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7화 (27/296)

00027  각자의 길로  =========================================================================

2010년 5월 21일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14개 팀들이 모두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다. NBA는 현재 컨퍼런스 파이널을 진행 중. 오늘은 1~14번 까지, 2010년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신인들 중 가장 최고 수준의 신인을 뽑을 권한인 '로터리 픽' 추첨이 이루어졌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하위 14개의 팀이 등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공을 집어넣고, 공정한 추첨하에 로터리 픽이 분배된다.

(NBA의 경우 드래프트 로터리를 함에 있어 확률게임을 하게 되는데, 1-14까지의 공 14개를 넣고 조합을 뽑습니다. 14C4=1001개의 조합이 나오는데 이중 11,12,13,14가 나온 경우는 무효로 하고 나머지 1000개의 번호를 각팀의 확률에 맞게 배당합니다. 숫자 조합을 맞추는 로또랑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로또처럼 실제 구슬을 넣어서 돌리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지난 정규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하여 꼴지 팀부터 구슬 250개, 178개, 177개, 119개, 88개, 63개, 36개, 35개, 14개, 14개, 8개, 7개, 6개, 5개 순으로 하위 14개 팀들에게 나온 번호의 조합 순서대로 신인선수 지명순위를 정하게 된다.

(의외의 통계인데, 꼴지팀이 1픽을 먹는 경우가 지난 21년간 고작 2회뿐이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상위 16개팀은 추첨없이 정규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신인선수를 선택하게 된다. 물론 이 때 성적은 동부와 서부를 가리지 않은 성적이다. 예를 들면 서부 8위가 동부 4위보다 낮은 순위의 픽을 배정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2010년 드래프트. 1번, 워싱턴 위자즈!"

마지막, 가장 맨 처음으로 드래프트 픽을 행사할 수 있는 최고의 운을 가진 팀으로 워싱턴 위자즈가 뽑히게 되었다. 픽의 순서는 다음과 같이 결정되었다. 워싱턴은 21년간 유일하게 하위 4순위 팀으로 1픽을 지명한 케이스가 되었다.

1. 워싱턴 위자즈

2.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3. 뉴저지 네츠

4.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5. 새크라멘토 킹스

6.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7.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8. LA 클리퍼스

9. 유타 재즈

10. 인디애나 페이서스

11. 뉴올리언스 호네츠

12. 멤피스 그리즐리스

13. 토론토 랩터스

14. 휴스턴 로케츠

보통 매년 6월 말 진행되는 2010 드래프트 데이 까지는 이제 단 한 달. 그 한 달 동안 30개의 구단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픽을 어떻게 활용할지, 어떤 선수를 뽑아야 할 지, 2010-2011 시즌 구단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등의 전체적인 판을 짜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영재는 학교 기숙사에서 나와 깔끔하고 값이 비싸지 않은 호텔에서 묵고 있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기숙사에서 계속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이제는 학교에서 떠나야 할 때라는 것을 영재는 느꼈던 것이다. 피셔 감독과도 진지하게 상의했고, 영재 본인 나름대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결과, 몇 주 전 영재는 빌 더피와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부터 윤은 NBA 리거가 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도 시간이 모자를 겁니다. 물론, 윤이 지금껏 하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믿음이 가지만, 이제부터 윤의 에이전트로써 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NBA 에이전트는 연봉의 5% 이하를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선수와 에이전트 양쪽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선수가 급하면 수수료 비율이 높을 것이고, 에이전트가 여럿 달라 붙게 되면 수수료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1라운드에서 뽑힐 경우, 즉 1라운더일 경우 기본적으로 선수와 팀은 4년의 계약을 체결한다. 루키 스케일이라고 부르는 신인계약 형태이다. 3년째와 4년째에 팀옵션이 포함된 3년이나 4년이다. 즉, 2+1이나 2+2년 계약의 형태이며 팀 옵션이란 팀이 해당 시즌의 계약을 실행할지, 포기할지 결정할 수 있는 형태이며, 선수는 어떠한 권한도 없다.

NBA 사무국은 1라운더의 경우 드래프트 픽 순위(1~30위)에 따라 연봉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예외는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고정되어 있다. 기본 연봉이 순위별로 정해져 있고, 그 연봉의 80~120%사이에서 금액이 결정된다.

그에 반해 2라운더의 경우 FA 계약과 동일하기 때문에 연차에 따른 연봉 상한선만 지키면 어떤 형태로 계약을 하든 상관이 없었다. 얼핏 보면 2라운더가 유리해 보이지만, 2라운더는 팀에 자리잡을 확률도 낮고, 팀에서도 관심을 덜 가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구단에 유리한 방식이라고 봐야 한다. 언드래프티(드래프트되지 못하고 개별 계약하는 형태) 또한 2라운더와 마찬가지 형식이다.

더피는 영재의 픽을 1라운드 하위, 혹은 2라운드 상위 정도로 예상했고 그렇기 때문에 계약 기간을 4년, 수수료는 연봉의 3.5%에 기타 세부사항은 드래프트 이후 정하기로 했다.

"윤. 빌 더피입니다."

"어서오세요."

더피의 가방에 삐죽하니 튀어나와있는 서류들을 보며 영재는 저 서류 중 자신의 서류가 얼마나 될지 걱정이 되고 있었다. 그간 더피를 몇 번 만났던 영재는 더피가 가져 온 수많은 서류들에 기겁을 할 정도였고, 대단하게도 더피는 그 서류를 직접 보여주면서 영재가 모를 법한 내용을 영재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 설명해 주었다. 아마, 지금의 서류도 대부분이 자신의 것일 거라 예측한 영재는 마음을 비우고 더피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웠다. 더피를 믿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도 내용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정도 짐작은 하셨겠지만, 며칠 전 로터리픽 추첨식이 끝났고, 윤에게 워크아웃을 초청한 구단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시기상으로도 지금쯤이면 워크아웃 초청이 올 시점이긴 합니다."

더피의 말에 영재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뉴저지 네츠,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져스, 댈러스 매버릭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뉴욕 닉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멤피스 그리즐리스, 올랜도 매직, 애틀란타 호크스가 윤에게 초청장을 보내왔습니다. 이 자료는 각 팀의 현재 상황과 미래, 그리고 팀의 장단점을 정리해 놓은 자료입니다."

총 11개의 팀은 1라운드 21번~30번과 2라운드 1번~10번(31~40번) 픽을 가지고 있는 팀들이었다. 영재의 Mock 드래프트 예상 픽이 2라운드 상위와 1라운드 하위에 걸쳐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수긍이 되는 워크아웃 초청이었다. 하지만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영재로써는 어쩔 수 없이 속에서 욕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영재의 기준으로는 투자 의지가 있는 구단주, 유능한 프런트(사장 및 단장)와 감독이 있는 구단이 우선되었다. 더불어 기후가 좋거나 다국적 선수들이 많은 구단도 선호했다. 그리고 자신은 이 시기의 기억이 있었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져스, 댈러스 매버릭스, 멤피스 그리즐리스. 따져보니 다 서부 컨퍼런스 구단들이네.'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2010년대는 서고동저가 극에 달해 컨퍼런스 재편성이나 플레이오프 방식 변경이 논의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동부 컨퍼런스에서 이 기간동안 꾸준히 강팀으로 군림하는 팀은 시카고 불스와 마이애미 히트 정도였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샘 프레스티 단장의 향후 몇년 간 기가 막힌 픽 사용으로 실력 좋은 신인들을 뽑아내며 케빈 듀란트, 러셀 웨스트브룩, 서지 이바카, 제임스 하든(향후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됨)을 주축으로 한 강력한 우승후보 팀으로 거듭난다. 드래프트 픽 몇 장으로 리빌딩을 완료해버리며, 이후 하위픽으로도 쏠쏠한 선수들을 뽑아낸다. 단점이라면 스몰마켓으로 사치세를 내기 힘든 형편이다. 또한 감독인 스캇 브룩스는 덕장이지만 전술 및 선수교체능력 부족으로 많은 비판을 받는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져스는 꾸준히 21세기에 리빌딩과 강팀으로의 시기를 반복했다. 구단주는 미국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인 폴 앨런(마이크로소프트사 공동 창업자)이다. 단장인 케빈 프리차드 역시 꽤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내 에이스는 라마커스 알드리지다. 홈구장인 모다 센터는 원정팀의 지옥으로 불릴 정도다. 1977년부터 1995년까지 18년간 홈 경기에서 814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세운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미국의 4대 메이저 스포츠 중 가장 오래 지속된 매진 기록이다. 다만, 부상자가 유독 많은 팀이다. 아무래도 이동 거리가 가장 긴 팀인데다가, 구단에서 부상 경력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팀이다. 감독인 네이트 맥밀란 역시 수비 전술에 일가견이 있는 유능한 인물이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자신의 데뷔 시즌이 될 2010 - 2011 NBA 파이널 우승팀이다. 2005년 이후 5년간 통합승률 1위팀이며, 10여년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강팀이다. 댈러스 매버릭스에는 괴짜 구단주라 불리지만 팀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큼은 어느 구단주 못지 않은 마크 큐반. 당대 최고의 파워포워드 중 하나인 덕 노비츠키를 중심으로 제이슨 키드, 제이슨 테리 등이 속해 있다. 단장인 도니 넬슨은 신중하며 안정적인 단장이며, 릭 칼라일 감독 변칙적이고 다양한 전술로 유명한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명장이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역시 마이크 콘리와 마크 가솔을 주축으로 2009년 잭 랜돌프, 2010년 토니 알렌을 영입하는 등 향후에는 코트니 리, 제프 그린 등을 영입하며 대권에 도전하는 팀이 된다. 리오넬 홀린스 감독은 수비 전술에 탁월한 유능한 인물이다. 다만, 스몰마켓이고 도시 자체의 농구 인기가 신통치 않은 약점이 있다.

"더피."

"말씀하세요."

"제가 찬 물 더운 물 가릴 입장이 아니라는 건 잘 압니다. 그리고 더피 입장에서도 제가 모든 워크아웃에 참여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도 되구요. 하지만, 솔직히 욕심이 생깁니다. 과분한 평가를 받은 걸 알고 있지만, 적어도 제가 원하는 팀 중에 한 곳으로 가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더피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영재의 손에서 서류를 가져가더니 단 4개의 서류만을 꺼내 영재에게 내밀었다.

"이 네 팀이시지 않습니까?"

영재는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원하던 오클라호마 썬더,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서류를 골라 낼 때 까지만 해도 그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영재는 3번째, 4번째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져스와 댈러스 매버릭스의 서류까지 꺼내드는 빌 더피를 보며 소름이 돋을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자신이 회귀라도 한 사람인 것을 훤히 꿰고 있는 듯 말이다.

"하지만, 선택을 잘 하셔야 합니다. 이 팀들을 원하시는 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건, 모르시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간 윤과 대화하면서 느낀 것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위닝팀에서 뛰고 싶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돈보다는 플레이오프, 그리고 우승을 말이죠."

컨텐더 팀으로 가게 되면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우승반지를 손에 거머쥘 수 있는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다. 강팀이 괜히 강팀이 아니듯, 체계적인 시스템 하에서 전문적인 훈련으로 실력이 급상승 할 수 있었다. 허나, 컨텐더 팀일수록 주전 경쟁은 어려워지고, 잠깐의 실수는 곧 자신의 자리를 잃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루징팀에선 어느정도 실력을 보이면 시간을 보장받으며 실력을 끌어올리기 쉽지만 컨텐더 팀에선 꿈만 같은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다.

"알고 있습니다."

영재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더피 역시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윤의 성격상 모든 워크아웃에 최선을 다할 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제 역할이 윤에게 최대한 농구에 집중하고, 가치를 올려주는 역할이니 그 부분에선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네 개의 팀에 대해서는 특히 신경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 작품 후기 ============================

★선작.추천.코멘.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영재는 위닝 멘탈리티를 가진 팀을 선호합니다. 전 소속팀이 매년 50승은 기본으로 먹어주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였기 때문이죠. 게다가 탱킹팀이 아니어도 자리잡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서고동저는 올 시즌에도 심각합니다. 서부 6위 샌안토니오가 동부로 가면 2위가 되고, 서부 11위 유타 재즈가 동부 8위 보스턴과 승률이 같습니다. 동부 우승팀이 파이널에서 서부 우승팀보다 유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우유동자님/// 말씀대로입니다. 그래서 요샌 ALL-NBA팀도 5개의 포지션 대신 가드, 포워드, 센터의 3개로만 나누어 뽑지요.

AdYang님, 백예님///감사합니다!!

뽀잉뿌이잉님/// 지적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네요. 미식축구 쪽 에이전트가 맞습니다.

뱅퇴유님/// 로즈는...혹사도 혹사지만, 본인이 몸이 견딜 수 있는 이상으로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티보듀 감독의 혹사는 유명하지만요.

anwkdk님///한인이 적은 도시가 적응이 어렵긴 합니다만, 주인공은 전생 경험도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dydqlsl님///넵. 레너드와 대학을 같이 다녔죠. 대학을 고르다보니 레너드가 마침 있더군요.

서비스님///관객처럼 열정적으로 하는 응원은 아닙니다. 보통 벤치선수들은 물론이고 주전 중에서도 라커룸 리더나 주장들은 쉬는 중에도 팀원들을 격려하고, 작탐때에는 하이파이브해주면서 사기를 고양시키기도 합니다. 물론 체력적 여유가 없고, 부상에 시달리는 노장들은 오로지 쉬기만 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19살로 돌아가면 충분한 성장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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