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6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칼라일 감독은 작전타임을 부르며 최대한 자신의 화를 억누르려 했다. 초반의 좋은 기세를 유지하고 그 흐름을 최대한 유지해야 하는 것이 벤치멤버들이 할 일이다. 물론 벤치멤버들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적절히 주전들을 섞어서 기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벤치멤버들이 상대방의 주전들과 매치업되더라도 최소한 지지 않겠다는 근성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바로 벤치멤버의 역할이다. 농구란 스포츠가 48분 내내 주전들이 뛸 수가 없기에 한 경기에 수십번의 교체가 나오고 벤치멤버들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마힌미. 좋은 플레이를 하다가 갑자기 밀리면 상대는 자네를 집요하게 파고들 수 밖에 없어! 기동성을 살리고 높이를 이용하다가 왜! 어설픈 드리블러 흉내를 내려 하는건가? 멋있는 것을 하고 싶어서?! 그렇다면 예술농구를 하게!"
마힌미는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브랜든 헤이우드의 부진을 틈타 눈에 띄기 위해 안정적인 플레이보다는 인상적인 모습을 심어줘야한다는 강박감에 무리한 플레이가 나왔기 때문이다.
"바레아, 너무 단순하다고! 플레이가 읽히지 않도록 하는게 포인트가드의 기본 아닌가! 자네가 공을 받으면 다른 선수들에게 공이 가질 않아. 돌파가 막히면 빠르게 팀원들에게 빼주도록 해. 혼자 계속 공을 들고 있지 말란 말이야!"
바레아는 자신의 실수를 확실하게 인정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포인트가드로써 경기를 제대로 이끌어야 했음에도 리드를 빼앗긴건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도 최선을 다한 것이었지만, 아직 시야가 부족하다는 점은 통감하고 있었다.
"카디널, 매리언! 좋아. 수비적인 부분은 상대도 당황할 정도로 잘 하고 있네. 카디널, 조금 더 외곽에서 활발히 움직이도록 해. 움직임에 비해 효율이 좋지 않아! 그리고 매리언, 자네 역시 컷인과 스크린이 제 타이밍에 들어가질 못하고 있네!"
칼라일은 호될 정도로 경기를 뛰고 온 선수들에게 고쳐야 할 부분을 말해 주었다.
"경기는 이제 2쿼터다. 키드와 윤, 매리언, 노비츠키, 챈들러가 나가고 카디널 자네는 언제든 매리언과 노비츠키의 뒤를 이어 들어갈 준비를 하게. 테리 역시 마찬가지! 마힌미! 자네도 초반에 좋은 모습을 다시금 생각해 보고 언제든지 출전할 준비를 갖춰야 해. 자!! 다시 리드를 가지고 오자고!"
칼라일 감독은 4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각 선수들에게 적절한 지시를 해주었다. 벤치에서 휴식을 취한 선수들은 코트위로 나가면서 셀틱스의 선수들에게 전의를 불태웠고, 교체되어 벤치에 앉은 선수들은 자신의 실수를 되돌아보고 경기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자세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댈러스와 보스턴, 작전타임 이후 대거 선수가 교체됩니다.]
[댈러스는 키드, 윤, 매리언, 노비츠키, 챈들러의 스타팅 라인업이 나왔습니다. 그에 반해 보스턴은 네이트 로빈슨을 시작으로 알렌, 웨이퍼, 가넷, 데이비스가 나왔습니다. 댈러스는 역전당한 상태이기에 다시금 스타팅 라인업을 기용해서 역전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보스턴은 벤치타임을 이끌었던 론도와 피어스를 쉬게 하고 가넷과 알렌을 같이 기용하여 리드를 뺏기지 않으려 하네요!]
영재는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한 채 자신을 바라보는 레이 알렌을 보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3점의 달인, 만렙슈팅가드의 줄임말인 만렙슈가라는 별칭마저 있을 정도로 그의 3점은 워낙 유명했지만, 시애틀에서 뛰던 전성기 시절에는 파워풀한 돌파까지 가능했던 만능 스코어러였다. 노쇠화로 인해 스피드가 줄고 체력적인 문제가 생기게 되니 슬래셔의 모습 대신 슈팅의 달인으로 탈바꿈 했을 뿐.
영재는 공을 몰고 나온 네이트 로빈슨이 계속해서 레이 알렌을 흘끗 보는 것을 눈치챘다. 키드 역시 확인을 했는지 알렌 쪽을 의도적으로 살짝 열어주었다.
[네이트 로빈슨, 레이 알렌에게 패스합니다!]
[레이 알렌, 가벼운 페이크를 주고 곧바로 윤의 수비는 아무런 상관 없다는 듯 솟구쳐 오릅니다! 영재 윤 역시 기가 막힌 타이밍에 뛰어오릅니다!]
영재는 공중에 떠오르며 보는 알렌의 표정에 오싹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블락을 시도하든 말든, 슈팅을 방해하든 말든 알렌의 시선은 그대로 림에 꽂혀있었고, 알렌의 표정에는 한 점 동요가 없었다.
"읏!!"
끝에 닿을듯 말듯, 공은 애간장을 태우듯 림으로 날아갔고, 영재는 착지하자마자 알렌이 슈팅을 쏜 골대를 바라보았다.
턱-
[아앗! 레이 알렌의 3점이 림을 맞고...]
슉!
[그대로 들어갑니다!! 레이 알렌의 완벽한 3점슛!!]
[윤도 최선을 다해 수비했습니다만, 그 터프한 상황에서 깔끔하게 3점을 성공시킨 레이 알렌입니다!!!]
우와아아!!!
TD가든은 그야말로 광란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레이 알렌은 영재를 스쳐 지나가면서 딱 한마디를 남겼다.
"Good."
영재는 자신도 모르게 굿 이라는 단어를 듣고 속에서 무언가가 울컥 솟아올랐다. 그건 분노도 아니었고 슬픔도 아니었다.
넘어야 할 대상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이겨버리겠다는 호승심이었다.
[제이슨 키드, 노비츠키와 패스를 주고 받습니다, 키드가 탑에서 잠시 공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순간, 노비츠키는 왼쪽 윙에 있는 영재의 근처로 다가와 스크린을 걸었고 영재는 곧바로 반대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자아!!! 키드가 탑에서 공을 뿌립니다. 공이 없는 상황에서 노비츠키의 노련한 스크린! 영재 윤이 그 스크린을 환상적으로 이용합니다!]
[레이 알렌과 케빈 가넷이 전부 노비츠키에게 묶입니다! 로포스트에서 매리언을 막던 웨이퍼가 다급하게 윤을 뒤쫒습니다!!!]
영재는 공을 받자마자 몸을 틀어 림 쪽으로 향하게 한 후 곧바로 솟구쳐올랐다. 웨이퍼가 뒤쫒아왔지만 순간적인 민첩성은 자신이 우위였다. 그리고 웨이퍼를 상대로 클래스의 차이를 보여주듯 영재는 가볍게 슈팅을 쏘아올렸다.
조금 더 빠르게. 영재는 뒤늦게 솟구치는 웨이퍼의 손을 보며 재빠르게 공을 힘껏 긁었다.
탁!
삐이이이!!
"?!"
당황스러워 하는 본 웨이퍼. 그리고 앞으로 쭉 뻗어있는 영재의 양손. 레이 알렌처럼 어느 상황이고 똑같은 슈팅, 기계와 같은 파워로 슛을 넣을 수 없지만 영재는 상황에 따라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영재 윤의 특별한 슈팅폼입니다! 평상시와 다르게 엄청난 릴리즈 속도로 공을 쏘고, 양 팔을 앞으로 쭉 뻗어 거리를 좁힘과 동시에 파울도 유도할 수 있는거죠!!]
레지 밀러의 속사포같은 설명과 함께 영재의 슈팅은 림에 걸리지도 않은 채 깔끔하게 통과했다.
[Yes!!! ]
[바스켓 카운트!!]
환호성은 한순간 뚝 끊길 수 밖에 없었다. 영재의 찬물과도 같은 3점이 들어가버리니 관중들도, 셀틱스 멤버들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될 수 밖에 없었다.
"오오!!!"
"나이스!!!"
영재는 이 짜릿한 기분에 두 주먹을 불끈 쥐더니 관중들이 볼 수 있도록 오른손을 번쩍 들어 손가락 2개를 펼쳤다.
[와우! Y13의 엄청난 슈팅! 그리고 이어지는 세레모니입니다!]
[오늘 3점 2개를 성공했다 이거죠!! 오늘 양손을 쓰는 영재 윤을 볼 수 있을까요?!]
영재는 관중들의 야유를 환호성처럼 받아들이고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레이 알렌은 마치 당신을 뛰어넘겠다고 하는 듯한 영재의 모습을 보며 희미하게 미소가 지어질 수 밖에 없었다.
[레이 알렌!! 이번에는 가넷의 스크린을 타고 부드럽게 돌파합니다!!]
[영재 윤, 잠시 놓쳤지만 재빠르게 따라갑니다! 하지만 역시 조금 늦습니다!]
[레이 알렌의 플로터!! 영재 윤 또다시 뛰어오르면서 알렌의 슛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슉-
[아아!! 환상적인 더블 클러치입니다!!]
[영재 윤도 뒤늦은 수비였기에 손을 뻗었지만 역부족입니다! 이미 그것 까지 예상한 레이 알렌! 안정적이며 환상적인 슛이었습니다!]
[영재 윤, 공을 받자마자 다시금 솟구칩니다!!]
[라존 론도의 수비가 늦었죠!! 영재 윤 3점!!]
[Yeeeees!!!! Amazing!!!]
[벌써 손가락 4개째!!! 엄청난 3점 슈팅을 선보이는 영재 윤!!!]
2쿼터와 3쿼터는 의도치않은 레이 알렌과 영재의 쇼다운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최근 폴 피어스와 케빈 가넷, 그리고 라존 론도에게 밀려 팀내 4번째 득점원이 되었지만 오늘은 제대로 클래스를 보여주엇다. 정교한 슈팅과 영리한 움직임으로 팀의 공격을 이끄는 점은 완전히 판박이였다.
이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아 다른 팀원들도 그들에게 포제션을 밀어주고, 서포트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레이 알렌은 현재까지 19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셀틱스의 리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점슛은 3/4! 무려 75퍼센트의 성공률이죠!!]
[하지만 도전자 윤의 반격 역시 강력합니다! 현재까지 무려 21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야투율 7/12,3점슛도 무려 4/6입니다!!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양팀의 주요 득점원인 노비츠키와 테리, 가넷과 피어스도 오늘 경기만큼은 이들의 조력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작전타임!! 보스턴 셀틱스!!]
"오오!!!"
"윤!! 대박이잖아!!!"
작전타임과 함께 선수들은 영재에게 달려가 소리치고 하이파이브도 하고 난리가 아니었다. 영재도 기쁜 나머지 소리치고 점프를 하여 몸을 부딪혔지만 아직까지 방심해서 안되는 단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점수는 87대 89. 단 2점차의 리드로 댈러스가 앞서갈 뿐이었다. 칼라일 감독도 선수들에게 잘 하고 있다면서 격려했지만 방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인식시켜주었다.
"윤! 좋은 플레이였다. 오늘 컨디션이 많이 좋아보이는군. 그렇다고 해서 기분에 휩쓸리면 곤란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되, 냉정해야 해."
영재는 네! 라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힌미, 매리언! 그 모습이야, 그 모습! 수비할 때는 리바운드를 뺏기지 말고 공격할 때는 상대적으로 느린 켄드릭 퍼킨스와 글렌 데이비스에게 기동성을 잘 활용하도록 해!!"
마힌미와 매리언은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한 마힌미는 11분을 뛰며 4득점 7리바운드 1스틸 1블락으로 2010-2011시즌 하이급의 경기를 펼쳤다. 특히 득점에서 약점을 보이던 마힌미에게 엄청난 패스를 건네 준 영재 덕에 마힌미는 덩크와 골밑에서의 자신감도 찾을 수 있었다.
"노비츠키! 공격적으로 하는 모습은 좋았지만 오늘 수비에 있어선 아쉬운 점이 보이고 있어! 상대가 가넷이긴 하지만 그래도 더 잘 막아줄 필요가 있어!"
노비츠키 마저도 칼라일의 충고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확실히 공격적으론 엄청난 모습으로 24득점을 넣은 노비츠키였지만 가넷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노비츠키 역시 그 부분을 통감하는 듯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제 마지막 쿼터다! 긴장 늦추지 말고 가자!!"
"예!!"
그렇게 4쿼터가 시작되었다. 보스턴은 오늘 가장 많은 시간을 뛴 가넷을 제외한 주전멤버 전원을 4쿼터 내내 기용할 생각인듯 했다. 게임 내내 박빙의 승부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보스턴의 입장에서는 연승의 기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 알렌 역시 교체가 되어도 이상할 것 없지만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슈팅 감각을 쉽사리 뺄 순 없었다.
댈러스 역시 버틀러와 페쟈의 공백으로 인해 사실상 8인 로테이션인 상황이었다. 스타팅 5인방을 제외하면 테리와 바레아 정도만이 20분 이상 출전한 상황이었다. 의외로 오늘 마힌미가 적잖은 시간을 출전했지만 말이다. 칼라일 감독은 바레아와 테리를 투입하여 매리언과 영재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헤이우드가 심각한 수준이 되면서 타이슨 챈들러와 노비츠키의 출전시간도 많을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영재가 자꾸 경기에서 부각되고는 있지만, 부각되는 경기 위주로 서술하는 거라 매 경기 저만큼의 퍼포먼스는 아닙니다. 털리는 경기도 많고, 야투가 좋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쿤다라님/// 첫코 축하드립니다~
찬란한유산님, 그림자유산님, 파이넨시아님, 여신유리찬양님, -DarkANGEL-님/// 항상 코멘 감사드립니당~~
러프99님/// ㅎㅎ 오죽하면 별명이 이봐(Hey)나무(Wood)... 먹튀라서 처리하기도;;
misscherry님/// 오타지적 감사합니다!! 이제 슬슬 영재파워~~
라피르and진트님/// 클블 1기 릅롼이 아닌데도 여전하네요. 롤플레이어만 데리고도 저정도라니.
huhcafe님/// 응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힘낼게요!!
브라운귀때기님/// 러브는 불의의 부상이라 참 아쉽네요. 어빙이 이곳저곳이 안좋아 제 컨디션이 아닌것도 참... 휴식을 취하며 파이널에서는 좋은 컨디션이 되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