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0 서머리그(Summer League) =========================================================================
코너에서 윙으로 이동해 3점 라인에 서 있던 영재에게 보브아의 패스가 주어졌고, 영재는 제자리에서 그대로 슈팅을 쏘아올렸다. 영재의 3점은 깔끔하게 림을 통과했다.
[클린 샷! 정말 군더더기 없는 슈팅입니다!]
[상대 선수들이 참 막기 힘든 위치로 이동했어요. 정말 영리한 선숩니다. 시작부터 댈러스의 기세가 좋네요.]
[로드릭 보브아, 하프라인을 넘습니다.]
[계속 역전에 역전은 거듭하며 경기가 박빙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어느 팀이든 간에 한 번 기세를 꺾을 필요가 있습니다!]
보브아는 공을 잡고 윙으로 이동했고, 무사 세크가 재빠르게 스크린을 섰다. 보브아는 재빠르게 스크린을 타고 골밑으로 파고들었으나, 맥기가 앞을 가로막았다.
보브아는 순간 전진을 멈추고 고민했으나, 좌측에서 컷인(Cut-in)하는 영재를 보고 그대로 패스를 뿌렸다.
넘겨주듯 공이 보브아에게서 영재로 건네졌고, 영재는 받자마자 그대로 몸을 확 숙여 빅맨의 아랫쪽을 파고들었다. 샘핸이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마크맨이던 트레버 부커도 바깥으로 나갔고, 골 밑에는 센터 자베일 맥기뿐이었다.
[오 마이 갓!!]
브라이언 던톤스는 자신도 모르게 괴성을 질렀다. 뻑뻑한 골밑까지 파고 든 가드, 그런 가드에게 손을 뻗는 센터. 자세를 낮춰서 위로 올라가야 슛을 던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손 까지 위를 막는 상황.
영재는 오른발로 딛는 스텝에 힘을 주어 돌파를 한 순간 멈추고는 왼발을 옆으로 쭉 벌렸다. 그리고는 오른발을 회수하여 한 순간 스텝백을 응용한 사이드백으로 맥기의 손을 능수능란하게 피한 영재.
그리고는 디딘 왼 발로 코트를 박차고 뛰어 올랐다. 왼쪽으로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몸도 왼쪽으로 쏠리는 상황, 영재는 오른손으로 공을 머리 위로 들어 손목심을 이용해 공을 힘차게 긁어냈다.
[뱅!! 영재 윤, 환상적인 플로터 입니다!]
마이크 브린 역시 단 한 순간, 그 순간 안에 엄청난 스킬들이 들어있는 영재의 플레이에 환호를 숨기지 않았다. 1천명 남짓 들어찬 관중들도 영재의 화려한 플레이에 오와!! 하며 소리를 질러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게다가 존 월을 집중하여 취재하기 위해 왔던 기자들은 기가막힌 스텝 그리고 티어드롭급의 낙차가 심한 플로터로 클린샷을 만들어 낸 영재에게도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슛을 성공시킨 영재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존 월에게 등을 보이며 오른손 엄지로 자신의 등 번호를 가리키곤 코트로 복귀했다.
"나이스!"
보브아의 어시스트에 영재가 먼저 가서 하이파이브를 건넸고, 보브아는 약간은 민망했지만 하이파이브를 받아 주었다. 왠지 모르지만 자신이 이번 플레이에 관여했다는 생각에 어깨도 조금 으쓱해지는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 워싱턴의 플레이에 조금 변화가 생겼다. 아니, 존 월의 플레이가 변했다는 것이 더욱 좋은 표현일 것이다. 영재를 철저하게 본인만 마크하도록 강요하고 있었다. 그만큼 존 월의 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
무리한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등 번호를 보여주며 도발했지만, 존 월은 넘어가지 않았다. 외려 더욱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여 공격을 풀어나가는 것이었다. 워싱턴의 경우 존 월을 제외하더라도 NBA에서 뛰었던 트레버 부커와 자베일 맥기가 있다. 아무리 신장이 큰 무사 세크가 골 밑을 지키고, 오마르 샘핸이 트레버 부커를 마크한다고 하더라도 경험의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집요하리만큼 빅맨을 이용한 공격. 그렇다고 패스나 경기 조립 만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진 않았다. 무서우리만큼 빠른 돌파, 영재는 어떻게든 가속이 붙기 전에 막기 위해 존 월에게 거리를 주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적재적소에 길을 막는 스크린에 살짝이라도 시간이 끌리면 존 월은 가속력이 붙어 골 밑을 파고 드는 것이었다.
영재가 따라붙게 된다면 무리해서 슛을 하지 않고 빅맨에게 패스를 빼 준다. 영재의 엄청난 반사신경과 동체시력, 그리고 스틸 감각으로 손 끝에 공이 걸리는 아슬아슬한 패스도 몇 번 있었으나 그 때 마다 존 월은 더욱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뿌리기 위해 노력했다. 영재의 수비 덕에 월의 야투는 아직도 1/4였다.
[하하, 이게 과연 서머리그인가 싶을 정도로 엄청난 경기입니다!]
[특히 존 월과 영재 윤의 맞대결은 한 치의 물러섬도 없습니다. 둘의 스타일이 약간 다른데, 존 월은 가속력을 이용한 돌파와 슈팅모션을 이용한 페이크, 그리고 노룩 패스나 창조적인 패스를 뿌려줌으로써 빅맨을 이용한 집요한 공격을 노리고 있습니다. 다만 영재 윤에 비해 공을 오래 잡고, 스킬셋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입니다.]
[그에 비해 영재 윤은 어떤 루트이던간에 가장 확실한 공격을 창출해 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크맨을 떨쳐내는 오프 더 볼 무브, 완벽한 스킬셋을 이용하여 수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주로 리딩을 하는 보브아를 도와, 공을 소유하는 시간을 짧게 가져가면서도, 그 순간에 코트를 모두 훑어냅니다. 그러다보니 확실한 공격루트를 찾아 패스, 혹은 슈팅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턴오버가 극히 적습니다. 존 월의 경우 여태까지 2개의 턴오버를 기록하고 있지만 영재 윤은 0개라는 점에서 두 선수의 스타일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죠.]
1쿼터도 어느덧 8분이 지났다. 오늘 철저하게 출전시간을 분배하겠다는 테리 스토츠와 드웨인 케이시의 설명대로, 남은 4분 남짓동안 출전하려는 선수들이 트레이닝 복을 벗고 몸을 슬슬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스코어는 21대 20. 단 1점 차이의 초접전. 8분 동안 리드가 7번 바뀔 정도로 치열한 경기가 계속 되고 있었다. 영재는 8분 동안 3점슛 1개를 포함하여 7득점 4어시스트 2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하고 있었고, 존 월은 2득점 5어시스트 1리바운드 2턴오버를 기록하고 있었다. 확연하게 차이나는 경기력이었다. 존 월이 영재에게 밀리는 와중에도 빅맨들의 기량차이로 점수 차이가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
다행이 방금 전 워싱턴의 포제션에서 존 월의 돌파를 간신히 막은 영재는 월의 비하인드 백 패스에 손을 쭉 뻗어 날카로운 스틸을 해 낸 상태. 어느덧 존 월의 눈에도 불이 활활 붙음을 느낀 영재는 좀 더 긴장하고는 아랫입술을 앙다물었다.
경기 시작 때 부터 제대로였지만 이젠 한계치까지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표정. 영재도 설렁설렁 하진 않았지만 8분 내내 이곳저곳 뛰면서 숨이 차오르기 시작한 영재로써는 지금 체력적인 약점을 보이면 존 월이 그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 들 것이라 생각했다.
'가자.'
플랜대로 볼운반은 보브아가 전담했고, 보브아의 공격전개가 잘 안 풀리면 영재에게 공이 넘어왔다. 보브아에서 영재로 거쳐오는 공. 영재는 우측 45도의 3점라인 뒤에서 존 월과 마주보았다. 마치, 대학 시절 카와이 레너드와 서로를 마주보며 자체 연습게임을 했을 때가 새록새록 떠오르자, 영재는 자신도 모르게 재미있다는 미소를 지었다.
"뭐가 그리 웃기지?"
존 월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웅얼거렸다. 영재는 킥킥 웃으면서 '글쎄?' 라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해 주지 않았다.
"실컷 생각해 봐. 내가 왜 웃는지."
영재는 더 이상 대화를 원치 않았다. 지금, 단 한 순간. 존 월 과의 1:1 대치상황에 몸이 짜릿짜릿할 지경이었다. 다른 선수들도 지금 만큼은 둘의 대결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히 움직이곤 있지만 둘이 서 있는 곳엔 오롯이 둘 만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흡!"
숨을 들이키고 먼저 움직인 것은 영재였다. 오른손으로 공을 몸 쪽으로 지키듯 드리블을 하며 왼쪽 어깨를 들이밀고 한 순간 왼쪽으로 파고드는 영재. 존 월은 그런 영재의 방향을 가볍게 읽어내곤 영재의 진행방향으로 몸을 기울여 견제했다. 만일 영재가 방향을 바꾸더라도 재빨리 방향전환을 할 수 있도록 발끝으로 선 채, 발을 움직이지 않고 상체로만 수비를 하는 듯한 효과를 준 것이다.
영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무게중심을 바꾸며 공을 한번 더 튀기고 오른발을 좀 더 앞으로 쭉 내밀어 디뎠다. 월은 이제 읽었다는 듯 재빠른 사이드 스텝으로 영재의 진행방향에 따라 움직여 앞을 가로막았다. 영재는 몸을 살짝 틀어 한 순간 포스트 업 자세로 존 월을 밀어 붙였고, 존 월은 갑작스런 포스트 업에 파워로 밀어 붙이는 영재의 스타일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영재 윤, 정말 부드러운 방향전환입니다. 존 월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네요.]
[오오...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루키가 이 정도의 스킬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 건 참 보기 힘듭니다. 오늘 경기에서 이런 장면을 볼 줄은! ]
"윽?!"
해설진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정교하고 파워풀한 스핀무브에 당황한 듯 한 순간 뒤로 밀린 존 월. 여기서 넘어지면 무조건 뚫린다는 것을 직감한 존 월은 조금 밀리더라도 넘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뒤로 한 두 걸음 잔 걸음으로 넘어지는 것을 막고 최선의 수비를 하기 위해 다시 영재에게 들러붙으려...
훙!
"?!!"
[저, 저런 플레이를 오늘 보여주다니요!]
[오, 마이 갓! 영재 윤! 반동을 이용하여 거리를 벌리곤 존 월을 뚫어냅니다!]
포스트업 자세를 취했던 자리엔 영재가 없었다. 반동을 이용하여 앞으로 반 보 정도 튕겨나온 영재는 다시 페이스업으로 바꾸곤 물러난 존 월의 옆으로 빠르게 지나간 것이다.
"핫!!"
어느덧 로포스트(Low-Post;골밑) 근처까지 치고 들어온 영재의 앞에는 최종 수비수인 림 프로텍터 자베일 맥기 만이 서 있었다. 맥기는 영재의 긴 슈팅 레인지를 의식해서 강제로 앞으로 끌려 나올 수 밖에 없었고, 영재는 그런 맥기의 빈 틈을 놓치지 않았다.
휘익!
몸으로 진행을 막으려던 맥기는 자신을 휘릭 돌아나가는 영재의 스핀무브에 깜빡 속아넘어가 버렸다. 마지막 까지 슈팅을 막기 위해 영재의 위로 손을 뻗으려 했으나, 이미 영재는 림을 지나 자신의 뒤편에 위치한 림을 향해 리버스 백덩크(골대를 지나쳐 손바닥을 뒤로 향하는 덩크)를 작렬시킨 영재.
콰아앙!!
"으아!!!"
[영재 윤, 강력한 리버스 백덩크!!]
[엄청납니다! 영재 윤! 그야말로 13의 저주, 상대방에게 저주를 내리는 백 덩크입니다! 일갈을 내 뿜는 영재 윤!]
[존 월을 상대로 유로 스텝을 구사하다가 페이스업 이후, 포스트업을 하는 듯하다가 스피드를 이용한 환상적인 돌파. 그리고 자베일 맥기를 상대로 스핀 무브 이후에 기막힌 리버스 백 덩크! 그야말로 Y13, Y13의 위엄입니다!]
우와아아아!!!
[작전 타임, 워싱턴!]
워싱턴의 작전 타임이 선언되고 코트 위에 있던 댈러스 선수들은 전부 난리가 났다. 영재를 향해 달려들어 하이파이브를 하고, 힘껏 점프하여 등을 맞대고, 가슴을 치고 등을 치며 영재에게 '퍼펙트!' 를 연발하는 선수들. 댈러스의 벤치는 후끈 달아올랐다.
심지어는 칼라일 감독, 넬슨 단장과 같이 앉아 있던 마크 큐반 구단주는 맨 앞 자리에 앉아있다가 영재의 환상적인 플레이에 관중들과 얼싸안고 소리를 지르다 못해 관중석을 넘어가 코트위로 뛰어가 영재를 꽉 껴안았다.
영재는 그런 환호성과 분위기를 즐기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벤치로 돌아가던 중 뒤를 슬쩍 돌아보니, 놀람과 분함이 뒤섞인 존 월의 표정이 눈에 띈 영재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절대로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자신이 지금이에 우위에 있지만, 존 월의 재능만큼은 정말로 대단했다.
경기 내내 자신이 압도했던 건 사실이있다. 하지만, 수비에서 힘들었던 적도 있었고, 존 월의 패스를 잘못 읽었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자신이 과거의 풍부한 경험이 없었다면 단순한 재능만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을지도 몰랐다. 상대는 고작 이제 스무 살의 루키였고, 자신은 겉보기로는 열아홉이지만 10여년의 경험이 있었다.
============================ 작품 후기 ============================
★선작.추천.코멘.쿠폰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컷인 : 상대 디펜스를 피해 재빠르게 골밑 방향으로 파고드는 행위. 축구로 치면 침투 플레이와 비슷합니다.
※티어드롭 : 토니 파커의 핵심 스킬입니다. 플로터의 일종인데, 매우 낙차가 커서 막기가 매우 힘들다고 합니다. 전생에 영재가 스퍼스 소속이었죠. 전생의 영재도 키가 작았기 때문에 티어드롭을 배웠었습니다. 토니 파커는 이 티어드롭을 잘 활용하여 골밑 마무리는 가드 중에 첫손에 꼽힙니다.
@골든스테이트가 무난하게 2승을 거뒀네요. 뉴올은 갈매기가 분투했지만, 감독부터 갈아치우지 않고서는 힘들 것 같습니다. 건강한 로즈-버틀러 콤비는 리그 최고 수준이네요. 정말 건강만 하다면 시카고 불스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주인공의 풍부한 경험상 서머리그 MVP라고 해도 루키인 존 월입니다. 충분히 압도하지요.
kksswqq771님/// 코비처럼은 아마 안 할 겁니다. 커리어는 분명 NO.2 슈팅가드입니다만, 효율성은 좀 많이 낮습니다. 게다가 팀 컬러도 한 명이 난사하는 팀이 아니구요. 코비의 팀 승률도 자기가 슛을 적게 쏠 때가 더 높습니다.
니앞에꽃미남님///감사합니다!!
찬란한유산님///예, 그 정도는 되어야겠죠ㅋㅋ. 근데 그러려면 나이도 30은 넘어야겠고, 팀 승률은;;;
묵혼乃님/// 하핫, 감사합니다. 시험끝나면 페이스를 올려볼게요ㄷㄷ
잿빛그림자///후후 좋은 게임을 시작하셨군요. 저희는 주로 대전을 합니다만, 마이커리어나 마이지엠도 나름 재미있지요. 물론 저희도 영어때문에 좀 어렵게하긴 합니다ㅋㅋ
악마의숫자님/// 아직은 향상된 신체에 테크닉을 키우고 적응하는 단계랄까요
퓨로타님/// 예압. 린입니다.
우유동자님///르브론 정도면 역대 NO2 급...ㅋㅋㅋ 어디까지 올라갈까요.
고기를먹자님/// 예압 클린 3점!!
마리넥스님///훼이크, 플로터였습니다!!
쿤다라님, -DarkANGEL-님 ///항상 코멘 감사합니다~
dydqlsl님/// 확실히 루키 시즌에는 스킬완성도나 노련함이 많이 부족했죠. 참 일취월장한 건 사실입니다만, 기대치에 비하면 조금 아쉽습니다.
파이넨시아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