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81화 (81/296)

00081  2010-11 올스타전(All-Star Weekend)  =========================================================================

2011년 2월 18일. 올스타 전야제는 말 그대로 전야제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루키 챌린지가 가장 중요한 이벤트이고, 경기 전후, 그리고 하프타임동안 다양한 관중 참여 이벤트나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다.

경기 전 마지막 HOOBASTANK 의 공연이 끝나자, 선수들이 드디어 몸을 풀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슈팅 연습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하는 선수들을 보며 한껏 고조되기 시작했다.

"에밀리, 저기 봐봐. 저기 윤 있다."

하늘색 매버릭스 져지를 입은 채 슈팅을 쏘는 영재의 모습. 스티브는 딱 찾아냈는지 영재를 유심히 지켜봤다.

"오~ 오늘 슈팅 감각 좋네?"

"응! 아, 누나. 윤의 발목 보호대가 많이 낡은 거 같아서 나 용돈 모으고 있어! 누나가 또 골라줄 수 있어?"

데이비드의 순수한 팬심에 멜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영재가 착용하고 있는 발목보호대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친동생같이 챙기는 아이가 잘 되었으면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였다.

"......"

하지만 에밀리는 멜리와는 조금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겉으로 티는 안내도 꼿꼿이 솟구치는 영재의 빠른 슈팅 자세, 깔끔한 꽂히는 공, 매너있는 첫 만남. 자신이 좋아하는 수수한 향을 가진 영재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머, 에밀리. 그런 타입이야? 아이같은 연하남?"

"아, 아니야. 그냥, NBA를 잘 모르니까..."

"왜~ 하긴, 윤 정도면 키도 크지 몸도 좋지, 생긴 것도 동안이지. 매너도 좋아 보이고 뭐랄까... 참 어린 남자같지 않은 느낌이 있어. 그래! 언니라면 허락할께!"

극중에서 메기와 베스 역을 맡아 친자매로 나오는 두 사람이다보니, 아무래도 서로가 친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도 로렌은 82년, 에밀리는 85년생이니 에밀리가 동생처럼 로렌을 좋아하고 있었다.

"저런 남자 누가 낚아채도 전혀 이상할 게 없지. 누구 스티브 씨처럼 카사노바도 아닌 거 같던데."

"에이, 아니야~ 나는 그저 화목한 촬영 분위기를 위해서..."

"그래, 그렇다고 해. 그래서 노먼하고는 잘 되가?"

"윽! 거기서 노먼이 왜 나오는거야."

스티브와 로렌이 옥신각신하는 동안 에밀리는 저도 모르게 자꾸 영재에게 시선이 갔다.

어찌됐든 이런 것을 알 리 없는 영재는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벤트전답게 경기를 즐길 것이지만, 그렇다고 허투루 할 생각도 없었다. 리그에선 볼 수 없는 화려함으로 관중들과 자기 자신을 만족시킬 것이고, 영재는 이 경기를 100% 즐길 것이기 때문이다.

가벼운 몸풀기까지 모두 끝낸 선수들은 각자의 팀으로 돌아갔다. 감독과 코치들의 지시에 따라 스타팅으로 선발된 선수들은 천천히 져지를 벗고 경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즐거운 축제에, 멋지고 화려한 퍼포먼스와 더불어 승리까지 가져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지. 모두들, 2년차 선배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고 와라."

마이크 부덴홀져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짧고 굵게 기합을 내질렀다.

"다들 하고 싶은 거 하고 와 봐!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라구!"

오늘은 선수로서가 아니라 코치로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루키팀 선수들은 왠지 모르게 어색한 아마레의 양복 차림에 슬쩍 웃음이 새어나오려 했지만, 이내 꾹 참고는 아마레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ESPN에서 독점으로 중계하는 2010~2011 NBA All-Star Weekend 의 첫째 날의 캐스터를 맡은 마이크 브린입니다.]

[해설에 크리스 웨버 입니다. 마이크? 반갑습니다.]

[하하! 반갑습니다. NBA의 정규시즌 중 가장 큰 축제인 올스타전의 분위기는 매년 느끼지만 항상 대단한 열기가 느껴집니다. 오늘은 올스타전의 전야제로서 루키 챌린지가 열리죠?]

[맞습니다. 3일에 걸친 올스타전의 수많은 이벤트 중 가장 첫 번째 이벤트입니다. 60번째 올스타전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T-Mobile 루키 챌린지. 이름대로 NBA에 이제 막 데뷔한 루키들과 혹독한 루키시즌을 보낸 소포모어 선수들간의 대결이죠. 이들에게 1년의 격차는 상당히 크기에 보통은 소포모어 팀이 승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루키 팀이 이긴 것은 21세기의 10년 동안 단 두 번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오늘의 소포모어 팀은 작년 루키였을 때 소포모어 팀을 꺾은 두 번째 선수들입니다. 그 만큼 이번 소포모어 팀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죠. 과연 오늘의 승리는 어느 쪽에 돌아갈까요?]

[그렇지만 이번 시즌은 전문가들도, 팬들도 매우 압도적으로 루키팀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의 루키들은 너무나 대단합니다. 스타팅으로 예상되는 다섯 선수 모두가 동포지션의 소포모어 선수들보다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어요.]

마이크 브린의 의견에 웨버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유창하게 해설을 하기 시작했다.

[루키팀의 스타팅이 존 월, 영재 윤, 랜드리 필즈, 블레이크 그리핀, 드마커스 커즌스죠. 이를 상대하는 소포모어 팀의 스타팅은 브랜든 제닝스, 스테픈 커리, 더마 데로잔, 타지 깁슨, 드후안 블레어입니다! 말씀대로 이번 시즌의 기록만 보면 다섯 명 모두 루키팀의 선수들이 우위를 보여주고 있는 건 사실이죠. 이런 시즌이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특히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블레이크 그리핀은 역대 45번째로 루키시즌에 올스타에 선발된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리핀과 신인왕을 경합중인 존 월과 영재 윤도 올스타에 뽑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기록을 보여주고 있죠. 신인왕 3인방이 모여서 어떤 시너지를 낼 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커즌스와 필즈도 대단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소포모어 팀은 이 둘의 기록에 비빌만한 선수도 별로 없습니다. 작년 루키 챌린지는 소포모어 팀의 우세가 점쳐졌음에도 불구하고 루키 팀이 승리했었는데, 과연 이번 루키 챌린지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이제 곧 경기 시작합니다!!]

마이크 브린과 크리스 웨버의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심판의 손에서 공이 떠나 하늘로 휙- 솟구쳤다.

우와아아!!!

[점프볼!! 드마커스 커즌스가 공을 따냅니다.]

[역시 드후안 블레어가 언더사이즈 센터기에 점프볼은 루키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죠. 커즌스 존 월에게 공을 넘깁니다.]

올스타전의 특성상 수비적인 마크가 심하진 않지만 일종의 퍼포먼스 대결 구도에선 밀리지 않고자 했기 때문에 플레이가 자연스레 화려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존 월은 공을 받자마자 블레이크 그리핀에게 공을 넘겨주었다. 부덴홀저 감독과 아마레 코치는 선수들에게 각 포제션을 나눠가며 공격해보는 것을 추천했고, 선수들도 그거 참 재미있겠다며 킥킥 웃었다.

그리핀은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까지 넘어가며 선수들을 둘러보았다. 탑 위치까지 선 그리핀은 오랫만에 드리블을 해 볼까? 라는 생각으로 낮게 드리블을 치기 시작했고, 영재는 그런 그리핀의 모습에 흥미를 느끼고 빠르게 앞에서 스크린을 서 주었다.

그리핀은 영재의 스크린을 슥 타는 듯 하다가 자신의 마크맨만 딱 떼어내자마가 곧바로 3점슛을 쏘아올렸다. 어설픈 듯 쏘아올린 3점슛이 림에 맞아 퉁! 튕겨나가버렸다.

[그리핀의 3점이 빗나가고 공이 떨어집니다!]

"우어!!"

떨어지는 공을 확인하고 박스아웃으로 드후안 블레어를 떨쳐 낸 드마커스 커즌스는 떨어지는 공을 향해 뛰어올라 양 손으로 공을 잡고는 그대로 림에 내리찍어 버렸다.

[드마커스 커즌스의 엄청난 풋백 덩크!!!]

[드후안 블레어, 높이에서 밀리고 위치선정도 놓쳤습니다!]

[와우, 처음부터 엄청난 덩크가 나왔습니다! 이런 멋진 덩크를 볼 수 있는게 바로 올스타의 묘미겠죠! 루키 챌린지의 선수들도 절대로 실력이 모자란 선수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커즌스는 평상시와는 달리 양 손으로 림을 콱 움켜잡고, 마치 턱걸이를 하듯 이두박근에 엄청난 힘을 주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양 다리가 끌려 올라가는 듯한 자세가 되었고, 그 튼튼한 골대가 휘청일 정도로 파워가 대단했다.

드마커스 커즌스는 새크라맨토 킹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고 있었다. 지금까지 평균 25분을 뛰면서 13.2득점, 7.8 리바운드, 2.1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격형 센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비적인 능력에서 의심을 없애지 못한 것은 아직까지 여전했다. 블락이 경기당 평균 한 개가 되지 않고 골밑을 지키는 것에 있어서 서툰 모습을 보였고, 무리한 공격으로 인해 경기당 평균 턴오버가 무려 3.7개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멘탈적인 부분은 팀 내에서도 걱정거리였는데 신경전에 잘 휘말리고 경기가 기울었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물론 커즌스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기에 어떤 고민이 있는지까지 알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오늘의 커즌스는 그런 걱정이나 좋지 않은 모습을 빼고 경기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소포모어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브랜든 제닝스와 스테픈 커리의 현란한 드리블링으로 루키팀을 압박했다. 물론 수비를 그다지 뻑뻑하게 하지는 않지만, 수비도 안정성 대신 도박성 높은 수비를 할 수 있었다. 정규시즌의 경기처럼 타이트하게 붙거나 거친 수비가 좀 적더라도 스틸이나 블락과 같이 눈에 띄는 수비로 상대방의 기세도 죽이고 관중들에게 멋진 장면을 선사해 줄 수 있었다.

"설렁설렁 하자고. 응?"

"그래, 설렁설렁."

제닝스는 슬쩍 웃으면서 영재에게 이야기를 건넸고, 영재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설렁설렁 수비를 하는 척, 팔을 스윽- 내리며 수비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탁!

[아아아! 제닝스 앞에서 팔을 내린 척하며 뒤로 살짝 물러나던 영재 윤! 팔을 채찍처럼 휘둘러 화려한 드라이브인을 시도하려던 제닝스의 공을 스틸합니다!]

[수비도 분명 화려할 수 있거든요?! 그중에서 찰나에 벌어지는 수비액션이 바로 스틸이죠! 역시, 루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스틸을 자랑하는 영재 윤 답습니다!]

관중들도 영재의 스틸에 깜짝 놀라며 커다란 함성을 질렀다. 아즈텍스 멤버들은 작년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으며 영재에게 함성을 질렀고, 멜리와 데이비드 가족은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스티브와 로렌 역시 경기에 몰입하며 박수를 치며 영재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었다.

스틸을 한 후 앞으로 달려나가는 영재의 옆으로 나란히 달려오는 존 월. 영재는 소리내서 웃어버리곤 그대로 림 까지 달려갔다. 원 핸드로 덩크를 내리찍을 듯 뛰어오른 영재는 백보드에 공을 퉁기고 그대로 내려왔고, 존 월은 이미 영재의 의도를 알고 있었던 듯, 단 한번의 머뭇거림 없이 영재가 떨어지자마자 솟구쳐 올랐다.

[BANG!!!]

[와우, 와우! 두 선수 마치 같은 팀에서 많은 호흡을 맞춰봤던 사람처럼 대단한 덩크를 해냈습니다!]

관중들은 모두들 일어나 존 월을 외쳤다. 영재의 기가막힌 백보드 앨리웁 패스에 존 월은 공을 잡고 한 바퀴 턴을 돌고 그대로 내려찍어버리니 관중들의 눈이 호강할 수 밖에 없었다.

부덴홀져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역시 양복차림인 것을 잊은 채 영재와 존 월의 플레이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존 월은 영재와 하이파이브를 하곤 이두박근 댄스를 추며 기뻐했고, 영재도 그 옆에서 존 월과 같이 군무처럼 이두박근 댄스를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센스있게도 존 월이 댄스를 추자마자 경기장에 짤막하니 울려퍼지는 빠밤- 빠밤- 하는 음악에 관중들도 신이 나서 이두박근 댄스를 추며 존 월의 이름을 외쳐댔다.

[영재 윤 to 존 월의 환상적인 호흡! 이야, 이 두 선수가 만일 같은 팀에서 뛴다면 정말 대단할 것 같지 않습니까?!]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 때 양 팀의 코치로는 당시 현역 중 최고의 스타들인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 카멜로 앤써니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자정에 새로운 편에서 뵙겠습니다. 리코멘도 거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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