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8화 (28/296)

00028  워크아웃(Work-out)  =========================================================================

그렇게 영재와 더피가 만남을 가지는 동안, 텍사스의 한 사무실 안에서는 두 남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은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인 마크 큐반과 GM인 도니 넬슨이었다. 두 사람은 수년 째 구단주와 사장 겸 단장으로 호흡을 맞춘 사이인 까닭에 격식없이 바로 본론으로 넘어갔다.

“도니. 워크아웃 준비는 다 되었나요?”

“물론입니다. 1라운드 후반픽을 얻어보기 위해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의 수준은 준수하여, 이 정도의 순위로도 쏠쏠한 루키를 지명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픽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라운드 후반이라... 조금 더 높은 픽은 무리겠지요?"

"네, 10번대 로터리픽을 얻기 위해선 꽤 큰 출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보브아를 요구하더군요. 뎀피어나 다른 만기카드는 달갑지 않아 하는데다가, 다른 선수 트레이드를 위해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상위도 아니고 10번대 로터리픽에 보브아는 너무 과하군요. 그러면 어쩔 수 없네요. 그럼 그 정도 순위의 픽을 가정하고 워크아웃을 해보도록 합시다."

큐반 구단주는 농구 매니아이며, 구단주들 중 구단 운영에 개입이 가장 심한 구단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나쁜 의미보다는 좋은 의미로 개입이 심한 구단주로 봐야 한다. 당연히 선수들을 보는 눈도 있으며, 구단 운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구단 전력 강화를 위해서라면 사치세도 서슴지 않는 열정이 넘치는 인물이다. 거의 모든 홈경기를 직관하며 선수들과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눈다. 여느 스포츠팀의 구단주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면을 많이 가지고 있다.

“자료를 봐 주십시오.  우선 제임스 앤더슨(James Anderson)입니다.

6-6(198cm) 208 lbs(94Kg) SG/SF

강점

좋은 사이즈, 효율적인 공격게임(대학 커리어 필드골 평균 46%) 교과서적인 슛폼과 높은 타점의 슛, 거리에 상관없는 슈팅 능력, 받아먹기 재능이 뛰어남, 포스트에서 수비 좋음, 동급대비 윙스팬 좋음. 수비력 좋음. 리더쉽과 책임감 겸비

단점

볼핸들링, 스스로 혹은 동료들에게 공격기회를 살리는 능력 부족, 운동능력이 있음에도 제대로 살리지 못함, 턴오버와 공격자 파울이 많음. BQ학습 필요. 천상 슈터기는 하지만, 천상 농구선수는 아님. 근육을 더 키울 필요가 있음.

"다음은 도미닉 존스(Dominique Jones)입니다.”

6-5(196cm) 216 lbs(98Kg) SG

강점

파워풀한 플레이. 압도적인 윙스팬과 자유투 겟 능력(NCAA 분당 자유투 생산성 1위). 최상급의 민첩성, 림어택이 되는 강력한 슬래셔, 낮은 범실 대비 도움 비율, 신장 대비 훌륭한 리바운드 능력

단점

불안정한 볼핸들링, 미드레인지 및 3점 능력의 부족, 평균적인 운동능력, 공격옵션의 단순함. BQ와 대인수비력의 부족.

"다음은 영재 윤입니다."

6-5(196cm) 205 lbs (93Kg) PG/SG

강점

안정적인 볼핸들링, 리딩이 되는 슈팅가드. 기복이 없는 꾸준한 야투율, 코트 어느 스팟에서나 슈팅이 가능함. 픽을 활용한 능숙한 2:2플레이. 높은 BQ와 전술 이해도, 최고 수준의 턴오버 대비 어시스트 비율, 우수한 리더쉽과 높은 정신력. 우수한 수비수.

단점

평균적인 운동능력(파워, 점프력), 평균적인 사이즈(윙스팬, 스탠딩 리치), 낮은 컨퍼런스의 성적으로 인한 스탯 신뢰도의 저하, 부족한 큰 경기 경험, 고교 시절에 비해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표본의 부족.

"이렇게 셋이 우리가 선택할 만한 슈팅가드 루키입니다. 앤더슨과 존스는 20~30픽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윤은 25~35번픽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스카우트 팀에서는 앤더슨을 가장 높이 보고 있으며, 존스와 윤은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저는 윤을 1순위로, 앤더슨을 2순위로, 존스를 3순위로 두고 싶습니다."

"도니, 그건 당신의 판단인가요? 저는 존스의 경기를 직접 본 사람으로써 존스에게 높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는 뛰어난 슬래셔이며, 우리에게 부족한 운동능력과 돌파옵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반면에 앤더슨과 윤은 돌파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보는데요."

"큐반, 저 역시 셋의 경기를 받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내린 결론입니다. 당장 우리 팀은 완성되지 않은 원석과 같은 루키를 키울 여력이 없습니다. 제 판단에는 윤이 완성도가 가장 높고, 앤더슨, 존스의 순입니다. 로터리픽 이하의 완성도가 높은 신인이 NBA에서는 기대만큼 활약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 사정상 원석보다는 완성된 루키에게 도박을 걸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작년 보브아의 결과를 보았어요. 보브아는 원석이었으며, 완성된 선수였지요. 아직 다듬어야 될 점은 많지만, 그는 작년 최고의 스틸픽(원래 기대치 순위보다 높은 성적을 낸 선수)로 꼽히기도 했죠. 팬들도 나도 올해 그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을 정도로요. 나는 존스가 그와 같은 결과를 낼 것으로 믿어요."

"저는 도박보다는 안정적이고, 신중하길 바랍니다. 큐반이 저와 뜻이 다르다면, 일단 워크아웃 이후 다시 의논해 보도록 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영재와 빌 더피의 워크아웃 관련 만남이 있은 후, 영재는 더욱 동기가 부여되서 개인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날짜와 시간, 장소가 제각기 다른 워크아웃 일정을 차근차근 소화해 나갔다.

영재와 더피는 워크아웃 때마다 항상 같이 해당 팀의 프론트와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며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고 팀이 영재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했다.

"벌써 5월도 다 갔군요. 이제 마지막 팀, 댈러스 매버릭스만이 남았습니다."

영재와 더피는 방금 전까지 치뤘던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워크아웃을 떠올리며 비행기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현재 25번과 28번 2개의 픽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멤피스를 생각해 보자면, 마이크 콘리와 O.J 메이요가 주전 가드로 자리를 굳힌 상태이지만 백업 자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백업 가드를 물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다음 시즌에 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위해 벤치를 강화하기를 원하는 듯 합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어떤 부분입니까?"

"긍정적이라고 하는 부분이라면 멤피스는 주전들의 혹사가 매우 심합니다. 작년 주전 5인의 평균 출전시간은 36~40분 사이에 달합니다. 그만큼 백업이 빈약하다는 것이죠. 마커스 윌리엄스와 자말 틴슬리가 있었는데 이들은 계약이 만료되었습니다. 윤이 웬만큼만 해준다면 충분히 경기당 2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더피의 말에 영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생에서 겪은 경험들이 기억의 형태로 축적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팀의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피의 존재는 영재에게 있어서 커다란 힘이 되고 있었다.

"오클라호마시티 역시 윤에게 관심을 보이는 듯 했습니다. 워크아웃 당시에도 긍정적인 반응이었죠. 하지만 오클라호마시티는 윤에게도 그렇고, 오클라호마시티에게도 그렇고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가드진의 선수층이 두터우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오클라호마의 경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타보 세폴로샤와 기량이 일취월장하게 크고 있는 러셀 웨스트브룩이 주전 가드로, 그리고 식스맨으로 벤치 에이스로 나서는 선수는 무려 제임스 하든이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4번째 가드로도 아직 어린 에릭 메이너가 버티고 있었다. 영재에게는 기껏해야 5분 남짓한 시간이 배정되거나 D-리그로 내려보내 선수를 키우려고 할 수도 있었다.

이 지옥과도 같은 가드진을 뚫고 후보에 포함되는 것 부터가 영재에겐 커다란 난관이었다. 물론 이런 것을 모두 따져가며 팀을 고를 입장은 아니지만 출전기회가 적다면 아무래도 꺼려질 수밖에 없었다.

"포틀랜드의 경우에는 질보단 양적으로 가드진이 너무 두텁습니다."

안드레 밀러, 루디 페르난데스, 패티 밀스, 그리고 부상만 아니었다면 NBA에서 커다란 한 획을 그었을 브랜든 로이까지. 4명의 가드진이 있었고, 스티브 블레이크와 자레드 베일리스가 작년까지 뛰고 있었다. 이들이 연장을 할지, 떠날지는 아직 미정이었다. 위의 두 팀에 비해서 가장 가드진의 실력 격차가 적으면서도, 가드진의 숫자가 가장 많고 두터운 것이 바로 포틀랜드였다.

"물론 안드레 밀러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노장이며, 브랜든 로이의 경우 잔부상이 심하며, 패티 밀스는 기량이 생각보다 만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노려봄직 합니다만, 감독의 입장에서는 몇 년동안 손발을 맞춰 온 가드진을 선호 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윤이 네명의 선수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이지 못한다면 로스터에 드는 것조차 힘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더피는 마지막 서류인 '댈러스 매버릭스' 와 관련된 자료를 건네주며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물론, 윤의 탁월한 능력은 현재 모든 구단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는 건 장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윤에 대한 구단 내의 소식들은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도 아시다시피 동양계 가드가 성공한다는 것은 NBA역사상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입니다. 게다가 그들이 윤에게만 만족하는 것도 아닐 것이고, 만족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만족도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윤도 느끼고 있듯, 윤이 플루크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은 아직도 잠잠하긴 하지만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가능성이 없는 도박일 수 있는 동양계 가드. 그 한계를 깨야지만 영재는 한 단계 발전 할 수 있었다. 영재 역시 잘 알고 있는 부분이었기에 별 토를 달지 않았다.

"우선 오클라호마시티는 21번과 26번, 51번의 픽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든든한 가드진을 가지고 있고, 포워드진이 빈약하므로 윤을 1라운드에 뽑기보다는 다른 팀에 뽑히지 않으면 51번으로 노려보거나 픽업을 통해 2라운드에서 노리는 정도에 그칠 겁니다. 25 ~ 35번 사이로 거론되는 윤을 1라운드에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경우 25번 픽을 댈러스 매버릭스에 현금으로 판매할 예정이기에 남은 28번 픽으로 윤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멤피스 입장에서도 현재 윤과 함께 그라비스 바스케스를 노리고 있는 듯 합니다만, 윤이 메릴랜드 전에서 바스케스를 어떻게 요리했는지 똑똑히 봤다면 아마, 28번은 윤이 선택될 것 입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그라비스 바스케스와 경쟁선상에 놓였다는 것에 윤은 기분이 한결 좋아지고 있었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을 때, 그라비스 바스케스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멤피스의 선택을 받는다. 더피가 말해 주지 않았다면 기억하기 어려웠겠지만 NBA에서 몇 번을 마주했던 선수였기에 기억이 어렴풋이 난 것이다.

"포틀랜드는 원체 가드진이 탄탄하기 때문에 또 다시 가드진을 지명할지는 미지수입니다. 22번과 34번 두 개의 픽을 가지고 있죠. 계약이 만료된 두 명의 가드와 연장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한 개의 픽은 가드진에 투자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확실한 것은 멤피스는 28번, 오클라호마는 미정이군요. 포틀랜드는 22번과 34번 둘 중에 하나는 확실히 쓸 것이고요."

"그렇습니다. 물론 저 픽들이 윤에게 지명될지는 미지수죠. 아시다시피 워크아웃은 여러 명을 테스트하고, Mock드래프트와는 상반된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것이 드래프트 데이니까요."

"물론이죠. 저도 알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어도 그게 립서비스일지, 진짜일지는 드래프트 데이가 되어야 알 수 있겠죠. 이제 마지막이네요. 댈러스 매버릭스 워크아웃도 최선을 다해 마무리지어야겠네요."

영재는 싱긋 웃으면서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낼 것을 다짐했다.

============================ 작품 후기 ============================

마크 큐반과 도니 넬슨의 대화에서 나오는 로드리고 보브아는 2009년도 25픽으로 NBA역사상 최초로 야투율 50%, 3점 40%, 자유투 80%를 루키시즌에 달성한 선수입니다. 릭 칼라일 감독의 시간분배에 따라 너무 적은 시간을 분배받아 신인왕을 타진 못했지만 당시 기대치는 노비츠키의 뒤를 이을 기둥으로 점찍을 정도였습니다.

드래프트 데이란 정식 드래프트 당일을 말합니다. 2010년 기준으로는 6월 26일입니다.

큐티동님/// 괴짜 중의 괴짜 구단주죠.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서비스님/// 서서히 갈 곳이 윤곽이 보이고 있네요.

뱅퇴유님/// 이 때 뉴올리언즈는 20~40에 픽이 없습니다. 11픽뿐이네요. 드래프트 데이 당일에 픽다운을 하긴 합니다만...

백예님///오클을 좋아하시는가보군요.

dydqlsl님,고기를먹자님///오클은 이 때 웨스트브룩, 세폴로샤, 하든까지 빈틈없는 수준이죠. 과연 지옥의 싸웨??!!

퓨로타님/// 이 때 하든이 올시즌의 MVP모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20점은 가뿐히 넣어줄 수 있는 최상급의 벤치에이스였죠. 게다가 수준급 3&D 슈팅가드인 세폴로샤도 있고...여기에 주인공이 가게 되면 세폴로샤가 스몰포워드로 옮겨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말씀대로 댈러스는 노인정이고, 에너지 레벨이 매우 부족한 팀이죠.

우유동자님/// 오클은 경쟁이 매우 빡셀 것이나, 멤피스는 이 때 선수단이 매우 얇습니다. 조금만 잘해도 벤치 타임은 보장받을 수 있죠.

선작.추천.코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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