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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급 온천 사장은 파업 중입니다 (150)화 (150/190)
  • 150화

    박수온천사장님!

    ‘그게 무슨 말이야? 강림차사가 부모님을 모시러 갔다고 했잖아?’

    나는 던전 브레이크를 없애면 안 된다는 말에 하늘 높이 펼쳐 들었던 부채를 거둬들였다.

    갑자기 공격을 멈추자 영문을 모르는 시청자들의 채팅글이 다급하게 올라왔다.

    [실시간 스트리밍 중…… (현재 접속자: ???????명)]

    * * *

    └온천수온 : 어???? 왜 갑자기 공격을 멈춰?

    └집필하세요 : ????? 저러다 맞는다!

    └시또내꾸 : 온천 사장님! 피하세요!!!!

    :

    :

    └온천사장보유국 : 아이고! 이건 문화재 파괴다! 이 매국노 피에로 XX야!

    ‘피에로 인형이 사라질까 봐 태초의 바람도 함부로 못 쓰겠잖아?’

    [성좌 ‘운수를 믿으십니까?’가 “보호 결계는 SS급 스킬이라 저 몬스터의 공격을 막아줄 수 없다”고 소리칩니다.]

    그렇다면 피에로 인형의 주먹을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피에로 인형을 통째로 날려버릴 계획이 틀어진 탓에 눈앞으로 덮쳐 오는 거대한 주먹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맞는다!’

    묵직한 주먹이 시야를 빠르게 덮쳤다.

    [‘죽음의 피에로 인형(SSS)’이 ‘망치 주먹(SS)’을 사용합니다. SS급 이하의 존재는 모두 파괴됩니다.]

    피에로 인형의 공격을 정통으로 맞은 몸이 하늘로 붕 떠올랐다.

    “박수온천사장님!”

    그 순간, 나를 애타게 부르는 박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박시우, 내가 박수온인 거 알고 있었어? 그 괴상한 호칭은 또 뭔데?’

    [실시간 스트리밍 중…… (현재 접속자: ???????명)]

    * * *

    └박시또애처가 : 박시우 표정 애절한 거 봐. 나 박시또가 저런 표정 짓는 거 처음 봐. 가슴 아파.

    └박지시또 : 그런데 알면서 왜 존대한 건지 아시는 분?

    └한창희 : 그것보다 온천 사장 쫀 거 아님? 저 피에로 SSS급이라던데. 온천 사장이 EX급이라는 건 헛소문일지도. 애초에 협회에 등록 안 해서 정확한 랭킹도 모르지 않음?

    └꽉꽉이덕택 : 아가리 똥내 난다. 한창희. 온천 사장님 정체 밝혀지기 전에는 캐스팅하겠다고 난리 치더니 박시또 동생이라는 거 알고 나니까 이때다 싶어서 온천 사장님 험담하는 거 보소? 태도 변화가 카멜레온 수준이쥬?

    :

    :

    └화창한창희 : 솔직히 온천 사장 등급 모르는 건 맞잖음?

    ‘지금 쓰기에는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나는 온천의 안개구름을 이용해 공중에서 뒤집힌 몸을 텀블링을 하듯 원을 그리면서 바로 세웠다.

    망치 주먹에 맞은 직후였지만 내 정신은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맑았다.

    그때 쓰고 있던 갓끈이 떨어져 나갔다.

    [‘저승의 갓’의 효과로 타격을 1회 무효화시킵니다.]

    염라가 준 저승의 갓 덕분에 망치 주먹에 아무런 데미지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뭐야? 멀쩡해?”

    아래편에서 어리둥절해하는 박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박시우.”

    나는 공중에 뜬 상태로 박시우를 내려다보며 한껏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나, 온천 사장이야.”

    ‘사실 염라가 준 갓이 없었다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겠지만…….’

    박시우를 약 올리기에는 한없이 좋은 기회였다.

    나를 지켜보던 그가 내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안 돼……. 나의 우상이…….”

    그 모습이 묘한 표정을 지으며 오열하던 지호와 겹쳐졌다.

    [실시간 스트리밍 중…… (현재 접속자: ???????명)]

    * * *

    └갓온천사장 : 응, 온천 사장님은 타격 1도 없쥬?

    └너내박시또가되라 : 온천 사장님이 쫄아서 공격 멈췄다고 나불대던 한창희 찾습니다.

    └박지누또♥ : ㅋㅋㅋㅋㅋㅋ 쪽팔려서 사라졌쥬? ㅋㅋㅋㅋㅋ

    └한창희폐급 : 한창희는 진심 머리에 뭐 들었는지 궁금……. 이불킥 오지게 할 듯. ㅋㅋㅋ

    └최애는온천사장 : 심각한 와중에 미안한데 박시또 온천 사장님이 호적메이트인 거 알고 주저앉는 거 나만 안쓰럽냐?

    └사랑아집필해 : 귀여워 죽겠어. 박시또 ㅋㅋㅋㅋㅋ

    └집필대나무숲 : 박시우 TMI ― 박시우는 온천 사장의 팬클럽 온천 회원의 창시자로 ‘온천 회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생애 첫 덕질 대상이 온천 사장이었으며 이상형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 추가 박지호의 증언에 따르면 박시우는 평소에 박수온의 외모를 마탑에서 나온 몬스터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돈가스사요 : 박시또 주저앉을 만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온천사장미만잡 : 난 온천 사장님 박시또한테 장난스럽게 웃는 거 보고 또 반함. ㅠㅠ 저거 짤로 만들어주실 분 없음? 강제 첫사랑 모먼트.

    └온천사장덕택 : 저도 약 올려주세요. 제발요. ㅠㅠ

    :

    :

    └장래희망온천수건 : 근데 저 피에로 SSS급이라고 하지 않았냐? SSS급 공격 얻어맞고도 멀쩡한 온천 사장님 실화? 솔직히 이거 한창희 글 본 온천 사장님이 영리하게 EX급 인증해주신 듯.

    └온천회원이용권 : 인증 방법까지 고급진 거 ㅇㅈ? 이게 바로 온천 사장님 클라스!

    [성좌 ‘저승의 염라’가 “빠른 상황 전달을 위해서 강림차사가 있는 대화방에 초대하겠다”며 초대 링크를 보냅니다.]

    [성좌 ‘저승의 염라’와 ‘존잘강림차사’의 대화방에 접속하시겠습니까? 수락 / 거절]

    강림차사의 닉네임 상태가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지만 긴박한 상황인 만큼 일단 대화 요청에 빠르게 응했다.

    [성좌 ‘저승의 염라’와 ‘존잘강림차사’의 대화방에 접속합니다.]

    [성좌 ‘저승의 염라’ : 강림차사, 수온에게 영혼 수거 상황을 전해라.]

    [‘존잘강림차사’ : 현재 부모님의 영혼이 ‘버그010023!@#$’가 생성한 던전 브레이크의 족쇄에 봉쇄되어 수거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강림차사가 수거 못하는 영혼도 있어? 강림차사면 저승사자 중에 제일 능력자인 거 아냐?’

    [‘존잘강림차사’ :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경우가 다릅니다. 던전 브레이크 생성자가 의도적으로 수거하지 못하도록 영혼에 족쇄를 채워뒀어요.]

    ‘어째서?’

    [‘존잘강림차사’ :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만 영혼이 성불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족쇄를 채워둔 걸 보면 던전 브레이크 생성자나 그의 계약자에게 사적으로 원한을 샀을 확률이 높죠.]

    부모님이 원한을 샀다고?

    내가 들은 것 중에 제일 어처구니없는 말이었다.

    생전에 부모님이 한 일이라고는 목숨을 걸고 시민들을 구한 것뿐이다.

    칭송만 받아도 모자랄 판에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리 없는 분들이셨다.

    그렇다면 부모님의 영혼에 족쇄까지 채우면서 던전 브레이크 속을 떠나지 못하게 묶어두고 고통스럽게 하는 이유가 뭐지?

    그들이 얼마나 선량한 사람이었는지 알기에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이를 악물었다.

    ‘족쇄를 풀 수는 없어?’

    나는 대화방에 집중하면서 한편으로 피에로가 휘두르는 망치 주먹을 연속으로 피해냈다.

    “피히히히익!”

    공격을 피하는 내 움직임에 화가 난 건지 죽음의 피에로 인형은 열이 잔뜩 오른 것처럼 보였다.

    기세로 봐서는 날 붙잡기 전까지는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존잘강림차사’ : 안 그래도 족쇄를 푸는 방법을 알아낸 참입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저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강림차사가 뭐 이렇게 무능력해?

    속에 있는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그가 부모님의 영혼을 구해낼 방법을 아는 이상 꾹 참았다.

    [성좌 ‘저승의 염라’ : 일단 알아낸 해결책이 뭔지부터 말해라. 그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판단하는 건 나다.]

    반응을 보아하니 심기가 불편한 건 염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존잘강림차사’ : 족쇄는 이 던전 브레이크 중앙에 있는 힘의 근원을 부숴야 풀 수 있습니다.]

    [성좌 ‘저승의 염라’ : 그럼 부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염라가 속 시원하게 대신해줬다.

    [‘존잘강림차사’ : 잊으신 겁니까? 이 던전 브레이크는 저승의 관할 밖에 있어 영혼을 수거하는 것 외에는 관여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이승의 헌터가 아니면 힘이 통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럼 내가 던전 브레이크로 들어가서 근원을 부수는 건? 난 헌터니까 가능하잖아.’

    [‘존잘강림차사’ : 가능은 합니다만……. 힘의 근원이 EX급입니다.]

    ‘힘의 근원이 EX급이라고?’

    던전 브레이크가 SSS급이라서 당연히 같을 줄 알았다.

    EX급이면 온천의 성좌급이잖아?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킬은 SSS급이 최대였다.

    ‘근원을 부수는 건 불가능해.’

    [성좌 ‘저승의 염라’가 “아니, 가능하다”며 내 말을 부정합니다.]

    ‘용의 포효가 제일 강한 스킬인데 어떻게 EX급 근원을 부숴?’

    [성좌 ‘저승의 염라’가 “스킬 메테오 정보”라고 외쳐보라고 말합니다.]

    ‘메테오라면…….’

    이번에 개방된 저승의 눈 2단계 스킬을 말하는 것 같았다.

    “스킬 메테오 정보.”

    염라가 말한대로 외치자 눈앞으로 스킬 정보창이 떠올랐다.

    [저승의 눈(EX)]

    [2단계 스킬 : 메테오(EX)]

    [(불 속성) 자신이 속한 시공간을 멸망시킨다. 재사용 대기 시간 : 1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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