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80화 (80/296)

00080  2010-11 올스타전(All-Star Weekend)  =========================================================================

"스티브, 이거 표 비싼 거에요. 그러니까 졸지 마요."

"와, 이제서야 생색이야? 알겠어, 알겠다고. 안 졸고 똑똑히 볼테니까 멋진 거 많이 보여줘."

"이따가 멜리랑 데이비드 가족들도 오면 잘 챙겨주고요."

"걱정하지 마. 거의 도착했다니까 자리 맡아두고 있을께. 걱정 안해도 내가 알아서 챙긴다."

스티브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그 옆에 앉은 로렌과도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로렌은 좋은 경기를 기대한다며 표를 구해다준 영재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스티브는 자기 덕에 보는거라며 생색을 냈지만, 로렌은 가볍게 스티브의 옆구리를 꼬집으며 영재에게 감사를 표했다.

"즐겁게 보고 가세요."

"네. 다치지 마시구요."

그런데 정작 에밀리랑은 많은 대화를 나누기가 어려웠다. 노래의 주인공과 만나서 그런건지, 아니면 자신이 여지껏 본 적 없는 청순하고 아담한 에밀리의 외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자자! 이거도 기념인데 사진 한 장 찍을까?"

스티브는 사뭇 어색해진 두 사람을 불러왔고, 영재랑 에밀리는 서로를 슬쩍 보더니 동시에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버리고 말았다.

"둘은 여기서 딱 얼굴 붙이고, 내 팔이 짧으니까 딱딱 붙어 봐!"

스티브와 로렌은 머쓱한 듯 어색한 듯한 영재와 에밀리를 보더니 킥킥 웃으면서 짖궂게 두 사람을 붙여버렸다. 졸지에 초면인데도 서로 얼굴을 맞대게 된 영재와 에밀리는 어쩔 줄 몰라 허둥대다가 로렌이 두 사람의 어깨를 콱- 잡아버리니 그대로 얼굴을 맞댈 수 밖에 없었다.

영재는 에밀리에게서 봄의 향기가 나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 진하지 않은 화장에 뽀송한 피부 감촉이 기분이 좋았다. 반면 에밀리는 영재에게서 심플한 비누와 로션 향기밖에 나지 않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운동선수답게 심플하고 은근한 영재의 향이 좋았던 것이다.

"자, 하나, 둘, 셋!"

찰칵!

영재는 편안하게 벤치에 앉아 코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축제의 분위기인 만큼 열기는 후끈했고 가득 찬 스테이플스 센터 관중들은 들썩거리면서 축제의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정식 올스타전처럼 톱 가수들이 오진 않았지만 최근에 데뷔한 신인 가수들이나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가수들이 주로 초청되는 편이었다. 이들은 루키 챌린지의 시작, 올스타 위캔드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개막식 전까지 끊임없는 리허설과 연습을 진행했고, 관중들이 거의 들어설 즈음에 모든 리허설은 종료되었다.

탁-

그제서야 모든 준비가 끝나고 갑작스레 불이 소등되었다. 관중들은 한순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불이 켜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Wake up in the morning feeling like P.Diddy~

(아침에 일어난 난 피.디디처럼 느껴졌어~)

파파팡! 하는 소리와 함께 화려한 불꽃이 터지고, 무대 위로 요염하게 걸어나오는 여가수의 모습에 관중들은 자신도 모르게 우와!!! 소리를 질렀다. 영재도 마찬가지였고, 선수들 대부분이 흥에 취해 일어나 노래를 즐기고 몸을 흔들어대는 모습에 가벼운 웃음이 나왔지만 이런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자신도 일어나 무대를 즐기기 시작했다.

Tik tok on the clock, but the party don't stop~

(시계는 틱톡, 하지만 파티는 멈추지 않아~)

"Oh woah wo oh oh woah wo oh!!"

2010년 빌보드 차트 1위에도 올랐을 정도로 히트한 노래인 케샤의 Tic tok 이 흘러나오자 관중들도, 선수들도 이 노래를 들어봤던 사람들 처럼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케샤를 연호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2010-2011 NBA 올스타, 그 화려한 시작인 루키 챌린지에 오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노래가 잠시 멈추며 무대위로 올라온 MC는 다름아닌 코난 오브라이언. 2010년 2월까지 NBC 투나잇쇼를 진행하고 잠시동안 휴식을 가지던 코난 오브라이언이 2010년 말 TBS의 코난쇼 호스트로 화려하게 데뷔하면서 루키챌린지의 진행자로 나선 것이다.

"반가워요~. 케샤입니다!"

우와아아아!!!

관중들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케샤와 코난 오브라이언. 두 사람의 등장만으로도 분위기는 엄청나게 뜨거워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엄청난 열기에요, 케샤. 요즘 잘 안 보이던데, 뭘 하고 있던 거에요?"

"이 무대를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코난은 요즘 너무 바쁘지 않아요?"

"아 뭐, 새로운 곳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자자, 오늘의 주연은 우리가 아니니까 이 쯤에서 마치고, 케샤? 다음 무대도 잘 부탁드립니다. 조금 이따 봐요."

케샤는 마지막으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무대를 내려갔고, 코난은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제스쳐와 함께 힘껏 소리쳤다.

"자! 오늘의 주연을 소개합니다!"

팡!

"오늘 루키 챌린지에 출전하는 루키팀 & 소포모어팀 20인의 선수들, 그리고 여섯 명의 감독과 코치들입니다!"

와아아아!!

엄청난 함성소리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는 26명의 선수들과 코치진들에게 쏟아졌고, 엄청난 환호와 관심에 선수들도 그에 호응하듯 박수를 치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영재는 자신이 구해다준 자리에 앉아있는 아즈텍스의 멤버들과 스티브 피셔 감독, 스티브와 멜리, 데이비드의 가족, 에밀리와 로렌, 마지막으로 같은 댈러스 팀동료인 노비츠키와 보브아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자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위해 와 준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자, 곧바로 경기에 돌입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1년차 루키팀과 2년차 소포모어팀이 얼마나 축제를 잘 즐기는지, 경기 전 기세 싸움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관중들은 와아아!!! 함성을 내질렀고, 선수들과 코치진, 그리고 감독들은 사전에 들은 것이 없어서 그런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영재의 전생에선 실제로도 이번 올스타전에서 피닉스 선즈의 샤킬 오닐이 올스타전에 참가하면서 1분여간 올스타 무대에서 하얀 가면을 쓰고 댄스들과 함께 팝핀 댄스로 칼 같은 군무를 선 보인 적이 있었다. 게다가 르브론 제임스와 드와이트 하워드, 그리고 샤킬 오닐 3명이서 샤킬의 즉석 댄스배틀 신청을 받아주곤 멋진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었다.

특히 샤킬 오닐의 경우 힙합계열의 아티스트로 데뷔하기도 했고 영화와 드라마, 리얼리티 쇼까지 참가하며 다재다능한 매력을 가진 선수였고, 샤킬 오닐 뿐만 아니라 농구선수의 활동폭은 점차적으로 넓어지는 추세였다.

"자자, 1년 차이로 어린 취급 받는게 싫다, 경기력도 물론 내가 압도하겠지만 춤이나 노래 등, 내가 저 선배들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루키팀 선수, 올라와 보세요! 빼지 말고요. 응?"

루키팀 선수들은 서로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코난의 말도 사실이긴 했다. 루키챌린지도 1년에 한 번 있는 대화합의 축제이다보니 이런 날 멍석이 깔렸음에도 놀지 못하는 건 바보였다.

"윤."

영재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먼저 말을 걸어오니 깜짝 놀랐다. 그 사람은 바로 존 월 이었다.

"오늘만큼은 서로 즐기자고. 물론 리그 경기를 다시 하게 된다면... 솔직히 그 면상을 한 대 치고 싶을 만큼 얄밉긴 하지만, 그런 거 다 내려놓고 놀아보자고."

월의 말에도 의미가 있었다. 영재는 그런 월의 권유에 고개를 끄덕이곤 먼저 시범을 보여달라는 듯, 무대 쪽으로 가는 길을 비켜주었다.

"OH! JOOOOHN WALL!"

빠밤- 빠밤-

비트가 울려퍼지자 워싱턴 위자즈의 져지를 입은 월이 어깨를 으쓱으쓱 하며 무대로 걸어나갔다. 그러더니 오른팔의 이두박근에 힘을 주며, 마치 보디빌더가 자신의 이두박근을 자랑하듯 오른팔을 어깨와 수평으로 들고, 팔꿈치를 90도로 접어 오른손을 하늘로 들어올렸다. 살짝 주먹을 쥔 존 월은 박자에 맞춰 손목만 까딱까딱 돌리며 좌우로 주먹을 박자에 맞춰 흔들었다.

빠밤- 빠밤-

그러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선수들도, 관중들도 존 월의 이두박근 댄스을 따라하며 오른손목을 까딱까딱 흔들어댔다.

"와우, 이게 바로 존 월 댄스군요! 춤에 일가견이 있나 봅니다?"

"켄터키 대학부터 춤을 추는 걸 좋아했어요. 재미있지 않아요?"

존 월은 환한 미소로 코난 오브라이언과 재미있게 잡담을 나누었다.

"그래서 1픽에 뽑힌 거군요? 춤 실력이 단연 1픽감인데요?"

"하하! 워크아웃 당시에 춤을 춰서 워싱턴 위자즈의 마음을 빼앗긴 했죠. 바로 이 댄스로."

존 월은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이두박근 댄스로 재치있게 대답했다.

"자! 그러면 존 월에게 선택권을 드리겠습니다. 자신을 도와 줄 루키팀의 친구 한 명과, 소포모어의 자존심을 세울 선수를 한 명씩 지목해 주시죠!"

존 월은 자신의 눈을 피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더니 소포모어 팀에서 스테픈 커리를 지목하고, 루키 팀에선 지체 없이.

"윤, 나와서 나 좀 도와줘!"

영재는 억지로 웃음을 지었으나, 애초에 존 월이 나가버린 이상 자신을 부르겠거니 생각한 영재는 체념한 듯 무대를 향해 걸어갔다. 스테픈 커리도 신나는 표정으로 무대에 걸어올라오자, 오브라이언은 커리와 영재를 마주보게 하고는 한 마디씩 말을 건넸다.

"커리? 소포모어 팀의 1번타자로 올라온 소감이 어떻습니까?"

"몸이 근질근질 하던데요? 제대로 된 춤이 뭔지 보여주러 나왔습니다!"

우와아아아!!!

커리의 당찬 말투에 관중들도 난리가 났다. 아까와는 다르지만 역시나 빠른 비트의 음악이 나오자 커리는 박수를 치며 관중들의 환호성을 유도했고, 관중들도 커리의 박수에 맞춰 같이 박수를 쳐 주었다.

"오오~ 도발적인 커리의 댄스!"

커리는 마주보고 서 있던 영재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툭툭 털어주고, 발바닥이 무대에 미끄러지듯 스텝을 밟았다. 그러더니 익살스럽게 엉덩이를 흔들고, 자신의 어깨를 탁탁 털면서 마치 영재의 반응을 유도하듯 얄미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영재 역시 이미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리그 경기에선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선수들임을 알고 있었기에 영재는 처음 겪는 루키챌린지의 분위기에 한껏 빠져 있었다. 영재도 그 분위기에 취해 커리에게 스무스한 스텝으로 다가가더니 바로 앞에 서서 까치발을 들곤 커리가 어디있나? 하며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5cm 가량 큰 영재가 까치발을 들어버리니 커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마치 커리를 꼬마 취급해 버린 것이다.

존 월의 이두박근 댄스를 살짝 추던 영재는 커리가 추었던 익살스런 도발 댄스 역시 자신의 것 마냥 완벽하게 소화하고는 곧바로 스텝을 밟았다. 회귀 전도 후도 그다지 춤에 일가견은 없었지만 끼 하나만큼은 충분한 영재였기에 슬쩍슬쩍 어깨를 좌우로 들썩였다. 간단한 춤 동작임에도 꽤나 보기에 괜찮고 관중들과 선수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존 월의 이두박근 댄스처럼 영재의 어깨춤도 모두들 쉽게 따라하게 되었다.

노래가 끝날 쯤, 영재는 커리의 앞에 당당히 서더니, 왼 손으로 그릇 모양을 만들고, 오른손 검지, 중지를 아래로 내려 마치 스푼과 같은 모양으로 만들더니 그릇 모양의 왼 손에 2개의 오른손가락을 집어넣곤 막 휘젓는 동작을 하기 시작했다.

"오우! 윤, 지금 그 동작은 무슨 동작이죠?"

노래가 끝나자 영재는 능숙하게 마이크를 잡아들더니 커리를 보며 짧게 말했다.

"Cooking CURRY."

카레를 만든다는 듯 휙휙 젓는 영재. 원래라면 제임스 하든이 휴스턴으로 이적한 후, 2014-2015 시즌에 커리에게 도발하듯 하는 동작이었지만 영재가 미리 사용한 것이다.

"하하! 센스가 좋군요! 그럼 이 시간부터 chef Y13 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이 기세를 몰아서 가 보도록 합시다, HOOBASTANK 입니다!!!"

HOOBASTANK는 강렬한 밴드 음악으로 관중들과 선수들을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 들의 대표곡 OUT OF CONTROL이 스테이플스 센터를 꽉 채우자 그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의 다리는 절로 하늘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핀은 09년 드래프티지만 데뷔시즌을 부상으로 통째로 결장했기 때문에 10-11시즌이 2번째 시즌임에도 루키팀에 포함되고, 신인왕 수상이 가능한 겁니다. 이와 비슷한 선수가 작년에 드래프트되었지만 내년 시즌부터 경기에 출장하는 필라델피아의 조엘 엠비드가 있겠죠. 엠비드는 1픽으로도 고려되었지만 결국 수술로 첫 시즌을 날린다는 점 때문에 탱킹을 각오한 필라델피아가 지명했죠. 필라델피아는 전년도에도 비슷한 케이스인 널렌스 노엘을 데려온 바 있습니다.

헬릭님, 개구리파워님/// 내일 할게여 ㅎㅎ

크레연님/// 넣어보겠습니다^^

춤추는왼손님/// ㅠ.ㅠ

난돠김님/// 로그인 없이 뉴스란이나 매니아진은 자주 봅니다. 게시판은 그다지 안보는 편이고요.

아크로불로님, 오르카샤님///ㅎㅎ 어떨까요

蓮님/// 나중에 나올 겁니다

파이넨시아님, misscherry님, 오마리온님, 천상별리님, 쿤다라님/// 항상 코멘 감사합니다!!

라피르and진트님/// 맥헤일이 경징되지 않는이상은 ㅠ.ㅠ

소심찌질열등남님/// ㅎㅎ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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