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70화 (70/296)

00070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영재는 이바카가 스크린을 걸겠다는 것을 예측하곤, 하든이 뛰기 시작했을 때를 노려 같이 뛰기 시작했다. 이바카의 스크린은 대단히 견고하고, 위치도 좋았으나 그것을 예상한 영재는 이바카가 스크린으로 자신을 묶기 직전, 이바카의 스크린 바로 앞에서 잠시 멈추더니 다시금 가속을 붙여 휘릭 몸을 돌려 빠져나갔다.

마치, 하든이 이바카를 타고 넘어가듯 영재도 이바카를 같은 팀원이라 생각하고 넘어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엄청난 움직임이었다. 이바카도, 하든도 그런 영재의 뱀 같은 무브먼트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원래라면 영재를 묶은 다음, 하든이 돌파에 성공하거나 오픈 3점을 쏠 여유가 생겨야 하는데 그러한 여유 자체를 주지 않는 영재의 기가 막힌 수비에 하든은 빈틈을 보이고야 말았다.

하든은 결국 무리하게 돌파하기 시작했다. 이바카의 스크린을 받고도 마크맨을 떨어트리지 못했지만, 자신이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의지였다. 이바카는 하든의 돌파 공간을 벌려주기 위해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영재의 노련한 수비와 더불어 빠르고 부드러운 사이드 스텝에 하든은 꼭 슈팅을 메이드시키기보다는 자유투를 얻어보기로 마음먹었다.

"흡!"

[제임스 하든! 빠르게 돌파를 시도합니다!]

[어엇! 왼쪽으로 돌파를 시도하다가 순간적으로 멈춰서는 제임스 하든, 윤과 거리를 벌리고 반대 방향으로 가속을 붙입니다!]

쾅!

삐이익-!!

"오펜스 파울! 제임스 하든!!!"

하든은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싶어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영재는 뒤로 넘어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큰 충격은 아니었는지 숀 매리언이 일으켜주자 영재는 아픈 표정을 지으며 일어났다.

[엄청납니다, 정말 엄청납니다 영재 윤! 매경기가 그에게는 스텝업을 하는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습득력이 빠르고 성장하는 선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 제임스 하든의 순간적인 방향전환 이후, 그의 무게중심을 보고 방향을 예측하여 미리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니, 그러지 않고서는 저런 오펜스 파울 유도가 불가능 합니다. 정말 상대를 저주하고 싶을 것 같습니다! 제임스 하든!!]

영재의 말도 안되는 예측수비에 그대로 당해버린 제임스 하든은 어째서 웨스트브룩이 오늘따라 고전을 면치 못했는지, 자신이 일전의 경기에서 그렇게 꽁꽁 묶였는지 다시금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서로 공격을 성공하는 것을 주고받았는데, 지금의 영재는 하든보다 한 단계 더욱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채 하든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 이후로 하든은 독기를 품은 표정으로 영재를 철썩같이 들러붙어 막기 시작했다. 본래 하든은 수비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 선수였다. 공격할 때의 활동량과 끈기가 수비할 때는 드러나지 않아, 수비구멍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영재에게 공격이 막히면서 독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영재는 제임스 하든의 피지컬과 활동량이 버거웠지만, 여기서 자신이 묶여버리면 다른 선수에게 더욱 부담감을 주는 것이었다. 특히, 인대에 염증을 감수하고 뛰는 노비츠키가 아직까진 7분여 밖에 뛰지 않았지만 경기가 말려버리면 다시금 투입되어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었다.

'이제 우리 팀의 주장이니까, 충분히 쉬어야 할 땐 쉬게 해 주는게 팀원의 임무겠지.'

노비츠키는 여전히 전성기라고는 하나 이미 32세였다. 언제든지 훅 갈 수 있는 나이인 것이다. 게다가 무릎이 안 좋은 상황이었기에 여기서 다시 무릎 혹은 발목을 다치게 되면 최소 달 단위의 부상과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었다. 노비츠키가 없는 댈러스의 오펜스는 암담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기에 출전시간 조절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었다. 매년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댈러스이기에 노비츠키의 경기 수나 출전 시간은 엄청난 수준이었다.

그 탓에 노비츠키는 우승 이후로 잦은 부상으로 고생하게 된다는 것을 영재는 기억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전성기에도 좋은 편이 아니었던 수비력은 급격하게 하락하게 된다는 것도.

영재는 노비츠키가 무리하지 않을 수 있도록 남은 선수들이 분투하여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매 경기가 안 중요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를 알고 있는 선수, 그리고 그 미래를 바꾸고자 마음먹은 선수 만큼 간절한 선수가 있을까?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다시 돌아와 농구라는 것에 다시 눈뜬 선수 만큼 간절한 선수가 있을까.

'있다면, 그 만큼 더 노력하면 돼.'

영재는 그렇게 이를 악물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출전시간은 25분 남짓, 한정된 시간 속에서 영재는 쉼없이 뛰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공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수비를 휘젓는다. 공을 받게 되면 어떻게든 공격을 의미있게 만든다. 수비할 때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몸을 날리면서 허슬을 서슴치 않는다.

[또다시 숀 매리언의 픽을 타고 넘는 영재 윤! 제임스 하든이 뒤따라 가지만 매리언의 스크린을 떼어낼 수 없습니다! 세폴로샤와 웨스트브룩이 코트에 없기에 수비력이 약한 하든이 영재 윤을 막을 수밖에 없죠!]

[오클라호마시티, 영재 윤에게 노골적으로 더블팀을 들어갑니다! 하든이 막혔음에도 곧바로 에릭 메이너가 영재 윤을 마크합니다! 영재 윤, 다리 사이로 공을 한 번 드리블 하고는 숨쉴 틈도 없이 치고 들어갑니다!]

마치 접시를 들 듯, 공을 손바닥 위로 든 영재는 메이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신장을 이용해서 힘껏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오른손으로 떠받듯 들어올린 공에 손을 뻗는 메이너와, 림 앞에 서서 손을 뻗은 채 영재의 슈팅을 방해하려는 닉 칼리슨을 마주한 영재는 그대로 오른손 손목에 힘을 빼서 공을 뒤로 흘려버리곤 미련없이 땅으로 착지했다.

[영재 윤의 뒤에서 솟구치는 선수가 누굽니까!]

[OH MY GOD!!! SHAWN MARION POWER SLAM!!!]

[매트릭스의 재림입니까! Y13의 엄청난 백패스를 그대로 받아 솟구친 숀 매리언! 뒤늦게 닉 칼리슨이 뛰어 올랐지만 그대로 인 유어 페이스 슬램을 찍어버립니다!]

최고의 2:2 공격은 알고도 막을 수 없는 2:2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숀 매리언과 윤영재가 바로 그 짝 이었다. 키드가 소유한 공을 영재가 패스를 받고, 숀 매리언은 위치에 상관없이 영재의 마크맨 한 명을 떼어내 준다. 그리고 골 밑으로 파고들어 선수들이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하고 뒤늦게 림으로 달려드는 숀 매리언에게 공을 빼 주면 손쉬운 득점이 된다.

만일 영재가 돌파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선택지는 다양했다. 영재는 골밑슛만 능한 가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간간히 돌파를 의식하고 골밑을 지키면 상대를 환장하게 만드는 정확한 점퍼를 서슴없이 꽂아버리는 영재의 모습에 오클라호마시티의 가드진들은 넌덜머리가 난다는 표정으로 짜증을 숨기지 않았다.

[BANG! 또 다시 꽂히는 영재 윤의 엄청난 3점!]

[4쿼터가 시작되자마자 다시 투입된 영재 윤, 지치지도 않고 뛰어다닙니다! 이렇게 상대를 휘저어 버리니 수비가 제대로 정돈될 틈이 없죠!]

[대단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오클라호마시티, 완전히 말려버렸어요. 케빈 듀란트, 아직 10여분이 남아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듀란트를 제외한 선수들의 발이 둔해졌어요. 게으르게 움직입니다!]

케빈 듀란트는 선수들을 독려하며 박수를 치고, 소리도 지르면서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이미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인지 발이 계속 끌리고, 표정에도 의욕이 없었다. 실제로 듀란트만이 자신의 몫을 다 해내고 있었다. 드웨인 케이시 코치도 케빈 듀란트를 최대한 제어하기 위해 숀 매리언과 캐런 버틀러가 상대 파워포워드인 서지 이바카 보다도 케빈 듀란트의 수비에 힘쓰라고 지시를 했지만, 케빈 듀란트는 더블팀으로도 막기 힘든 득점기계였다.

드라이브 인 이후에 월등한 높이를 이용한 레이업이나 플로터, 스텝백 점퍼, 3점... 여태까지 듀란트는 8/15 의 슈팅 성공으로 자유투 포함 총 22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었다.

"끝까지 뛰어! 아직 경기 끝난 거 아니야!!"

이미 점수는 82 대 97. 15점 차이였지만 키드는 선수들을 다그치며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했다. 아직 시간은 10분이나 남았고, 10분이면 15점의 득점이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점수였다.

[또다시 골밑을 파고드는 영재 윤! 공이 없음에도 저렇게 엄청난 활동량과 스피드로 뛰어다니면 상대 마크맨도 지치고 수비 전술도 깨지기 마련이죠!]

키드는 끝까지 이를 악물고 뛰는 영재의 움직임을 파악하고는 곧바로 패스를 찔러주었다. 기가 막힐 정도로 정확한 패스가 영재의 오른손에 턱- 전달되자, 영재는 뛰는 속도를 채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뛰어올랐다. 자신도 인간이었고, 아직까진 30분 이상 소화를 해 본 적 없는 루키였다. 이렇게 미친듯 뛰어다닐 수 있는 건 댈러스에서 철저한 시간관리와 교체 덕분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벤치에 들어가기 전까진 심장이 터지도록 뛰어야 하는걸 영재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2쿼터 까지만 해도 상대 마크맨이 자신을 따라오는 데 버거워 했다. 숀 매리언의 기막힌 스크린도 한몫 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따돌리는 것이 어려워졌다. 점차적으로 스크린을 타고 넘더라도 마크맨이 자신을 악착같이 따라붙게 되자 영재는 자신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는 제대로 된 오픈 찬스가 난다는 건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다. 상대도 지쳤겠지만 공격을 하는 선수들도 지쳤기 때문에 오픈 찬스를 만들어 내는 날카로운 패스나 탁월한 스피드, 활동량이 현저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팟!

그렇기에 영재는 바로 턱 밑까지 쫒아온 하든을 차마 다 뿌리치지 못하고 풀업 점퍼로 슈팅을 쏘아올린 것이다. 슈팅도 점점 짧아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영재는 시카고 전에서 썼던 슈팅 자세를 또 다시 사용했다. 비록 사용 빈도가 높진 않지만 시카고 전 이후로 꾸준히 연마해 온 슈팅동작이었기 때문에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공을 받자마자 한두번의 스텝을 밟고 그대로 뛰어오른다. 몸이 스텝을 밟던 방향으로 쏠리지만 시선은 끝까지 림을 보고, 손을 평상시 보다 더욱 앞으로 뻗어 거리를 좁힌다. 그리고 최대한 빠르고 힘껏 공을 긁어낸다.

[영재 윤, 그대로 쏘아올린 풀업 점퍼!]

툭-

[골대에 맞습니다! 한 번 골대에 맞은 공이 위로 치솟는데요?!]

슉-

[그대로 림에 빨려들어갑니다! 엄청난 슈팅입니다!]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영재 윤! 그간 보여준 모습도 단연 루키라곤 생각할 수 없는 활약이었는데 오늘의 활약은 그야말로 댈러스의 에이스인 듯 합니다! 9/14, 무려 필드골 65% 의 성공률로 무려 26득점을 맹폭! 게다가 8어시스트와 4리바운드, 2스틸까지! 마지막으로 턴오버는 단 한개 입니다! 이 기록이 단 27분 만에 나온 기록이라면 믿기시겠습니까?!]

[오오... 오오! 그야말로 완벽한 슈퍼루키 입니다. 블레이크 그리핀의 아성에 도전하는 유일한 도전자로써 손색이 없는 모습입니다, 영재 윤! 그의 저주는 점점 독해져 갑니다, 상대했던 오클라호마의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모두 최근 경기 중에서 오늘이 가장 워스트라 느낄 겁니다! 남은 시간은 이제 9분, 점수는 무려 17점 차이로 벌어집니다!]

영재는 마지막 1분을 더 뛰며 러셀 웨스트브룩의 공격을 다시 한 번 막아내곤 J.J 바레아와 교체되었다. 영재의 얼굴은 한 없이 뿌듯한 표정이었고, 노비츠키는 그런 영재가 대견했는지 머리를 툭 건드리며 영재를 반겨주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제 슬슬 비시즌용 떡밥들이 나오더군요. 폴-조던 불화설, 로즈-버틀러 불화설 등등 말이죠. 전자는 아니라고 보는데, 후자는 가능성이 없어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아직 루머단계니 지켜보면 될 일입니다. 버틀러가 RFA(제한적 FA)니까 불스에 남는다면 불화설은 루머일 것이고, 떠난다면 루머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제한적 FA는 원소속구단이 유리하다고는 해도 루머가 사실이라면 로즈와 버틀러 둘을 같이 뛰게 할 리는 없릍 테니까요.

@던컨과 지노빌리가 현역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신 영감님들입니다. 다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파커, 밀스가 제 컨디션을 회복하고 그린, 카와이, 스플리터가 스텝업하지 않으면 전력향상은 힘들것 같네요. 이 팀도 대형 FA들이 잘 안오는데다가 샐러리 여유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맨딩맨님/// 첫코시네요!! 코멘 감사합니다~~

카샤스님/// 예압 2코십니다 ㅎㅎ. 오늘도 재밌었다니 다행입니다

Naye님/// 과찬이십니다 ㅎㅎ. 앞으로도 정진하겠습니다!!

카넨님, 뜨락에서님, 찬란한유산님/// 코멘 감사합니다!!

zigichacha님/// 가정의 달이고 휴일도 많죠 ㅎㅎ;; 각종 축제나 행사도 좀 심하게 많은 달...

그림자소년님/// 다행입니다^^ 경기는 아무래도 몰입감이 높아야 할텐데. 그간 좀 떨어졌다니 아쉽네요. 좀 더 노력할게요 ㅎㅎ

papilion님///옙. 강팀이죠. 우승팀이니까요. 다만, 압도적이지는 못했습니다.

가한可汗님/// 다른 독자분의 코멘에 대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정규시즌에는 조금 아쉬웠지만 플레이오프에선 거의 상대를 압도했지요 ㄷㄷ

라피르and진트님, misscherry님, 쿤다라님,오마리온님, -DarkANGEL-님///ㅎㅎ 항상 코멘 감사합니당~~

야베스님/// 언더독 스타일이신가요 ㅎㅎ. 휴스턴은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만, 애틀은 어빙이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듯합니다

dydqlsl님/// 감독이 바뀌어서 과연 어떻게 될지 내년의 오클이 기대되네요. 칸터와 웨이터스 등의 거취도 문제고요.

천상별리님/// 넵. 농구소설이니 일상도 중요하지만, 경기의 몰입도가 가장 중요하죠 ㅎㅎ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