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69화 (69/296)

00069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러셀 웨스트브룩. 1988년 생의 젊은 포인트가드로써 탁월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많은 득점을 성공시키는 포인트가드. 전생의 영재가 만나봤던 러셀 웨스트브룩은 그야말로 공격형 포인트가드의 정점을 향해 치닫던 선수였다. 평균득점 20점이 훌쩍 넘는 그 만의 거친 공격력은 상대의 수비를 그야말로 초전박살 낼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웨스트브룩은 아직까지 제대로 영글어 맛이 들기 전의 웨스트브룩이다. 운동신경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지만 노련미가 부족하고, 아직 젊은 패기로 똘똘 뭉친탓에 무리한 공격을 전개하기도 하는 지금의 웨스트브룩.

[러셀 웨스트브룩의 드라이브 인! 엄청난 속도와 파워죠?!]

[6-3(191cm)의 신장에서 저런 파워가 어디서 나오는 지 모르겠네요! 아! 하지만 영재 윤, 역시 기가막힌 수비로 응수합니다! 어깨를 들이미는 웨스트브룩과 속도를 맞춰가며 마치 웨스트브룩이 이 쪽으로 돌파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제프 벤 건디의 말 그대로, 영재는 의도적으로 한 쪽 방향을 열어주었다. 웨스트브룩을 완벽히 막는다는 것은 솔직히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기에 영재는 노련하게 계획된 디펜스 위치로 웨스트브룩을 몰아가기 시작했다.

탑에서 부터 파고드는 웨스트브룩은 어느덧 좌측 하이포스트에서 로포스트로 진입했다. 그 순간, 영재는 마치 돌파를 당한 사람처럼 살짝 뒤로 물러나며 웨스트브룩의 패스루트를 차단했다.

[영재 윤! 뚫렸습니까?!]

[아닙니다! 옆으로 살짝 빠진 영재 윤의 자리에 타이슨 챈들러가 서 있습니다! 아아! 이건 영재 윤이 영리하게 웨스트브룩을 몰아왔다고 밖엔 설명할 수가 없네요! 물러난 듯 보이던 영재 윤도 타이트하게 웨스트브룩에게 밀착수비! 졸지에 챈들러와 영재 윤에게 갇혀버렸습니다!]

[타이슨 챈들러가 앞에 서있고, 윤이 패스루트를 차단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공을 줄 곳이 마땅치가 않아요!]

[바로 그겁니다!]

제프 벤 건디는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며 영재에 대한 수비를 칭찬했다. 웨스트브룩이 아무리 운동신경이 좋다고 한들, 돌파하다가 속도가 죽고 앞에는 센터 타이슨 챈들러, 우측에는 영재가, 좌측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아웃이 되는 베이스라인이 있는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

[샷클락에도 쫒깁니다! 남은 시간 2초! 웨스트브룩 공중으로 떠서 억지로 슛을 던지지만 타이슨 챈들러, 노련하게 손만 뻗습니다! 반칙 선언되지 않고 공은 림에서 떨어지네요! 노비츠키가 리바운드를 해 냅니다!]

다시 한 번 속공찬스. 노비츠키는 곧바로 키드에게 공을 뿌렸다. 빠른 트랜지션(Transition)를 활용하기 위해서 노비츠키와 챈들러, 공을 리딩하는 키드를 제외하면 영재와 버틀러는 이미 오클라호마시티의 수비가 정렬하기 전부터 뛰쳐들어가야 했다. 이는 엄청난 기동성과 체력을 요하는 공격 전술이었지만, 점퍼가 주요 공격 루트인 댈러스 매버릭스 입장에선 상대의 수비에 조금이라도 틈이 있을 때 자리를 잡고, 그 틈을 이용해 점퍼를 쏴야 했기 때문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였다.

키드 역시 팀내 최고참이었지만 팀원들이 뛸 때 같이 뛰고, 그 만의 엄청난 코트비젼과 패스, 경기 조립 능력으로 댈러스를 굳건히 받쳐주고 있었다. 트랜지션을 이용한 얼리 오펜스엔 부족한 기동성일 수 있겠지만 단점을 채우고도 넘칠 정도로 키드는 댈러스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였다.

"흡!"

그리고 지금의 패스.

하프라인으로 빠르게 드리블을 몰고 오던 키드는 오클라호마시티 선수들이 댈러스의 선수들을 마크하기위해 우왕좌왕한 틈을 노렸다. 그 틈을 만든 장본인은 바로 윤영재.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돌파를 할 수 있는 선수의 부재, 기동성이 뛰어나고 상대의 수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 있는 지능적인 오프 더 볼 무브를 할 수 있는 선수의 부재로 공격의 옵션이 제한적이었다면, 올해의 그 갈증을 완벽하게 풀어주는 건 영재였다.

루키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노련하고 능글맞은 공격과 수비, 상대의 의중을 읽고 상대를 속이는 똑똑한 BQ, 폭발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안정적이고 실리적인 드리블 돌파, 마지막으로 댈러스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정확한 슈팅감각까지.

지금도 우측 하이포스트에서 계속 움직이던 영재는 한 순간, 타이슨 챈들러와 경합중인 크르스티치를 힐끗 보고는 냅다 림을 향해 내달렸다. 자신을 막고 있던 세폴로샤는 황급하게 영재를 뒤쫒아갔지만, 영재는 타이슨 챈들러의 앞쪽으로 쏙- 빠져나갔다. 세폴로샤도 쫒아가려 했지만, 기막힌 타이밍에 들어오는 타이슨 챈들러의 스크린에 세폴로샤는 발이 묶여 우회를 해야만 했다.

결국 좌측 3점라인까지 뛰쳐나온 영재에게 한 순간 오픈 찬스가 생긴 것이다. 키드는 그런 영재가 타이슨 챈들러를 빠져 나왔을 때 이미 공을 던진 상태였다.

[엄청난 움직임! 한 순간에 베이스라인을 타고 마크맨을 떼어내고 나왔습니다! 제이슨 키드!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기막힌 패스를 찔러줬습니다!]

[영재 윤의 3점!]

빠른 슈팅 릴리즈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가드 스테픈 커리만큼 빠르진 않지만, 그 만큼 정확하고 흔들림 없이 쏘아 올려지는 영재만의 슈팅 폼. 빠르게 쏜다는 것 빼곤 무엇 하나 특이할 것 없는 슈팅.

슉-

[Y13!!! BANG!!]

[BULLS EYE!!!]

하지만 영재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자신이 가장 좋은 자세, 가장 편한 자세로 쏘아올리는 게 가장 멋있는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재는 그간 보여주었던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를 지르는 것 대신에, 자신도 흥에 겨운 나머지 공을 힘껏 긁은 오른팔을 그대로 세운 채 손목만 까딱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나이스!"

"예에!!!"

손목을 까딱이면서도 발은 재빨리 백코트를 하는 영재에게 챈들러가 소리를 치며 영재의 머리를 탁탁 두드려 주었고, 기막힌 어시스트를 찔러 준 키드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초반 5득점을 폭풍처럼 몰아넣은 영재 덕에 1쿼터 부터 댈러스는 저 멀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원정경기임을 잊게 만드는 선수들의 엄청난 경기력에 케이시 코치는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을 잠깐 쉬게 하곤 노비츠키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 1쿼터도 어느덧 5분 밖에 남지 않은 상황, 양 팀이 선수를 교체합니다!]

[댈러스는 윤, 캐런 버틀러, 노비츠키가 빠지고 J.J 바레아, 제이슨 테리, 숀 매리언이 투입됩니다!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죠! 그리고 노비츠키의 경우에는 무릎 부분이 좋지 않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경기에 투입시키지 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타보 세폴로샤, 제프 그린, 크르스티치 대신에 제임스 하든, 닉 칼리슨, 서지 이바카가 나옵니다.]

[확실히, 오클라호마시티 역시 댈러스의 교체에 유동적으로 로테이션을 돌리는 작전을 세웠나 봅니다! 아마 세폴로샤는 상대의 스코어링이나 에이스를 락다운 시킬 때 적절하게 투입이 될 것으로 보여지고, 벤치 타임일 때는 벤치 에이스인 제임스 하든을 세폴로샤보다 많은 시간 동안 뛰게 하여 점수 차이를 줄이려는 것 같습니다! 서지 이바카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교체가 된 것으로 보여지구요! 파워포워드 닉 칼리슨이 센터를 봐야 할 텐데 타이슨 챈들러를 잘 막아낼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제프 벤 건디의 날카로운 예측은 적중했다. 스캇 브룩스 감독은 그 이후로도 댈러스의 교체나 경기의 흐름을 민감하게 확인하고 선수를 투입시키고 들여오는 것을 반복했다. 하지만 초반의 기세싸움에서 진 여파는 생각보다 오래가고 있었다. 원투펀지인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의 활약이 생각보다 썩 좋지않아 점수를 쫒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더블팀! 그렇지! 힘껏 들어가 줘! 공을 빼려고 하면 다시 나와서 맡아야지!"

드웨인 케이시의 수비 전술에 제대로 발이 묶여버린 웨스트브룩은 2쿼터 초반까지 2/7의 처참한 슈팅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었다. 케빈 듀란트야 워낙에 대단한 슈퍼스타이고, 르브론 제임스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엄청난 선수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더블팀과 헬핑 수비가 펼쳐지더라도 그를 완벽히 제어한다는 것은 꿈에 가까웠다.

스몰포워드임에도 데뷔 시즌의 키가 무려 6-9 (206cm), 그리고 현재는 키가 더 커서 6-10 (209cm)에 육박하지 않을까 조심스런 의견이 나올 정도로 그는 말도 안되는 높이임에도 특급의 슈팅가드가 지닐 법 한 슈팅감각과 각종 스킬을 펼칠 수 있었다. 게다가 기동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리그 탑을 놓치지 않을 정도이니, 지금의 경기도 듀란트가 없었다면 그대로 가비지 게임이 되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제임스 하든! 빠르게 골 밑으로 치고 들어갑니다! 레이업 시도! 뒤따라가던 테리가 뛰어서 막습니다만!]

삐빅-

[파울! 제이슨 테리의 반칙! 아, 몇 분 지나지 않았는데 제이슨 테리와 바레아가 벌써 각자 2파울씩 입니다. 바로 제임스 하든 때문이죠?]

슉-

오히려 러셀 웨스트브룩 보다는 제임스 하든이 듀란트의 짐을 덜어주며 경기를 접전 양상으로 이끌고 있었다. 좋은 힘과 스피드를 균형있게 갖춘 채, 특유의 반칙 유도로 자유투를 얻어내는 그의 모습은 댈러스 입장에서도 더블팀이나 헬핑 수비로는 커버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결국 댈러스에서 선수를 교체합니다! 순식간에 파울을 2개를 쌓은 제이슨 테리 대신에 캐런 버틀러가 투입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뛰었던 키드와 챈들러 대신 영재 윤과 이안 마힌미가 투입됩니다!]

[초반에 좋은 기세가 한 풀 꺾였거든요? 2쿼터 3분여가 지난 시점에서 38 대 42, 댈러스가 1쿼터 때 11점 차이까지 벌려놓은 것이 벤치멤버와의 싸움에서 어느덧 4점 차로 줄어들었습니다. 댈러스 입장에서는 다시금 기세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겠습니다!]

[역시 오클라호마시티, 무섭습니다. 특히 러셀 웨스트브룩이 힘겨워하더라도 제임스 하든과 케빈 듀란트가 짝을 맞춰 스코어를 올려버리니 벤치 타임이라고 하더라도 벤치가 아닌 것 같은 착각이 드네요!]

영재는 다시금 줄어진 점수를 슬쩍 보더니 이내 신경을 꺼 버렸다. 지금 당장의 점수차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경기에 이기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판을 생각해야 했다.

'케빈 듀란트와 제임스 하든의 2:2, 서지 이비카와 케빈 듀란트, 제임스 하든과 서지 이바카. 케이시 코치도 이 셋이 공격을 이끌고 있는 걸 알고 있어.'

영재는 웨스트브룩에서 제임스 하든을 막으라는 지시를 받은 것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크린을 이용한 픽 플레이. 1:1 개인 돌파보다도 훨씬 다양한 루트를 창출해 낼 수 있고, 마크맨을 떼어내기에 가장 좋은 정석과도 같은 플레이.

그러한 2:2 픽 플레이 중심에는 단연 제임스 하든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었다. 제임스 하든 만이라도 제어가 가능하다면 오클라호마시티의 날카로운 공격은 무뎌질 것이었다.

"......"

하든은 가까이 붙어 시야를 가리는 영재를 보며 묵묵히 공을 튀겼다. 각종 데이터나 자료들을 통해서도 봤지만, 시즌 첫 맞대결에서 벤치 타임에 똑같이 나온 하든과 영재는 서로가 서로를 막으며 상대방의 실력을 가늠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 때의 하든은 17분을 나와서 4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2턴오버, 1/4의 슈팅 성공으로 처참한 경기를 치뤘고, 영재 역시도 하든에게 가로막혀 15분 여를 뛰며 7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1턴오버, 3/7의 슈팅 성공을 기록했다.

[숀 매리언의 마크를 떼어네고 제임스 하든의 앞에서 서지 이바카가 멈춥니다! 곧바로 드리블 돌파로 이바카를 타고 넘어가는 제임스 하든!]

[이 루트로 댈러스가 많은 실점을 했거든요! 과연 어떻게 반응할 지가 상당히 궁금합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골스와 휴스턴의 컨퍼런스 파이널이군요. 디트로이트 때문에 휴스턴이 여기까지 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쉬 스미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변수 역할을 해내네요.

아리자와 브루어가 스플래쉬 브라더스를 잘 수비해낸다면 골스도 꽤나 고전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휴스턴은 원체 젊은 선수들이 가득해서 체력적으로는 할만할 거라 보거든요. 포인트가드인 테리와 프리지오니의 체력이 관건일듯합니다.

@이 때에도 스캇 브룩스는 여전히 전술적으로는 평범한 감독이죠. 듀란트-서브룩-하든의 1:1위주의 공격. 아직 서지 이바카가 덜 성장한 상태라 2:2플레이를 할 빅맨도 마땅치가 않네요.

카넨님/// 1코 축하드립니다!!

dydqlsl님/// 하든의 스타일과 휴스턴의 대럴 모리 단장의 스타일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미드레인지가 약하고 돌파와 3점 위주의 슈팅가드를 MVP2위로 만드는 팀 로스터 구성도 성공적입니다.

뜨락에서님/// 요 며칠새 계속 그러네요.... 오늘은 좀 나아보여서 다행입니다.

쿤다라님, 카샤스님, 천상별리님, 찬란한유산님/// 코멘 감사합니다!!

눈꽃엔딩님/// 엌ㅋㅋㅋ 60만원. 저희에겐 그림의 떡이네요 ㅋㅋ

magara님/// 의도한 건 아니었습니다 ㄷㄷ

misscherry님/// ㅎㅎ 평면적이면 재미없지요

라피르and진트님/// 라인업과 전술에 따라 둘 다 막을 겁니다 ㅎㅎ

야베스님/// 휴. 아쉬우시겠군요. 폴은 정말 좀 애잔해 보입니다.

-DarkANGEL-님, 오마리온님, 파이넨시아님/// 항상 코멘 감사합니다!!

히나진님/// ㅎㅎ 코멘 자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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