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급 온천 사장은 파업 중입니다 (124)화 (124/190)
  • 124화

    !!확인하지 않은 퀘스트가 있습니다.!!

    수온과 베카의 출몰 소식이 뜨자 익명 헌터 게시판은 연이어 온천 사장에 관련된 게시물로 도배됐다.

    그중 온천 사장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들이 있었으니……!

    <도로에>

    * * *

    [사진]

    오리가 나타났다!

    * * *

    └익명 1 : 저도 오리 인형 봤어요. 그런데 꼭 진짜 살아 있는 오리처럼 움직이던데 인형은 맞는 거죠?

    └익명 2 : [움짤] K-오리 인형 현실 속도.gif

    └익명 2 : 가까이에 있다가 코 베일 뻔.

    └익명3 : ㅋㅋㅋㅋㅋ역시 빠름의 민족

    <상상하지도 못한 오리의 정체 ㄴㅇㄱ!!!>

    * * *

    내 지인이 마지막 온천표 돈가스 탑승한 행운아인데 오리 인형이 집 앞까지 온천표 돈가스 도시락 배달해줬다고 함. ㅋㅋㅋㅋㅋㅋ 심지어 꽉꽉 대는데 번역도 된대. ㅋㅋㅋㅋㅋ 이름도 있음. 오리 택배를 줄여서 덕택ㅋㅋㅋㅋ

    * * *

    └익명 1 : 덕택이래ㅋㅋㅋㅋ 짱 귀여워!

    └익명 2 : 온천표 돈가스 주문 성공하신 지인분 개부럽…….

    └익명 3 : 3333

    └익명 4 : 4444

    └익명 5 : 나도 한 입만…….

    └익명 6 : 덕택이도 구매 가능한가요?

    └익명 7 : ㄹㅇ, 우리 집 욕조에서 키우고 싶다.

    └익명 8 : 나만 오리 인형 없어 ㅠㅠ

    └익명 9 : 나도 없어 ㅠㅠ

    <제가 온천 사장님네 온천표 돈가스 첫 주문자인데요. (사진o)>

    * * *

    [사진]

    덕택이 실물 깡패 ㅠㅠ 문 두드리는 소리 나서 나가보니까 덕택이가 부리로 노크한 거였음. 진짜 커엽다. 참고로 날개가 짧아서 도시락은 주문한 사람이 직접 내려줘야 함. ㅋㅋㅋㅋㅋ 입덕 포인트 ㅋㅋㅋㅋㅋ 진심 덕택이한테 덕통사고 당했다. 다음 주문 때문에 빨리 가야 한다고 해서 아쉬운 마음에 사진 한 장만 찍어달라고 했더니 얼짱 각도로 찍어줌 ㅋㅋㅋㅋㅋ 나 최애 바뀜. 오늘부터 덕택이가 내 최애.

    * * *

    └익명 1 : 팔이 짧아서 주문자가 도시락 내려줘야 한대ㅋㅋㅋㅋㅋㅋㅋ 찐 입덕 모먼트

    └익명 2 : 나도 덕택이 보고 싶다 ㅠㅠ

    └익명 3 : 저희 딸내미가 덕택이 사진 보고 만져보고 싶다고 조르는데 어떻게 하면 덕택이 볼 수 있나요?

    └익명 4 : 온천 사장님이 온천표 돈가스 파실 때 주문하시면 되어요. 덕택이가 온천 사장님네 배달원들임.

    └익명 3 : 주문 어떻게 하죠?

    └익명 4 : 못해요. 선착순 20명 다 참. ㅠ

    └익명 3 : 예약 주문도 안 되나요?

    └익명 4 : 온천 사장님이 올린 글 보시면 선착순으로만 주문받으시는 듯 ㅠ

    └익명 5 : 현 시각 온천 사장님 게시글에 달린 댓글만 2111817개 ㅎ

    └익명 4 : 한 줄 요약 ─ 이번 생에는 불가능.$

    <온천표 돈가스 맛 후기 (사진o)>

    * * *

    [사진]

    온천표 돈가스 인증샷.

    먹음직스럽지만 겉보기에는 평범한 돈가스 같음.

    제가 먹어보겠습니다.

    이 맛은……!!!

    [사진]

    美(아름다울 미)! 味(맛 미)!

    * * *

    └익명 1 : 중간에 용 두 마리 날아오르는 사진 뭐냐고 ㅋㅋㅋㅋㅋ

    └쓰니 : 진심으로 맛보면 용이 보임, 그야말로 천상계의 맛!

    └익명 2 : 에이, 너무 갔다. 어떻게 돈가스 먹었다고 용이 보임?

    └쓰니 : 답답하네. 맛보게 해줄 수도 없고.

    └익명 3 : 온천표 돈가스 한 입 100만 골드에 삽니다.

    └쓰니 : 안 팔아요.

    └익명 4 : 이걸 안 판다고?

    └익명 5 :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궁금해 죽겠네 ㅠ

    <온천표 돈가스 맛있게 먹는 법>

    * * *

    [사진]

    1. 온천표 돈가스를 준비한다.

    2. 온천표 돈가스를 먹는다.

    * * *

    └익명 1 : 열 받네.

    └익명 2 : 온천표 돈가스가 있으시겠다?

    └익명 3 : 이 와중에 돈가스 사진 왜 이렇게 맛있어 보이냐고!!!$

    <나 전직 헌터 현직 돈가스집 사장인데>

    * * *

    내내 파리만 날리다가 갑자기 돈가스 주문 왜 이렇게 많이 들어오냐? 오늘 무슨 날임?

    * * *

    └익명 1 : 온천 사장님 클라스 ㅎㄷㄷ

    └익명 2 : 동종 업계 자영업자들 같이 먹여 살리시네.

    └익명 3 : 온천 사장님의 골목 식당

    └익명 4 : 솔직히 이 정도면 온천 사장님 국회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익명 5 : ㅇㅈ. 온천 사장님을 국회로!

    └익명 6 : 국회로!!!

    <다음 온천표 돈가스 판매 글 언제 올라오나요?>

    * * *

    어슬렁어슬렁

    * * *

    └익명 1 : 온천 사장님, 내게 답을 알려줘!

    └익명 2 : 진심 궁금하다.

    └익명 3 : 돈이 있는데 왜 사 먹질 못하니?

    └익명 4 : 돈가스 못 사 먹으셔서 화가 많이 나셨네 ㅋㅋㅋㅋㅋㅋ$

    <나 오늘부터…….>

    * * *

    온천표 돈가스 판매글 올라올 때까지 안 자고 존버 탄다.

    * * *

    └익명 1 : 야, 너도?

    └익명 2 : 오늘 영업 끝났대

    └익명 3 : 이 ㅅㅋ 지능적으로 경쟁자 줄이네.

    └익명 2 : 들킴? 까비…….

    <(속보)집필, 아트, 열망>

    * * *

    우리나라 길드 랭킹 삼 대장이 온천표 돈가스 때문에 각자 피시방 통째로 빌려서 온천표 돈가스 게시글 뜨는 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함.

    * * *

    └익명 1 : 아, 경쟁자가 너무 강력하잖아.

    └익명 2 : 우리가 등급에서 밀리지 속도에서 밀리냐? 선착순이잖음.

    └익명 1 : 그렇네?

    └익명 2 : 온천 사장님은 평등하다.

    └익명 3 : 온천교 교주인 줄 ㅋㅋㅋ

    └익명 4 : 한창희, 선댓 먹으면 온천표 돈가스 독식할 예정이라던데. ㅠ

    └익명 5 : 열망이 열망하네. 인성 뭐냐? ㅠ

    └익명 6 : 집필은 다를 것 같냐?

    └익명 7 : 네, 다음 ㅎㅊㅎ.

    └익명 8 : 인성 쓰레기들 다 ㅎㅊㅎ 취급하는 거 개웃기네 ㅋㅋㅋㅋ

    <현 시각 박시ㄸ (사진o)>

    * * *

    [사진]

    세 시간째 새로 고침만 누르는 중. 모니터 보다가 눈 빠질 듯

    * * *

    └익명 1 : 박시ㄸ 모니터 : (부끄)

    └익명 2 : ㅋㅋㅋㅋㅋㅋ개웃기네

    └익명 3 : 저 모니터가 되고 싶다.

    └익명 4 : 박시ㄸ! 이 죄 많은 남자야! 모니터 보는 것도 귀여울 일이냐고!

    └익명 5 : 뒤에서 같이 새로 고침 누르고 있는 박지누ㄸㅋㅋㅋ 시강 ㅋㅋㅋㅋㅋ

    └익명 6 : 귀여워 ㅠㅠㅠㅠ

    * * *

    “휴, 아슬아슬했다……. 온천 마스터키 없었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네.”

    난 온천 귀환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안도하며 베카를 안은 채로 1층 중앙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조금 전까지 젖 먹던 힘을 쥐어짠 탓에 손 하나 까딱할 힘도 나질 않았다.

    그때, 베카가 꼬물거리며 내 품에서 얼굴을 쏙 내밀었다.

    보송한 피부에 작은 상처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몸을 내던진 보람이 있었다.

    “갑갑했지? 놓아줄게.”

    내가 안고 있던 팔을 풀자 몸을 일으킨 베카가 작은 손가락을 뻗어 내 팔을 가리켰다.

    “박수온, 여기…….”

    베카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느낀 나는 반사적으로 내 팔을 들여다봤다.

    ‘아, 이것 때문이었구나.’

    팔 한쪽에 벌겋게 빗금 모양의 상처가 나 있었다.

    아까 베카를 받아내면서 바닥에 팔이 쓸린 모양이었다.

    “이건 괜찮아. 어르신의 약을 바르면 금방 나을걸?”

    “약은 필요 없다.”

    옷깃을 당겨서 상처를 가리려는 나의 손을 베카가 저지했다.

    ‘무슨 힘이 이렇게 세?’

    체구는 나보다 훨씬 작은데 붙잡는 힘은 내가 팔의 상처를 숨기지 못할 정도로 강했다.

    ‘이래 봬도 최종 보스라는 건가?’

    내 팔을 붙잡은 베카가 조심스럽게 상처에 입술을 가까이 가져갔다.

    “호…….”

    [‘탑의 주인’의 치유 마법으로 상처가 회복됩니다.]

    그러자 상처 부위에 빨간색 더하기 모양이 여러 개 떠오르더니 쓸린 살이 빠르게 아물었다.

    놀란 맘에 눈을 두어 번 깜빡였을 때는 이미 상처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나도 널 낫게 할 수 있다.”

    “치유 마법은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거 아니었어?”

    “반나절을 마법서만 읽었다.”

    아무리 마법서만 읽었다지만 치유 마법을 반나절 만에 마스터하는 건 베카니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박시우를 통해서 들은 바로는 보통 S급 힐러들도 몇 개월을 일일 퀘스트에만 매진해야 겨우 작은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마법을 익힐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상급 치유 마법을 쓰는 힐러를 구하는 일이 제일 어렵고 까다롭다고 했지.

    “역시 우리 베카네, 대단해!”

    내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베카를 칭찬하자 그가 내게 곱슬곱슬한 머리를 은근슬쩍 들이밀었다.

    ‘머리를 쓰다듬어달라는 건가?’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쓸어주자 그제야 베카는 통통한 볼을 부풀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베카의 머리 위로 못 보던 빨간색 알림창이 보였다.

    [!!확인하지 않은 퀘스트가 있습니다. 1건!!]

    돌발 퀘스트는 베카를 구하면서 끝난 거 아니었나?

    의문을 가지며 알림창을 누르는 순간이었다.

    [!!히든 퀘스트!! ‘판도라의 열쇠 만들기(EX)’]

    [재료 : 베카의 심장 (0/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