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94화 (94/296)

00094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자유투 라인에 선 영재는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평상시보다 조금 더 숨을 고르고, 공을 튕기면서 골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스펜서 호즈의 파울과, 타이슨 챈들러의 발목 부상. 그리고 자신이 전생에 겪었던 골절상이 떠오르니 도무지 평정심이 유지되지 않았다.

"후!"

결국 속전속결처럼 자유투를 던진 영재는 마지막에 힘이 들어간 것 같아 깜짝 놀랐다. 평상시보다도 힘이 많이 들어간 느낌에 영재는 자유투를 쏘자마자 황급히 골밑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테디어스 영과 스펜서 호즈의 박스아웃에 영재는 제발 들어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퉁-

[아아! 영재 윤 자유투를 실패했습니다! 정말, 저 선수가 앤드원 자유투를 실패하는 건 보기 어려운 장면이거든요!]

[시즌 자유투 성공률 93%의 선수인데, 아무래도 스펜서 호즈와의 언쟁 이후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네요. 루키 선수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얼른 추스려야겠죠?]

스티브 커는 영재가 루키 선수임을 감안해서 그를 대변해 준 것이지만, 영재의 입장에선 최악이었다. 무려 9년의 전생을 가지고 돌아왔음에도 제대로 멘탈을 붙잡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영재 자신의 잘못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자유투 실패로 인해 스펜서 호즈가 리바운드를 따내고, 필라델피아의 덕 콜린스 감독이 작전타임을 요청하자 영재는 벤치로 돌아와 수건을 집어들고는 묵묵히 땀을 닦았다. 선수들도 영재가 스펜서 호즈와 언쟁을 벌인 내용을 들었기 때문에, 영재가 어째서 그렇게 길길이 화를 냈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챈들러와 팀내에서 가장 사이가 좋았던 영재였고, 실제 경기에서 그렇게 위험한 상황을 맞닥드린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영재에게 쉽사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죄송합니다."

영재가 먼저 칼라일 감독에게 고개를 숙였고, 칼라일 감독은 더 이상 잔소리 없이 영재를 다독여 주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지. 자유투 실패는 너무 신경쓰지 말고. 아무래도 호즈에게 끌려서 떨어졌을 때 팔 부분이나 다리에 충격이 갔을지 모르니까 라커룸으로 가서 타이슨 챈들러와 함께 응급 치료를 받게."

영재는 칼라일 감독의 배려에 굳이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3쿼터 후반에 접어들면서 점수도 10점 이상 리드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재 자신의 기분 때문에 경기가 망쳐지는 것은 싫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영재는 결국 경기를 뛰는 선수들과 마지막으로 한 마디씩 나누면서 땀에 절은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잘 했어. 한번씩 그렇게 해 줘야 너를 우습게 안 보니까 말이지."

베테랑임에도 한 성격하는 테리가 영재에게 잘 했다며 머리를 토닥여 주었다.

"몸 아픈 곳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 봐. 이젠 몸 아껴야 할 시기니까."

팀의 주장 덕 노비츠키는 역시나 진중한 말투로 혹시 모를 부상을 조심하란 조언을 남겨 주었다.

"오늘 경기 잘했어. 충분히 이길 경기 같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좀 쉬어. 너가 없다고 이 점수 차이를 역전당할 우리가 아니야."

마지막으로 자신이 경기에 대해 걱정한다는 것을 눈치챈 키드는 이길 경기라고 영재를 안심시켜 주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들으니 영재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는지, 표정도 조금은 나아졌다.

[영재 윤, 결국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휴식을 취할 모양입니다. 트레이너와 같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것을 봐서는 방금 전 스펜서 호즈의 반칙 장면에서 부상을 당한 걸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영재 윤에게 휴식을 준다는 것이 더 옳을 것 같습니다. 이제 첫 시즌을 맞이하는 루키 영재 윤이 생각 이상으로 엄청난 활약을 해 주고 있고, 루키라면 사소한 충격으로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방금 전의 언쟁 이후로 흥분한 것 같은데 굳이 코트에 내보내야 할 정도로 댈러스가 약한 팀이 아닙니다.]

[오늘 20분을 뛰면서 5/9의 야투 성공, 3점슛 2/5 를 기록하면서 14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 2턴오버, 충분히 제 몫은 다 해주고 코트에서 물러나는 영재 윤입니다. 영재 윤이 없어도 이 정도 점수 차이는 유지할 수 있는 게 댈러스 매버릭스죠.]

[제한된 시간 안에서 저 정도로 팀에 공헌하는 것은 스타 플레이어들도 힘든 일이죠. 게다가 팀내에는 키드, 테리, 노비츠키 등의 명예의 전당급 선수들이 즐비한데, 그 안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 선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재 윤은 댈러스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선수가 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재 윤은 올 시즌 댈러스의 약점 여러 개를 한번에 메워준 선수죠.]

필라델피아와의 경기는 97 대 112로 댈러스 매버릭스가 승리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 승리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타이슨 챈들러, 발목 염좌로 1~2주 결장]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타이슨 챈들러와 스펜서 호즈의 충돌이 있었다. 당시 타이슨 챈들러와 스펜서 호즈는 리바운드 경합을 위해 박스아웃을 하는 상황이었고 자리싸움에서 승리한 타이슨 챈들러가 뛰어오른 상황에서 스펜서 호즈가 뒤늦게 뛰어올라 공중에 뜬 챈들러를 밀어버렸다. 그 이후 불안하게 착지하는 상황에서 의도치 않은 스펜서 호즈의 발이 챈들러가 착지해야 할 곳에 있었고, 결국 그 과정에서 착지를 하다가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중략)

단순한 염좌 정도이지만 현재 기세가 좋은 댈러스 측에서는 섣부르게 챈들러를 복귀시키지 않겠다며 부상이 확실히 나은 후에 경기에 투입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Re : 스펜서 호즈 다시 봤어. 그렇게 더러운 플레이를 하다니.

Re : 고의성이 없지 않았음? 발을 일부러 착지하는 곳에 놓은 것도 아니고.

Re : 고의성이 없다고? 고의성 없으면서 공중에 뜬 선수를 저리 밀어도 되냐? 게다가 무거운 선수들일수록 저런 상황에서 부상위험이 높은데?

Re : 한순간 브루스 보웬 보는줄. 저러다가 발목 박살내고, 정말 그럴 의도 없었다고 사과 한마디면 끝이지?

Re : 그 뒤에도 윤 잡아끄는 거 대박. 자기 말로는 실수였고 반성한다고 하는데... 저러다가 팔부터 떨어지면 아작나는 거야.

스펜서 호즈에 대한 많은 비판이 쏟아져 나오자 필라델피아 지역지는 스펜서 호즈에 대한 옹호적인 기사와 함께 영재에 대한 개인적 견해라는 것으로 포장하여 영재의 언쟁에 대해 은유적인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스펜서 호즈 vs Y13. 누가 잘 하고 못 하고가 없다.]

2011년 3월 1일 벌어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경기에서 나온 아찔한 장면은 스펜서 호즈와 영재 윤 사이에서도 벌어졌다. 이미 타이슨 챈들러가 부상으로 나간 뒤, 영재 윤은 스펜서 호즈와 1:1 맞대결을 벌였고 그 과정중에 스펜서 호즈가 의도치 않은 거친 플레이로 영재 윤을 잡아끌었다.

이 과정에서 스펜서 호즈의 어설픈 수비력은 분명 비판받아야 마땅한 부분이다. 하지만 과연 영재 윤의 과민한 반응 역시 당연한 것일까? 스펜서 호즈는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아찔했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인터뷰를 했고 공개적으로 챈들러와 윤에게 사과를 했다. 그럼에도 영재 윤과 챈들러는 아직까지 별 반응이 없다. 그것은 프로페셔널과는 분명 거리가 있는 대응일 것이다.

(중략)

스펜서 호즈가 잘 했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상황임에도 이 정도로 날 선 반응을 보인 Y13 이 프로정신 결여도 비판받아야 하지 않을까?

Re : 하긴, 공개적으로 사과까지 했는데 별도의 인터뷰나 반응이 없는 건 이상하네. 쿨하지 못한듯.

Re : 기가 차서 할 말이 없네. 프로페셔널? 니미 프로페셔널이다. 의도치 않은 반칙인데 블록을 하는 척 하면서 유니폼을 왼손으로 움켜쥐고 아래로 잡아끄는 게 의도한게 아니라고? 의도치 않다는 건 슛 컨테스트를 하다가 손이 얼굴에 닿거나, 볼 경합을 하다가 서로 미끄러져서 뒤엉키는 거 같은 걸 의도치 않았다고 하는거야 병신아.

Re : 존문가 납셨네. 그래서 그 뒤에 정식으로 사과했잖아? 그리고 호즈도 2경기 출장 정지랑 벌금도 받았잖아?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거냐?

Re :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게 아니라 병신아! 저렇게 뻔뻔하게 하지 말라고. 이런 말도 안되는 기사로 쉴드치지 말라고. 다른 팬들 보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니까. 죄값을 치뤘다고 해서 그 죄가 사라지냐? 언제 또 그런 플레이를 할 지 어떻게 알아? 그냥 딱지처럼 붙어다닐 꺼다, 스펜서 호즈는 더티 플레이어다라고.

Re : 망아지 놈들이 날뛰네. Y13이라고 헉헉대는 한심한 놈들. 그래놓고 또 잘하면 팔아버릴꺼잖아? 노비츠키 말고는 다 팔고 사고... 어휴.

Re : 첫 시즌 루키인데 좀 막나가는 경향이 있어. 경기 중에 도발적인 액션도 많고.

그런 기사가 필라델피아 지역지에 기고되자, 댈러스 지역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되려 직설적인 칼럼을 기고하면서 필라델피아 지역지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스펜서 호즈에 대한 필라델피아의 사랑]

아이락 라이커 & 리차드 포웰 칼럼

의도치 않은 더티 플레이를 했다며 결백을 주장한 스펜서 호즈.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선 그러한 스펜서 호즈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댈러스 모닝뉴스의 아이락 라이커, 컬쳐맵 댈러스의 리차드 포웰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라이커 : 필라델피아에서 시작된 댈러스 공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포웰 : (웃음) 그저 웃길 뿐이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라이커 : 우선 그 상황을 되새겨 볼까? 스펜서 호즈가 저지른 두 번의 파울에 대해서 말야.

포웰 : 첫 번째는 좀 억울할 수 있을 거 같아. 챈들러와 같은 실력있는 센터와 자리 경합을 하면 충분히 몸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거든.

라이커 : 너무 착한 대답 같은데?

포웰 : 그렇지만 사실인걸. 그런 상황에서 손놓고 있는게 더 말이 안되긴 하잖아? 그리고 스펜서 호즈라고 스펜서 호즈. 수비를 바라면 안되는 선수잖아?

라이커 : 그건 그렇네.(웃음) 하긴 스펜서 호즈의 수비력에 뭘 바라면 안되긴 해. 그러면 챈들러야 어쩔 수 없는 실력차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 영재 윤의 장면은 어때? 완벽하게 플로터를 구사했는데 손을 뻗어서 슛 방해하는 거까지는 이해하겠는데.

포웰 : 일단 영상 보고 시작하자구.

(Y13 vs 스펜서 호즈 공중 격투(?) 동영상)

라이커 : 변명의 여지가 없네. 이래놓고 영재 윤의 멘탈리티를 물고 늘어진거야?

포웰 : 필라델피아 말고는 저 장면을 하드한 파울이라고 하더라고. 나 역시 동의해. 아니면 영재 윤의 유니폼을 가지고 싶었나봐.

라이커 : (웃음) 요즘 유머 감각이 많이 늘었네? 내 생각도 마찬가지야. 특히 상대가 공중에 떠 오를때 저런 플레이는 굉장히 위험해. 그건 누구나 다 아는 거지. 저런 플레이를 하면 위험하다는 건 동네에서 농구하는 사람들도 다 아는 거야. 그걸 프로인 스펜서 호즈가 모를리 없다는 거야.

...

...

...

이런 식으로 언론에서도 스펜서 호즈와 영재 윤은 계속해서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런 언론의 요란함을 애써 무시한 영재는 침대에서 지독한 악몽을 꾸고 있었다.

'으아아!!'

샌안토니오 스퍼스. 19번의 동양인 포인트가드는 발목이 부러져 뼈가 어긋낫다. 그 때문에 피부가 불룩 솟아날 정도로 부상은 잔인했고, 결국 그 선수는 그 고통에 기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아, 하아...'

그리고는 또 다시 부상 직전의 상황. 이 상황을 벌써 열 번도 더 넘게 반복하고 있었다. 영재는 공을 튕기다가 공을 던지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절대로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었다.

"으아악!!"

온 몸에 식은땀이 침대 시트까지 축축하게 만들 정도로 영재는 악몽이 끔찍했다. 영재는 타이슨 챈들러의 발목부상이 생각보다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이 당하지 않은 것 역시 인식하고 있었지만, 눈 앞에서 자신이 부러져 봤던 부위에 부상을 입은 선수를 보니,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허어..."

스마트폰의 시간을 확인한 영재는 이내 스마트폰을 침대에 내려놓고는 화장실로 힘없이 걸어갔다. 그저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칼라일 감독은 훈련을 지켜보다가 영재와 개인 면담을 한 후, 왜인지 모르지만 정신상담까지 받은 뒤 영재의 상태가 정신적 피로가 극한에 다다른 상황이라는 진단을 받자마자 그에게 일주일 간의 휴식을 주었다.

그래서 이틀간 꼼짝도 않고 집에 있던 영재는 오늘 있는 약속만 아니라면 그저 집에서 쉬고 싶었다. 그래도 밖에 나가면 조금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영재는 어기적거리며 몸을 씻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파이널 4차전은 골스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클블의 외곽이 너무 안터졌고, 르브론도 방전된 기미가 보였습니다. 커감독의 스몰라인업을 스타팅으로 내보내는 전략이 먹힌 느낌입니다. 그리고 르브론이 카메라에 머리박은거 보면서 저거 예전부터 좀 치우자는 말을 팬들이 많이 하는데 계속 저 자리 유지하더군요. 비지니스 입장에서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닙니다만, 스포츠 팬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개구리파워님/// 연속 1코!! ㄷㄷ

쿤다라님, -DarkANGEL-님, 파이넨시아님, 오마리온님/// 항상 코멘 감사해요~~

TaylorSwift님/// 시...시험이 끝난 후에. 쿨럭

돈오님/// ㄷㄷ 그건 진짜 심했죠. 이번은 그정도는 아닙니다만, 충분히 플래그런트를 받을 법한 상황인데 안 주는 걸 묘사해봤습니다.

강자일님/// ㅋㅋ 항상 코멘 기다릴게욬ㅋㅋ

가연을이님/// 슈퍼빠워!!

myus1004님/// 쿠폰 감사드립니다~ 코멘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ㅎㅎ

라피르and진트님/// 바이넘이 그때 거의 멘붕수준이었죠

무자비한해적님/// 오늘 그린이 제대로 살아났고, 반즈도 오픈 3점 잘 넣어주더군요. 스몰라인업에서 터프하게 수비도 잘해줬고요.

misscherry님/// 아쉽게도 그거슨 다음 기회로.

천사의사정님/// 그러네요 ㄷㄷ. 분명히 장악으로 썼던 기억이 있는데 ㅠ.ㅠ  지적 감사합니다.

달의물방울º天님/// 이궈달라가 식스맨으로 내려간 한을 푼 경기였네요. 1차전도 그렇고, 이대로 골스가 우승하면 파엠은 이궈달라가 유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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