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93화 (93/296)

00093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영재의 활약으로 댈러스는 2쿼터도 47 대 59 로 12점 차의 리드를 가진 채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보브아의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공격력, J.J 바레아의 향상된 패싱센스, 제이슨 테리의 명불허전 3점슛이 폭발하니 댈러스 킬러인 테디어스 영을 앞세운 필라델피아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경기는 점점 과열 양상을 띄기 시작했고, 필라델피아에서 조금씩 위험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자, 3쿼터 중반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아직까지 점수 차이는 12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댈러스의 자유자재로 템포를 조절하는 플레이에 필라델피아의 수비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게 큽니다. 제이슨 키드가 리딩을 할 때는 빠른 템포의 공격을, J.J 바레아가 리딩을 할 때는 바레아 개인의 돌파 위주로 경기를 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노비츠키, 테리, 윤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필라델피아를 압박하니 도무지 점수 차이가 줄어들지 않는군요!]

필라델피아는 점수차이를 무리하게 좁히려다 보니 주전 센터인 엘튼 브랜드를 계속해서 많은 시간 기용한 탓에, 골밑 수비가 약한 스펜서 호즈와 테디어스 영을 골밑 파트너로 세울 수밖에 없었다. 스펜서 호즈의 경우 수비력 보다는 공격에서 넓은 슈팅 레인지를 이용하는 빅맨이었고 수비에는 약점을 가진 선수였기 때문에 정통 수비형 빅맨인 타이슨 챈들러에게 인사이드를 오히려 장악당하고 있었다.

[또다시 공격리바운드를 따내는 타이슨 챈들러!!]

[엘튼 브랜드가 벤치로 들어가니 타이슨 챈들러가 인사이드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습니다. 앨리웁은 물론이고 공격리바운드와 풋백까지 마음껏 휘저으며 다니는군요! 완전히 필라델피아의 골밑을 농락하고 있습니다!]

타이슨 챈들러는 리바운드한 공을 곧바로 앞쪽에 보이는 노비츠키에게 킥아웃 패스를 찔러주었다. 노비츠키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테디어스 영을 노련하게 슈팅 페이크로 제쳐 버리고는 슈팅을 쏘아 올렸다.

탁-

[아아! 덕 노비츠키, 뒤에 이궈달라가 달려듭니다!]

[슈팅 페이크로 테디어스 영을 제낀 것까지는 좋았습니다만, 이궈달라의 운동능력은 상당하거든요?! 상대가 노비츠키라고 해도 블락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안드레 이궈달라! 다행이도 살짝 스치기만 한 슈팅...]

퉁-

[빗나갑니다, 치열한 박스 아웃! 스펜서 호즈와 타이슨 챈들러!]

또 다시 박스아웃에서 밀려버린 스펜서 호즈는 타이슨 챈들러가 리바운드를 따내기 위해 솟구쳐 올랐음에도 제대로 뛰지도 못한 채, 그저 공중에 뜬 챈들러를 살짝 밀어서 리바운드를 방해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밀었다는 것이 스펜서 호즈 입장에선 살짝이었지만, 공중에 뜬 채 떠밀린 타이슨 챈들러에겐 절대로 아니었다.

"아아악!!!"

공을 잡은 채 공중에서 흔들린 챈들러는 착지를 하기 위해 허둥지둥 발을 땅에 제대로 착지하게 하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고의인지 아닌지 모를 스펜서 호즈의 발이 하필이면 타이슨 챈들러가 착지할 곳에 놓여 있던 것이 문제였다.

"챈들러!"

결국 스펜서 호즈의 발을 밟고 잘못 착지한 챈들러는 발목이 비틀린 채 넘어지고 말았다. 발목을 부여잡은 채 고통스런 신음을 내는 챈들러에게 영재는 곧바로 달려가 발목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했다.

'다, 다행이다...'

중량이 무거운 빅맨일수록 공중에서 흔들려 잘못 착지하면 뼈가 부러질 수도 있는 중상을 입을 수 있었다. 다행이도 챈들러는 순간적인 반응으로 발목이 확 돌아가는 것은 막았는지, 그저 복숭아 뼈 근처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 뼈에 금이 가거나 뼈가 부러진 경우라면 제대로 걷거나 서기도 힘들 정도인데, 다행이도 챈들러는 고통이 조금 가시자 상체를 일으키고 앉아서 자신의 발목을 눌러보기도 하고 어디가 아픈지 확인하면서 아플 때 표정을 와락 찡그리는 정도였다.

"지금 정말 위험한 플레이였잖아요! 잘못 떨어졌으면 발목 골절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구요!"

같이 뛰고 있던 제이슨 키드와 덕 노비츠키는 댈러스의 공동 주장답게 심판에게 스펜서 호즈의 플레이에 따른 심판의 파울 판정에 불만을 제기했고, 스펜서 호즈는 미안하단 제스쳐는 취했지만 설렁설렁 넘기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심판은 스펜서 호즈에게 플래그런트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고, 노비츠키와 키드는 불만을 토로했지만 더 이상 항의하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단호하게 두 선수를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챈들러. 괜찮아요?"

"으윽, 글쎄. 걸을 수는 있는 거 같아."

혼자서 절뚝이며 걸을 순 있다는 것에 영재는 안도했지만, 그래도 팀내 주전 센터가 부상을 입었다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게다가 타이슨 챈들러는 부상 경력이 화려한, 이른바 인저리 프론(injury prone)이었다. 내구성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부상은 챈들러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젠장, 좀 재미있다 싶으니까... 내 신경 쓰지 말고. 저것들 박살내고 와. 그럼 나중에 보자구."

챈들러는 마지막까지 팀원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애써 웃음지으며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아 라커룸으로 향했다. 절뚝거리는는 그의 뒷모습에 선수들은 왠지 모를 투쟁심이 가슴에서 뭉글뭉글 샘솟는 느낌이 들었다.

[아, 정말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타이슨 챈들러, 다행이 부축을 받아 걸어가는 걸 보니 그리 큰 부상은 아닌 듯 합니다. 경기 후반에 복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공중에 떠 있는 상대를 미는 것은 정말 위험한 행동입니다. 아무리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린다고 해도 저런 행동은 용납할 수 없죠. 고의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지양해야 할 플레이입니다.]

결국 타이슨 챈들러 대신 이안 마힌미가 그의 자리를 대신해서 센터로 뛰기 시작했다. 영재는 마지막까지 챈들러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마구 뒤섞이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발목, 자신을 좀먹던 발목 부상이었다. 부상의 경중을 떠나서 발목은 잘못 다치면 고질적으로 달고 사는 부상이 될 수 있었고, 게다가 타이슨 챈들러는 부상이 잦았던 센터였다. 올 시즌은 아직까지는 운이 좋게도 부상이 없는 깔끔한 시즌이라며 즐거워했던 타이슨 챈들러의 웃음을 떠올린 영재는 냉정하게 필라델피아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퉁-

공을 튕기면서 하프라인으로 넘어온 영재는 마힌미가 탑으로 올라와 스크린을 서 준 것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마힌미를 타고 넘어 자신을 따라붙던 홀리데이를 떨쳐냈다. 마힌미의 스크린이 허술하긴 했지만, 워낙 부드럽고 빠르게 파고드는 영재를 따라잡기는 무리가 있었다.

[영재 윤, 그대로 골밑까지 파고듭니다! 마힌미 역시 파고들죠?!]

[직접 올라가나요? 아니면 동료들에게 패스를 주나요?]

영재는 마힌미에게 패스를 빼줄 것처럼 왼 손에 잡은 공을 옆으로 내밀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스펜서 호즈는 영재의 움직임에 속아 마힌미 쪽으로 몸을 돌리며 패스 길을 막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영재는 왼손을 다시 빼내 공을 오른손으로 옮기며 림으로 뛰어올랐다.

슉-

[영재 윤! 기가 막힌 패스 페이크! 스펜서 호즈가 꼼짝없이 속아버렸습니다!]

[가볍게 레이업으로 올려놓는 영재 윤입니다. 역시 꾸준한 선수답습니다. 챈들러의 부상으로 흥분할 수 있음에도 냉정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정말 프로페셔널 합니다.]

원래라면 상대를 도발할 법 했지만, 영재는 그저 스펜서 호즈를 잠시 동안 노려볼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코트로 돌아갔다. 그러자 스펜서 호즈는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고작 루키 주제에 조금 잘 한다고 저러는 모습이 스펜서 호즈 입장에선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던 것이다. 가뜩이나 오늘 경기가 잘 안 풀리는데 거기에 기름을 부어버린 것이다.

'흥분해라.'

영재는 차라리 스펜서 호즈가 그러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면 자신의 경기를 하지 못할 테고, 결국 점수가 더욱 벌어져 상대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안길 수 있으니까. 영재는 제발 스펜서 호즈가 그러길 바랬다.

[아! 스펜서 호즈! 이번은 너무 무리한 슈팅입니다!]

[아무리 슈팅 레인지가 넓은 센터라고 해도 저렇게 무책임한 슈팅을 쏘는 것은 필라델피아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죠?! 림을 맞고 흘러나오는 공, 덕 노비츠키가 리바운드를 따 냅니다.]

[노비츠키가 곧바로 앞에서 달리고 있는 영재 윤에게 강한 패스를 뿌립니다. 공을 받아 엄청난 속도로 필라델피아의 골대를 향해 달려드는 영재 윤!]

영재의 벼락같은 드리블 돌파에 당황한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허둥지둥 수비를 하기 위해 영재를 뒤쫓았지만, 영재의 돌파 속도는 최상급의 수준이었다. 결국 탑 위치에 서 있던 스펜서 호즈만이 영재의 앞에 서서 영재의 드리블 돌파를 저지하는 수 밖에 없었다.

스펜서 호즈는 점퍼를 허용하더라도 골밑돌파는 막겠다는 생각으로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영재는 그런 스펜서 호즈를 보곤 더욱 빠르게 앞으로 달려들었다. 결국 하이포스트까지 파고든 영재는 스펜서 호즈가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자마자 그대로 솟구쳐 오른손에 잡은 공을 위로 쭉 들어올렸다.

[영재 윤! 호즈의 조금 앞에서 플로터를 시도합니다!]

퍼억!!

"?!!"

영재는 스펜서 호즈를 속이고 뛰어올랐다 생각했지만, 스펜서 호즈는 영재의 공을 막을 생각이 없었는지 손을 위로 뻗어 블락을 하는 척 하며 영재의 몸을 어깨로 교묘하게 치고 왼 손은 영재의 유니폼을 잡아끌었다.

쿠당탕탕!!

영재는 그대로 스펜서 호즈의 손에 이끌려 땅에 쳐박히고 말았다.

슉-

삐이익!!

[와우! 영재 윤의 엄청난 플로터! 공중에서 흔들리는 와중에도 림을 건드리지 않고 들어가는 클린 샷입니다!]

하지만 이미 슛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영재는 땅바닥에 쳐박히자 마자 벌떡 일어나 스펜서 호즈에게 달려들었고, 호즈도 참지 않는다는 듯 영재에게 달려들었다.

"Beggep!!!"

"What?! Beggep?! What the fuck? asshole!"

기어이 영재와 스펜서 호즈가 맞부딪치려는 순간, 필라델피아의 테디어스 영과 이궈달라, 그리고 댈러스의 키드와 매리언이 영재와 호즈를 붙잡으며 간신히 둘을 떼어놓았다.

"더러운 새끼!! 옷을 잡아끌어서 땅에 쳐박으면 어쩌라는 거야!!"

"의도적으로 한 게 아니라 손에 옷이 걸린 건데 민감하게 굴지 마! 어린 새끼!! 건방이나 떨지 마!!"

영재는 자신을 붙잡는 키드와 매리언의 저지에도 화가 쉬이 풀리지 않아 씩씩거렸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에라도 타이슨 챈들러의 부상에 대해 따져 묻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것을 따져봤자 스펜서 호즈는 발뺌할 것이 분명했고, 그것이 고의가 아니었음을 계속 주장할 것을 알기에 캐묻지 않았다. 하지만 3쿼터의 스펜서 호즈는 분명 동업자 정신이 결여된 플레이로 일관하고 있었기에 영재는 화가 난 것이다.

"그러다 부상을 입으면 끝이야!! 개새끼야!! 너만 농구 하는 게 아냐!! 다른 선수들도 다 하고 싶은 거라고!!"

"......."

스펜서 호즈는 더 이상 할 말 없다는 듯, 미련 없이 돌아섰고 영재는 진정하라는 키드와 매리언의 말에 결국 화를 가라앉히고는 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심판에게 각자 구두 경고와 함께 반칙을 받은 두 사람은 아직도 서로에게 선 날이 쉬이 가시지 않았지만, 경기를 위해서라도 우선은 대충이라도 덮는 수밖에 없었다. 당장 자유투를 쏘아야 하는 것도 자신이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가운데 두 마디의 영어는 욕입니다 ㅋㅋ. 해석하자면

이 거지XX가!

뭐? 거지XX? 뭐 이런 씨발XX가!

정도입니다.

※플래그런트 파울 : 한마디로 '심한 파울'입니다. 상대가 부상을 당했거나 그럴 위험의 소지가 있는 위험한 파울은 플레그런트 파울이라고 하며, 보통 파울중에서 수위가 가장 높은 파울입니다. 플래그런트 파울을 범하면 상대팀에게 2개의 자유투와 상대팀에게 다시 공격권까지 주어지게 됩니다. 파울이 얼만큼 심한가에 따라서 플래그런트 1 아님 2가 정해집니다. 플래그런트 2는 바로 퇴장이고 플래그런트 1은 플래그런트 파울을 한번 더 받아야 퇴장입니다.

※인저리 프론(injury prone) : 부상을 입기 쉬운 선수.

개구리파워님/// 헤헤헿 정독해주신다니 쓰는 보람이 있네요

야베스님/// 확실히 골스가 덜 절실해 보입니다. 일단 그린이 좀 살아나야되는데, 허리 통증이 있다는군요. 이대리의 출전시간이 늘어날 듯합니다.

-DarkANGEL-님, misscherry님, 케바밤님, 오마리온님/// 코멘 감사합니다!!

라피르and진트님/// 그러게요. 이렇게까지 절실할 줄이야...

강자일님/// 하핫. 마커는 해당 포지션에 따라 팀들이 원하는 게 다르니 ㅠ.ㅠ 저희는 마이지엠모드나 대결을 주로 합니다. 말씀하신 인물 부분은 저희도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파이넨시아님/// 감사합니다~. 그 지적하실 부분은 쪽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Luscinia님/// 음... S팀이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오늘도 심심한 애도를ㅠ.ㅠ 말씀대로 60화에 문제가 있었군요.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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