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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32화 (32/150)

〈 32화 〉 계획대로...

* * *

­철컥!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열리는 취조실 문.

동시에, 입구를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곧바로 무기를 바로잡은 채 그 앞을 가로막았다.

“...이제 무슨 짓이지?”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죄인을 데리고 나가는 것은 엄히 금하라는 명이 있었습니다.”

뒤쪽에 서있는 아멜다를 보면서 경고를 담아 말하는 병사들.

이에 대해서, 브루투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이 내가 그 죄인을 조사하는 임무를 맡고 온 취조관이다만? 그런 내가 죄인을 데리고 이동하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

“위에서 내려온 명령이라 했습니다. 괜한 문제를 일으킬 만한 행동은 삼가 주십시오.”

“필요하다면 강압적인 수단을 사용해도 좋다는 허가까지 받았습니다. 죄인을 데리고 나가려는 짓은 절대로 하실 수 없습니다.”

“강압적?”

병사의 말에 신경을 거스른 듯 브루투스는 차가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동시에, 한 순간 그의 몸에선 심상치 않은 힘의 기척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성기사단을 교육시켜온 주교로서 만만치 않은 전투력을 지니고 있는 브루투스.

그의 이러한 경고가 섞인 기백은 자동적으로 병사들에게 서늘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브루투스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명령을 받은 병사들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들은 그저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아무리 취조관님이라 해도 규정은 규정. 괜한 소란을 일으키지 말아주십시오!”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병사들.

그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브루투스는 잠시 침묵을 유지하더니..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며 험악한 기척을 풀기 시작했다.

“하아.. 알았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그 말을 끝으로 그대로 방 안에 아멜다를 놔둔 채 홀로 앞으로 나가는 브루투스

이에 병사들은 무기를 거두어 들임과 동시에 그대로 취조실 문을 닫으려 하였다.

그런데..

“컥!”

“큭!”

다음 순간, 갑자기 숨이 졸리는 듯 한 감각을 느끼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 앉기 시작하는 병사들.

갑작스럽게 몰아치는 고통 속에서 병사들은 어떻게 해서든 소리를 내 이 상황을 알리려 하였다.

그러나, 호흡조차 곤란하게 만드는 목의 압박은 그들로 하여금 소리를 내는 것 조차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잠시 후 끝내 그대로 거품을 문 채 기절해버리고 만 병사들.

그 직후 아멜다는 쓰러진 그들 중 한 사람의 몸을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간 뒤 그대로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잠시 후.

“끝났는가?”

“네. 다 갈아입었습니다.”

브루투스의 물음에 마지막으로 투구를 쓰면서 대답하는 아멜다.

이 순간 그녀는 평소 착용하고 다니던 성기사의 복장이 아닌 방금 전까지 취조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병사의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렇게 탈출 준비를 끝마친 직후, 브루투스와 아멜다는 병사들을 방 안에 던져둔 뒤 굳게 문을 걸어 잠갔다.

이쪽에서 먼저 칼을 뽑아든 것을 알게 되면 곧 저들은 이를 구실로 하여 벌때처럼 덤벼들러 할 터.

비록 부실하기 그지 없는 미봉책 이었지만 그들은 이렇게라도 해서 최대한 시간을 벌어야 했다.

“좋아, 그럼 출발한다. 변장을 했지만 언제 들킬 지 모르니 서두르도록.”

“네, 스승님.”

그 말과 함께 그대로 서둘러 죄수동을 빠져 나가는 아멜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진 직후.

어둠 속에 숨어 이를 지켜 보고 있던 이는 조용히 행동을 시작했다.

*

아킬레스 데클리먼트

팔콘 제국의 3 장군 중 한 명이자 이곳의 수비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

그는 이 순간 자신에게 막 올라온 보고를 받으며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 그 엘프 주교놈이 그런 짓을 벌였단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장군님. 감옥을 지키고 있던 저의 병사들을 이유 없이 공격하고. 그들의 갑옷을 탈취해 죄인을 빼돌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이런.. 아무리 동맹이라 하지만 제국의 한복판에서 그런 짓을 저지르다니. 그 브루투스 주교님이 무모한 짓을 저질러 주셨군.”

이야기를 하면서도 상당히 즐거운 기색을 보이고 있는 아킬레스

말 그대로, ‘계획대로’라는 그의 생각이 한 눈에 보이는 듯 한 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자리에 있는 부장들 또한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이에 호응을 해주기 시작했다.

“이는 분명 용사파티와 관련해서 엘프 놈들이 무언가 캥기는 것이 있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저 역시 그리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제국의 한복판에서 이런 무모한 짓을 벌였을 리가 없지요.”

“당장 명을 내려주십시오. 소장이 가서 저 더러운 엘프 놈들을 붙잡아 오도록 하겠습니다.”

애초에 먼저 위협을 가한 것은 팔콘 제국 측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이에 반응해서 실질적인 무력을 행사한 것은 저 엘프 주교와 성기사였다.

모름지기 법이란 것은, 설령 상대가 칼을 들고 협박을 하더라도 먼저 선빵을 쳐서 상대를 쓰러뜨린 사람을 오히려 나쁜 놈으로 만들 수 있었다.

지금 같은 경우 역시, 전후 배경이 어찌 되었든 먼저 칼을 뽑아 든 엘프들을 처벌하는 것은 법률상으로도 그리고 외교적으로도 지극히 당연하고도 정당한 일로 취급할 수 있었다.

그렇게, ‘정당한 명분’이 확보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직후.

아킬레스는 즉시 모든 준비를 끝마친 채 기다리고 있던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지금 즉시 출동하도록. 동맹을 배신한 엘프놈들을 모조리 체포하라!”

“네 장군!”

*

“큭…”

“어.. 어떻게.. 저희들이 나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저런..”

죄수동을 빠져나간 직후 눈 앞에 보이는 병력들.

그들이 통과하려 했던 길을 완벽히 포위하고 있는 병사들의 모습을 본 순간,

브루투스는 우려하고 있었던 일이 그대로 벌어졌다는 사실에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미 전체적인 분위기상 일이 이런 식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브루투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브루투스 입장에선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그대로 아멜다와 자신이 다른 용사 파티원들의 거짓된 증언에 매몰 당해버릴 것이 너무나도 뻔히 보이고 있었다.

결국, 막다른 골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브루투스.

그러나..

그렇다 해서 그가 마냥 무모한 도박을 벌인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아멜다. 자네는 지금 바로 동쪽 성문으로 도주하게. 그 복장이라면 적당히 병사들 사이에 끼어 탈출 할 수 있을 것이야.”

“네? 하.. 하지만 스승님은요?”

“내 걱정은 하지 마라,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난 엘프 교국을 대표해서 이 나라에 온 몸이다. 타국의 손님을 함부로 손대는 것은 저들로서도 쉽지 않을 일이겠지.”

“스승..님..”

그 말과 함께, 아멜다를 보면서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이는 브루투스.

태어난 이래 처음으로 보게 된 그의 표정에 아멜다는 순간적으로 무언가를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아멜다는 차마 이 이상 자세한 내용을 언급할 수 없었다.

이 순간, 스승이 이렇게 까지 하면서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추후 교국에서 다시 만나거든 식사라도 한끼 사주마. 그러니 반드시 무사히 빠져나가도록.”

“….알…겠…습니다.”

“좋아, 가라.”

그렇게, 스승의 마지막 한 마디에 고개를 푹 숙인 뒤 그대로 반대편으로 달리기 시작하는 아멜다.

그런 제자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뒤, 브루투스는 다시금 표정을 굳힌 뒤 고개를 돌렸다.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 교국의 운명이.. 우리 종족의 운명이 너에게 달려있다.’

그 생각을 끝으로 그대로 천천히 병사들의 앞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브루투스.

그리고..

그의 이런 모습을 발견한 순간,

병사들은 곧바로 무기를 뽑아 든 채 이쪽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애초에 타국의 손님이고 무엇이고 상관 없이 곧바로 강경하게 나오겠다는 의사가 확연하게 보이고 있는 병사들.

이에 브루투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그대로 마력을 끌어 모으며 최대한 제자가 쉽게 벗어날 수 있도록 가능한 큰 소란을..

그의 목숨을 대가로 한 소란을 일으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교국을 위하여..”

*

눈물을 머금고 스승과 헤어진 직후, 최대한 빨리 도주를 하기 위해 움직인 아멜다.

다행히 스승이 소란을 일으킨 덕분에 추적해 오는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하지만, 여전히 주요 통로들은 병사들에 의해 막혀 있었으며, 잘못 접근했다간 곧바로 발각이 될 위험이 있었다.

그나마 현재 그녀는 제국 병졸들의 갑옷을 입고 있긴 했지만, 자칫 검문을 진행하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발각이 될 터였다.

‘하는 수 없지.. 적당히 기다리고 있다가 이동중인 부대 속에서 묻어간 다음 탈출하자. 그렇게 이 성을 빠져 나가서 곧바로 숲 속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거야.’

지금도 곳곳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군졸들 사이에 숨어든다면 검문을 피할 수 있을 터였다.

아울러 숲을 이용해 도주하는 엘프 한 명을 붙잡는 것은 인간으로선 상당히 어려운 일.

그렇게 아멜다가 나름대로 탈출 경로를 구상하고 있던 그때,

그녀의 눈에는 마침 이 앞을 지나가고 있는 한 무리의 병사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좋았어. 저 녀석들 사이에 끼어서 가기만 하면..’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기둥 뒤에 숨어 있다가 슬쩍 병사들의 대열에 합류하는 아멜다.

어차피 같은 갑옷을 입고 있는 만큼 유심히 보지 않으면 티가 날 리 없다고 그녀는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퍽!

“!!…”

다음 순간,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과 독으로 인해 온 몸이 마비되는 감각.

전혀 예기치 못하게 이루어진, 그녀가 기척조차 느낄 수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일격에 아멜다는 그대로 무너지듯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이 무슨... 내가 감지조차 못할 정도의 일격이라고? 그.. 그렇다는 것은 설마...'

그말은 즉, 이 일격을 날린 이가 제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자라는 뜻.

그러나, 이러한 생각과 별개로 아멜다는 그대로 손가락 하나 까딱 하지 못한 채 허망하게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표식이 있는 갑옷을 입고 있는 녀석이다!”

“어서 장군님께 연락해라. 탈주를 시도했던 엘프년을 붙잡았다!”

그 직후, 그대로 그녀의 주변을 포위하기 시작하는 병사들.

그들 사이에서 아멜다는 짙은 절망을 느끼며 서서히 의식이 꺼져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안..돼… 안…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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