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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메카닉 플레이어-10화 (10/182)

10화

바위 산맥의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성태의 팀은 사냥을 하던 중 뜻밖의 행운을 얻게 됐다.

근 한 달을 사냥하며 한 번도 보지 못한 오거와 조우를 하게 된 것이다.

감히 오거가 어떤 존재인가.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볼 수 있다는 이곳 바위 산맥에선 전설로 통하는 몬스터다.

그런 놈을 졸업 직전에 만났으니, 그에게는 오늘이 무엇보다 더 뜻깊은 날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것은 함께하고 있는 팀 역시 마찬가지였다.

“준비됐어, 대장!”

“언제든 명령만 내려 줘!”

“소문만큼 하는지 어디 한번 보자고!”

평소와 다르게 많이 흥분을 한 그의 파티였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각자의 포지션을 정확히 유지했다.

좌측의 흑법사 계열은 언제든 후속타를 넣을 수 있게 마법을 장전했고, 우측의 디버프 계열의 헌터들은 오거의 기동력을 꺾기 위해 놈의 다리를 묶어 놓고 있었다.

그리고 전투사 계열의 김성태는 전방을.

나머지 검사 둘은 빈틈 발생 시 언제든 파고들 수 있게 그의 양옆으로 자리했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보스를 잡는 기본적인 절진.

빠져나갈 수 있는 틈은 보이지 않았다.

“놈. 그렇게도 얼굴 구경하기가 힘들더니, 이렇게 마지막에 보는구나. 이거 돌아가면 길드에 자랑할 만하겠는데.”

김성태가 의욕을 불태우며 중얼거렸다.

그런 그의 말에 양옆의 사내 둘이 좀 더 자세를 고쳐 잡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조심하라고. 바리드(포박 스킬)로 묶어 놓긴 했지만 언제 풀릴지 몰라.”

“이놈 말이 맞아. 일 검에 못 베면 좌측으로 빠져. 바로 들어갈 테니까. 절대 무리는 하지 말고.”

팀원들의 조언에 김성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길드에서 주기적으로 훈련을 하기 때문에 진은 쳤지만 직접 상대해 보긴 처음.

최대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었다.

‘어차피 먼저 벤다는 건 불가능해. 피하고 틈을 노리자.’

김성태는 이동기를 이용해 단숨에 접근한 뒤, 놈의 첫 타를 피하고 그 틈을 타 점프 후 머리를 세로로 쪼갤 계획이었다.

만일 실패를 하더라도 상관은 없었다.

바로 백업이 들어오기 때문에, 추가 타로 충분히 목을 벨 수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미지 트레이닝을 돌리던 김성태가 이동 스킬을 활성화시켰다.

“혹시 포박 스킬 풀리면 바로 마법 난사해! 도망가면 못 잡는다. 간다!”

비장한 각오와 함께 그가 오거를 향해 빠른 속도로 전진했다.

그리고 막 계획에 들어가려는데.

쾅!

골짜기를 뒤흔드는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김성태가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고, 이후 두 눈을 의심케 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방금 전까지 자신을 씹어 먹을 듯 으르렁거리던 오거의 머리가 통째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뭐, 뭐야?”

* * *

[오거를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9,000을 획득합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오거의 뿔을 획득합니다.]

“오.”

TRG-9의 성능은 대단했다.

단 한 발로 저 위대한 몬스터의 머리통을 날려 버리다니.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가 않는 일이었다.

“햐. 이거 엄청나잖아? 조준 시간은 좀 걸려도 화력 하나는 확실하구나.”

무지막지한 파괴력에 감탄을 하기도 잠시.

태정은 인벤토리에 들어온 오거의 뿔을 확인했다.

“이게 5천짜리란 말이지? 이런 거 몇 개만 먹어도 금방 부자 되겠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태정은 다시 사냥에 돌입했다.

그렇게 약 한 시간 정도를 더 휘젓고 다닌 그는 32레벨을 찍을 수가 있었다.

[패시브 소음기 스킬이 오픈됩니다.]

[야간 투시경 스킬이 오픈됩니다.]

“딱 끝내려는데 주네.”

[소음기] lv1

저격류 소음 20% 감소

[야간 투시경] lv1

야간의 타깃을 식별함.

*타깃과의 거리를 알려 줌.

스킬은 태정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특히 그는 야간 투시경에 관심이 갔다.

“이게 돈 좀 있는 헌터들이 가지고 다닌다는 그거구나.”

야간 투시경.

어두운 공간에서 적을 식별할 때 사용하는 장비다.

야간의 적은 헌터들에게 있어 매우 치명적이었다.

라이트 같은 가벼운 마법이나 장비 등이 있긴 하지만 위치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은밀한 기동이나 작전에 있어선 제한적인 게 사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마법 투시경이었다.

마정석을 가공해 만든 야투경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나 할까.

원래 야투경은 그 역사가 매우 깊은 장비였다.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

문제는 천 년 회귀가 있던 그날, 이 야투경 역시 현대 무기와 함께 저세상으로 사라져 버렸다.

때문에 현재의 야투경은 어지간한 헌터들은 사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가에 형성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진짜 이상하단 말이야. 어떻게 선택적 고장이 날 수가 있는 거지?”

헌터가 되기 전에는 딱히 이상하단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세상이 원래 이렇게 돌아가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헌터가 되고 하나둘 신기한 현상을 겪으면서 그는 요즘 보이는 세상에 대해 깊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의 엔진은 작동을 하는데 장갑차의 엔진은 작동을 하지 않는다.

안경의 렌즈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만, 망원경의 렌즈는 기능이 없다.

다른 분야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슷한 원리를 가진 물건이 무기나 군사 장비로 사용이 될 땐 죄다 먹통이었다.

그 일례로 인류는 수력 분쇄기라는 공장 설비를 무기화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

바위도 손쉽게 박살 내 버리는 수력 분쇄기라면 몬스터도 충분히 상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역시 작동은 되지 않았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과학적으로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지금도 꾸준히 연구가 되곤 있지만, 그 단서라곤 1도 잡지 못한 상태.

그나마 마정석을 이용한 몇몇 물건이 기능을 찾아 나오곤 있었지만 원래의 재료를 살려 복원된 것들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물건에도 자아가 있나? 그래서 몬스터만 보면 고장이 나는 거고? 하긴, 그 똑똑한 과학자들도 이 세상이 꿈이라 떠들고 있는 판에…….”

중얼거리던 태정의 손이 전방을 향했다.

탕!

[오크를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600을 획득합니다.]

“근데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하단 말이지.”

사냥을 마치고 던전을 빠져나온 태정은 오늘 획득한 수확물을 확인했다.

[고블린의 귀×91]

[오크 발톱×37]

[오크 연한가죽×11]

[오거의 뿔×1]

한눈에 봐도 엄청난 양이었다.

겨우 한나절 남짓을 사냥해 이 정도라니.

앞으로의 일이 더욱더 기대가 되는 태정이었다.

“얼마나 나오려나.”

곧장 차를 몰아 마켓으로 향한 그는 오늘 획득한 아이템과 재료를 모두 처분했다.

그리해서 받은 금액은 무려 7,200만 원.

단일 수익으로 역대급이었다.

“진짜 미쳤구나. 무슨 한나절 사냥해서 7천만 원을 버냐.”

다른 것도 다른 것이지만 오거의 뿔을 얻은 것이 대박이었다.

어떻게 그 절묘한 상황에 자신이 그곳에 있을 수 있었을까.

‘그 사람들은 잘 돌아갔겠지?’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던 태정은 무엇이 생각났는지 상태창을 열어 마나를 확인했다.

[1,980/1,980]

그간 레벨 업을 통해 그의 마나통은 거의 2천에 육박해 있었다.

“이제 돈 좀 아낄 수 있겠다.”

말을 중얼거리던 그가 걸음을 옮겨 포션 상점으로 향했다.

[소형 포션 회복력 500]

[소비자 가격: 50만]

[중형 포션 회복력 2,000]

[소비자 가격: 190만]

같은 회복량으로 따지면 중형이 10만 원 정도 더 저렴하게 나와 있었다.

꼼꼼히 값을 따져 보던 그는 중형 포션 20개를 구매했다.

“3,800만 원입니다.”

“일시불로 할게요.”

“감사합니다.”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포션에 투자한 그였지만, 아까운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았다.

배 이상 땡길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침.

일찍이 집을 나선 태정은 어제 사냥했던 바위 산맥으로 향했다.

이미 한 번의 경험을 해서인지 어제와 다르게 그의 걸음걸이는 무척이나 가벼워 보였다.

‘웬만하면 오늘 졸업이다.’

고작 두 번째 사냥이지만 생각보다 쉬운 난이도에, 그는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 없었다.

비록 사냥에 제한이 있는 저격이었지만 대장 몬스터를 일격에 날려 버렸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몬스터를 그리 어렵게 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좀 더 높은 곳으로 가 효율적인 성장과 그에 걸맞은 벌이를 하는 것이 무조건 이득인 것이다.

던전에 진입해 전투태세를 갖춘 태정은 성큼성큼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수의 오크 무리가 발견됐다.

동시에 그의 권총이 무자비한 빛을 뿜어 댔다.

탕! 탕탕! 탕!

[오크를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600을 획득합니다.]

[오크를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600을 획득합니다.]

[오크의 발톱을 획득합니다.]

어제의 경험으로 인해서인지 그의 사격엔 좀 더 여유가 있어 보였다.

익숙함에 명중률이 올라간 탓이었다.

그로 인해 마나의 소비가 큰 발칸의 사용 빈도도 크게 줄었다.

침착함만 잃지 않는다면 이제 약점인 눈깔에 제법 많은 탄을 박을 수가 있게 된 것이다.

탕! 탕탕!

태정은 외골격 다리를 이용해 기동력을 확보한 뒤, 최대한 신중하게 놈들의 눈알을 조준했다.

유일하게 한 방 컷을 낼 수 있는 부위.

넉넉잡아 서너 발 정도면 오크의 눈깔을 헤집어 놓을 수가 있었다.

이는 놈들의 움직임이 둔한 탓도 있었다.

그렇게 차근차근 사냥을 이어 가던 그의 시야에 어제는 보지 못한 놈이 하나 들어왔다.

“트롤인가.”

오크와 비교해 상당한 덩치를 자랑하고 있는 괴물.

비정상적으로 큰 상체에 머리는 오크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괴물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위협적이었지만 태정은 쫄지 않았다.

그저 침착히 총구를 겨눌 뿐이었다.

탕! 탕탕! 탕!

연달아 네 발에 달하는 에너지 탄이 뿜어졌다.

그것은 정확히 트롤의 대가리에 명중했고, 역시나 상위 몬스터답게 놈은 끄덕도 하지 않고 그대로 돌진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기에, 그는 재빨리 미니건 발칸을 소환했다.

타타타탕! 타타타탕!

크아악! 케에엑!?

기분 좋은 총성과 함께 놈의 괴성이 온 사방에 울려 퍼졌다.

순식간에 벌집이 되어 버린 트롤의 처참한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은 계속해서 전진했다.

참으로 질긴 생명력이었다.

‘그래도 상위 레벨이라 이건가.’

생각보다 강한 내구력에 거리를 벌린 태정은 다시 한번 포션을 빨고 발칸을 정 조준했다.

이어 속사포와 같은 에너지 탄이 놈의 신형을 찢어발겼다.

타타타타탕! 타타탕!

화력이 집중되면 집중될수록 놈의 몸뚱이는 처참해지고 있었다.

처음은 그저 구멍만 송송 나고 있던 게 지금은 가죽이 너덜너덜해 걸레짝과 다름없었다.

신기한 것은 그런 심한 상처를 입고도 죽지를 않는다는 것이었다.

“햐. 이놈 보게. 이렇게 때리는데도 안 죽어?”

내구력에 혀를 내두르기도 잠시.

대가리에 집중사격을 개시한 그의 에너지 탄이 놈의 머리를 끝내는 날려 버렸다.

파파팟! 팍!

박 터지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터진 트롤이 바닥을 뒹굴었다.

동시에 놈의 사망을 알리는 알림음이 들려왔다.

[트롤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1,200을 획득합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휴대용 유탄 발사기 스킬이 오픈됩니다.]

[양손형 화염방사기를 획득합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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