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60화 (60/296)

00060  2010-11 정규시즌(Regular Season)  =========================================================================

5점 차이가 되자 쫒기는건 시카고가 되었다. 느긋하게 도망가려던 시카고 선수들은 갑작스런 댈러스의 추격에 당황스러웠다. 작전대로 최대한 시간을 끌고, 공격 리바운드를 낚아채서 또 다시 24초를 끄는 작전을 구사하려 했지만 그것도 자신들의 공격이 성공하거나, 상대의 공격을 계속 막아야 가능한 작전이었다. 방금 전처럼 자신들의 공격은 실패하고 3점 플레이를 허용해버리면 자신들도 맞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퍽!

삐이이-!

[타이슨 챈들러! 조아킴 노아의 훅을 막던 중 파울입니다!]

[챈들러 선수 억울하단 제스쳐를 보이지만 심판은 단호합니다. 조아킴 노아 자유투 라인에 섭니다. 노아 선수가 빅맨치고는 자유투가 좋은 편입니다만 그래도 70% 초반의 자유투에 불과합니다.]

노아는 마른 입술을 혀로 핥더니 1구를 불안불안하게 넣고 2구를 맞이했다.

훅-

노아의 손을 떠난 공. 동시에 양팀 선수들은 혹여나 노골이 되면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엄청난 몸싸움을 펼치기 시작했다. 곡예를 하듯 불안하게 림을 돌던 공은 결국 아래로 툭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그 공을 낚아챈 챈들러는 곧바로 제일 앞에 서 있던 매리언에게 공을 뿌렸다.

"달려! 달려!"

영재가 매리언의 뒤를 쫒아가며 소리쳤고, 매리언은 뒤를 힐끔 보더니 림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매리언 역시 운동능력이 뛰어난 속공 피니셔(Finisher)였지만, 루올 뎅 역시 운동능력하면 어디 가서 밀리지 않는 선수 중 하나이며 매리언보다 젊은 선수. 결국 매리언의 뒤를 잡은 루올 뎅은 매리언이 레이업을 올라가려는 것을 막기 위해 허공으로 붕- 떴다.

"흡!"

하지만 매리언은 뜨지 않았다. 뒤따라 달려오던 영재를 인식하고 있던 매리언은 곧바로 뒤에 있던 영재에게 공을 빼주었고, 영재 역시 슈팅을 올라가지 않고 조금 더 뒤의 노비츠키에게 공을 넘겨 주었다.

[노비츠키, 3 POINTS!]

[BANG!! 정확 합니다! 이제 점수는 단 3점차 입니다!!!]

[매리언부터 시작해서 윤, 그리고 노비츠키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정말 좋았습니다! 루올 뎅과 데릭 로즈가 스피드를 활용해 자신들에게 붙을 것을 눈치채고 뎅, 로즈를 끌어들이고 뒤따라 오는 노비츠키에겐 찰나이지만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 줬거든요! 정말 대단합니다! 타지 깁슨이 노비츠키를 막기보다는 골밑으로 향한 게 시카고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울듯 하네요!]

노비츠키는 평상시와는 달리 격양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곤 가슴을 팡팡 쳤다. 남은 시간은 어느덧 1분 20초. 데릭 로즈의 여유롭던 표정도 딱딱하게 굳어졌다. 시간을 끄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공격이 되지 않을 때는 소용이 없기 때문에 로즈는 벤치의 사인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20초 정도 공을 끄는 로즈. 남은 시간은 단 5초 입니다.]

[시간을 끌수록 공격루트는 예상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성공률이 낮아지는데, 무슨 생각일까요?]

탑에서 계속 공을 튀기던 로즈는 결심이 섰는지 4쿼터 극후반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중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를 내며 림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런 로즈의 가속도를 막아내기 위해 영재가 영리하게 몸을 붙였으나, 로즈는 어디 막아볼 거면 막아보라는 식으로 더욱 파워풀하게 영재를 밀어붙였다.

"억!"

결국 영재는 뒤로 넘어질 수 밖에 없었다. 졸지에 엉덩방아를 찍은 영재는 다시 일어나서 로즈를 쫒으려 했지만, 이미 로즈는 림 위에 한 손으로 매달린 채 영재를 아래로 내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가속이 붙은 상태의 로즈였고, 영재는 위치를 옮기느라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상태였다.

[오 마이 갓! 데릭 로즈의 원핸드 덩크! 남은 시간은 이제 단 55초 입니다!]

[아, 영재 윤! 마지막까지 데릭 로즈를 잘 막아 주었으나 결정적으로 힘과 탄력이 부족합니다, 역시 데릭 로즈의 아성을 넘기엔 아직 이른 것일까요! 점수는 다시 5점 차입니다!]

영재는 이를 뿌득 갈았다. 챈들러가 손을 뻗어 영재를 일으켜 주었고, 수비를 위해 돌아서는 데릭 로즈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마치 '잘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라며 아래로 내려보는 최강자의 표정이었다.

"젠장. 이렇게 밀릴 줄이야."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 공격에서 갚아주라구."

영재는 다시금 하프라인으로 넘어왔다. 추격을 하기 위해선 무조건 이번 공격을 성공시켜야 했다. 하지만 시카고의 질식 수비는 지친 댈러스의 선수들을 더욱 압박하기 시작했다.

영재는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곤 테리에게 공을 뿌렸다. 왼쪽 윙에 자리잡던 테리는 자신에게 달려와 스크린을 거는 영재의 모습에 새삼 놀랐지만 칼라일 감독의 지령에 끝까지 움직이는 영재의 스크린을 허망하게 날릴 순 없었다.

[제이슨 테리, 윤영재의 스크린을 받고 탑으로 빠르게 이동합니다! 남은 시간은 이제 단 47초!]

[쏩니까?! 테리를 쫒던 데릭 로즈, 영재 윤의 스크린에 잠깐이지만 막힙니다!]

덩달아 막혀있던 키쓰 보건스를 흘겨 본 영재는 테리를 향해 뛰어가는 듯 하다가 급하게 방향을 전환해서 왼쪽 윙 부터 사이드까지 냅다 질주하기 시작했다. 졸지에 덩그러니 놓여진 키쓰 보건스는 영재를 따라가려 했지만, 테리는 그 찰나를 눈치채고 있는 힘껏 영재에게 공을 던졌다.

'들어가라, 제발!!'

숨이 턱 밑까지 차 올랐다. 이미 아까부터 영재의 발이 끌리기 시작한 것만 봐도 체력은 바닥이었다. 하지만 이런 완벽한 노마크 찬스까지 날려먹을 순 없었다. 자신은 아직 루키이고 에이스가 아니기에 큰 비난을 받지는 않겠지만, 스스로가 그런 회피는 용납할 수 없었다.

팍!

영재는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하게 공을 긁어냈다. 그만큼 간절하고 제대로 쏘아진 공은 엄청난 스핀과 함께 림을 향해 유유히 날아가기 시작했다.

슉-

[WOW!!!!! Y13 PERPECT 3 POINTS!]

[오늘 3점 슛이 0/4 였던 선수 맞습니까?! 이 선수가 1년 차 루키라는 게 정말 맞습니까?! 오늘 그렇게도 야투가 안 들어가던 영재 윤!!! 클러치 타임에 자신의 유일한 3점슛을 꽂네요! 이건 빅 샷입니다, 이제 점수는 단 2점 차 입니다!!!]

영재는 그 순간 뒤로 벌렁 넘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흐, 흐흐... 우아아아!!!"

-삐이익

[시카고 불스, 작전 타임!]

노비츠키가 영재를 일으켜 세워주었고, 선수들 모두가 영재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격한 기쁨을 나누었다.

===

[데릭 로즈, "Y13. 그는 신인왕 레이스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선수다."]

시카고에게 86대 84, 2점 차 석패를 당한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경기 후, 데릭 로즈는 오늘의 경기에 대해 "스스로에게 조금 아쉬운 경기였다." 라는 멘트를 남겼고, 상대 팀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며 인터뷰를 마쳤다.

다음은 데릭 로즈와 기자의 질의응답이다.

Q. 힘든 경기에서 승리한 소감은?

A. 서부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강호 댈러스 매버릭스를 잡아낸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이런 접전은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고, 우리 팀(시카고)을 한 단계 성장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매버릭스에게 감사한다.

Q. 가장 인상적인 선수가 있었다면?

A. 단연 덕 노비츠키와 영재 윤을 뽑을 수 있다.

Q. 이유가 있다면?

A. 덕 노비츠키는 현역 최고의 파워포워드이며 댈러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언제나 그는 팀의 중심이며 우리와의 경기에서도 홀로 득점력을 폭발시키며 우리를 끝까지 추격했다.

윤의 경우 그와 정규시즌에서 처음으로 만나 플레이를 했는데, 생각보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특히 슈팅이 들어가지 않을 때는 대처하기 힘들고 정신적으로 힘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영재 윤은 달랐다. 그의 근성과 지능적인 플레이는 나 역시 뚫어내기 힘들었고, 내 생각에 그는 올 시즌 가장 뛰어난 루키가 될 거라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4쿼터 5분에서 윤은 정말 소름끼칠 정도였다.

(실제로 덕 노비츠키는 이 경기에서 무려 36득점 8리바운드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영재 윤은 이 경기에서 4/11의 저조한 야투율을 기록했고, 3점은 단 1/5에 불과했다. 하지만 마지막 3분 안에 그는 2점슛 1개, 3점슛 1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불스를 턱 밑까지 쫒아가게 한 장본인이었다.)

(중략)

Re : 데릭 로즈랑 맞대결 한 거 봤어? 씨바... 눈물이 나오더라.

Re : 오바하고 있네 눈물은 무슨... 에이 씨. 근데 눈에서 뭐가 흐르는 거냐?

Re : 역시 데릭 로즈에겐 아직 안되네 싶었는데 마지막 5분 대박.

Re : 슛이 짧으니 손을 앞으로 더 뻗어서 거리를 줄이는 센스 오지더라. 와... 이런 선수가 한국인이라고? 농협은 뭐하냐! 이런 선수 안 뽑고!

Re : 지랄! 그러다 최진수 꼴 난다. 지금은 댈러스에서 실력을 기를 때지! 존나 차출하다가 애 병신되면 책임질래?!

Re : 난 불안하다. 저러다가 귀화하는 거 아냐?

시즌 초 계속된 활약으로 한국에서는 영재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이 와중에 나온 데릭 로즈의 인터뷰는 한국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냈다. 영 플레이어 중에서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데릭 로즈에게 높이 평가받은 선수라는 인터뷰는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지고 있었다.

"아직 시즌 초이지만, 한국 시장에서 NBA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NBA는 21세기에는 거의 사장되다시피 한 콘텐츠였습니다. 그렇지만, 윤의 활약으로 인해 국민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크 큐반, 도니 넬슨, 그리고 댈러스 매버릭스 마케팅 부서 관리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해외 마케팅 관리자의 브리핑은 계속되었다.

"한국에서 해외축구 붐은 생각보다 대단합니다. 한국의 케이블 가입자 기준으로 심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7%가 넘는 시청자들이 해외축구를 볼 정도이며, 경기를 안 보더라도 지성 팍의 이름만큼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안다고 합니다."

발표자는 파워포인트를 한 장 넘기더니 다시 설명을 이어나갔다.

"ske sports 라는 케이블 방송국을 통해 우리 팀과 시카고 불스의 위성생중계가 11월 19일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ske sports는 올 시즌 윤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짧고 가볍게 편집하여 중간중간 이용했습니다. 그 결과 이번 경기는 4.2%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ske sports는 NBA와 이번 시즌의 중계권 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우리 팀의 경기는 전 경기(82경기)가 배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 팀의 경기 외에는 인기팀들의 경기 위주로 편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를 개편하여 한국어 홈페이지 제작 역시 진행 중입니다. 한국의 경제력을 생각해보면, 차후 한국 마케팅으로 벌어들일 이득은 상당하리라 예상됩니다. 또한 댈러스의 한인 경제력도 상당하니, 이들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계자의 설명이 모두 끝나자 마크 큐반 구단주는 고개를 끄덕였고, 도니 넬슨 단장은 관계자에게 세부조정이 필요한 사항을 꼼꼼히 체크하며 앞으로의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럼, 다음 드래프트때 아시아권 선수들을 뽑을 필요성은 있습니까?"

다른 관계자의 말에, 설명을 하던 관계자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건 별개입니다. 물론 각 구단에서 가끔씩 진행하는 유소년 농구 클리닉과 같은 곳에서 댈러스의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실력이 되지 않는데 뽑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일단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라면 서머리그 캠프에 초청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축구나 메이저리그 같은 경우에는 홍보와 구단의 이익을 위해 마케팅용 선수라는 명목하에 데려오는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NBA 드래프트의 경우 매년, 2라운드까지밖에 진행되지 않는다. 게다가 경기당 고작 5명이 뛰기 때문에 섣부르게 투입할 수도 없다. 로스터도 정해진 15명 내에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용 선수를 집어넣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영재가 처참하게 패배했지만, 나름 투혼을 발휘한 경기였습니다. 물론 스탯은 전혀 좋은 편이 아닙니다 ㅡ.ㅡ

@멤피스가 일을 낼 수도 있겠습니다. 골스가 유리한 콜을 받고도 무력하게 패배했네요. 콘리가 건강하다면 6차전 이내에서 멤피스가 골스를 격파할 가능성도 상당해 보이네요.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지금의 16개팀으로 확정된 1984년 이후 처음으로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3차전에서 하위시드팀이 모두 2-1로 리드중입니다. 이번 컨퍼런스 세미 파이널에서 업셋의 대향연이 펼쳐질 수도 있겠네요.

찬란한유산님/// 첫코 축하드립니다!!

misscherry님/// 응원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영재는 먼치킨보다는 성장형 캐릭터죠.

유민팜님, 쿤다라님, 천상별리님, 파이넨시아님, -DarkANGEL-님/// 코멘 감사합니다

pen36님/// 어빙도 컨디션이 별로였고, 르브론도 좀 방전 기미가 보입니다. 불스가 잘 막은 탓도 있고요.

야베스님/// 물론입니다. NBA에서 72승 1회를 빼면 67승도 단 두번뿐으로 기억합니다. 불스가 한번, 댈러스가 06-07시즌에 한번. 8할조차도 몇년에 한번씩이니 ㄷㄷ

라피르and진트님/// 이번 시즌은 세미컨파가 매우 흥미롭네요. 확실히 칼라일은 09-10시즌 끝나고 팬들이 경질요청을 꽤나 많이 했죠. 특이사항이라면 전문가(기자, 칼럼니스트) 중에서는 칼라일을 까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칼라일의 방향성과 생각은 충분히 좋았다는 것인듯 하더군요. 결국 다음해에 우승을 하게 되고요 ㅎㅎ. 게다가 디트나 인디애나서도 충분히 지장이었죠. 댈러스에서도 그놈의 바레아만 아녔으면 ㅋㅋ

zigichacha님/// 정말 이번 플레이오프 2라운드는 혼돈입니다.

즘바퀴님/// 로즈가 그래도 로즈더군요 ㄷㄷ. 예전만큼은 아니지만요...

얏홍이다님/// 쿠폰 감사합니다!!

안서빈님///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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