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급들이 내게 집착한다-47화 (47/112)

〈 47화 〉 송곳 (4)

* * *

한예림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이 정도면 협회에서 고의로 안 받아주는 거야.”

“협회가?”

“뭐 때문에 그러는 건지는 알아봐야겠지만… 조금 골치 아파졌네.”

현재 한예림이 하는 모든 업무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길드가 없기 때문이다.

법인을 세워야 회사 이름으로 뭐든 할 텐데, 이래서는 직원을 뽑는 건 고사하고 제대로 된 활동도 못 하게 생겼다.

한예림이 일어나며 외투를 걸쳤다.

“어디 가?”

“자문받아보고 다시 심사 신청하게. 앉아있으면 나아지는 건 없으니까. 움직여 봐야지.”

그러면서 음산하게 웃는다.

“재밌네. 한국 업계는 미국하고 다르게 다들 시원시원할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건 아닌가 봐.”

한예림은 어딘가로 연락하며 자리를 떴다. 잠깐 그 등을 바라보다가, 나도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를 뒤졌다.

“여보세요?”

­어어, 현우 씨! 오랜만이네요.

유쾌한 남자의 목소리.

박건욱. 청문회 때 신세 진 변호사다.

­무슨 일이세요? 목소리가 심상치 않은데.

“다른 건 아니고요.”

서류 봉투를 뒤적였다.

빼곡하게 적힌 글자들 위로, ‘불허’가 선명하게 박혀있었다.

“법률 상담 좀 부탁하고 싶어서요.”

*

서류를 전부 살펴본 변호사가 한숨을 푹 내쉰다.

“물렸네요. 이거.”

물렸다는 게 무슨 의미지?

“길드를 설립하고 관리하는 건 협회 주관이잖아요.”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그러라고 있는 게 헌터 협회니까.

“이게 참, 뒤에 ‘협회’ 두 글자를 달고 있는 단체는 대부분 권위적이거든요. 항상 갑이고, 사령탑 입장이다 보니까 을의 반항을 허용하지 않아요.”

“……반항이요.”

변호사의 말이 이어질수록 입술이 바짝바짝 마른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슬슬 윤곽이 잡혀서. 넉 달간의 기억이 촤르륵 플래시백 된다.

협회장은 협상을 제시했다.

금방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과오는 이지아가 짊어지는 거로 하고 여기서 끝내자고.

나는 끝까지 가길 선택했고, 승리했다.

억제하지 못한 죄는 역류해서 협회장의 목을 졸랐다.

협회의 눈으로 보기에 이지아는 어떤 존재로 보일 것인가.

협회장에게 억압받고 누명을 쓴 피해자? 협회의 권위를 무너트린 도전자?

전자와 후자.

그들의 시선이 어느 쪽으로 쏠려있을지는 너무나 명확했다.

“현우 씨가 사무실 오기 전에 보내주신 서류들, 전부 확인해봤어요. 다른 팀에도 한 번 물어봤고요.”

“대답은요?”

“관례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있대요.”

“네?”

그게 무슨 말장난이야? 변호사가 면목 없다는 듯 목을 긁는다.

“하아…… 진짜 좆같은 건데. 길드 관리는 협회 쪽 권리고 책임이거든요.”

“방금 말씀하셨잖아요.”

“이게 지금 말씀드릴 내용에 있어서 되게 중요해서 그래요. 길드를 만드는 건 협회 소관이고, 내부 규정에 따르는 거니까요.”

변호사가 볼펜으로 한 문장을 가리켰다.

[길드 구성원들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때에만……]

“여기 적힌 ‘사회적 물의’를 봤을 때, 뭐가 떠오르세요?”

“뉴스에 나올 정도의 범죄를 저질렀다?”

“제 눈에는 이렇게 보이는데.”

변호사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우리 마음에 들면 상관없다. 그런데 눈엣가시처럼 거슬리면 절도 이력이고, 노상 방뇨 이력이고, 중학교 2학년 때 SNS에 싸지른 글까지 싹 다 들춰내서 문제 삼고 좆되게 만들겠다.”

그 말을 들으니까 또 그렇게 보인다.

“협회 쪽 길드 관련은 법이 아니라 내부 규정이에요. 국대 선출하고 프로팀 설립하는데 법 운운하지는 않잖아요? 법령이라면 관례에 따라야 하지만 규정이라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군요.”

변호사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팔을 탁, 거칠게 붙잡았다.

“그러니까, 개새끼들한테 발목을 물린 겁니다.”

“형평성을 문제로 소송을 제기하면…….”

“그쪽 법무팀에서 질질 끌려고 하면 길드 만드는 데만 몇 년이에요. 얘네도 정말 못 만들게 할 생각은 아닐 거에요. 원천 차단은 불가능하죠.”

결국 탄력받고 성장할 한유정은 중고 신인이 돼 있을 거고, 이지아의 복귀는 계속 늦춰질 것이다.

이해했다.

협회의 목적이 무엇인지.

국내 최정상이라지만, 일개 헌터가 협회장을 경질시켰다. 카페 알바하던 26살짜리 애송이와 함께 말이다.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았을 거고, 그대로 넘어가기에는 잠도 못 잘만큼 억울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손쉽게 설명하자면….

“……그냥, 우릴 엿먹이는 게 목적이다?”

변호사가 입술을 달싹거렸다. 무언가 대체할 말을 찾던 그가, 결국 포기하고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

옥상 난간에 기대며 한숨을 내쉬었다. 변호사가 담뱃갑을 내밀며 묻는다.

“한 대 피울래요?”

“제가 담배를 안 해서.”

변호사가 킬킬 웃으며 난간에 팔을 걸쳤다. 그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헛바퀴 돌던 라이터의 불이 켜졌다. 매캐하고 쓰린 냄새가 퍼졌다.

그가 불쑥 말했다.

“현우 씨 보면, 참 대단한 거 같아요.”

“뭐가요?”

“제가 현우 씨 나이 때 뭐 했나 떠올리면, 사법고시 준비한다고 공부한 기억밖에 없거든요. 스물여섯이면 남들은 취업 준비한다고 토익 학원 다니고, 기사 자격증 따고, NCS 준비하잖아요.”

“저도 얼마 전까진 카페 알바 하고 있었는데요, 뭐.”

“지금은 협회하고 드잡이질하냐, 마냐로 고민하고 있잖아요. 스물여섯이면 사회에서는 막 일 시작한 애송이… 아잇, 죄송. 어쨌든 대단한 거죠 그건.”

왜 갑자기 얼굴에 금칠하지?

괜히 멋쩍어져 콧등만 긁적였다.

“변호사하고 매니저 중에 누가 더 대단하냐 사람들한테 물으면, 백이면 백 변호사라고 할걸요.”

“그거야 정말 뒷배경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 매니저일 때 이야기고.”

변호사가 히죽 웃으며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현우 씨는 조금 상황이 다르죠. S급 헌터, 그것도 무려 이지아 씨가 뒤에 있는데.”

변호사는 그 말을 끝으로 담배만 연달아 뻑뻑 폈다.

“……현우 씨, 이건 변호사와 고객이 아니라 그냥, 개인적인 충고로 들어줘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도 괜찮고.”

“말씀하시죠.”

“헌터 법을 다루다 보니까 업계에 귀가 제법 뚫려있는데, 여긴 진짜 정글이에요. 그거 알아요? 큰 던전 하나 터지면 변호사들이 미리 서류부터 준비해요.”

“무슨 준비요?”

“우리가 뭘 하겠어요. 당연히 법적 분쟁이죠. 계약서부터 정산 문제, 길드 간의 법적 분쟁까지 사건사고 쫙 밀려오거든요.”

풍문처럼 듣긴했다.

길드와 헌터, 헌터와 매니저, 헌터와 헌터 등.

그 관계가 좋은 경우는, 썩 많지 않다고.

“법적 분쟁까지 오는 경우면, 정말 갈 때까지 치달은 거거든요. 그런 극단적인 사건들을 경험하다 보면 어떤 걸 깨닫는 줄 알아요?”

“뭔데요?”

변호사가 후우, 연기를 내뱉는다.

“이 바닥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구나.”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라.

늘어진 시체처럼 회색 도시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변호사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방금까지 재판장에서 서로 네가 잘못했네, 나는 무죄네 하던 사람들이 멀쩡하게 동업하고, 어제까지 없으면 죽고 못 살던 사람들이 오늘은 저한테 와서 어떤 죄로 엿먹일 수 있겠냐고 묻는 게, 이 바닥 현실이에요.”

그가 턱을 문지르며 묻는다.

“정글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알아요?”

입안이 텁텁했다. 해주고 싶다는 충고가 뭐인지, 이제는 알 거 같다.

“살아남는 거예요. 쫄쫄 굶더라도, 자존심 버리고 구걸하더라도, 시체 뒤적이면서 연명하더라도, 살아남는 게 중요하죠. 결국 그게 이기는 거니까.”

“그러니까, 건욱 씨 말은….”

“한 번만 눈 딱 감아요. 자리 잡을 때까지 수십 번도 고개 숙일 건데, 협회에 몇 번 더 숙이는 게 뭐가 어렵겠어요?”

“고개를 숙이라는 게, 정말 고개만 숙이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협회에서는 자신들의 잘못을 바로잡아주길 원할 테니까.”

고고한 협회장이 청문회에 끌려나가 전 국민들 앞에서 두들겨 맞았다.

협회는 이지아와 나로 인해 명예를 실추했다.

그쪽에서 나올 말은 뻔했다.

잘못을 바로잡아라. 어비스 공략의 실패는 이지아의 탓으로 해라. 그럼 길드 신청서를 통과시켜주겠다.

변호사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는 거예요. 이미 한 번 해결한 의뢰를 엎으라는 게 되니까.”

“……고개야 수십 번도 숙일 수 있죠. 수십 번으로 안되면 수백 번도.”

2,5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에도 꾸벅꾸벅 잘만 숙이던 허리다.

목 위에 달린 게 그리 비싸진 않다.

단지 고개를 숙여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면, 그렇게 했을 거다.

그럼에도 뻣뻣하게 서서 싸우던 이유는 하나다.

“그런데 싸우길 포기하면, 제가 편해지는 대신 내 사람들이 힘들어지겠더라구요.”

협회장과 싸우지 않았다면 이지아는 잠수탔다는 거짓을 꼬리표처럼 달고 살았을 것이다.

왜곡 기사가 올라가는 걸 모른척했더라면, 한유정은 첫 시작부터 삐거덕댔을 거다.

배를 까뒤집으며 부탁한다고 얻어낼 수 없는 결과들이다. 누구든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 있다. 그 선을 넘을 수 있는 건, 결국 싸우길 선택한 사람뿐이다.

“그냥 한 번 끝까지 가보려구요. 여기서 뭐 더 잃을 게 있겠습니까?”

변호사가 피식거린다.

“부럽네. 사람이 주머니 속 송곳 같아. 툭 삐져나온 게.”

“뭐가 부러워요. 이제부터 할 일들 생각하면 속 쓰리고 눈앞이 캄캄한데.”

“그냥요.”

그가 자조하듯 말한다.

“저는 나이 먹으니까 그렇게 싸우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열정이 팍 식어요.”

“변호사면서요? 싸우는 게 일이잖아요.”

“누굴 변호하는 게 제 인생 걸고 싸우는 건 아니잖아요. 안전한 곳에서 커맨드 조작하는 거지. 목숨이 수백 개면 대범해지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그건 또 그렇네.

“제 충고 잘 기억해놔요. 가끔은 고개를 숙이는 게 좋은 해결 방안일 때도 있구나. 눈 한 번 딱 감고, 그냥 넘어가는 게 나을 때도 있겠구나.”

변호사가 입에 문 담배를 퉤 뱉었다.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 분명 올 테니까.”

“글쎄요.”

“왜요, 현우 씨는 안 그럴 거 같아요?”

변호사가 크게 웃는다. 어른이 아이의 치기를 볼 때 같은 눈빛이다.

왜, 나중에 커서 결혼하지 않겠다는 어린 자식의 말을 들으면 부모님들이 으레 짓는.

바로 그 얄미운 표정 말이다.

볼에 ‘어디 나이 먹어봐라, 너 말대로 흘러가나’라고 써놓은 거만 같다.

나는 마른오징어처럼 쫙, 웃음을 쥐어짰다.

“나중 일은 모르죠. 제가 신도, 예언자도, 소설 속 회귀자도 아닌데.”

모르겠다. 10년 뒤에 내가 관성에 찌든 매니저가 돼 있을지. 싸우는 게 귀찮다며 한 걸음씩 물러나는 인간이 돼 있을지도.

뭐든 확신은 못 한다.

아직 오지 않았기에 미래니까.

나중을 기약하는 것만큼 헛된 말은 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를 미래에도 단 한 가지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건,

“그래도… 오늘만큼은 변할 거 같진 않네요. 절대로.”

오직 지금의 나뿐이다.

*

“염치없는 새끼들.”

본부장이 협회 공터 벤치에 앉아 중얼거렸다. 차장이 물었다.

“왜 그러세요?”

“이지아 알아?”

“대한민국에 이지아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요?”

“그렇지. 모르는 사람이 없지.”

대한민국에서 역대급 유망주라는 말은 이제 쓰이지 않는다.

이지아 이후로, 깨지지 않는 기록이 생겼으니까.

현재 유망주들을 찬사하는 최고의 수식어는 ‘제2의 이지아’ 였다.

호와 불호.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이지아의 이름을 모르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런 S급 헌터로 유명한 이지아지만, 협회 쪽에서는 조금 의미가 달랐다.

“협회를 그런 식으로 물 먹여놨으면 미안한 줄 알아야지. 몇 달 됐다고 쫄래쫄래 기어 와서는 신청서를 들이밀어?”

차장이 눈을 크게 떴다.

“어? 제가 반려 처분 했을 텐데요. 그거 그대로 올라갔어요?”

“아니. 저번 건 확인했어. 내가 말하는 건 오늘.”

차장이 질린 얼굴을 했다.

“이번 주에만 벌써 두 번째 가지고 온 거예요? 서류를?”

“이쯤 하면 이젠 눈치챘겠지.”

처음 서너 번이야 본인들 실수라고 봐도 다섯 번째는 의도가 보일 테니까.

“어디 백번 천번도 오라 그래. 도장 찍어서 바로 돌려보내 줄 테니까.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띠리링!

벨 소리가 울렸다. 본부장이 인상을 팍 쓰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본부장님! 웬 남성분이 본부장님 찾는데요?”

“나를 찾는다고? 누구?”

­김현우요. 아는 사이라던데요.

“김현우?”

본부장이 스피커에서 입을 떼고 차장을 쳐다봤다.

“박 차장, 김현우가 누군지 알아?”

“김현우, 김현우…..”

차장이 고개를 갸웃한다.

“처음 듣는데요?”

본부장이 핸드폰을 다시 귀에 붙였다.

“처음 듣는데? 김현우가 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이상하다, 아는 사이라 했는데. 본인 입으로는 이지아 매니저라고 했거든요. 연락처도 받았고요. 전화 기다린다고…….

하! 본부장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하다 하다 별 거지 같은 방법으로…… 그런 좆만한 매니저 모르니까, 또 찾아오면 없다고 전해.”

­문자라도 보내놓을까요?

“됐어, 인마. 뭐가 이쁘다고? 그냥 연락처 지워버려!”

본부장이 전화를 끊었다. 차장이 물었다.

“이지아 매니저가 무슨 일이래요?”

“무슨 일이긴.”

본부장이 담배 연기를 뿜으며 비웃는다.

“계속 심사 반려되니까 매니저라도 보내서 사정사정하려는 거겠지. S급 헌터라고 엉덩이가 아주 무거워? 직접 와서 싹싹 빌어도 생각할까 말깐데.”

삑! 덜커덩!

누군가 자판기에서 캔 음료를 꺼내며 툭, 던지듯 말했다.

“에이, 그러지 말고 한 번만 좀 봐주시지.”

“응?”

본부장이 고갤 돌렸다. 사근사근하게 생긴 남자가 팔짱을 끼고 있었다.

“세상 살기 너무 팍팍해졌네. 숨 막혀서 어디 살겠어요?”

차장이 손을 휘휘 저었다.

“거, 누구신지 모르겠는데, 음료 뽑았으면 가던 길 가시던가. 담배 피우면서 쉬시던 가해요. 괜히 껴들지 마시고.”

무슨 공원에서 바둑두고 있는 줄 아나, 차장이 작게 중얼거렸다. 남자가 콜라를 손에 들고 다가와 물었다.

“다른 게 아니라, 이쪽 분한테 볼일이 있어서요. 헌터 협회 박정철 서울 본부장님 맞으시죠?”

“맞는데, 누구?”

“안녕하세요. 저는…….”

남자가 허리를 꾸벅 숙였다.

“방금 말씀 나온 그 좆만한 매니저 김현웁니다.”

미소가 걷히며 사나운 눈빛이 드러났다.

김현우가 마른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잠깐, 길드 관련으로 이야기 좀 나눴으면 하는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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