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10화 (10/296)

00010  NCAA 개막  =========================================================================

"상대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U.C San diego다. 첫 번째 논컨퍼런스(Non-Conference) 상대로 손색이 없지."

피셔의 말에 선수들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피셔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는 그간 많은 훈련을 해왔고, 잘 해냈다. 그러니 긴장하지 말고 훈련 때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길 바란다."

선수들은 짧지만 굵게 '네' 라고 대답하며 피셔를 만족시켰다. 모든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코트로 나갔고, 피셔 감독은 나지막히 영재를 불러 세웠다.

"오늘은 D.J 와 함께 가드로 나가게 될꺼야."

"네.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보통의 '슈팅가드' 처럼 보이게 득점에 주력해 보게."

영재는 살짝 의문이 들긴 했으나 피셔 감독이 허투루 이런 지시를 할 리가 없다는 생각에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프 더 볼 무브로 상대의 수비진을 무너트리는 역할도 중요하니,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주길 바라네. 직접돌파나 아이솔레이션도 해보도록 하고."

"알겠습니다."

피셔는 차분하게 대답하고 코트로 나가는 영재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UC San diego 는 3가드 체제다. 얼리오펜스와 돌파가 강점이지만...'

피셔는 독이 바짝 오른 게이와, 기대 이상으로 성장중인 영재를 보며 빙긋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저 둘을 떨쳐내고 돌파하고 슛을 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 될 테니까 말이다.

[드디어 3월의 광란, march madness 에 진출하기 위한 대장정이 막을 올렸습니다. 오늘은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San diego ST.) 과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UC San diego) 의 논컨퍼런스(Non-Conference) 경기입니다. 논컨퍼런스 경기는 정규시즌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타 컨퍼런스 팀들과 경기를 하게 되므로 각 팀의 전력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또한 전국대회 출전 시드에 영향을 미치는 랭킹포인트에는 이 결과들이 적용됩니다.]

[아무래도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에 비하면 캘리포니아 대학교는 약체로 평가받지만, 최근 3가드 체제 변화로 인해 길어진 슈팅 레인지를 이용하여 공격적인 농구로 탈바꿈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상대입니다.]

[그에 반해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은 스티브 피셔 감독의 기막힌 수비 전술로 디비전1(division 1) 의 330여개 대학 중에서도 수비 지표만큼은 당당히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과연 이번 시즌에도 단단한 수비를 자랑할 수 있을까요?]

[신입생들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작년 시즌의 주축을 담당하던 선수들은 거의 졸업이나 프로 진출 등으로 인해 전체적인 뎁스가 많이 약해졌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현재 주축이 3학년 위주라서 서로의 팀워크가 잘 들어맞고, 신입생으로 들어온 선수들이 제 몫을 해 주리라는 기대감이 있다는 거죠.]

[1학년 신입생 중에서는 카와이 레너드, 알렉 윌리엄스, 그리고 특이하게 동양인으로 영재 윤이 있습니다. 타 학교에서 전학을 온 3학년 말콤 토마스도 있군요.]

[카와이 레너드 선수는 고교 시절부터 토니 스넬과 함께 마틴 루터 킹 고등학교를 30승 3패로 이끈 선수죠. 2009년 캘리포니아 주 미스터 바스켓볼 선정에 라이벌스 닷컴 전미 48위 유망주에 오른 포워드입니다. 알렉 윌리엄스 선수는 많은 기록이 없지만 고교 시절부터 벤치 멤버로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영재 윤 선수는 좀 애매합니다. 고교 시절에 주전 가드로 뛰었다곤 하는데 신체 조건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BQ가 우수하고 포인트 가드로써 가능성을 보이긴 했지만 슈팅이 준수하지 못하다곤 했는데 오늘 경기에선 고학년들을 제치고 D.J게이 선수와 함께 스타팅 멤버로 시작합니다. 한번 지켜봐야겠죠.]

해설진들이 열띤 해설을 하는 동안, 어느덧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짐(GYM)은 반으로 나위어 한 쪽은 홈팀,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을 응원하는 학생들과 팬들, 반대편은 캘리포니아 대학교를 응원하는 팬들이 가득 자리를 채우고 흥분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스타팅 멤버입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아즈텍스는 센터 브라이언 카웰, 포워드에 카와이 레너드와 말콤 토마스, 가드에 D.J게이와 영재 윤이 뛰게 됩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는 센터 크리스티안 해치, 포워드에 스콧 그리즈만, 가드에 조단 라우리, 카세이 라이언, 제이 웨이가 뛰게 됩니다.]

선수들이 코트 위에 자신의 위치를 찾아 정렬하자, 관중들도, 치어리더단도 숨을 죽인 채 심판 손에 들린 공에 시선을 집중했다.

훅-

우와아아아!!

[경기 시작합니다. 브라이언 카웰이 점프볼을 따 내며 시작하는 군요. D.J 게이에게로 패스.]

영재는 피셔 감독이 요구했던 오프 더 볼 무브먼트와 슈팅가드로써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곳 저곳을 들쑤시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영재를 끈덕지게 달라붙는 선수는 조단 라우리. U.C San diego 에서 가장 슈팅을 많이 쏘고, 성공률이 좋다고 알려진 선수였다.

D.J 게이는 상대 팀 역시 맨투맨으로 수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단 한 장면이지만, 각각 포지션에 맞게 들러붙는 상대편을 보면서 게이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맨투맨 수비라면 지겹게 연습했던 수비 전술이다. 개개인의 능력이 비슷하다면 맨투맨 만큼 간단하고 효과적인 수비 방법이 없다. 하지만 맨투맨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너무나 간단하게 파훼하기도, 아니면 전혀 뚫지 못하는 전술이기도 했다.

게이 역시 피셔 감독에게 '볼을 돌리면서 외곽과 골밑, 다양한 루트로 공격을 주도해라.' 라는 지시를 받았다. 게이는 정면 3점 라인, 즉 탑 위치에서 슬슬 공을 튀기더니, 하이포스트에서 자신 앞으로 달려와 스크린을 서 주는 레너드를 타고 돌아 넘어갔다. 픽을 타고 돌파하니 레너드에게 막힌 게이의 전담마크와 레너드의 수비가 모두 레너드에게 붙게 되었고, 헬핑을 위해 외곽을 막던 조단 라우리가 게이를 맡기 위해 돌파하는 게이에게 들러붙었다.

'그렇지.'

게이는 헬핑을 온 조단 라우리의 빈 자리로 패스를 뿌렸다. 약간 패스가 삐끗하긴 했지만 게이는 믿고 있었다. 짜증나긴 했지만 실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신입생. 윙으로 이동한 영재가 패스를 놓치지 않고 받아 곧바로 솟구쳐 올랐다.

스팟업 3점.

조단 라우리의 빈 자리를 막기 위해 또 다시 헬핑을 오는 그 한 순간. 그 한 순간이 치명적인 비수가 되어 날아오는 것이다.

슉-

우와아아!!

Young Jae Yoon. 3 Points!

[아, 노마크 상황이라곤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스팟업 3점 슈팅이었습니다. 그야말로 패스를 받자마자 쏘아올린 슈팅인데 흔들림도 없네요!게다가 조단 라우리가 헬핑을 가자마자 위치를 바꾸어 패스 궤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말 뛰어난 위치선정입니다!]

[이 상황을 잘 보시면 D.J게이, 카와이 레너드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카와이 레너드의 기막힌 스크린을 받고 DJ게이가 좌측으로 컷 인 하죠? 그러자 조단 라우리가 윤을 막다가 헬핑을 들어옵니다. 한 순간 D.J게이와 카와이 레너드에게 3명의 수비가 붙게 된 거죠. 여기서 윤에게 또 다시 헬핑이 들어오는 타이밍이 늦었고 곧바로 노마크 3점이 쏘아졌습니다!]

[윤, 정말 대단합니다. 클린 샷입니다! 슈팅이 약점이던 선수답지 않게 자신있게 쏘아 올립니다.]

[제이 웨이. 천천히 전진합니다. 아무래도 예상치 못한 윤의 3점에 템포를 조절하려는 것 같죠?]

[농구에 기세싸움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팅이 약점으로 평가받던 윤이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완벽한 클린 슈팅으로 3점을 넣었으니 신중하게 반격하겠다는 것 같은데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관중들은 이제 경기가 시작했다면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챈트를 외치기 시작했다. 제이 웨이는 자신보다 작은 게이를 보며 여깨를 들이밀고는 힘으로 게이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점점 밀려나는 게이. 제이 웨이는 어느덧 하이포스트 위치까지 도달해서 게이와 약간 떨어진 오른쪽에 스크린을 준비하는 스콧 그리즈만을 보며 단숨에 공을...

탁!

우와아아!!

흥을 내야 할 시점에 터진 영재의 날카로운 스틸. 그리고 맹렬히 상대 코트로 뛰어가는 영재와 레너드. 영재는 무주공산 마냥 텅 빈 골밑으로 뛰어가는 레너드를 보며 헛- 기운빠지는 기합을 내뱉었다.

정확하게 레너드의 큰 손으로 들어가는 공. 레너드는 공을 받자마자 바닥을 발로 힘껏 박차고 몸을 띄웠다. 아무도 없는 골밑, 레너드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의 양 팔을 치켜들었다.

콰아앙!!

[스플래쉬!!]

묵직하게 울린 투 핸드 덩크. 끼덕거리는 림에 두 손으로 매달려 잠시 아래를 감상하던 레너드는 코트에 착지해서 빠르게 백코트를 들어갔다.

[허허, 윤. 저 선수 정말 이 정도로 정보가 없는 선수였나요?! 환상적인 스틸과 엘리웁을 연상시키는 오버패스! 정말 대단합니다!]

[카와이 레너드의 투핸드 슬램덩크도 대단했죠! 파워가 넘치는 느낌입니다!]

해설자들은 영재의 스틸 플레이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팀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플레이가 아니었다. 방금 전 스틸을 위해 팀 디펜스를 깨고 선수 하나를 비워둔 채 스틸을 시도한 것은 자칫 잘못해서 비어있는 상대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재는 nba에서 잔뼈가 굵은 포인트가드 였기에 스틸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이 기세를 몰아가야한다는 생각에 도박적으로 스틸을 시도하고 성공한 것이다.

만일, 제이 웨이가 조금 더 시야가 좋은 선수였다면 당하는 것은 영재였을 것이다. 물론, 영재는 제이 웨이가 그 정도로 시야가 좋은 선수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지만 말이다.

"후-"

그 이후로 영재는 철저히 팀 디펜스에 정신을 집중했다. 공격력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던 영재의 수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드리블 돌파를 저지하고, 슈팅을 편하게 주지 않는다. 끝까지 디나이를 해서 터프샷을 유도하고, 엄청난 사이드 스텝으로 스크린을 피해 매치업 상대를 따라붙는다.

공격만 할 줄 아는 반쪽짜리 가드는 영재 스스로가 사절이었기 때문에 그간 수비에도 힘을 쏟은 것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사이즈도 나쁘지 않았다. 일전에는 6-1 정도였다면 지금의 영재는 벌써 6-3이 넘어가고 있었다. 고무적인 부분은 영재의 키가 더 크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 슈팅가드인 조단 라우리는 사이즈에서도 열세, 스킬 면에서도 열세이니 야투율이 좋을 리 만무했다.

============================ 작품 후기 ============================

★선작.추천.코멘.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할라우님/// 하핫, 최선을 다해 써보겠습니다.

진실의거울/// 주말에 노력해볼게요 ㅠ.ㅠ

최고령/// 더 재밌게 읽으실 수 있도록......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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