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 예쁘게 만들어줄게...
* * *
마족들 에게 사로잡힌 채 비참하게 끌려가게 된 아멜다.
마력을 억제시키는 족쇄가 채워진 채
그녀가 끌려간 곳은 마족들이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허름한 건물의 지하실 이었다.
불쾌한 분위기가 감도는 칙칙하기 그지 없는 장소.
그리고
“너희들은 나가 있도록. 내 직접 이 녀석을 심문하겠다.”
“네, 엘리사님.”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불러주십시오.”
그곳에 도착함과 동시에 곧바로 부하들을 내보내는 마족여성 엘리사.
이어서 그녀는 그대로 문을 걸어 잠근 뒤,
천천히 아멜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자 그럼… 이걸로 더 이상 방해할 사람도 없으니 어디…”
입가에 섬뜩한 미소를 담은 채 살짝 입술을 핥는 그녀의 모습.
이에 아멜다는 본능에서부터 느껴지는 두려움을 억누르며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였다.
‘고문을 할 생각인가? 어디 해 볼 테면 해 보라지. 절대로 네놈들이 원하는 대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팔콘 제국에서 무수한 고통을 경험한 그녀였다.
어지간한 고문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을 수 있었으며, 아울러 그녀는 더 이상 죽음을 맞이할지언정 배신에 대한 생각 따위는 일절 지니고 있지 않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가올 고통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하는 아멜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 그 엘리사라는 이름의 고위 마족은 농밀한 시선을 보내며 그대로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후후훗…”
진한 흥분과 기대를 담아 작은 웃음소리를 내는 엘리사.
이어서 그녀는 천천히, 마치 거미를 연상 시키는 듯 소름끼치면서도 자연스러운 손길을 움직이며 그대로 아멜다의 턱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정말로 놀랐어. 설마 이 먼 곳 에서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손에 넣게 될 줄이야.”
“큭….”
부드러우면서도 소름 끼치는 엘리사의 손길.
이에 아멜다는 자동적으로 살짝 눈살을 찌푸리면서 그대로 엘라사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퇫!”
“…”
그대로 눈 앞에 있는 이 더러운 마족의 면상에 침을 뱉는 아멜다.
이어서 아멘다는 그대로 분노에 찬 표정을 지은 채 단호한 목소리로 엘리사를 향해 소리쳤다.
“기사를 모욕하지 말고 당장 죽여라!! 용사님을 죽인 더러운 개자식들! 네놈들의 고문 따위로 내 입을 열 수 있을 것 같으냐!”
성기사로서, 동시에 한때 용사파티의 일원이었던 몸으로서 그녀는 당당하게 최후를 맞이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짓을 할 경우 더욱 고통스럽게 죽임을 당할 지 모르지만, 그 점에 대해서 아멜다는 딱히 개의치 않고 있었다.
이미 죄를 속죄하려는 순교자의 마음가짐으로 이곳에 온 그녀였다.
어리석은 실수 때문에 세계를 구할 기회를 날려버리고, 용사마저 죽임을 당하게 한 죄인으로서, 그녀는 이 순간 기꺼이 최악이라 부를 수 있는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아니, 꼭 그렇게 되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러는 편이, 그녀에게 있어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만 같았기에.
그리고,
그녀의 이러한 도발에 대해서.
엘리사는 얼굴에 묻은 침을 닦으며 섬뜩한 미소를 지어 보이기 시작했다.
“…하하. 이거 참… 생각 이상으로 지랄 맞은 년이었네? 추잡한 배신자 주제에 어디서 용사의 이야기를.”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고 있으나 한 순간 서늘하기 그지 없는 분노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엘리사.
이어서 그녀는 천천히 허리춤에 차고 있던 녹색 단검을 꺼내 들었었다.
그리고.
“좋아, 결정했어. 본래라면 적당히 정보를 캐낸 다음 비교적 멀쩡한 상태로 넘겨줄 까 생각했다만, 이따위로 뻔뻔하게 까부는 이상 할 수 없지.”
그 말과 함께 들고 있는 단검에 농후한 마력을 흘리기 시작하는 엘리사.
그와 동시에.
아멜다는 갑작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 불길한 기운에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뭐… 뭐지? 저건…’
평범하게 검에 마력을 흘리는 것이 아닌,
한쪽 손끝을 살짝 베어낸 뒤, 거기서 나온 피 안에 마력을 응축시키는 것으로 무언가 알 수 없는 마법을 걸고 있는 엘리사.
이에 대해서 한 순간 아멜다는 그녀가 예상했던 고문 따위가 아닌,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무언가 끔직하기 그지 없는 일이…
단순한 고통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벌어질 것만 같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네… 네놈. 뭘 하려는 거지?”
“후후훗…”
갑작스럽게 엄습한 두려움에, 자신도 모르게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하는 아멜다.
그녀의 이러한 질문에 엘리사는 소름 끼치는 웃음 소리를 내면서 그대로 그녀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별건 아니야… 마침 네 년의 종족이 엘프여서 말이지. 오랜만에 아주 재미 있는 장난을 좀 처 보려고...”
그 말과 함께, 그대로 들고 있던 검을 아멜다의 복부에 가져다 대기 시작하는 엘리사.
그와 동시에, 아멜다는 무언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일어날 것 만 같은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 잠…깐… 이.. 이게 대체 무슨?”
그리고.
팍!
“끄아아아아아악!!!!”
다음 순간,
엘리사는 그대로 아멜다의 복부에 단검을 찍어 박았다.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격통과,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핏줄기.
그러나,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 뇌리를 강타하는 이 순간,
아멜다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몸을 휘감고 있는 이 고통은. 절대로 단순한 아픔이 아니라는 사실을.
최악이라 확신할 수 있는 통증의 밑에는 더욱 무시무시한 것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뭐야…이… 이게.. 이게 뭐야? 이게 대체 뭐나고?!’
복부에서부터 시작해 그녀의 온 몸을 헤집기 시작하는 끔찍하기 그지 없는 감각.
마치 새하얀 도화지에 검은 먹물을 들이 붓는 것 같은…
그녀의 본질을 강제적으로 뒤틀어 버리는 듯한 이 끔직하기 그지 없는 느낌에,
아멜다는 여태까지 느껴보지 못한 압도적인 공포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흐응… 역시 한 번으로는 안 되는 건가?”
그 말과 함께, 복부에 박혀 있던 검을 도로 뽑아 내는 엘리사.
그와 동시에 아멜다는 전신을 뒤집어 놓는 것 같은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거친 숨을 토해내었다.
“! 커허어억! 허억… 허억…”
고작 수초에 달하는 시간이 수 시간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순간
그것이 끝난 직후, 아멜다의 입에선 그대로 괴로움으로 얼룩진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이 순간 그녀의 검에 찔린 아멜다의 복부에는 상처가 남아 있지 않았다.
다량의 피를 뿜어낸 흔적은 남아 있으나 단지 그것뿐.
피부가 찢기고 내장이 갈라진 흔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아멜다가 채 인식하기도 전에,
아멜다의 피를 뒤집어쓰고 있는 엘리사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담은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과연 강하네, 마력이 봉인된 상황에서도 이 정도로 저항을 하다니. 나 정도가 아니고선 시도도 못할 정도겠어.”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즐거운 듯이 말하는 엘리사.
이에 아멜다는 그대로 엘리사의 얼굴을 올라다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허억… 허어억.. 바… 방금 그건… 대체….?”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공포에 매몰된 결과, 떨리는 목소리로 어쩔 수 없이 질문을 토해내는 그녀.
이 순간, 그녀 마음 속에는 더 이상 기사로서의 자존심이나 속죄에 대한 것이 아닌, 자신이 겪게 될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의문과 두려움만이 남아 있었다.
“말 해! 대체..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날 어떻게 하려는 거야!”
발작을 하는 것 같은 목소리로 질문을 토해내는 아멜다.
그리고,
그녀의 이런 물음에 대해서.
엘리사는 즐거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뭐, 별로 대단한 건 아니야. 그냥… 예전에 철없을 때 재수없는 엘프년들한테 자주 했던 장난을 좀 치려는 것뿐이지.”
그 말과 함께 단검에 묻어 있는 아멜가의 피를 혀로 가볍게 핥는 엘리사.
이어서 그녀는 그대로 자신을 보며 공포에 떨고 있는 아멜다를 보면서,
지극히 가벼운 목소리로 한 마디를 던졌다.
“너 말이야… 혹시 다크엘프라고 알아?”
“!”
엘리사의 입에서 나온 한 단어.
차마 입에 담는 것조차 불경하기 그지 없는 그 이름
신의 축복을 받은 고귀한 혈통의 엘프가 최고위 마족들에 의해 강제적으로 그 본질이 뒤틀리고 타락하게 된 상태.
존재 만으로도 신에 대한 모독이자 엘프의 수치로 칭해지는 그 끔찍하기 그지 없는 저주의 명칭을 듣는 순간,
아멜다는 비로소 그녀의 앞에 놓인 상황을 인식함과 동시에, 그대로 얼굴의 핏기가 싹 가시기 시작했다.
“서…설마… 설마 너 지금 날…”
“후훗… 너무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이래 보여도 제법 푹 빠졌던 터라 그쪽에 대해선 나름 10년 이상 단련되어 있는 베테랑이거든. 내 손으로 ‘시술’해준 놈들만 해도 마을 하나는 만들 수 있을 정도니까 도중에 온몸이 터져나가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을 거야.”
그 말과 함께, 다시 한 번 검 안에 자신의 피와 마력을 담은 뒤 이를 아멜다의 복부를 향해 겨누기 시작하는 엘리사.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멜다는 온 몸을 덜덜 떨면서 천천히 고개를 젓기 시작했다.
“아… 안돼….”
“편하게 있으라고… 금방 예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아울러 서비스로 그 썩어빠진 정신머리까지 확실하게 비틀어 줄 테니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안돼에에에에!!!!!!”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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