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5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제리 슬로언 유타 재즈 감독은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를 보며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15점 차이까지 벌이지면서 선수들을 호되게 질책하던 제리 슬로언 감독이 팔짱을 낀채 점점 표정이 더 굳어져 갔다.
칼라일 감독은 반전을 가져온 노박에게 잘 했다고 독려하며 노비츠키와 교체하였다. 노박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만족하고는 벤치에 앉아 팀원들과 경기를 지켜보았다. 캐런 버틀러 역시 수비력과 활동량이 뛰어난 숀 매리언과 교체되었다. 그러자 제리 슬로언 감독도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9픽으로 뽑은 고든 헤이우드를 망설임 없이 빼고 다시 데론 윌리엄스를 투입했다. 슈팅 감각이 괜찮은 C.J 마일스를 계속 중용하고 3, 4, 5번을 다시금 스타팅 멤버들로 교체하여 빼앗긴 기세를 다시금 되찾을 생각이었다.
"윤."
선수가 교체되는 사이, 키드가 잠시 영재를 불렀다.
"유타의 인사이드 수비력은 매우 약해. 폴 밀샙과 데론 윌리엄스의 수비력은 출중하지만, 센터인 알 제퍼슨은 원래부터 수비가 안 좋은데다가 공격도 풀리지 않으면서 수비에서도 조급해하고 있어. 느끼고 있지?"
"느끼고 있어요."
키드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몇 포제션 정도는 외곽에서 공간을 창출하기보다는 집요하게 골밑을 공략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마침 매리언이 컷인도 좋으니 말이지. 생각보다 효과가 좋을 거 같아. 노비츠키가 픽을 서 준다면 골밑에는 제퍼슨만 남아. 그 틈이라면 충분히 할만할 거야. 챈들러가 스크린을 서게 되면 제퍼슨은 무리해서 따라나오지 않을 거야. 그러면 그냥 너가 쏴 버려."
키드는 역시 노련했다. 상대의 약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승리 조건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디트로이트와 인디애나 시절 공격 포제션을 일일이 지휘했던 칼라일 감독도 오펜스의 상당 부분을 키드에게 맡기고 있었다. 영재는 그런 키드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나가고 있었다.
"여지껏 외곽에서 슈팅으로 재미를 봤으니까, 골밑은 상대적으로 방심하고 있을 거에요. 해볼만 하겠네요."
"좋아."
키드는 영재의 뒤통수를 툭- 치고는 영재를 격려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공격에서 키드는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자마자 영재에게 공을 뿌렸다.
"후..."
자신의 앞을 막는 데론 윌리엄스. 제리 슬로언 감독도 주전 중에서 유일하게 돌파가 되는 영재에게 데론 윌리엄스를 전담마크로 붙여버린 것이다. 스틸이 별로 없고 턴오버가 많다고 하지만 데론 윌리엄스의 이름이나 실력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영재가 데론에 비해 키가 크기는 하지만, 데론을 포스트업으로 밀고들어갈 힘이나 포스트업 스킬을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데론을 매치업시키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자아! 윤영재 드라이브 인(Drive In;돌파)!]
[지금까지는 정확한 외곽슛으로 재미를 보던 댈러스거든요?! 지금까지는 댈러스에서 돌파가 되는 바레아는 출전 시간이 적었고, 윤영재는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들기보다는 공간을 만들어 내거나, 자신에게 더블팀(한 명에게 두 명의 수비수가 붙는 것)이 붙는 것을 유도하고 외곽으로 공을 빼서 오픈찬스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데론 윌리엄스 역시 영재의 드라이브 인이 페이크라 생각했다. 영재는 아직까지 터프한 컨택을 즐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점퍼도 좋은 놈이니까. 여의치 않으면 직접 쏘겠지.'
영재의 이전 경기들의 데이터나 오늘 점퍼 감각을 본 데론 윌리엄스는 영재의 스크린을 받은 후 풀업점퍼만 조심하면 외곽으로 공이 빠질거라 생각했다.
투퉁-
영재는 데론 윌리엄스에게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있게 파고들었다. 데론 윌리엄스의 주특기인 크로스 오버 드리블을 똑같이 이용한 영재. 데론 윌리엄스는 자신의 특기를 상대에게 당해버리니 굴욕감에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다행이도 발 끝으로 버티고 서 있던 윌리엄스는 빠르게 영재의 옆으로 몸을 붙였다.
[엄청난 크로스 오버 드리블입니다! 하지만 데론 윌리엄스도 만만치 않죠?]
[발 끝으로 서서 무게중심 이동을 용이하게 만들었습니다! 역시 데론 윌리엄스도 만만치 않네요! 기가막한 크로스 오버 드리블인데도 곧바로 윤영재의 진행방향을 막아냅니다!]
[자아! 윤영재! 데론 윌리엄스에게 막히자 잠시 숨을 고른 뒤 타이슨 챈들러를 부릅니다!]
챈들러가 영재의 손짓에 따라 적절히 스크린을 서주었고, 데론은 제퍼슨의 반대쪽에 발을 걸쳐 영재의 돌파 방향을 제퍼슨 쪽으로 강요했다. 영재는 거리낌없이 제퍼슨이 선 쪽으로 빠르게 돌파를 시도했다.
[알 제퍼슨의 수비가 썩 좋지 않은데요!]
[제퍼슨, 제대로 윤영재를 제어하지 못합니다!]
제퍼슨이 원래 수비력이 좋지 않았던 데다가, 영재를 제대로 막지 못하자 노비츠키에게 붙어있던 폴 밀샙이 황급히 포스트 안쪽으로 달려들어 영재의 앞을 막아섰다. 파워포워드치고는 언더사이즈지만 그만큼 힘이 좋고 수비력이 좋은 밀샙이었기에 영재는 무리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하나 둘! 좌우로 흔들리는 윤영재의 유로 스텝!]
[솟구칩니까?! 폴 밀샙도 같이 떠오릅니다!]
영재는 좌우로 흔드는 유로스텝으로 폴 밀샙의 눈을 혼란스럽게 하고는 곧바로 솟구쳤다. 폴 밀샙 역시 영재의 슛을 막기 위해 뛰어올랐지만, 영재의 손에는 이미 공이 없었다.
[엄청난 백 패스! 컷인해서 골밑으로 들어오는 매리언을 향해 제대로 뿌려집니다!]
[숀 매리언, 시원한 투 핸드 덩크를 꽂습니다!]
키릴렌코가 순간적으로 매리언을 놓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키릴렌코는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이스, 이대로 가자고!"
매리언은 백코트를 하며 선수들을 독려했고, 영재와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제리 슬로언 "이런 경기는 용납할 수 없어."]
제리 슬로언 유타 재즈 감독은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경기에서 패한 후 거침없이 불만을 토로했다. 제리 슬로언 감독은 "모든 경기가 최악이었다." 고 말했다.
최근 댈러스와의 맞대결에서 또 다시 패배를 당한 유타 재즈는 일주일 전 댈러스와의 홈 경기에서 84대 98, 14점 차로 대패한 바 있었다. 어제 경기에서 댈러스의 릭 칼라일 감독은 3쿼터 중반 20점 넘게 차이가 나자 후보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주전의 체력을 관리하는 모습까지 보였고, 유타는 끝까지 추격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분위기를 뒤집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이 후 댈러스의 홈 경기에서 유타 재즈는 나름 분전했으나 106 대 98로 8점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제리 슬로언 감독은 "악몽과도 같은 경기였다." 고 경기를 평가하였다. 4연승 이후 분위기가 좋았던 유타 재즈는 이로써 댈러스와의 경기에서 2패를 기록하며 상위권 도약에 제동이 걸렸다. 제리 슬로언의 인터뷰는 댈러스 홈 구장인 아메리카 에어라인 센터에서 경기가 끝난 후 데론 윌리엄스가 '홈에서의 완패를 갚기위해 노력했지만 약간 부족했다. 우리는 앞으로 더욱 좋은 경기를 보일 것이다.' 라는 인터뷰와 상반된 인터뷰로, 제리 슬로언 감독은 "우리의 전술은 지공을 통한 하프코트 오펜스가 아닌가? 하지만 댈러스와의 2경기에서 하프코트 경기는 커녕 어설픈 픽앤롤,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외곽 슛으로 응수했다." 고 인터뷰를 응했다.
이 인터뷰로 인해 일각에서는 데론 윌리엄스와 제리 슬로언 감독간의 불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유타 재즈의 관계자는 데론 윌리엄스와 제리 슬로언 감독이 시즌 초 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고 하프타임 때는 주먹다짐이 오고 갈 상황도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중략)
댈러스는 유타와의 경기 이후 계속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무려 24승 4패로 서부 컨퍼런스 1위로 당당히 등극했다. 제이슨 키드와 덕 노비츠키가 주축으로 인사이드 수비의 중심 타이슨 챈들러가 가세하고, 슈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캐런 버틀러 대신 숀 매리언이 작년의 부진에서 벗어나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1라운드 25번 신인인 윤영재의 활약은 댈러스 성적의 근간이 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댈러스는 지난 시즌에 비해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크게 향상되었다.
영재는 올 시즌 신인중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지만, 2년차 중고 신인인 블레이크 그리핀(1년차는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해서 2010년이 그의 첫 시즌으로 신인왕 경쟁이 가능합니다.) 이 평균 35분을 넘게 뛰며 21.4 득점, 10.6 리바운드, 3.2 어시스트, 0.8 스틸, 0.6 블록, 2.7 턴오버로 워낙 엄청난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영재의 신인왕은 쉽지 않아 보였다. 시즌 더블더블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선수였다. 그럼에도 댈러스 팬 사이에서는 윤영재 만한 신인선수가 없다며, 출전 시간만 늘어나면 블레이크 그리핀의 아성을 무너트릴 최고의 대항마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좋은 일도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보브아는 완벽히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프랑스 국가대표로 합류하기 전, 영재와 저녁을 먹던 보브아에게 '몸을 꼭 조심하라' 고 했던 영재의 충고를 되새겼지만, 결국 부상의 악령을 피할 순 없었다. 댈러스에서 원하던 보브아의 모습이 아니다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분명히 몸상태는 거의 회복되었으나, 멘탈적으로 트라우마가 생긴 것인지, 철심을 박은 발에 균형감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인지 논란이 분분했다.
그런 보브아의 모습에 영재는 보브아를 챙기고 여러 말로 그의 자신감을 돋워주며, 자신감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도록 연습도 같이 하며 도와주었다.
거기에 노비츠키가 무릎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댈러스로써는 엄청난 악재였다. 7-1의 엄청난 키와 무게를 받치는 무릎이다보니 관리가 필요했지만, 댈러스는 승률에 비해 가비지 경기가 적고 접전이 많아 노비츠키의 시간관리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노비츠키 역시 빠질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무리를 해 온 것이 무릎 통증으로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댈러스가 폭풍질주를 하고 있었지만, 노비츠키가 없다면 댈러스의 공격력은 급감할 것이 뻔했다.
다행이도 크리스마스 전후로 일주일 가량의 휴식기가 있었기 때문에 칼라일 감독은 선수들에게 휴식을 취할 것을 권유했고, 노비츠키는 자택과 병원을 오고가며 통원치료를 받기로 했다.
영재 역시 모처럼의 크리스마스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 봤지만 그다지 신통치가 않았다. 애초에 만날 사람들이 댈러스 선수들, 아즈텍스의 동료들이 전부였다. 크리스마스 당일에 멜리와 데이비드, 그리고 그의 사촌형을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지만 남은 기간 동안에는 집에서 홀로 보내야 한다는게 씁쓸할 뿐이었다.
"이참에 취미라도 하나 가질까."
영재는 댈러스의 주장 덕 노비츠키와 친해지며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노비츠키는 휴식시즌에는 멋스럽게 색소폰을 연주하고 조용히 독서를 하는 것이 취미라고 이야기 했었고, 영재는 그런 노비츠키에게 자신의 취미를 말할 것이 없어 난감했었기 때문이다.
영재는 25일까지 남은 3일간 무언가를 찾아보자고 마음먹었다. 무턱대고 밖으로 나온 영재는 애마 SUV를 몰고 시내로 나갔다. 댈러스에 평상복을 입고 나가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재를 못알아 봤지만 간간히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면 그 주변으로 댈러스 팬들이 꽤나 많이 모여들었다. 한인 사이에서 인기는 더욱 높았는데 그런 관심과 인기가 썩 기분이 좋았다. 시내로 나간 영재를 알아본 팬들과 시진도 찍고 사인도 해 준 영재는 백화점으로 들어가 한가로이 쇼핑을 즐기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실제로도 댈러스는 저 당시 28경기동안 23승 5패였습니다. 7승 4패 이후 12연승을 달립니다. 영재의 합류로 1패를 줄이고 1승을 더한 것 뿐입니다.
@데론 윌리엄스와 제리 슬로언도 대립구도를 이루죠. 결국 유타는 은퇴가 머잖은 명장 슬로언 대신 데론의 손을 들어주고, 슬로언 감독을 경질했지만... 데론도 브루클린으로 떠나버렸죠. 다행인 점은 그 뒤로 계속 드래프트가 평타이상을 치면서 내년 플옵을 노릴만한 선수단이 만들어졌죠.
@데론 윌리엄스는 수비에 기복이 있는 편입니다. 신체조건이 좋으나, 예측수비를 즐기기에 그날그날 수비의 업앤다운이 꽤 큽니다. 게다가 영재가 데론보다 사이즈가 좋은 데다가 얘도 능구렁이 스타일이라 예측수비를 오히려 잘 뚫는 편입니다. 마찬가지로 공격에서도 점퍼가 안정적이질 못해서 좀 기복이 심하고요.
※크로스오버 : 한쪽 방향으로 드리블하여 진행하려는 척하다가 갑자기 반대편으로 방향을 틀어서 수비하는 상대방을 돌파하는 기술.
※컷인 : 상대 디펜스를 피해 재빠르게 골밑 방향으로 파고드는 행위. 축구로 치면 침투 플레이와 비슷합니다.
◆오늘 리코멘은 생략하겠습니다. 시험준비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네요 ㅠ.ㅠ 오늘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내일도 본편 연재는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