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8화 (18/296)

00018  NCAA(2010년)  =========================================================================

"쓰읍..."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난 영재는 입을 타고 흐른 침을 스윽 닦아내더니 기지개를 쭉 폈다. 이제는 몸에 습관화 된 요가 동작을 능숙하게 하는 영재는 까치집마냥 아무렇게나 뻗친 머리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눈꼽을 떼 내고 양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졸린 기운을 내쫒았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3월. 2009년이 지나 2010년이 된지 벌써 3개월이나 지난 것이다. 2학기도 어느덧 마무리 단계이며, 그 간 아즈텍스에겐 힘겹지만 보람찬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선수들은 각기 스텝업을 한 듯, 좀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정말로 하나의 팀이 된 듯, 서로가 서로를 챙기고 배려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영재를 포함한 1학년 신입생들은 신체적으로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카와이 레너드, 알렉 윌리엄스도 1인치 정도 키가 컸고, 영재의 경우는 학기 초 부터 꾸준하게 키가 자라 어느덧 6-5(196cm) 의 키로 자라 있었다.

제발 6-3만 되면 소원이 없겠다던 전생의 영재를 생각하면 지금의 영재는 머쓱하게 웃으며 넘기는 추억거리가 되었다. 아즈텍스는 마운틴 웨스트 컨퍼런스에서 1위를 당당히 차지하여 3월의 광란에 참가하게 되었다. 아직까진 시드 배정이 되지 않았기에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순 없지만, 전국 토너먼트인 이상 만만한 팀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3월의 광란, March Madness라 불리는 전국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법은 2가지. 컨퍼런스 리그를 거쳐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하거나 non-conference / conference 경기 결과와 각종 경기 성적, 학업 성적등을 모두 고려하여 대학별 랭킹을 책정해 남은 빈 자리를 차지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아즈텍스는 그런 것 없이 1위로 당당히 진출한 것이다.

마운틴 웨스트 컨퍼런스에서 뽑힌 09-10 시즌 최고의 선수에는 윤영재가 선정되었다.

더불어 컨퍼런스 올해의 신입생도 같이 수상하는 등 컨퍼런스 어워드를 휩쓸었다.

영재는 컨퍼런스 득점 1위(22.3점/2위 짐머 프레뎃:22.1점), 어시스트 1위(7.9어시/2위 로니 모스:5.9어시), 스틸 1위(2.6스틸/공동1위 잭슨 에이머리), 3점 성공률 1위(48.1%/2위 로만 마르티네즈:41.8%), 자유투 성공률 1위(95.4%/2위 타일러 호스:91.7%)를 차지했다.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었다.

영재의 활약에 힘입어 샌디에이고 주립대는 컨퍼런스 정규 리그 13승 3패, 논컨퍼런스 11승 3패의 성적을 거두었다. 토너먼트 8강, 4강, 결승에서도 승리하며 컨퍼런스 종합 우승을 차치하며 전국대회 진출권을 획득했다. 성적은 종합 27승 6패였다.

"으으으-"

다리를 앞뒤로 쫙- 찢은 채 허리를 폴더처럼 앞으로 접는 영재. 요즘 들어 영재는 요가와 스트레칭을 조금 더 전문적으로 익히며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럴 것이 3월 11일, 12일, 13일 3일간 3경기의 강행군을 뛰며 컨퍼런스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피로도가 상당했고, 벌크업과 더불어 몸의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 자신에게 더욱 도움이 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시즌 중이었기 때문에 무리한 벌크업은 자제하고, 차근차근 조금씩만 늘리며 유연성과 컨디션 조절에 힘썼다.

본래 농구는 3일 연속 경기를 하지 않지만, NCAA 토너먼트와 같이 특별한 경우에만 치루어진다.

요가 겸 스트레칭을 끝낸 영재는 찌푸둥한 몸이 풀리자 화장실로 들어가 깨끗히 몸을 씻기 시작했다. 아주 개운한 느낌으로 밖을 나온 영재는 깔끔하게 옷을 입더니 검은 허라취를 신고 헹거에 말려놓은 발목 보호대를 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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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심하다."

"......"

영재는 빨대를 꽂은 아메리카노를 쪽쪽 빨아먹으며 모른척 시선을 슬쩍 돌렸다.

"내구성도 괜찮은 상품인데, 정말 험하게 쓰나 봐요."

"아, 뭐... 경기 때 마다 사용하다 보니까... 하하."

영재는 어느덧 농구용품점 점원인 멜리 연 과 어느정도 친분이 쌓인 상태였다. 알고 보니 멜리 연은 자신이 싸인을 해 주었던 데이비드 연의 친척이었으며, 데이비드 연이 준 선물을 골라준 것이 바로 멜리 연이었다.

농구선수의 특성상 농구화나 농구용품은 주기적으로 갈아주거나 수선을 맡겨야 했고, 영재의 경우 프로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몇 번의 경기마다 신발 등을 새로 살 수 없었기 때문에 멜리를 찾아 수선을 맡겨야 했다.

신축성이 약해진 소재를 다시 새로운 소재로 갈고, 찢어진 부분을 봉하고 기능성을 최대한 살린다. 멜리의 경우 디자인을 전공하고, 특히 신발과 관련하여 많은 일을 했기에 신발 수선은 기가 막혔지만 지금처럼 발목 보호대와 같은 경우의 수선은 어쩔 수 없이 투박한 맛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모양은 좀 이상해지는 경우는 있었지만 영재는 새로 사는 것 보다 훨씬 싸고, 멜리의 실력이 생각보다 좋다는 것에 만족하며 멜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카푸치노를 한 모금 마신 멜리는 기능성 소재를 교체하며 발목 보호대를 수선하기 시작했다. 영재는 그런 멜리의 모습에, 프로의식이 언뜻 느껴지고 있었다. 신중하고 조심스레, 하지만 확실하고 철저하게 작업하는 멜리였기 때문에 더더욱 신뢰가 가는 것일 수도 있었다.

"수선 비용이 얼마일까요?"

"기능성 소재만 교체해도 제품가에 1/3은 되요."

"아... 대학생이라 돈이 없는데."

매번 같은 멘트였다. 대학생이라 돈이 없다. 멜리는 슬쩍 째려 봤지만, 카푸치노를 보더니 입맛을 다시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커피 마신 것도 있으니까 4달러만 주세요."

"하하."

영재는 멜리의 마음이 바뀔까봐 4달러를 재빨리 내밀었고, 멜리는 자신의 지갑에서 마신 커피값을 빼서 금고에 넣었다.

"매번 감사합니다."

30분 정도 이런저런 실없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 되었어요.' 라며 발목 보호대를 넘겨주는 멜리를 보며 영재는 인사를 했다.

"맨날 말만 번지르르 하네요."

"하하하. 그래도 커피 맛있죠?"

"...... 그러네요. 그건 사실이니까."

멜리는 이게 아니지, 라며 정신을 차리더니 영재를 응시하며 손가락 두 개를 폈다.

"부탁 두 개만 할게요. 이 정도는 들어줄 수 있어요?"

영재는 무슨 부탁을 하려는지 라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매번 신경써 주는 멜리였기 때문에 내색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1번. 이번에 march madness 첫 경기요."

"네."

"그 경기에서 이겨 주세요."

......

영재는 얌전하긴 하지만 뼈 있는 말을 하고, 할 말 다 하는 멜리가 이런 식의 엉뚱한 부탁을 할 줄은 몰랐다며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알겠어요, 흐흐. 꼭 이기도록 노력할게요."

멜리는 NCAA Basket ball 에 푹 빠진 상태였고, 영재와의 인연 때문인지 아즈텍스에 대해서는 어느덧 줄줄 꿸 정도로 아즈텍스의 팬을 자처하고 있었다.

"좋아요. 그럼 2번."

영재는 멜리의 두 번째 부탁에 약간은 기겁했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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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6일 화요일.

피셔 감독은 팀훈련이 끝나자마자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아즈텍스의 시드가 배분되었다."

3월의 광란, March madness는 미국 전역에서 총 68개의 대학교가 올라와 전국 토너먼트를 펼치게 된다. 그 것을 위해서 아즈텍스를 포함한 전 대학교는 3월 13일 까지 자신의 컨퍼런스 내에서 리그와 토너먼트를 끝마쳤다.

아즈텍스는 마운틴 웨스트 컨퍼런스(Mountain West Conference)에서 당당히 우승하여 전국 토너먼트에 직행하였다. 아즈텍스처럼 컨퍼런스 우승을 한 32개 대학과 더불어 나머지 36개 대학은 NCAA 협회에서 책정한 기준과 Conference/ Non-conference 경기를 모두 합친 경기 성적을 판단하여 공정하게 뽑히게 된다. 우승팀이라고 해도 컨퍼런스 수준에 따라 낮은 시드를 받는 경우도 많다. 아즈텍스도 비슷한 케이스였다.

(FIFA랭킹이 공식 대회와 친선경기를 합쳐 랭킹을 산정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상대 수준에 따라 포인트의 가중치가 다른 것도 비슷합니다.)

그리고 하위 시드 8팀이 전초전을 치루어 4팀을 뽑아 64팀으로 구성된 64강 대진표가 짜여진다.

"우리는 12번 시드로써 5번 시드인 메릴랜드(Maryland)와 1차전을 가지게 된다."

?!!

영재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자신의 전생에선 아즈텍스는 11번 시드로 테네시 대학과 1차전을 벌이게 되는데, 지금의 현실은... 자신이 알던 것과 약간씩 어긋난 것이다.

"알다시피 메릴랜드는 최상위 컨퍼런스인 ACC컨퍼런스의 챔피언. 특히 4학년인 그라비스 바스케스, 랜던 밀본, 에릭 헤이즈는 상대 팀의 의욕을 꺾어버릴 정도로 대단한 선수들이지. 여러분들도 메릴랜드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럴 법도 했다. 메릴랜드는 전통적인 강호로써 메이저 컨퍼런스에서 우승을 할 정도로 대단한 대학이다. 거의 매년 전미 랭킹 30위 안에 들어갈 정도. 특히 이번 년도를 마지막으로 졸업하게 되는 그라비스 바스케스의 경우 드래프트에 나가면 1라운드에 당당히 지명될 것이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그의 다재다능함은 대학은 물론, NBA의 여럿 팀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우선, 우리도 당당한 마운틴 웨스트 컨퍼런스의 우승팀으로써 메릴랜드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첫 번째. 그리고 메릴랜드의 주전 3명을 제외하면 벤치 뎁스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 역시 우리가 노릴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지."

아즈텍스의 경우도 벤치 뎁스가 상당히 두껍꺼나 하진 않았다. 포인트 가드로 나오는 체이스 타플리와 슈팅 가드 켈빈 윌리엄스, 포워드인 타이론 쉘리와 알렉 윌리엄스. 센터 브라이언 카웰이 대부분 나와 10인 로스터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 이 벤치 멤버들이 주전의 몫을 십분 해내긴 어려울 지라도, 피셔 감독 밑에서 확실한 수비력을 갈고 닦아 수비 만큼은 주전 못지 않는 단단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메릴랜드의 경우 그래비스 바스케스, 랜던 밀본, 에릭 헤이즈를 제외한다면

파워 포워드 조던 윌리엄스, 가드 션 모슬리 이외에 벤치 멤버가 단 3명 밖에 안되는 8인 로스터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개리 윌리엄스 감독의 이해 못할 리쿠르팅으로 인해 그라비스 바스케스 이후 제대로 된 유망주를 메릴랜드로 데려오지 못한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물론 토너먼트와 같은 단기전의 경우에는 7~9인 로스터를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단기전이기 때문에 최대한의 전력을 쥐어짜내는 것이다. NBA도 마찬가지고, NCAA도 주전과 벤치의 격차는 현격하다. 다만, 축구처럼 선수들이 풀타임 뛸 수는 없기 때문에 휴식을 주지만, 정규시즌에 비해서는 벤치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확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유있는 경기에 투입되던 벤치 선수들은 출전기회가 사라져버리기도 한다.

그렇기에 피셔 감독의 말은 틀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다. 벤치의 생산성이 덜 중요해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벤치가 무너져버리면 주전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주전들이 리드를 잡아놔도, 벤치가 리드를 까먹거나 역전을 허용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주전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칠 수밖에 없다.

============================ 작품 후기 ============================

★선작.추천.코멘.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전 회의 영재의 컴패리즌을 데빈 해리스로 설정한 이유는, 스피드가 장기인 비슷한 돌파형 듀얼가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해리스는 슈팅이 약해 주인공과 차이를 보이지만, 보통 NCAA의 슈팅을 NBA에서 그대로 재현해내는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체력과 수비에서 너무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해리스는 09년도 동부 올스타에 선정되었습니다. 해당 시점의 주인공은 2라운드조차 장담할 수 없는 평가이기 때문에 데빈 해리스의 컴패리즌마저도 높은 감이 있습니다.

물론 영재의 키는 계속 자랄 것이고, 성적도 좋아질 것이므로 드래프트 이후의 컴패리즌은 또 달라질 것입니다.

NCAA도 NBA와 마찬가지로 총 로스터는 13~15명입니다. 다만,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는 로스터의 수는 학교와 감독마다 다르지요.

커요커요님/// 아, 저 때는 디시를 비롯한 일부 사이트에서만 사용되었네요. 대중화된 시점은 13년 이후라고 하는군요. 지적 감사합니다.

우유동자님/// 옙. NCAA선수들 중에 주목받는 것만 해도 향후 드래프트될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죠...

dio2n님/// 연중은 없습니다. 걱정마세요!!

뱅퇴유님/// 과제......화이팅입니다. 작가도 과제의 늪에 빠져 신음하고 있습지요.

진실의거울님///넵. 리얼 스포츠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환타지스러운 느낌은 부족할 듯합니다. 연중은 절대 없으니 걱정 마시길.

백예님, 하얀심장님, 리드벤님, 태루군님/// 감사합니다^^댓글을 보니 힘이 나네요!!

yongA님///연독률 높은 소설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퓨로타님/// 재즈의 팬이시군요. 요새 후반기 재즈 보시면 농구 볼 맛 나시겠습니다. 드래프트만으로 성공적인 리빌딩 중이지요. 헤이워드와 페이버스가 공수의 중심을 잘 잡아주니...고베어의 성장도 크구요.

선작.추천.코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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