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130화 (130/150)

〈 130화 〉 소중한 사람들을 NTR 당한 여인

* * *

팔콘 제국 북부에 위치한 요새 델포이.

제국 성기사들의 교육기관이자 총본산이라 할 수 잇는 델포이 신전이 위치해 있는 이곳에서,

카산드라 잉클리먼트는 최선을 다해 부상자들을 살피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 붕대를 좀 더 가져다 줘, 마력이 떨어져서 이 이상은 약초로 치료를 해야겠어.”

“네, 장군님.”

“수도에서 지원 물품은 아직인가?”

“죄송합니다, 그쪽은 여전히 답변이 없습니다.”

“그런가… 할 수 없지. 일단은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수밖에. 적들의 동태는?”

“아직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조만간 다시 올 것으로 보입니다.”

병사들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주고 받으면서도 눈 앞에 있는 부상자들을 돌보는 손을 멈추치않는 카산드라.

장군이라는 자리에 있음에도 늘 이렇게 조금만 여유 시간이 있으면 헌신적으로 부상병들을 돌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친위 병사들은 물론이고 이곳 델포이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들은 자신들을 이끄는 사령관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키워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자비로우신 분이야.”

“그렇지? 다른 장수들과는 달리 한 명의 제국민들의 생명도 살리려고 늘 저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면 여러모로 고마운 분이라는 생각이 드는 군.”

일전의 전쟁에서 패전에 가까운 후퇴를 감행해야 했던 카산드라.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 이 자리에 있는 제국군들 중 그녀를 비난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단 당시에는 적들의 수가 워낙 많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 전투에서 제국군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적들을 격퇴하는 것이 아닌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 한번의 전투가 있은 이후, 저들은 이곳 델포이 성으로 곧바로 쳐들어 오지 못한 채 잠시 군을 정비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

아울러 그런 와중에도 아군의 피해가 거이 없었던 만큼, 카산드는 비록 전투에서는 졌지만 전략 목표는 달성했다고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 3기사에 비해 뛰어난 회복력과 방어력을 지니고는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전투력이 떨어지는 탓에 우연히 마주하게 된 4마희 중 한 명을 처치하지는 못했다는 것.

그렇게, 잠시 동안 적들의 침공을 지체시킨 상태로 이곳 델포이 성에서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는 카산드라와 그녀 휘하의 2만의 병력.

그때…

“자… 장군님!”

“무슨 일이지?”

갑작스럽데 달려오는 한 부하의 모습.

이에 카산드라는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이어서 그 부하는 입가에 진한 웃음을 담은 채 그녀에게 말했다.

“기뻐해 주십시오 장군님! 지금 황도에서 보낸 1만 5000의 지원 병력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는 중입니다.”

“오오.. 그래? 드디어 지원군이?”

적들과의 일전을 앞두고 도착한 반가운 소식.

이에 카산드라는 얼굴에 기쁨의 감정을 내보이며 부상병에 대한 치료를 끝낸 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행이야, 이걸로 계획대로…’

*

줄곧 기다려왔던 지원군의 도착 소식에 맞춰 카산드라는 곧바로 그들을 맞이하러 나갔다.

군 사령부 역할을 하고 있는 델포이 신전 앞에 서 있는 그녀.

뒤쪽에는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 그녀의 부장들과 휘하 1000의 병력이 함께 동원되었으며, 이어서 그녀의 눈 앞에는 지원군을 이끌고 오는 제국 장수, 아이아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서 오시게 아이아스 장군. 이렇네 먼 길을 와주어 참으로 고맙네.”

“오랜만이군 카산드라. 못 본 사이에 고생을 제법 많이 한 것 같은데. 얼굴이 다 상해버렸군.”

“전쟁터인 만큼 어쩔 수 없지. 그럼 우선 들어가세 지금은 전황이 한시가 급한 만큼 해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네.”

그렇게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그대로 아이아스를 안으로 들이려 하는 카산드라.

그때…

“잠깐. 그 전에 우선 황제폐하의 칙서부터 낭독을 해야겠네.”

“칙서?”

의미심장한 태도로 이야기를 하는 아이아스,

이에 카산드라는 물론이고 그곳에 있던 장수들의 얼굴에는 한 순간 의문의 감정이 깃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향해서 아이아스는 옆에 서 있는 부관에게 턱짓을 했고.

이에 부관은 지니고 있던 황제의 칙서를 꺼내 들며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황제 크라토스 3세의 이름으로 명한다. 짐은 그 동안 제국의 3기사 중 한 명인 카산드라 장군을 신뢰하여 그녀에게 군의 지휘권을 맡겼다. 그러나 그런 카산드라 장군은 짐의 기대를 저버리고 적들에게 꼴사납게 패배하였으며, 이로 인해 제국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말았다. 이에 짐은 이 일에 대한 책임을 물어 카산드라 장군을 그 직에서 해임할 것이며, 그녀의 자리를 이번에 새로운 황실 기사로 임명된 아이아스 장군에게 넘겨줄 것을 명하는 바이다. 패전지장 카산드라는 곧바로 군권을 넘기고 황도로 돌아와 다음 명령이 있을 때까지 대기하도록 하라.”

장황환 설명을 요약하자면 결론적으로 카산드라를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아이아스를 앉히겠다는 황제의 명령.

이에 대해서, 그 자리에 있던 카산드라의 부장들과 병사들은 그대로 딱딱하게 굳어진 표정을 지은 채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카.. 카산드라 장군님을 내친다고?”

“무…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예상치 못한 황제의 명령에 혼란과 놀라움 그리고 반발의 감정을 내보이기 시작하는 병사들.

그런 그들을 보면서 아이아스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조용히 하라. 이는 패전을 한 장수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는 황제 폐하의 명이시다. 어디서 감히 폐하의 뜻을 거스르려 드는 건가?”

아이아스의 말에 일단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일반 병사들.

그때,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카산드라의 부장은 조심스럽게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저기… 패전이라니… 무언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그런 일 없었습니다 장군. 지난 전쟁은 단순히 적들의 발목을 잡기 위해 그런 것일 뿐, 저희는 아직 본격적인 전투는…”

­챙!

“!”

다음 순간, 그런 부장의 목덜미에 그대로 칼을 들이미는 아이아스의 부관.

이어서 그를 향해 아이아스는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그 입을 다물지 못하겠는가? 설마 네놈 따위가 감히 폐하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겠다 그런 뜻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 곧바로 반역죄로 다스려 주겠다.”

“바… 반역이라니! 전 단지…”

“부장은 물러서도록.”

“! 자… 장군!”

다음 순간, 그런 부장을 말리며 앞으로 나서는 카산드라.

이어서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눈 앞에 있는 아이아스를 보며 말했다.

“폐하의 뜻이 그러하다면 할 수 없지, 제국의 신하로서 그분의 뜻이야 말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이치. 이 시간 부로 아이아스 장군에게 모든 병권을 넘기도록 하겠다.”

“큭…”

“자… 장군님…”

카산드라의 말에 그대로 절망에 찬 표정을 지어 보이는 병사들의 모습.

이에 대해서 아이아스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은 채 그녀에게 말했다.

“현명하군, 역시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줄 알고 있었네 카산드라.”

“이 나라의 장군으로서 폐하의 명을 따르는 일은 당연한 일. 그럼 난 이만 돌아가 볼 테니 뒷일은 부탁하네 아이아스 장군.”

“그래, 그러지. 자세의 부하들은 아주 잘 사용해 줄 테니 뒷일은 맡기고 푹 쉬도록 하게.”

“아 그 전에, 내가 아직 돌보지 못한 병자들이 남아 있어서 그런데 그들에 대한 것은 마무리를 하고 갈 수 있으면 좋겠군. 허락해주겠는가?”

“병자들?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취미가 있었다 그랬지? 뭐 그 점은 알아서 하도록. 총사령관인 내가 그런 자잘한 것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으니까.”

“고맙군. 그럼.”

그 말을 끝으로 그대로 도로 신전 안으로 돌아가는 카산드라.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이아스는 그대로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저 재수없는 년을 몰아내고 이 자리까지 올라왔군.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이제 이 아이아스님의 숙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저런 마도국 놈들 따위는 한칼에 처치해 버리고 제국 최강의 장수로서 그 임을 떨치는 것이야!’

*

신전으로 돌아와 곧바로 부상병들 치료에 힘쓰는 카산드라.

이런 상황에서도 너무나도 태연하기 그지 없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휘하 장수들과 그녀를 추종하는 병사들은 진한 우려의 감정을 표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대로 가만 있으실 것입니까 장군님?”

“아무리 폐하의 명이라 하지만 이것은 너무 도를 지나쳤습니다. 대패를 당한 것도 아닌 와중에 이런 가혹한 처분이라니요.”

“제가 다시 상소를 올려보겠습니다. 저의 연줄이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그 동안 자신들을 훌륭하게 이끌어온 주군을 이런 식으로 떠나 보내고 싶지 않아하는 그들.

그러나, 그런 그들을 보면서 카산드라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였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붕대나 더 가져와. 어차피 폐하께서 결정을 내리신 이 시점에서 이를 바꿀 수 있는 건 없어.”

“큭…”

“하… 하지만.”

“제국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하도록. 그리고, 절대로 죽지 마. 괜히 공적을 세운다 어쩐다 하면서 함부로 나서지 말고. 다음에 만날 때까지 다들 그 목숨이나 잘 간수하고 있으라고.”

“…장군… 님?”

문득, 진중함을 담다 무언가 뼈가 담긴 이야기를 하는 카산드라.

이에 그곳에 있던 장수들의 얼굴에는 의문과 더불어 약간의 기대라는 감정이 깃들기 시작했고.

그런 그들을 보면서 카산드라는 자신의 앞에 있는 마지막 환자의 붕대를 감아준 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다들 살아서 보자.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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