 악물고 아마레에게 최대한 밀리지 않으며 공을 향해 왼손을 뻗었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의 플로터!]

퉁퉁-

[아, 노골입니다. 슈팅파울을 준 영재 윤이지만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를 상대로 최선의 수비를 해냈네요!]

[끝까지 몸을 부딪치면서 밀리지 않는 모습도 보여주고, 센스 넘치는 수비 플레이를 보여 주었습니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의 균형을 잃게 만드는 영재 윤의 플레이에 마지막 슈팅의 정확도가 떨어진 것 같네요!]

영재는 챈들러와 주먹을 가볍게 부딫히고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의 자유투를 지켜보았다. 아마레의 자유투는 빅맨치고는 정확했지만,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의 자유투는 2구 모두 깔끔하게 성공시켰고,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는 동료들과 대화하며 가볍게 백코트를 했다.

영재는 수비도 어느정도 된다는 생각에 입술을 혀로 슬쩍 핥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경기는 뭔가 될 것 같다는 자신감에 찬 표정이었다.

[영재 윤, 오늘따라 활발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컨택을 피하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토니 더글라스를 완벽하게 떨쳐냈습니다. 타이슨 챈들러나 숀 매리언을 영리하게 이용하면서 마크맨을 떼어냅니다!]

영재는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잡고 헬핑을 온 랜드리 필즈를 등지고, 빅맨들이 사용하는 피벗으로 살짝 페이크를 걸었다. 그러자 랜드리 필즈는 영재의 스텝에 깜빡 속아넘어 몸이 기울어졌고, 영재는 필즈와 정반대 방향으로 휘릭 돌아나갔다.

[영재 윤, 스핀무브로 랜드리 필즈를 떨쳐냅니다! 노마크에요!]

슉-

[깔끔합니다! 영재 윤의 미드레인지 슈팅!]

그간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해왔던 대신 적극적으로 상대 선수들과 부딫히며 공간을 만들어 냈다. 특유의 노련하고 능글맞은 페이크에 랜드리 필즈는 맥을 못 추고 있었다.

그렇다고 영재가 공격에서만 실리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상대를 꽁꽁 묶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었다.

[랜드리 필즈! 또 다시 턴오버! 끈덕지게 들러붙는 영재 윤의 밀착수비에 펌블을 계속 범하고 있습니다!]

[아, 토니 더글라스와 달리 랜드리 필즈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따라 더욱 심한 것 같은데요! 영재 윤, 1쿼터도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2개의 스틸입니다! 랜드리 필즈도 올 시즌 루키 올스타에 뽑힐 정도의 선수인데 윤에게 철저히 농락당하고 있습니다.]

[저 장면은 영재 윤의 수비가 뛰어나다고 할 수밖에 없네요! 동료들을 적절히 활용해 랜드리 필즈의 펌블을 계속 유도하고 있습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젠 파이널도 끝났고, 드랩하고 오프시즌을 즐기는 재미만 남았습니다. 요새 핫한 포르징기스가 어느 팀에 픽될지도 참 궁금하네요. 이번 드랩 최상위 선수 중에 가장 위험하면서도 가장 높은 포텐을 가진 선수다보니 말이죠.

찬란한유산님, 파이넨시아님, 쿤다라님/// 항상 주시는 코멘 감사드려요 ㅎㅎ

소라우삼노님///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농구에서는 비슷한 재능에서 차이를 가르는 게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벤치멤버급 재능의 선수가 피를 토할 정도로 노력해도 MVP급 재능의 선수가 부상만 없다면 절대 넘을 수 없다고 봐요. 애초에 재능이 뛰어난 선수중에 노력이 부족한 선수들은 주로 부상이나 멘탈 문제로 결국 멸망하거든요. 바이넘이라던가 오덤이라던가. 어느 정도까지 노력으로 커버가 되느냐라는 게 조금 포괄적이라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재능이란 것 자체가 노력이 없으면 발동이 안되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좀 노력과 재능의 경계가 애매하긴 합니다. 아무리 르브론급 재능이어도 우리나라 선수들처럼 피지컬, 개인기 훈련 대신 조직력 훈련만 받으면 딱 KBL 최상급 선수밖에 못 될 겁니다. 다시 말해 재능>>>>노력입니다만, 노력이 어느 정도 동반되지 않으면 재능이라는 게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은신설야님/// ㅎㅎ 저희도 이 글 쓰기 시작하면서 농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보는 것 위주였었죠.

얏홍이다님/// 영재에게는 다행히도(?) 이 구단이 그렇게 멍청하고 돈을 안 쓰는 구단은 아닙니다 ㅎㅎ

파뱐님/// 혼자는 한계가 있죠. 르브론 팬들이 원맨우승을 외쳤지만, 애초에 말이 안되는 소리였습니다. 원맨우승이라는 것 자체가 그 원맨팬들의 신격화일뿐입니다. NBA 파이널 정도면 한명이 아무리 출중해봤자 나머지가 부족하면 답이 없습니다. 체력과 슛감이 발목잡을 것 같았는데 4차전부터 그러더군요.

달의물방울º天님/// 물론 나이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플레이가 농익어서... 2000년대 후반의 르브론이었어도 힘들었을 겁니다. 그때는 점퍼가 지금보다 더 안좋았으니 말이죠. 혼자 고군분투하느라 고생하더군요;;;

야베스님/// 저도 예측은 했지만, 정말로 받을 줄은 ㄷㄷ. 게다가 커리 0표, 르브론 4표는 더 충격이었습니다.

misscherry님///넵. 저런 경우에는 부드러운 것도 좋지만, 충격요법도 좋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일정 이상의.

신림동고릴라님/// ㅎㅎ 너무 이것가지고 길게 끌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닙니다.

아르키어스님/// 커리가 작년부터 터졌죠. 작년에도 MVP6위였으니. 올시즌은 제대로 만개한 셈이고요. 물론 커리는 팀이 어느 정도 받쳐주어야 하는 스타일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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