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89화 (89/296)

00089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2월 26일 워싱턴전을 시작으로 댈러스는 토론토 - 필라델피아까지 원정 3연전 경기를 치뤄야 했다. 백투백 원정경기인 27일 토론토 전까지 승리로 가져온 댈러스는 선수들이 필라델피아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체내에 축적되어있는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스파와 마사지를 제공해 주었다. 하루의 휴식을 가지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게 다행이었다.

"에휴, 무슨 경기 스케쥴이 이래. 워싱턴-필라델피아-토론토랑 붙으면 어디가 덧나냐. 토론토전이 중간에 껴서 국경넘어 갔다왔잖아."

"그러게 말야. 워싱턴이랑 필라델피아는 차로 이동해도 3시간이면 가는데 말이지. 워싱턴하고 필라델피아전이 백투백이면 그리 피곤하지도 않을 텐데. 워싱턴에서 토론토 가자마자 경기 준비하려니 정말 힘들었지."

선수들은 미국과 캐나다를 왔다갔다하며 이동거리가 길어진 스케줄을 투덜거렸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에서 도쿄를 갔다가 대전으로 이동한 셈이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4일간 3경기를 원정으로 치루다보면 시차와 이동중의 피로까지 겹쳐 몸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얼마전에 뉴욕에서 보스턴, 샬럿으로 3연속 원정했을 때보다 훨씬 이동거리가 길어서 더 피곤하네. 그때처럼 좀 이동거리 배려 좀 해주지 말야."

"어휴, 그건 양호한거지. 1월달에 텍사스에서 동부갔다가 텍사스 돌아왔다가 또 동부가는 원정 4연전때가 진짜 지옥이었지."

그간의 원정 3~4연전을 생각하며 주변의 선수들끼리 사담을 나누던 선수들은 각자 스파에 몸을 담궜다.

"으어어어-"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났지만 스파에 몸을 담근 선수들은 마사지가 언제 아팠냐는 듯 짧지만 편하게 휴식을 즐겼다. 그렇게 구단 차원에서 제공해 준 휴식 스케쥴을 모두 마친 선수들은 각자 배정받은 방으로 돌아가 개인적인 시간을 가졌다.

영재 역시 자신에게 배정된 방에 들어와 가방을 내려놓고는 TV를 켰다. TV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소리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다. 탄력성의 부족, 힘의 부족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영재는 하루의 마무리를 항상 요가와 스트레칭으로 끝냈다. 하루라도 빼 먹지 않고 하기란 쉽지 않지만 운동선수는 몸이 재산이었고 영재는 전생의 아쉬움 때문에라도 도무지 거를 수가 없었다.

정규시즌이 시작되었을 당시와 비교해서 영재는 힘을 늘리기 위해 5KG를 늘리면서 벌크업을 했다. 벌크업이라는 것이 힘을 늘리는 것이지만 그만큼 하체의 관절에 과부하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시즌 중에 무리한 벌크업은 부상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그러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영재는 지루하고 단순한 스트레칭을 허투루 할 수 없었다.

영재는 한동안 요가와 스트레칭을 병행하더니 스마트폰을 꺼내 한손으로 능숙하게 메세지를 입력했다.

[EK. 전 필라델피아에요. 촬영은 어때요?]

지이잉-

[Y13, 촬영은 좀 힘들어요. 숲 속이라 벌레가 많죠. 그래도 재미있어요.]

영재는 벌레때문에 고생하는 에밀리를 상상하더니 슬쩍 웃고는 마지막 메세지를 남겼다.

[잘 쉬어요.]

그리고 영재는 스마트폰을 침대 위로 던진 채 샤워실로 들어갔다.

선수들이 필라델피아 경기를 앞둔 전날, 댈러스 구단에서는 어떤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코리 브루어 영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일단 브루어 측에서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는 구단은 우리와 보스턴 셀틱스 뿐인 것 같습니다."

댈러스의 구단주 마크 큐반과 사장 겸 단장인 도니 넬슨이 수많은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보스턴이라. 하긴 그 팀도 폴 피어스의 백업이 신통치 않군요. 우리는 매리언과 페쟈가 있어서 브루어 측이 보스턴을 더 매력적으로 생각할 것 같은데, 우리가 제시할만한 건 없나요? 브루어는 출전시간 보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플레이오프 로스터 등록 가능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모든 플레이오프 컨텐더 팀들이 눈에 불을 켜고 전력보강을 하려는 시기였다. 뉴욕 닉스에서 웨이브 된 코리 브루어는 댈러스에서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코리 브루어는 기본적으로 스몰포워드이며, 슈팅가드가 가능한 선수였다. 4년차 선수로 수비에 특화된 선수였다. 웨이브(방출)되었다고 해서 실력이 형편없을거란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브루어의 실력은 어느 팀에든 괜찮은 백업 멤버가 될 수 있었고, 아직까지 젊은 선수였기 때문에 그의 실력이 더욱 향상된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카드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몇몇 구단은 브루어의 웨이브 소식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 중에서 댈러스와 보스턴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보스턴 셀틱스는 폴 피어스의 백업으로 마퀴스 다니엘스와 본 웨이퍼를 기용했지만, 주전이 벌어놓은 점수를 지키지 못하고, 폴 피어스에게 휴식시간을 줄 수 없는 실력이었기 때문에 브루어의 웨이브 소식은 보스턴에겐 마른 사막에 단비와 같을 정도였다.

반면 댈러스는 페쟈 스토야코비치-숀 매리언, 영재-제이슨 테리가 2,3번의 출전시간을 완전히 나눠쓰고 있으며 드숀 스티븐슨까지 더 있는 상황이었다. 겉으로만 본다면 브루어가 댈러스에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돌아오지 않는 경기감각의 드숀 스티븐슨, 슈팅의 정확도가 아쉬운 숀 매리언, 부상 위험이 있고 수비에 심각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페쟈 스토야코비치를 생각한다면 댈러스도 간절하긴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인 페쟈, 드숀을 생각하면 브루어는 좋은 보험이었다.

"보스턴은 브루어에게 1년 2M의 단년계약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보스턴의 입장에서는 브루어가 가장 만족할만한 팀이 자신들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2년 5M의 계약을 제시할 생각입니다."

"2년... 좋습니다. 만약 보스턴에서 2년을 제시하면 우리는 3년까지 올리도록 해요. 어차피 브루어 정도의 선수를 연간 3M이하로 쓴다면 3년계약을 해도 손해는 아니라고 봐요."

에이전트는 선수를 위해 이 팀 저 팀에게 정보를 흘리고 좋은 계약을 따내려고 한다. 그렇기에 보통 계약 데드라인을 짜고 조금씩 서로 조건을 맞춰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보스턴에서 온 제의는 댈러스가, 댈러스에서 온 제의는 보스턴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큐반은 브루어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 생각하고는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잡기 위해 3년계약까지도 감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넬슨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큐반, 3년 보장은 안됩니다. 지금 이미 우리는 스몰포워드에 매리언에게 5년간 평균 900만달러를 줘야 해요. 아무리 윤과 보브아가 싼 값에 묶여있다지만 내년 CBA가 어떻게 개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 후한 연봉은 곤란합니다."

"넬슨 단장의 생각이 그렇다면, 3년차는 팀옵션을 거는 정도로 합시다."

평소 선수들의 연봉을 후하게 주는 큐반 구단주의 제안에 도니 넬슨 단장은 제동을 걸었고, 큐반은 타협안을 제시했다. 팀 옵션은 팀이 해당 시즌 계약을 인정할지 파기할지 결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계약을 하면 구단에도 재정적 손실이 최소화되고, 선수도 안정적인 장기계약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브루어의 경우 손을 벌리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굳이 값싸게 팀 옵션까지 감당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한 넬슨은 그 마저도 약간은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팀옵션은 브루어측에서 거절할 것 같고, 비보장으로 가도록 하죠. 어차피 브루어가 우리 팀에 필요하기는 하지만, 오버페이를 해야 할 정도로 급한 선수는 아닙니다."

"그러면 브루어 영입은 그 정도로 하고, 나머지는 넬슨 단장에게 일임하죠. 로스터를 한 자리 비우는 것은 어떻게 하기로 했나요?"

구체적인 협상은 넬슨에게 맡기기로 한 큐반은 다른 안건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칼라일 감독 및 코치들과 의견을 나누어 본 결과 아진샤를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아진샤는 서머리그에서는 기대를 많이 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부상이나 출전시간의 부족으로 팀에서 쓸모가 없는 자원이 된 상황입니다."

"타이슨 챈들러의 건강을 우려해 센터를 4명 보유한 것이었으니 말이죠. 챈들러와 헤이우드가 거의 대부분의 경기를 뛰고 보험으로 영입한 마힌미까지 있었으니."

타이슨 챈들러의 실력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실력과는 별개로 챈들러의 내구성은 30개 구단 전부 의문부호를 쉽게 지울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챈들러는 데뷔 10년 중에 풀타임 주전경험은 고작 2년 뿐이었고, 최근 2년은 평균 48경기 출장에 불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6년이나 되는 장기계약을 맺은 헤이우드가 있음에도 이안 마힌미와 알렉시스 아진샤까지 4명을 로스터에 집어넣은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헤이우드가 극도의 부진을 겪으며 자동으로 센터 로테이션이 돌아가게 되었지만 아진샤는 그 좋은 기회마저도 잡지 못했다. 괜찮은 스킬과 스피드로 파워포워드 포지션으로 컨버젼까지 시도했지만, 부상과 출전시간 부족으로 실패해 버리고 말았다.

"아진샤의 가치는 낮은 편이라 웨이브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카드를 맞출 만한 팀이 있었나보군요?"

"네. 토론토 랩터스의 GM(General Manager;단장) 브라이언 콜란젤로와 거의 성사 직전입니다. 아진샤와 우리 팀의 13년도 2라운드픽, 현금을 주고 토론토의 미래 2라운드픽을 받기로 했습니다. 어떻습니까?"

큐반은 생각 외의 이야기였는지, 넬슨의 제안을 듣고는 서류와 노트북을 잠시 뒤적거렸다.

"토론토의 2라운드 픽이라면 우리 팀보다는 높은 순위겠군요. 괜찮은 딜로 보입니다. 저는 승인하겠습니다. 혹시 다른 트레이드 제안은 없었나요?"

"네. 원래는 드숀 스티븐슨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지만, 만기계약이더라도 연봉이 400만 달러나 되어서 단독으로는 트레이드 매물로 쓸 데가 없었습니다. 버틀러와 드래프트픽을 묶어서 좋은 선수를 데려오려 해봤는데 반응이 미지근했습니다."

"확실히 시즌 중반에 만기계약 카드는 생각보다 효율이 낮군요. 새 CBA개정이 어떻게 될지도 아직 안개속이니 말이죠. 만약 직장폐쇄가 된다면 FA선수들의 거취는 매우 복잡해지겠군요. 얼마 전에 깨진 데빈 해리스 딜이 아쉽네요."

댈러스는 캐런 버틀러의 시즌 아웃 이후, 다양한 팀과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데빈 해리스(뉴저지 네츠), 스티븐 잭슨(샬럿 밥캐츠), 알 해링턴(덴버 네겟츠), 안드레 이궈달라(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등의 2옵션급 선수들을 타겟으로 삼았었다. 결국 뉴저지 네츠를 포함한 3각딜로 데빈 해리스를 얻는 것이 눈앞이었지만, 막판에 깨져버렸다. 뉴저지가 골든스테이트를 끼워서 유타 재즈와 3각 트레이드를 해버린 것이었다.

"다들 보브아를 낀 딜을 원하더군요. 확실히 작년의 임팩트 때문인지 부상 회복 후 경기력이 신통찮은데도 말입니다. 윤은 2011년을 기점으로 트레이드 매물로는 거의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 둘 외에 우리 팀에 트레이드 가치가 있는 젊은 선수는 없지만요."

"하긴 윤은 트레이드 불가 선수기도 하고, 선수 값어치만을 따지면 우리가 노리던 카멜로 앤써니나 데론 윌리엄스 못지않죠. 일단 그러면 올시즌 트레이드 시장은 이쯤에서 접고 내년 FA시장까지 기다려봅시다. 나머지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몫입니다."

준 올스타급의 실력을 보여준 1년차 루키의 값어치는 상상 이상일 수밖에 없었다. 샐러리캡 제도 아래에서는 정해진 샐러리캡 안에서 하나의 팀을 운용해야 했기에 가성비가 좋은 선수는 실력 이상의 가치를 가지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하물며 아직 어린 선수이고 계약기간이 많이 남았다면 그 가치는 배 이상으로 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회의를 마쳤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으악 기말고사 기간입니다 ㅠ.ㅠ 2주에 걸쳐서 있어서, 느긋하면서도 다른 애들도 많이 공부할테니 불안하네요. 그래도 일일연재는 꾸준히 할 겁니다~~

베지밀군님, 찬란한유산님/// 서머리그, 프리시즌에서 워싱턴을 만난 데다가 드랲 라이벌이기에 그렇습니다 ㅎㅎ. 실제 만난 경기 수는 4경기밖에 안되요. 같은 지구 팀들도 4경기인데, 저희가 3경기를 묘사해서 그렇습니다. 아 루키 챌린지에서도 ㄷㄷ

냥사장님/// Y!! 13!!

악마의숫자님/// ㅎㅎ 더 성장해야죠!!

망포동님/// 저희에게는 최고의 칭찬입니다ㅋㅋ

쿤다라님, -DarkANGEL-님, CountOfDark님, OLD-BOY님, 파이넨시아님, misscherry님/// 코멘 감사합니다!!

anwkdk님/// 제 개인적인 생각인지라 ㅎㅎ. 영재 정신연령상 거의 30이고, 어린 여자랑 맞을 나이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부자가 20살 여자 찾는 건 그냥 얼굴하고 몸매보고 찾는 거라고 봐요. 보통 자신이 의지할 배우자를 찾는 운동선수들은 20대 중반 이상의 여자를 선호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영재 상황에서 동갑이나 연하는 20살 이하인데... 과연 정신연령이 맞을지는 조금 의문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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